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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아트프로젝트(2)
정수진(100second)
빌비올라 Bill Viola
미국(1951)
아는 이야기지만 빌 비올라에게 동양이라는 문화권은
그의 작품에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인 영감의 원천이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업 스태프로 시작한
그는 이제 본인이 이미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그의 작업에 있어서 동양의 선사상 그리고 불교의 사상은 작업의 핵심이다.
윤회사상을 통한 인간의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그의 일련의 비디오 영상들은 엄숙하고 극적이며때로는 중력과 공간을 허물면서
잘 다듬어진 기획과 정교한 효과 그리고 때로는 거대한 스펙터클한 멋진 영상과 음향으로
우리를 매혹시킨다.
첫화면은 물이 흐르는(마치 폭포처럼, 하지만 전혀 눈치 챌수 없는,폭포라기 보다는 水壁이라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벽안쪽에서 나이든 여인 하나가 서서히 걸어 나온다. 이후 연이어 어린 여자 아이들 이 벽을 헤치고 등장한다.
위 장면은 두여인이 가장 나이어린 여자아이의 등장을 기다리는중.
세여인이 수벽을 뚫고 나오는 장면은 흡사 신생아가 자궁을 열고 나오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물의 갈라지는 모양은 여인의 생식기를 닮아있고 쏟아지는 물은 어머니의 양수가 터지는 장면을 보는듯하다.
조용하고 평온한 표정이지만 숨겨진 탄생을 위한 고통과 신음이 들리는듯 하다.
이젠 다시 나이든 사람 순으로 수벽 저편으로 퇴장하는 장면이다.
수벽앞쪽은 색채가 살아있는 세계이고 수벽 뒤쪽은 색이 없는 무채색의 세계이다.
어머니인듯한 여인이 고요히 수벽 뒤편으로 넘어가 무색의 세계에 머물며
딸인듯한 두 여자아이들을 뒤돌아보고있다.
이어서 자매로 보이는 두여인중 나이든 여인이 수벽 저편으로 넘어가고
나이어린 소녀 하나만 남겨진다.
두여인의 기다림속에 잠시 당황해 하는듯하던 어란소녀도
결국에는 그들을 따라 수벽 뒤로 따라 들어가고
세여인은 어둠의 세계 저쪽으로 나란히 사라진다.
완전한 어두움의 세계로 흡수 되며
화면에는 검은스크린만 남겨진다.
빌 비올라의 작품을 몇년전 엄청나게 더웠던 한여름 국제갤러리에서 처음 접했었다.
갤러리 에어컨의 뛰어난 냉방성능 탓이기도 했지만 그의 작품들을 보는순간
한마디로 얼어 붙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오싹하는 전율을 느꼈었다.
어린시절 깊은 호수에 빠졌다가 극적으로 살아났었다는 그는
그순간 과연 무엇을 본것일까.
동양인에게는 별로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윤회에 대한 사상, 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관념들이
서양문화권의 빌 비올라에게 엄청난 충격이자 그의 가장 중요한 작품 소재중 하나가 된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서양인이 본 윤회와 삶과 죽음이 치밀한 기획과 연출 그리고 놀라운 테크놀러지로 표현되는것을 볼때
동양인들은 또다른 충격과 감동을 받는다.
이렇게 동양과 서양은 서로에게 감동과 영향을 주고 받는다.
조덕현 Cho duck hyun
한국(1957)
평면 작업만 보아왔던(무론 발굴 프로젝트는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며번 봤었지만)조덕현의
발굴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본것은 처음이었다. 2년전쯤 이영미술관에서 그 흔적만 봤었다.
한군데가 아니고 여러곳에서 그의 발굴 프로젝트는 진행중이었다.
광목실로 구획선이 쳐져있고 땅속에 묻힌 부다상들은 이제 서서히 그 모습들을 드러내기 시작하려 하고 있다.
거푸집 형태의 부다상들은 상당히 정교해서 이것이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실재 발굴현장이라고 착각할만할 정도로 정성을 들여 작업을 해놓았다.
옆에는 아직 발굴이 시작되지 않은듯한 구획선만 쳐진 공간도 있었다.
예술은 상상과 추론이 가능한 오히려 그런 작용들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영역이지만
역사(발굴)는 사실과 근거 그리고 증명이 필요한 진리의 영역이다.
조덕현은 이러한 발굴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의 상상력과 영감위에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며 진리적이며 구체적인 형태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추구한다.
