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절기답지 않게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면서 계곡의 냇가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늘어나고 있다.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심산의 냇가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면
태평천하가 내안에 있음에 많이 소유한 것이 부럽지 않고
높은곳에 있지 않음이 행복하다는 자기만족감에 푹 빠지곤 한다..
스쳐 지나온 기억이란 미련속에 그리움으로 남고 모든 자신의 주어진
여건에 만족한다면 진정한 행복을 소유한 것이 아닌지..
왠지 푸르른 날들의 눈시울이 입가를 적신다.
쑥처럼 살자..
쑥처럼 황무지 모래밭 폭탄이 투하된 폐허의 잔재속에서 희망이 되어 다시 태어나자
쑥처럼 강인한 의지와 생명력으로 다시 태어나자.
뼈저린 아픔을 딛고 오직 모든 시대적인 불행이라는 것을
나의 소유로 받아들이며 다시 태어나는 쑥처럼 살자.....
나는 쑥의 강인한 생명력을 사랑한다.
그리고 강인한 자생력 만큼이나 모든병에 두루 쓰이는 쑥을 관찰하는 일을 무척 좋아한다.
나의 직업을 묻는이가 있다면 본초학자가 아닌 이름모를 약초꾼이었으면 한다고 말하고 싶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강원도 인제군 들녘에는 수십여가지에 달하는 여러종류의 쑥이
자생하고 있으며 쑥의 다종성 만큼이나 쓰임새 또한 폭 넓다.
뜸쑥으로 유명한 싸주아리 쑥과 사자발쑥
부인병을 다스리는 익모초 건위정장제로 사용하는 뺑쑥
떡을 만들 때에 주로 사용하는 떡쑥
간염을 치료하는 제비쑥 식체(음식이 소화되지 않는 증상)를 다스리는 비쑥등
삼십여가지에 이르는 쑥이 우리나라 산하에 자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다양한 여러종류의 쑥 중에서 민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더위지기인 인진쑥이다..
한방에서는 인진고탕 등이 널리 응용되고 있으며
인진쑥 환제품이 시중에 널리 유통 되고 있기도 하다.
인진쑥은 전국의 산과 들에 자생하는 국화과의 다년초 풀로 사철쑥, 또는 더위지기라고 부른다.
쑥은 생명력이 강인하고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는 자생력이 뛰어나서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장 먼저 살아 오른것이 쑥이었다.
그래서 폭탄이 투하된 곳에서 가장먼저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쑥이라서 폭탄을 맞은 것마냥
몹시 지저분하고 정리되지 않은곳을 이르러 쑥밭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진쑥은 끈질기고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눈내리는 한겨울의
추위에도 살아남아 "사철쑥"이라 불리웠으며 일반적인 약쑥(艾葉 애엽)과는
조금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사철쑥은 민간에서 여름에 더위를 먹고 쓰러지거나 더위로 인해 심한구토와 현기증 등
으로 고생할 때 생인진쑥을 짖이겨 즙을 내어 냉수에 타서 마시면 곧 증상이 없어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일명 더위지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전에 여름더위를 예방하기 위해서 인진쑥을 돌절구에 다져서 즙을 내어 꿀에타서
무더운 여름날 아침에 마시기도 했을 만큼 더위를 이겨내는 약재로
민간에서 많이 사용되어 오기도 했다.
그리고 유년시절 이웃집 어르신의 어여! 쑥쑥커라! 했던 말이
쑥의 빠른 성장을 비유해 했던 말이 아닌지 되뇌여 보기도 한다.
그리고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인진쑥을 간장을 이롭게 하는 약재로 사용해 왔으며
황달과 같은 증상에 인진쑥을 첨가한 전통처방을 주로 사용하는데
인진쑥이 첨가된 방제(처방)가 수십가지에 이를 정도로 많이 있기도 하다.
인진쑥은 우리나라 산과들 어느 곳에서나 관찰되는데 묶은 싹에서
나오는 한뼘쯤되는 새순을 손으로 흩거나 베어서 바람이 잘통하는
헛간 처마나 그늘에 말려서 약으로 사용한다.
옛말에 ‘3월 인진쑥, 4월 개똥쑥’이라 하여 음력 3월에 채취한 것은
약효가 높지만 4월 이후에 채취한 것은 약효가 없다는 말이 있을만큼 대부분의 쑥 종류는
봄철에는 독이 없지만 여름에는 독이 생기므로 이른봄에 채취해서 약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인진쑥은 1~1.5미터까지 자라며 줄기의 밑부분은 나무처럼 딱딱하고
잎은 깃털 모양으로 갈라지고 솜털이 나기도 한다.
줄기에서 생기는 잎은 한 번만 깃털 모양으로 갈라지고 털이 없다.
갈라진 잎 조각은 모두 실오라기처럼 가늘며 줄기와 가지 끝에 꽃이 원뿌리 꼴로 모여 피는데
꽃잎은 없고 암술과 수술이 둥글게 뭉쳐 달걀 꼴을 이루기도 한다.
그리고 열매는 9~10월에 익으며 생당쑥, 댕강쑥, 사철쑥, 더위지기 등의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인진쑥을 약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봄철에 한뼘정도의 새순을 채취해서
그늘에서 말려서 약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전에 중국의 어느 농부가 음식을 잘못먹고 황달에 걸려서 얼굴이
노랗게 여위어 가게 되었는데 궁핍한 살림 형편에 의원에 가서 약한첩을 지어 먹지 못하고
죽을날 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이때 길을 지나가던 어느 노승이 농부의 딱한사정을 보고 말하기를
저기 저밭에 있는 풀의 새순을 따다가 끓여서 수일동안 먹으면 네병을 고칠 수 있으니
어서 저풀에 새순을 따다가 끓여 먹도록 하라 라고 말하자..
농부는 인진쑥을 밭의 거름으로 사용해 오던 터에 저까짓 것이 무슨약이 된단 말인가 라고
생각되여 오히려 노승에게 화를 내며 " 아니 저개똥만 못한 것이 무슨 약이된단 말이요"
라고 큰소리를 치며 시비를 하려 하자
노승은 "쯔쯔 혀를 내두르며 " 먹지 않으려 하는자는 주지 말라 했거늘
내쓸데 없는 말을 한 것 같구만".. 하며 가 버렸다.
어차피 이제는 죽을 목숨 농부는 노승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때 이광경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농부의 아네가 노승의 말을 듣고
인진쑥의 새순을 따다가 끓여서 약물을 농부에게 먹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농부는 먹으려 하지 않자 농부의 아네는 어차피 이리죽으나 저리죽으나
죽는 것은 매 한가지 인데 이것이나 먹어보고 죽으슈"
라고 농부를 타일러 인진쑥물을 먹이게 되었다
그러자 보름후 농부의 노랗던 눈빛이 하얗게 정상으로 돌아 오더니
콧속에서 노란물이 줄줄 흐르기를 사나흘 다시 보름뒤 화색
이 돌더니 예전처럼 몸이 회복되어 얼마되지 않아서 병이 다나았다.
이후 농부는 노승에게 보답하려 했으나 노승과 다시 만나지 못하고 밭의 거름으로
사용하던 인진쑥을 달여서 엿을 만들어 황달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중국에서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인진쑥은 황달과 관련된 증상에 매우 뛰어난 효능이 있는 약재로
우리나라 심산에 자생하는 약재의 약성이 가장 우수하다.
인진쑥을 연하게 달여서 무더운 여름날 꿀을타서 청량음료 대용으로 마시면
더위먹는 것을 예방하고 만성피로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