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심연
예수님은 ‘내 안의 심연’을 말했습니다.
거기로 다시 “돌아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깊은 바다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거기서 “그물을 내려라”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일까요.
어떡하면 내 안의 깊은 바다를 향해서 그물을 던질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게 ‘묵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리가 담긴 책에는 ‘경(經)’자가 붙습니다.
성경(聖經)도 그렇습니다.
변하지 않는 진리가 담겨 있기에 ‘경(經)’자가 붙습니다.
모든 종교에는 수도(修道)의 전통이 있습니다.
경전에 담긴 진리를 펼쳐놓고,
내 안의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경전을 읽기만 한다고,
깊은 바다 속으로 내가 내려가진 않습니다.
생각을 해야 합니다.
궁리(窮理)를 해야 합니다.
경전에 담긴 뜻이 뭔가,
자신에게 깊~이 물음을 던지고,
이치를 따지면서 궁리하고,
그 물음에 스스로 답을 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바퀴를 굴리고,
이걸 통해 나아가야 합니다.
저는 이게 묵상이라고 봅니다.
그리스도교 역사 속에 내려오는
수도의 전통입니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내 안의 깊은 바다로 내려가기가 참 어렵습니다.
물론 그물을 던지기도 어려워집니다.
혹시라도 우리는
“예수 믿으면 천국 간다”는 믿음의 슬로건만 내세우며
이 과정을 생략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내가 해야 할 몫을 빠트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내 안의 깊은 바다를 건너뛰고 있는 건 아닐까요.
내 안의 심연으로 내려서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백성호의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