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추억으로 남아있는 간이역 아산 선장역 풍경 [2006. 12. 10. 르포라이터 한국의산천 우관동]
영화 또는 소설,TV문학관에서는 간이역의 풍경이 자주 묘사된다. 특히 눈이 내리는 겨울풍경이. 그리고 그곳에서 만남과 만남보다는 이별의 장면이 많은곳으로...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삶의 간이역을 무심코 지나쳤을까? 아니 지금도 아름다운 간이역을 무심결에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간이역, 그곳에는 소박한 행복과 아름다움과 추억이 깃들어 있다.
▲ 대합실도 매표소도 없는 단촐한 선장역 풍경ⓒ 2006 한국의산천
선장역. 천막과 알루미늄새시로 만들어진 비 가림 박스만 있는 간이역이지만 한가한 주변 풍경과 가로수길이 멋진 곳이다. 역사도 없다 역장 아니 역무원도 없는 곳이다. 궁금하다. 열차표는 어디서 끊을까?
바로 뒤편에는 도고 온천장이 있으며(걸어서 10분거리) 약 1년 후쯤이면 신철로 개통으로 현재의 구 선로는 철거될 예정이기에 답사 하실 분은 짬을 내서 돌아보십시요. 철로는 단선이며 기차 통행이 많지 않으므로 열차 시간표를 참고 하십시요.
600개가 넘는 전국의 역 가운데서 간이역은 200여개에 달한다. 1925년 지어진 서울역사보다 더 오래된 간이역들도 있다. 하지만 그 예쁘고도 애처로운 간이역들은 아메바처럼 무섭게 번식하는 ‘속도의 파시즘’에 하나둘씩 스러져 가고 있다.
얼마 전 신문 사회면의 한구석에는 이들의 ‘부고’를 알리는 기사가 또 올라왔다. ‘간이역, 추억 속으로…건교부, 11개역 폐지’ 철도공사 담당자는 한곳당 매년 평균 4억원씩 들어가는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으며, 앞으로도 이용객이 줄어드는 간이역은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평택호의 여명 ⓒ 2006 한국의산천
▲ 선장역 건널목 ⓒ 2006 한국의산천
어린 시절 기적소리가 들리면 철로 길로 달려가서 선로위에 못을 올려 놓고, 기차가 지나간 다음에 납작해진 못을 주워오던 기억이 난다. 찾지 못한 못이 더 많은것 같았다. 소년은 멀어지는 기차를 보며 서울은 어떤 곳인가를 궁금해 했다.
▲ 선장역 플랫홈 ⓒ 2006 한국의산천
곽재구의 시에서처럼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는 풍경도 이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간이역이다. ▲ 선장역 ⓒ 2006 한국의산천
낡은 역명판·아담한(?) 간이역 등 옛 풍경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장항선은 ‘마지막 아날로그 철길’로 통한다.
▲ 선장역 대합실(?) ⓒ 2006 한국의산천
▲ 선장역 건널목 가로수길 ⓒ 2006 한국의산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 이 정 하 -
이정하 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중에서
▲ 선장역 박스안에 붙어있는 열차 시간표 ⓒ 2006 한국의산천 화물 열차는 무시로 다닙니다.
▲ 선장역 박스안에 붙어있는 안내문 ⓒ 2006 한국의산천
▲ 반가운 열차 ⓒ 2006 한국의산천
시간표에 없던 열차가 달려온다. 건널목을 건너기 전 잠시 기적을 울리고 정차하지 않고 선장역을 통과해 버렸다.
▲ 선장역 주변 풍경 ⓒ 2006 한국의산천
아산의 선장역은 역건물도 없이 간이 승강장과 역명판이 전부지만, 수채화 풍경 같은 가로수 길과 맞닿아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도고온천장 바로 뒤편에 역이 있다)
▲ 끝없이 이어지는 철로를 보면 하염없이 걷고 싶다. ⓒ 2006 한국의산천
▲ 넓은 평야 그리고 아침 햇살. ⓒ 2006 한국의산천
▲ 선장역 건널목 ⓒ 2006 한국의산천
▲ 땡땡땡땡 울리는 건널목 신호기 ⓒ 2006 한국의산천
▲ 아침 풍경 ⓒ 2006 한국의산천
▲ 시장에 가신 엄마를 기다리듯 열차를 기다리며 ⓒ 2006 한국의산천
ⓒ 2006 한국의산천
▲ 아침 햇살에 고개드는 갈대 ⓒ 2006 한국의산천
▲ 추수가 끝난 평야 ⓒ 2006 한국의산천
▲ 잎을 다 떨구어낸 가로수 길ⓒ 2006 한국의산천 가을날 수채화같은 풍경의 가로수 길이 잎을 다 떨구고 겨울나무로 탈바꿈 하였다.
▲ 승강장으로 오르는 철도 침목 계단 ⓒ 2006 한국의산천
▲ 도고온천장에서 이어지는 작은 도로 ⓒ 2006 한국의산천
가수 산울림은 노래했다. "너의 모든 것은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슬픔은 간이역의 코스모스로 피고..."
▲ 걷고 싶다 ⓒ 2006 한국의산천 ▲ 열차다 열차 ⓒ 2006 한국의산천 달려오는 기차를 보니 가슴이 뛰었다.손을 흔들고 급히 셔터를 눌렀다. 안에있는 기관사 얼굴이 다 보였다.
▲ 꼬리를 보이며 멀어져 가는 기차 ⓒ 2006 한국의산천
▲ 가을이면 수채화 같은 풍경의 가로수 길.ⓒ 2006 한국의산천
▲ 미술시간에 배운 원근법이 바로 이런것인가?ⓒ 2006 한국의산천
▲ 열차 시간표 예정에 없는 화물 기차 통과 모습. ⓒ 2006 한국의산천
▲ 아침 풍경 ⓒ 2006 한국의산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 얼마 후면 사라질 선장역 구 선로 ⓒ 2006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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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의산천 원문보기 글쓴이: 한국의산천
첫댓글 역사도 없고 역원도 없는 간이역 잎 떨군 가로수가 지나는 길손을 반색하고 맞아 주는 곳 앵글이 정다움을 실어 잡아 주었습니다. 꽃삽 어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