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할머니의 모시 적삼
출처 국민일보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18245810&code=11171315&cp=nv
신미나 시인 겸 웹툰작가
셔츠를 고르는 데 번번이 실패한다. 두 해도 채 넘기지 못하고 버리기 일쑤다. 이번에야말로 좋은 소재로 제대로 만든 여름 셔츠를 고르고 싶다. 유월 더위가 제법이니 땀이 달라붙지 않는 쾌적한 셔츠를 골라보자. 어깨선도 맞고 몸에 딱 붙지 않는 셔츠. 화려한 무늬나 큼직한 로고가 박히지 않은 단순한 디자인이라야 한다. 따로 다림질하지 않아도 되는 원단이라면 더욱 좋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나름대로 깐깐한 기준을 세워 셔츠를 골라도, 정작 손이 가는 건 오래 입어서 잘 길든 낡은 옷이니 말이다.
시원한 여름옷을 떠올리면, 모시를 즐겨 입던 할머니가 떠오른다. 참빗으로 빗어 장식 없는 민비녀로 쪽을 진 할머니. 숱이 적어 쪽진 머리카락 한 움큼이 마늘 한 통보다도 작던 할머니. 할머니가 입던 모시는 풀이 빳빳하게 선 모시가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힌 모시였다. 등허리에 솟은 땀방울이 호졸근하게 젖어들기도 했던 모시 적삼. 그 소재가 마늘껍질처럼 얇고 고왔다. 모시를 입고 오방색 부채를 부치며 마을회관으로 걸어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모시를 떠올리면 아스라한 애상에 젖어드는 까닭은 왜일까. 손톱과 무릎이 까지도록 실을 꼬며 살았던 할머니의 일생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오래전 세상을 뜬 할머니를 생각하면 빈 들판을 낮게 날아가는 백로가 떠오른다. 그 무슨 신비로운 이야기를 붉은 실처럼 물고 날아가는 백로. 그 흰빛은 깨끗하고도 서늘한 슬픔의 빛이다. 할머니의 모시와 같이 나도 어울리는 셔츠를 갖고 싶다. 여름 더위가 물러나면 할머니는 좀먹을까봐 습자지에 모시를 싸서 장롱에 개어두었다. 실과 실 사이에 숨구멍이라도 통하는 듯 시원한 모시. 그 가슬가슬한 촉감에 볼을 대고 싶다. 당신에게도 이야기를 연결해 주는 옷이 있는가. 곱게 개어 놓은 옛이야기가 있는가.
신미나 시인 겸 웹툰작가
빛명상
그리움은
참꽃 되고
꽃은 피고 지면
또다시 피어나는데
이젠 영영 볼 수 없는
아부지, 엄마, 큰형님, 박 신부님
그리고 바보 김수환 추기경님, 김 몬시뇰,
헤명스님, 수우 씨도
그리움은 참꽃이 되고
애절함은 소쩍새가 되어
있을 때 잘하라고
밤새도록 일깨운다.
빛터 참꽃이 피어나자 그리움이 몰려왔다.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258-159
홍시가 될 즈음이면
감꽃이 피어나서
감나무에 감이 붉게 물들어
홍시가 될 즈음
동에 아이들이 새총으로
홍시를 맞춘다.
떨어진 감은 하필이면
머리 위에 개똥위에 떨어진다.
한 번은 새총의 총알이 빗나가
장독대를 맞추었다.
간장이 쏟아져 내린다.
이놈 아야!
와서 감나무에 올라가서
묵고 싶은 대로 따 먹거라
장독 깨진 건 또 사면 되지만
몇 년 먹을 간장은
우짜면 좋노
그 시절의 울 엄마 모습이
감꽃 목걸이와
홍시에서 되살아난다.
울 엄마가 보고 싶다.
있을 때 잘해.
감꽃 목걸이
홍시가 될 즈음이면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32-33
첫댓글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
어릴 때 감꽃 목걸이 만들며 놀았던 기억에 사진으로도 반갑습니다.
추억을 되새김질 하게하는 글, 이제는 만나기 어려운 풍경들... 아 , 참꽃은 아직 볼 수 있네요. 감사합니다.
그리움은 참꽃
애절함은 소쩍새
감꽃 목걸이.
추억속 기억을 불러오네요.
귀하고 소중한글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움이 묻어나는 귀한 빛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있을 때 잘하라고
밤새도록 일깨운다.
오늘은 전화 한 통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움은 참꽃되고 홍시가 될 즈음이면
귀한 빛글
감사합니다.
모두가 그립습니다 .
감사합니다 .
어릴때 목에 걸었던 감꽃 목걸이가 생각납니다
그때가 너무그립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매년 여름마다 모시적삼과 치마에 풀을 먹여 빳빳하게 다려 단정하게 입으시던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그리운 추억의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에 잘 담습니다.
소중한 분들이 내 곁을 떠나면 많이 그립고 후회가 남을 것 같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할 수 있을 때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렸을때 집 마당에 우물이 있었고 감나무도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감꽃 못걸이도 만들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홍시가 될 즈음 정겨움 가득한 빛시 감사합니다.
감꽃 목걸이 정겹습니다. 감사합니다.
있을 때 잘하지못한
아쉬운 마음
글을통해 관조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있을 때 잘해...귀한글 잘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도 감꽃이 예쁘게 피었겄지요...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귀한빛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무한의 빛명상 ''그리움은 참꽃 되고' . 고향의 그리움의 '홍시가 될 즈음이면' 학회장님 빛안의 존경의 공경과 감사마음올립니다... 감사마음드립니다...
있을때 잘해..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꽃 목걸이...
보고 싶은 분들...
그리움이 쌓입니다.
부모님이 보고 많이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있을때 잘하라고...공감가는 귀한글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잊혀져가는 할머니의 모시적삼...
그리움은 참꽃되고...
홍시가 될 즈음이면...
어린시절 감꽃목걸이
아련한 추억이 담긴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있을때 잘해" 귀한 빛말씀 담습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그리움은 참꽃이 되고
애절함은 소쩍새가 되어
있을 때 잘하라고
밤새도록 일깨운다.
'그리움'의 빛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먼 옛날로 돌아가게 하는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의글 마음에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있을 때 잘해... 그리움이 피어납니다...아련한 그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빛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