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과 마음을 모두 놀라게 하는... 주왕산 - 산으로 가는 마음 - 산에 자주 다니는 사람은 누구나 그렇지만 산행 날 아침에는 뭔가 모를 기쁨으로 마음이 설레인다. 그 설레임 때문에 우린 이 이른 새벽에 힘차게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싶다. 그래! 오늘 산의 내음을 힘차게 맞이해보자. 산에서는 사람도 산의 일부라 하는데 나도 그 일부가 되어보자. 날이 좋지 못하지만 모두의 표정이 밝다. 산에 다니시는 분 들 에게 서 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기운이다. 주왕산은 교통이 그리 좋지 못하다. 거리가 멀 다기 보다는 길이 멀다. 그래서 가지 않으려 하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눈과 마음을 놀라게 하는 그런 주왕에 든다는 것은 영광이다. - 눈과 마음을 모두 놀라게 하는...주왕 - 북한산, 설악산, 월출산등과 같이 주왕산은 기암이 큰 바위가 얼굴과 같이 솟아있다. 바위 크기에 있어서 울산암 이나 인수봉을 당하기는 힘들지만 짜임새에 있어서는 수위를 타툴 수 있을성싶다.
뫼山자가 아마 맞댄 주왕산의 기암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뫼산‘山’의 형상이다. 암봉의 조화로움으로 인하여 우리 선조들은 주왕을 조선8경의 하나로 꼽기도 했다. 주왕산과 비슷한 이미지의 산이 청량산 이라 할 수 있는데 청량산은 주왕보다 계곡이 작다. 울산암 이나 인수봉 꼭대기는 어딘지 모를 웅장함이 우리를 압도한다. 그렇지만 주왕산은 뭔가 비밀스러운 곳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두근거림이 보태어진다.
오늘 우리는 그런 비밀의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눈과 마음을 비밀스러운 곳에 두고 들어본다. 비밀의 문으로 들어서면 반가운 이가 맞이해 줄 것 같은 그런 기대감으로 들어본다. - 계곡산행 - 요즘 여름이라 그런지 계곡산행을 많이 한다. 상이전을 들머리로 하여 산행에 나선다. 전형적인 계곡산행이다. 여러 번 계곡을 건넌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지면 꼼짝도 할 수없는 그런 곳이다. 계곡을 건너다 빠지는 분들도 계시고...
차라리 비가 조금 더 와 계곡을 첨벙 거리며 건널 수 있는 상황이기를 바래본다. 전형적인 계곡산행이 될 터 인데... 어느 부부와 맨 후미를 걷는다. 재미있으신 분들이시다. 그런데 남편 분 “제가 입을 열면 어찌 되시는지 알지요?”ㅎ 선두에 나서려다 후미에 처진 아름다운 세여인 후미에 계시면서도 모든 곳 다 들리시는 “여유걸(girl)" 미모 뿐 만 아니라 목소리는 또한 얼마나 이쁜지...
