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계절해물
우리 몸 피의 무기질 조성성분과 바닷물의 그 조성성분은 정확히 같다고 한다. 가끔 낚시 바늘에 걸려 나오는
불가사리는 그 모습이 하늘의 별의 모습이 떠오른다.
해파리(Jelly Fish)의 모습을 바닷가에서 본적이 있습니까? UFO 모습과도 흡사한 것 같다. 바다 생명체를 보면
다형상(Polymorphism)이란 말이 생각 난다. 바다에 갈 때 마다 바다는 모든 생명의 근원 같다는 생각이 든다.
1970년 초에 만해도 우럭(Black Rock Fish)을 인천 팔미도 에서 낚시하여 선물로 주어도 우럭을 아는 사람이 없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못 먹을 것을 준다고 오해 받았던 시절이다.
그 당시 서울 <동대문 시장>은 어시장으로는 규모가 가장 컸고 고급어종의 전시장 이었다. 그러나 동대문 시장 어떤
어물전에서도 우럭은 보이질 않았다.
주말 서울 근교 횟집을 찾아 월미도, 대부도, 제부도, 월곷 주변에는 굴밥, 주꾸미불고기,바지락 칼국수가 주를 이루며
횟집을 가도 자연산 회를 먹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주로 스끼다시가 그 공백을 채워 주곤 한다.
서해안 고속도로 조암 IC 에서 진출하여 기아자동차 주행시험장 뒤 <매향리> 바닷가에는 <조개구이>집이 있는데 비교적 가격에 비해 푸짐하고 먹을만하다. 맛, 개조개, 동죽, 바지락 소라, 굴, 삐쭉이조개, 대합, 자연산홍합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 1인당 1만원 정도면 배불리 먹을 수 있고 식사로는 대부분의 집에서 바지락 칼국수메뉴가 있다.
추천하고 싶은 곳은 <삐죽이> 조개구이집. 매향리 바닷가 조개구이 집은 서해안 그 어느 곳보다 재료의 품질이 뛰어나며 가격도 저렴하다고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대하나 새조개로 널리 알려진 <남당리>는 현재는 마켓이 많이 죽었고 오히려 안면도 <백사장>이 물건도 좋고 커지는 추세이다. 해물을 즐기려 남당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만리포 가는길에 있는 <안흥항>은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수심이 깊어 개우럭이 버글 거렸던 곳으로 선상낚시 출조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도 갈치가 잡히며 여러 해물을 맛 볼 수 있는데 특히 매년 8월초쯤이면 바다 수온이 높아지는 이변으로 오징어 때가 몰려와서 <오징어> 산지이기도 하다. 한 상자 20마리에 15,000원 정도로 거의 살아있어 물이 좋다.
작은 오징어를 통째로 호일에 싸서 숯불이나 갈탄구이를 해서 내장 채 먹으면 그 맛은 꽃게 맛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서산 AB지구 부근 어리굴젓으로 알려는 <간월도>의 굴밥은 먹을만하지만 횟집은 별로이고 비싸다. 노점에서 말린 박대(서대)나 조기도 반입된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최근 안면도가 바라보이는 바닷가에는 배를 개조해서 식당으로 만들어 영업하지만 비싸기 그지없다. 배 안에서 서해의 노을을 바라보며 회 한 점과 쏘주 한잔할 수 있는 낭만은 있을지 모르나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포장마차가 비싸고 부실하듯 이곳도 그런 곳이다.
어리굴젓을 담그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한가지는 <서산부석스타일>인데 일단 굴 재료를 염장하여 일정기간 발효 후
양념하는 것으로 좀 비릿하지만 깊은 맛이 있고 보전성이 있다. 다른 한가지는 <광천스타일>인데 생굴을 고추가루와
소금으로 동시에 버물어 비 발효나 약 발효 한 다음 먹는 것으로 이것은 장기 보전성이 떨어지지만 굴 자체의 맛이
살아있다. 마트에서 캔에 들은 어리굴젓은 서산부석스타일이고 마트 지하 반찬코너에서 덜어서 파는 어리굴젓은
대부분 광천스타일이다.
<광천>은 김과 토굴 새우젓으로 유명한데 요즘은 손 김이 나질 않고 광천에서는 김을 양식하지 않는다. 광천 김이란
서천 김을 일컫는다. <동백화젓>은 육젓보다 새우품질은 떨어지나 11월에 염장하여 염도가 낮아 밥 반찬으로 좋고
가격도 육 젓보다 훨씬 싸다.
광천에서 20분 정도 가면 <천북> 이란 곳이 있는데 이곳은 <굴구이>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매향리가 조개구이로 괜찮은 곳이라면 천북은 굴구이로 괜찮은 곳이다.
서해안 지역 중 국내산 신선한 해산물을 1년 사시사철 먹을 수 있고 품질 좋고 다양하고 가격이 합당한 곳은
<격포항>이라 생각된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부안 IC 램프로 진출한다. 부안시내를 거쳐 변산으로 가다 보면 <새만금>을 지나간다.
새만금이란 <만>경평야와 <김>제평야를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변산을 지나 격포로 향한다.
격포 수협 중개인 <난전>들은 바다모텔 뒤와 마주보고있는 66번, 99번 등으로 씌여진 곳으로 약 15집 정도가
붙어 있는 곳이다. 격포 수협 중개인들이 파는 대부분의 해산물은 <위도>, 왕등도에서 잡히지만 중국산이나
양식산도 섞어져 있다.