이러한 작업에는 물론 그의 부단한 노력들(역사적, 인문학적 지식과 작가로서의 영감과 상상력)이 필수 적일 것이고
힘들게 파묻고 또다시 힘들게 발굴해 나가는 육체노동의 과정속에서 예술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전준호& 문경원 Jeon Joonho&Moon Kyungwon
한국(1969)
독성각
풀이하면 홀로 깨달음을 구하는곳.
원래는 작은 누각형식의 오픈된 휴식공간이다.
작가들은 이곳에 내부가 비치지 않는 반사유리로 모든 면을 막고
내부를 볼수 있는 하나의 작은 원구멍을 뚫어 놓았다.
구멍을 통해 보이는 것은
멀티 미디어 작품이다.
반사유리에 비치는 풍경들은 여러 각도를 따라 다양한 모습들을 반추하지만
반사된 풍경들은 다시 주변의 풍경들과 조화를 이루어 낸다.
상대방을 통해 나를 보는것.
나를 통해 주변과 화합하는것.
모든것은 서로 통한다.
]
킷 레이쉬 Kit Reisch
미국/체코(1986)
Microcosm
미세우주? 또는 작은세계라고 나름 해석해보는 이작품은
작가의 즉물적이고 현세적인 작품관이 잘 드러나는듯하다.
마치 행성이 또는 위성이 궤도를 따라 돌아가듯 천천히 회전하는
누각 모형은 회전하는 각도에 따라 문이 또는 창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그는 작업을 위해 한국의 큰절 해인사에서 머물면서 소우주를 발견했나보다.
유 아라키 Yu Araki
일본(1985)
유성매직으로 작은돌에 번호를 적어간다.
1번부터 시작한 작업은 2, 3, 4, 5,,,,,8만번에서 끝이난다.
그의 작업광경을 상상해 보았다.
8만개나 되는 작은돌에 일일이 넘버링을 한다는것 자체가 엄청난 중노동이다.
8만개의 돌은 아마도 해인사의 8만 대장경을 상징하는 숫자일것이고
작가 자신도 대장경을 만들었던 장인의 정성이나 노력만큼이나 이작품에 공을 들였을 것이다.
(글체가 약간씩 다른것을 보면 알바를 사용한것 같기도 하고,,ㅎ)
그는 이런 지루하고 단순하게 반복되는 중노동을 통해 무엇을 느꼈을까.
내생각에는 보여지는 완성된 작품보다는 작가의 작업 과정이 더 커다란 의미가 있을것 같다,'
수도승의 고행의 과정과 닮았고 면벽하는 스님의 고통과도 비슷했을 이 작업을 통해 그는 무엇을 획득했는가.
아니면 아무것도 손에 넣지 않은 무소의 관념을 통한 환희를 느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래도 그의 작업은 8만개의 작은 돌덩이들이 차지한 몇평의 땅덩어리로 남아서
보는이들에게 감탄과 함께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많은 감동을 주는 작품들 상당 부분이 이러한 노동집약적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것은
작가들에겐 참으로 고단하고 보는 이들에겐 흐믓한 일이다,
어느것 하나 서로 닮아있지도않은 8만개의 돌덩어리들이 겹쳐있지도 않고 융단처럼 깔려서
자신의 번호를 당당하게 보이며 각각의 존재감을 자랑한다는것은 마치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작게 축소해 보여주는것 같다, 검은돌, 흰돌, 모난돌, 둥근돌, 예쁜돌, 못난돌,,,
8만개나 되는 작은돌을 저렇게 깔아놓는 작업도 보통일이 아니었을것 같다.
위에 그 돌들이다.
8만개나 되지만 몇평에 불과하고
신경쓰지 않고 그냥 지나가도 모를 작품이다.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비로서 8만개의 돌들중 몇개가 눈에 들어온다,
79849
79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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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안도 Miya Ando
일본/미국(1978)
Obon Temple
Obon이 무슨뜻인지 몰라서 웹에서 검색해보니 일본의 조상을 추모하는(우리의 제사?)불교식 의식중 하나라고 한다.
절길 인도 옆에 길게 뫃여져 있는 저 작은 큐브들은 108개로 구성되어있다.
하나 하나가 인간의 고뇌이자 인생사인것이다. 야광성분으로 만들어져서
밤에는 자체발광을 한다고한다.
108번뇌, 108배, 108개의 자아, 108개의 불빛
김승영 Kim SeungYoung
한국(1963)
기억의 공간
숲을 배경으로 커다란 나무책장같은 울타리가 지어져 있다.
책장들은 내부에도 겹겹이 둘러쳐져있고 사람들은 그안을
한바퀴 돌아서 나올수 있다. 중간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간간히 정체 불명의 소리가 나지막히 울려퍼지고 안에있던
사람은 순간 놀라며 소리의 진원지를 찿아 헤메이게 된다.
