젊은 날 김대중 ‘옥중 서신을’ 읽고 진보주의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유시민이 징역 살면서 쓴 '항소이유소'가 교과서가 된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뭔가 써야 할 것 같아 송산 3상 9방에서 징역 살면서 원고지 200장
분량의 옥중 서신을 썼어요. 옥중에서 쓰는 게 유행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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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3년 8월 쌍방울 김성태가 옥중 서신을 썼다며 자료가 인터넷에
올라왔네요. 제가 김성태라고 생각하고 그의 편지를 읽어보니 동정도 가고
수긍이 갑니다. “더 이상 정치권의 희생양, 정쟁의 도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백번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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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검찰이 자신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더불어민주당 주장이 나온 지
약 일주일만에 직접 반박하고 나선 것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실이 호도되고 본인과 회사에 정치권의 희생양이 돼가는 작금의 사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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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고 했다나 봐요.” 그는 편지에서 “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9개 항목의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최근에도 추가 기소되어 검찰이 특정한 횡령 혐의
액수는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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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락실로 구속되었을 때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누명' 때문이었어요.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내 죄만큼만 징역을 살면 좋겠는데 고소자가 나를
엮기를 내가 돈을 주지 않고 바지를 세웠다고 해서 나는 다음 송치 때까지
3일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3일 후 출정 때 내가 살 길은 내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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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인정하고 나를 엮는 인간들을 검사 앞에 불려오도록 하는 것뿐이었어요.
“내가 오락실 사장이 맞다. 그런데 오락실을 3개를 하는 과정에서 고소인이
직원으로 있다가 지분을 주장해서 지분을 주었고, 바지 명의 비용을 줬다.
만약 비용을 주지 않았다면 이들이 하루도 영업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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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삼 자 대면시켰고 바지 비용 지급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나는 징역
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김성태가 그래도 깡패라면 저 같은 선택을
했을 것입니다. 지금 자신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누명 쓴 부분을 밝히는데 목숨을 걸 것'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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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성태가 “이 사건으로 저와 제 가족은 물론 임직원 18명이 기소됐고,
이 중 11명이 구속되는 고통을 겪었다며 “검찰의 조사 대상만 보더라도 도대체
어느 부분이 ‘봐주기 수사’라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강조했어요. 계속해서 “일부
정치인은 저를 노상강도에 비유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깡패라며 시장 질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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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히는 파렴치한으로 몰았다며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단어라는 게 무색할
정도의 저급한 말로 저는 독방에서 홀로 쓴 눈물을 삼켰다고 했답니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7일 SNS에서 검찰이 대북 송금 관련 김 전
회장을 미신고 외환거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을 두고 “노상강도를 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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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로 기소했다고 적은 내용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정치인이 저와
경기도 대북사업에 함께 했던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정쟁에 이용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지금은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말한다는
이유로 제가 후원했던 정당(민주당)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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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가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의 스마트 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 비 300만 달러를
북한 측 인사에 건넸다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김성태는 쌍방울 대북
송금 등에 연루돼 재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상의해 대북 송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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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전 부지사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를 요청했다고” 진술을 일부 번복하면서
민주당과 검찰의 갈등은 격화했습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를 탄압하기
위해 김성태를 회유와 봐주기 수사했다고 주장하고, 검찰은 “근거 없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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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맞서는 상황인데, 제가 보기에는 김성태가 지금 거짓말을 해서
이익을 볼 일이 없어 보입니다. 김성태가 깡패 짓을 해서 회장이 된 것인지도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깡패 아닌 사람이 어딨는데요? 철없는 젊은 사업가가
동아줄인 줄 알고 잡았던 줄이 썩은 줄이어서 때늦은 후회 하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는 것이 ‘펙트‘입니다. '무심해야 후회가 없다' ‘사필귀정’
'자업자득’이 무슨 뜻인지 다들 아시잖아요.
2023.8.3.thu.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