계곡 돌다리를 건너며, 어렸을 적 일이 생각난다. 건너 마을로 할머님 심부름을 가다가 돌다리를 건너다, 빠졌던 기억... 비가 많이 오면 학교를 안가니까, 비가 많이 오기를 고대하던 기억...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산에 든다. 나는 요즘 뭔가 외롭다. 뭔가에 빠지고 싶다. 능선에 오르기 전 가파른 길, 힘이 든다는 생각 밖에는... 산 아래 외로움도 모두 잃어 버렸다. 그래! 산은 산 아래의 외로움도 잃어버리게 하는구나! 그래서 우리는 산에 드는 모양이다. 그 순간만은 근심걱정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다. - 산의 추억 - 어렸을 적 친구들과 산에 갔었다. 기차에 몸을 실고, 통기타도 메고, 서울 근교의 용문산 천마산 강촌, 간현으로... 산엘 올라간다 하기 보다는 놀러가서 밥 한 끼 해먹는 개념이었다. 그래도 산엘 갔다가 왔다고 말을 했지. 이것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래도 산(자연)을 휴양과 휴식의 쾌적한 공간으로는 여기고 다닌 건 같다. 그 이후 그런 휴식의 공간인 산에도 전혀 안가고 일에 몰두 했을 때도 있었다. 누구나 나와 같을 수 도 있다. 이후 40쯤 됐을까, ‘산에 다녀야겠 구나’ 생각을 하고 열심히 산에 다녔던 때가 있었다. 그땐 몸도 가벼웠고, 그저 빠르게만 다니면 제일 인줄알고 힘차게, 자랑스럽게 다녔다. 바보인 줄도 모르고 순위를 생각하며 뛰어 다녔었다. ㅎ 시간이 흐른 뒤!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뛰어 다니는 것이 올은 방법이 아니 란걸 알았다. 하긴 어떤 것이 올은 지는 스스로가 판단 할 수밖에 없다. 위에서 이야기 한 대로 산(자연)을 휴양과 휴식의 쾌적한 공간으로만 여기지 말고 우리가 산에 올라 흘린 땀을 통하여 자연과 인간이 온전히 하나 되는 것을 조금은 알았다. 산골짝에 번져나듯 울려 퍼지는 그 계곡의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을 줄 알았다. 산속의 아름다운 새소리 벌레소리가 들렸다. 산의 내음이 코 끝에 닫는 느낌이 상쾌하게 다가왔다. 예전엔 구름은 단지 구름 이었는데 산릉에 올라 파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나를 어찌 그리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주는지...
무기를 만들지 아니 하고도 잘 살아가는 자연의 소리를 우린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 바르게 ‘산으로 드는 길’이 아닌가싶다.
- 가메봉에서 대전사 - 능선에서 가메봉 까지가 능선이지만 안개비로 인하여 아무 것도 안 보인다. 마음의 눈으로 산 아래를 볼 밖에... 그것도 여기까지 온자만이 느낄 수 있는 기분인걸... 하산 길에 아름다운 세여인 그리고 부부 분들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한다. 부부, 남편 분 넉살도 좋으시지 세여인 한태 “자기”라 부른다. ㅎ 조망이 된다면 주왕쪽의 기암과 거기에 걸친 노송을 볼 수 있으련만... 3폭포 도착! 사진을 담느라 분주하다. 특히 여유걸 분들... 여유걸이라 말을 했지만 사실 그분 네들 이야말로 진짜 산행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싶었다. 여유롭게 그러면서도 느리지 않게 산의 내음을 한껏 마시는 것 같았다. 3폭포를 보며 변산 쌍선봉 아래의 직소폭포를 생각했다. 2폭포를 지나 어찌 보면 오늘 산행의 메인로드... 시루봉, 학소대, 급수대, 망월대 전형적인 주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이다.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아 파괴 같지만 그것 때문에 더욱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하산완료! 안전산행 하심에 인솔자의 한 사람 으로서 감사한다. 모두가 밝은 표정이시다. 산이 산 아래의 시름을 덜어 주었으리라... 일기가 좋지 못해 주왕의 아름다음은 잘 보지 못했지만 우리네 마음속에 주왕의 맑음과 푸르름 그리고 깨끗함은 자리했으리라 기대해본다. 산사랑맨... |
첫댓글 여름의 주왕산 잘 다녀오셨네요...지금 내원마을에 계신분들은 어떻게 되었는 지 궁금합니다. 산행에 대한 경륜이 담긴 좋은 말씀들 잘 경청하였습니다. 시원한 폭포수가 더위를 식혀주네요...수고많으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말씀 많이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겨울에뵙고...까페에서 또 뵙는군요. 지리산 종주때 짐을 분담고 천천히 가시면서 저하고 세상만사 이야기나 하시면서 가십시다. 부탁드려도 될련지요? ㅎ ㅅ산은 항상 거기에 있는데 우리내의 간사한? 마음에 따라 느끼는바가 다른 것 같더이다. 하긴 항상 같은 느낌만 있다면 어떻게 산을 다닐 수 있겠나이까...지리산에서 뵙시다.
산사랑맨님하고 함께 지리산 능선을 걷는다면 저에겐 크나큰 영광이지요. 지리산 종주가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려집니다.
