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5일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 수원 화성을 둘러보았다. 사당역 4번 출구로 나가
7770번 좌석버스편으로 수원역 부근까지 35분 정도 걸렸다. 팔달산 서장대에 올라 내려다보니 설경이
제법 멋지다. 서장대에서 조망하니 큰 규모의 서울성곽에 비해 화성이 참 아담하고 아기자기해 보인다.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은 정조대왕 역작품으로 총 길이 5.7 Km, 면적1.2 제곱
킬로미터에 달한다.
정조는 당쟁의 여파로 뒤주에서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양주 배봉산(현재 서
울 전농동
서울시립대학교 뒷산)에서 수원 화산(花山) 현륭원(顯隆院)으로
옮기고 수원읍 팔달산 아래
넓은 기슭으로 이전했다. 정조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긴 것은 큰 뜻을 펴기 위해서였다. 정조는
자신의 왕권을 강화하려면 새로운 정치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
해서는 충성스러운 신하, 군사력, 그리고 이들을 원만하게 다룰 수 있는 자금이라는 세 가지 요건이 필요
했다. 정조는
수도인 서울에서는 이 세 가지 모두를 얻기 어려우며, 신도시를 건설하는 방법이 최선이라
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 목적의 정치 공간을 아버지의 추모 사업과 연결하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
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다. 수원부는 딱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서울과 남쪽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자
상업 활동을 위한 도시인 한편, 사도세자의 현륭원이 인근에
있었기 때문이다. 정조는 자신의 야망을 구현시킬 대역사를 당시 30세인 실학자 다산
정약용(丁若鏞)에
게 맡겼다.
처음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공사는 놀라운 속도로 진행됐다. 1796년 10월, 단
34개
월(중간의 6개월
정역(停役)을 생각하면28개월)만에 낙성연을 치렀는데 수원 화성과 같이 방대한 공사
를 2년 반이라는
단기간에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실학자인 정약용과 같은 젊은 피를 수혈하여 종전과 차
원이 다른 계획에 따라 건설했기 때문이다. 요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들 뽑는다고 시끌시끌한데
다산 선생 같은 훌륭한 인재들을 등용시킨다면 대한민국의 국격을 크게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텐데
인사를 망친 정권들 때문에 국민의 외면을 받아왔음을 잘 알고 사심없이 나라를 위해 일하는 애국심 가
득한 일꾼이 필요할 것 같다.
서장대(화성장대)
우측으로 임금 행차시 머무르던 행궁이 보인다
화서문
수원화성중 가장 멋지게 지어졌다고 평가받는 문이다. 수원천을 가로질러 7개 돌다리에 문루를 올렸다.
바로 옆의 방화수류정(동북각루)과 함께 봄, 여름이면 경치가 멋진 곳이다.
동암문
방화수류정
화홍문,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 봄, 여름 호수 풍경이 압권이다
동북포루 오르는 고에서 내려다 본 방화수류정
멀리 장안문이 보인다
이원수의 '고향의 봄' 시비가 여기에도 서있다. 시인의 고향 마산 용마산 시비와 비슷해보인다.
남포루, 서포루 방향으로 가는 길에 눈이 많이 쌓였다.
수원 화성 건설은 정조의 효성에서 시작되었다.
정조의 아버지 사도 세자(장헌 세자)는 조선 왕조에서 가장 불행하게 삶을 마친 사람이다. 영조의 둘째 아들이었던 사도 세자는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당파 싸움에 희생되어 뒤주에 갇혀 세상을 떠났다. 정조는 11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 사도 세자의 죽음을
목격했다.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 대한 효심도 깊었지만 슬프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효심이 대단했다.
정조는 왕위에 오르자 사도 세자의 무덤 이름을 ‘수은묘’에서 ‘영우원’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몇 년 뒤 경기도 양주 배봉산(지금의
서울 휘경동)에 있던 사도 세자의 무덤을 명당으로 꼽히는 수원의 화산(지금의 경기도 화성)으로 옮겼다. 무덤 이름도 ‘영우원’에서
다시 ‘현륭원’으로 바꾸었다. 그 뒤 사도 세자에게 장조라는 임금의 칭호를 주고 무덤 이름을 ‘융릉’으로 높였다. 사도 세자의 묘를
화산으로 옮기면서 오랫동안 이곳에 살던 백성들은 삶의 터전을 옮겨야만 했다. 그래서 화산 백성들이 옮겨 갈 마을을 지어야 했고,
팔달산 아래 신도시 화성이 건설되었다.
첫댓글 청계산님,수원화성 사진을 보니 정조와 다산 정약용의 화성 축조도면과 지출결의서 기록이 상세하게 남아있다는 내용이 떠오르네요 임진년 마무리 잘 하시고 즐겁게 계사년을 맞이 합시다.
능청이님 고맙습니다. 올해도 며칠 남지않았네요. 정리 잘 하시고 계사년 한해 만사여의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