위도의 위 는 고금도치 蝟자로 蝟島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고슴도치가 움츠린 모습이다. 격포항에서 위도로
가는 카훼리를 타고 파장금에 도착하면 <서울식당>을 찾을 수 있다. 이 곳은 100%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자연산
우럭을 먹을 수 있다. 자연산 우럭회 만을 찾으려면 격포 터미널에서 45분 배타고 위도로 들어가면 확실하다.
옛날에 영광굴비의 산지는 영광이 아니라 위도였다. 따라서 위도는 참조기로 만선이 되서 위도 파장금에는
현란한 불빛의 여자 있는 술집이 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위도는 지금 부안군에 속해있는데 옛날에는 영광군이었다. 그러니 위도의 풍부한 어족자원을 가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곳은 사계절 풍부한 수산자원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해산물의 품질과 다양성에서
최고임을 자랑한다.
매년 3월 중순부터 <간재미,갱개미>와 알밴 주꾸미 (webfoot octopus) 등장한다. 3월말부터 4월초면 피크
이다. 이때 격포에 가면 큰 것 만원에 5마리 정도하고 수확량과 요일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주꾸미 값은
매년 1.5배씩 오르고 있는 추세이다. 다리는 다리대로 자르고 먹통은 먹통대로 잘라 데치는데 다리는 회로도
먹고 데칠 때는 약간만 데친다.
먹통은 약 15분 정도 오래 삶아서 초고추장 찍어 먹으면 자연적인 스시(sushi)같아서 오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주꾸미 알은 오징어, 낙지알 보다 훨씬 맛있으며 그 모양이 긴 쌀(외국쌀)과 같다.
4월말 부터는 <갯가제>가 잡혀 삶아서 먹거나 간장 가제장을 담가 먹을 수 있다.
주꾸미 가 들어갈 5월이 되면 <갑오징어>철이 된다. 쫄깃 거리는 갑 오징어를 초장에 찍어먹는 맛은 별미이다.
5월말이나 6월 초가 되면 돌게나 꽃게가 잡혀 출하된다. 게장은 이때 담는다.
6월 7월에는 자연산 감성돔 (black sea bream) , 우럭, 노래미(spotty belly greenling ), 농어(sea bass),
숭어(mullet) 등 풍부한 자연산 어류들이 우리의 입맛을 반겨준다. 극히 소량이지만 한 여름철에 이 지역에서는
고급어종인 민어도 잡히고 삼치(spanish mackerel) , 갈치(hair tail ) 도 잡힌다.
8월 초가 되면 광어(flat fish), 백조기(white corbina), 장대(양태)(flat head) 삼수기, 매탱이 성대등 가을 어종이
잡히기 시작한다.
9월 이되면 전어(gizzard shad)철이 시작되어 전어 소금구이, 전어회 등을 값싼 가격에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요즘 국립해양수산연구원 자료에의하면 전어는 양식을 서해안에서 한다하니 자연산이 아닐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한다. 내 경험에의하면 양식은 향과 지방질이 떨어져서 맛이 덤덤하고 자연산은 고소한향이 나고
지방질이 많아 고소하다.
찬바람이 불어 11월 말이면 수확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문어가 잡힌다.
붕장어(conger eel ) , 광어(flat fish), 키조개, 개굴, 백합, 홍합, 동죽, 참소라, 멍게(sea squirt), 해삼(sea cucumber),
개불등은 이곳 격포에서 거의 계절에 무관하게 즐길 수 있다.
부산, 통영, 포항, 태안등 어시장 규모가 이곳보다 훨씬 크고 해산물양도 많지만 중국산이 지배적이고 이 지역에서 잡은
해산물로서 진짜 국내산이며 품질 면에서 해산물 먹거리는 이 곳 격포 수협만 한데가 없다고 자신있게 소개한다.
이 지역에서의 오랜 낚시경험을 통해 분석해보면 흑산도에서부터 시작해서 하왕등도, 상왕등도, 위도로 거의 모든 어종들이 회유하여 산란하기도 하므로 이 지역은 어종의 전시장이며 황금어장이다. 일년 내내 이 격포 수협에 가면 fresh한 해물을 항시 접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토요일, 일요일등 격포로의 관광객 트래픽이 증가하면 해물품질도 낮아지고 가격도 비싸 수협 난전에서도 바가지도 있고 대접도 부실하니 이를 피해감이 좋은 것 같다.
숙소는 수협주변 ,채석강주변에 모텔이 있고 민박도 있다. 좀더 운치있고 품위있는 곳에서 머무르려면 격포에서 곰소로
가다보면 좌측 언덕에 <선리치랜드>가 있다.
선리치랜드에서 숙박을 안하더라도 1층 커피숍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해의 저녁 붉은 노을은 상투적어구(cliché)이지만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염전이 자주 눈에 띄는 <곰소>에는 젓갈 집이 즐비해있어 낙지젓, 꼴뚜기젓 등 다양한 종류의 <젓갈 백반>을 맛볼 수 있다.
첫댓글 태안반도는 제가 군 생활을 한 곳이기에 참 익숙한 곳입니다.....5~6월에는 밀물시 자루 하나 들고 바닷가로 가면 30분이면 박하지 꽃게를 한자루 잡을 수 있었지요. 연포 몽산포 방포 만리포등 아름다운 해수욕장도 많고 천리포를 지나 육지가 끝나는 곳 까지 가면 의향이라는 곳인데 제 군대 시절에는 손김이 많이 햇볕에 말렸지요.....
변산반도는 참 자주 갔던곳 지금도 가고 싶은 곳입니다. 격포항 바닷가에 늘어선 횟집은 지금은 철거되고 바로 앞의 수산 시장으로 그 횟집들이 옮겼더군요.....곰소쪽으로 가다보면 작당21 이라는 지인이 운영하는 카페도 있는데 바닷가의 경치가 그만입니다....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좋은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