저도 지리산종주가 몹시도 기다려진답니다. 짐을 나누어 편하게 가십시다. ㅎ
저는 산행경력이 짧아서 무박 경험 몇번에 봉정암 방만 믿고 갔다가 처마에서 방석하나로 떨며 날밤 지새운 경험 밖에 없습니다. 저는 하루밤 자는 것이라 간편식(빵이나 떡)으로 할려고 했었는데요. 짐을 나누다니요?? 어떻게 하면 좋으신지 말씀해 주세요... 고견을 따르겠습니다.
밥을 해 드리려 짐을 나누자 했는데... ㅎ 1무 1박에서 빵이나 떡 같은 간편식으로 대치 하는 것도 아주 좋은방법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찌개문화 때문에 그렇지 빵이나 샌드위치 같은 것으로 식사를 대신 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것이 없지요. 그리고 지리산종주에서의 잠자리는 경험상 그리 문제가 안됩니다. 말 그대로 처마끝에 몸을 의지할 마음만 있으면 무조건 해결이됩니다. 걱정마시고 저하고 함께해요.
산사랑맨님 감사합니다 주왕산 가이드 하시는야고 수고하셔습니다 산행글 과 사진 잘 보왔습니다~~~
은하수가 많이 발전되어 우리 은하수님 허리가 활짝 펴졌으면 좋겠슴니다. 부족하나마 조금 보탬이 되어 드리리다.
절골의긴계곡의 산행로는 아주 멋진곳이지요 대문다리앞에서의 오르막구간은 우리네 인생사와도 같구요 힘들게 오르니 가메봉이 반겨주고요 그리고 그림같은 3폭이 유유히물흘러내리는 폭포는 한폭의 동양화같기도 하지요 주왕의 전설이 남아있는 주왕산 줄산안산 하셨군요 산행가이드하다보면은 우선 산우님의 안전이 유념이 많이되지요 고생하셨습니다 늘좋은 산행하시고 건강하시고 하시는사업도 발전하시기를 비옵니다
김대감님 산만 잘 타시는게 아니라 글도 맛갈나게 잘쓰십니다. 이젠 제 산행기를 접어야할듯...ㅎㅎ 안내를 하다가 보면 모든분이 안전하게 네려왔을때, 안도의 한숨이 나오지요. 김대감님이 더 잘아실겁니다. 이젠 천천히 다니며 자연을 즐기려합니다.
산사랑맨님 주왕산다녀오셨네요 잘보고갑니다 옆집에서 만나니 반갑습니다
사룡님! 무지개에서... 여인천하가 생각나는구려. 그때가 좋았는데, 만나기가 어렵구려. 그 여인천하의 기억은 제겐 그리움이고 설레임입니다. 그리고 8월에 지리산종주 제가 인솔합니다. 같이 가실런지요. 보고싶어서 눈이 다 진물렀다오. ㅎㅎ
작고 마른체형이지만 더위에 약한 난 여름산행이 겁난다.....장마탓에 비소식에 이래저래 산을 못간지도 벌써 한달쯤 되가는 모양이다.....이렇게 울 산우님들의 산행기를 읽으며 간접산행을 하지만 감질만 날뿐이다....부럽기만 할뿐이다...더군다나 이렇게 산행기를 맛갈스럽고 기분좋게 써내려가는 산우님들의 글을 읽어내려가면서는 얄미운 생각마져 들기도 한다,,,,,,,ㅋㅋ<지송>주왕산 정말 가보고 싶은 산이다...가을의 주왕이 아름답다 하지만 여름의 주산지가 꼭 한번 가보고싶은곳이다.....
들곷사랑님은 제가 뵙지는 못했지만 여인으로 생각이 되는데, 글을 잘 쓰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맛잇는 산행기를 읽고 싶슴니다. 간접 산행만 하지 마시고 저하고 흐르는 땀을 닦아보십시다. 그리고 제 산행기에 여주인공이 되어 주신다면 영광으로 생각하겠 나이다. 제 2의 라일락의 등극을 고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