밖에서 들여다본 작품안은 쉽게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작품안에서 들어가 볼때도 역시 외부가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그저 눈앞의 텅빈 책장들의 빈자리만이 공허해 보이기 조차 하다.
시각적으로 이 작품은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빛과 그림자와의 현란한 대비가 눈부시다.
하지만 현란한 무늬에만 현혹된다면 작품을 절반만 즐기는것이다.
텅빈 책장에 있었을 또는 앞으로 있게될 그것을 찿아내야하는것이
작가가 감상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일게다.
작가가 그의 작품에 이름 붙인 -기억의 공간-은 아마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주 오랜시간동안 이 작품안에서 떠나지를 못했다.
안성금 Ahn SungKeum
한국(1958)
불상이 반으로 갈라져있다.
갈라진 불상 사이에는 마치 거울을 끼워 넣은듯 자연의 모습이 들어가 있다,
그 사이에는 무엇이든 들어가 있을수 있다.해인사 경내에 설치된 이작품은
실제로 관광객들에게 작품사이에 들어가 사진찍기를 권하고 있었다.
자신이 부처와 한몸이 되는것을 기꺼이 느끼고 즐겨 보라는것이다.
부처는(또는 이세상의 모든 종교나 이성은)바로 인간이고 자연이라는것이
작가의 숨은 생각이었을까.
작품안에서 작가 스스로가 들어 앉아있는 그의 프로필 사진은
나의 심증에 대한 어느정도의 해답을 주는듯 하다.
-해인아트프로젝트 후기 2부가 생각보다 많이 늦어졌네요..11월6일까지 전시가 계속되니 직접가서 보시면 후회 없으실 겁니다.
첫댓글 재미있어 보이는 작품이 많은데.. 근데.. 이것 보려면 경남 합천 해인사로 가야 하는 건가요??? ㅜㅜ
네~~가셔야 합니당.ㅎ
잘 보았습니다.
어이쿠 두눈 작가님~ 파랑새님을 통해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좋은작품과 영상들 잘보고있답니다.ㅎ
ㅋㅋ 파랑새님.. 파란 나라를 보았니? 부르고 계신듯
아네^^ 혹시 내일 시간되심 전시 보러 오세요^^ 저 내일 지킴이 하거든요
이런,,내일은 다른곳에 가기로,ㅎ,다음에 만날기회가 있겠죠? 감사합니다..^^
아네 다음주 토요일도 제가 지킴이 해요^^
공부 많이 했습니다.^^
오랜만이세요..^^
이거 보러 갔는데 가기전에 비와서 그런지 조덕현님 작품은 어디봐도 없던데... 그리고 등반만 하고....
작품제대로 본것은 성보박물관에 전시한 것들.. 그중 여기 나와있는 빌비올라 작품 상당히 신선하고 와닿았음.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한국작가님이 만든 것인데 자연의 신비함과 두려움을 잘표현했다는 것 밖에는 생각이 나지않음
아,,보러가셨군요..조덕현작가 작품은 좀 많이 외진곳에 있어요,,저두 좀 헤메었다는..ㅎ
소리길도 걸어보셨나요? ㅎ 암튼 좋은 공기 좋은 풍경 많이 호흡하고 느끼고 오셨을줄 믿습니다..
한국의 문화 예술정책이나 전시 환경이 수도권또는 대도시 중심으로 많이 흘러가는것은 사실이죠,,그래서 해인아트프로젝트같은 전시가 더욱 빛나고 값진것이라 생각합니다..요즘 지방 곳곳에도 여러가지 좋은 전시 기획이나 전시장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미흡하죠..앞으로 더욱 좋아지리라 믿습니다,,또 그렇게 되어야하고요..창원에서 가까운 통영이나 부산,,마산등에서 좋은 전시가 있을때면 서울사람인 저두 많이 부럽답니다.^^
오... 님 지방도 잘 아시는군요. 마산에 문신이라는 유명한 조각가가 있는데... 저희 집이랑 가깝답니다. 가끔 심신이 지칠때 문신미술관에 갔다가 뒤에 옛날 산성에 올라가서 마산 앞바다를 보면 참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현대 아이파크가 많이 시야를 가려서 좀 불편하지만요.
소리길은 못 걸어본 것 같아요. 조덕현님 작품 찾을려고 계속 올라가니 여러 암자가 모인 곳이 나오더군요. 길옆에 바위위에 앉아 쉬는데 솔잎향기가 어디가 나더군요.. 아... 잊을수가 없군요. 정신과 마음을 정화시키주던 솔잎향기 .....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