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산행
오랜만에 삶의 무게를 떨쳐버리고 홀가분 마음으로 떠나는 산행이다.
매달 한 달에 한 번씩 산행을 하기로 약속을 하였지만 산행일자를 맞춰 잡는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
참석할 수 있는 인적구성요소가 몇 안 되어 이런 저런 핑계로 빠지게 되면 결국 계획자체가 무산되고 마니까 늘 날짜 잡는 일은 까다로운 작업에 속하지만 그런대로 쉽게 약속이 이루어지고 잘도 가는 작은 등산모임이다.
허구한 날 같은 얼굴만 모이다가 새로운 사람들을 교섭하고 동의를 구하여 이번에는 꽤나 모임에 어울리는 숫자만큼 모여 구서동 이마트 앞에서 출발하여 노포동역에서 봉고버스를 타고 영산대학교까지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천성산에는 여러 갈래의 산행코스가 있지만 이번에 가는 코스는 나로서는 처음 가는 코스이다.
영산대학교에서 시작되는 산행은 처음부터 급경사인지라 나에게는 조금은 힘든 코스이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산행인지라 웃으면서 출발하고 지금 막 잎을 틔운 나무들의 냄새가 향기롭고 가슴을 파고 드는 기운이 새롭기만 하다.
언제와서 선점하였는지 몰랐으나 그들의 토설로 알게 된 일이지만 등산이 힘들다고 포기하고 아예 잔디밭에 자리 깔고 앉아 오가는 이 관상보기에 여념이 없는 아낙네를 보면서 내 또한 저들처럼 남아 놀았으면 좋으련만 하고 생각에 젖어들지만 멈추지 아니하고 가야하는 이유는 오늘 행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 갈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힘든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사람들은 왜 산에 오를까?
흔히 산이 여기에 있으니 오른다는 말처럼 그냥 크게 터 잡고 누운 산이 있기에 사람들은 올라가는지 모를 일이지만 내가 산에 오르는 이유는 약속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산에 오르는 것은 나에게는 벅차고 힘든 일이다.
체질상 오르막에 이르면 체중이 허리에 다 몰려 무지 무겁고 힘들어 산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약속이기에 반드시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산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그것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겠지만 안락함이다.
산은 언제나 누가 자신을 밟고 가드라도 한마디 잔소리도 안하고 그냥 묵묵히 받아주고 있으니 안락하고 편안하다.
인간은 삿대거나 어리석은 짓을 스스럼없이 하지만 산은 항상 그대로의 자리에서 묵묵히 있을 뿐 탓하지 아니하고 시간의 흐름과 날씨의 변화에 자신의 모습만을 단장할 뿐이니 산은 인간에게 침묵과 무언의 교훈을 남기려함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우린 좋고 싫어함을 토설하지만 산은 말하지 아니하고 침묵할 뿐이다.
침묵은 감내한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너의 소리와 나의 소리를 그냥 다 안으려는 폭넓은 가슴처럼 안으려 할 뿐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하려하지 않을 뿐이다.
산행의 끝자락에 나를 맞이하는 “生은 한조각 구름이 피어나는 것이요 死는 한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다.” 라고 적힌 글을 보면서 인생무상을 알게 되고 산행에서 얻고자 하였던 것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에 대답하고 있었다.
계절의 변화는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아직도 산꼭대기에는 겨울의 냄새가 난다.
나무는 잎도 만들지 않고 언제 필지 기약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침묵에 잠자고 있음을 보고 올해의 이상기온을 직감하게 되고 어설픈 인간의 추측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때가 되면 피고 질뿐이다’라고 나무란 듯하다.
5월이 가까워가건만 산꼭대기의 나무는 아직도 반응하지 않고 침묵을 수행할 뿐이다.
간간히 불어오는 훈풍에 몸짓하기를 거부하는 양 겨울 그대로의 모습으로 버티고 있는 산을 보면서 아직 봄이라고 하나 봄이 아닌 것 같은 착각에 냉기마저 느껴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든가!
먹는 것만큼 즐거운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어차피 먹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먹는다는 말처럼 야외에서의 점심식사는 즐겁고 유쾌한 것 같다.
언제나 여성분들이 정성을 들여 싸온 도시락을 먹으면서 그 맛에 감동하고 정성에 감사하였지만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맛깔스럽게 준비한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웃을 수 있었던 까닭은 허물없는 사람들의 수다라고나 할까 이른 아침 일어나 정성을 다해 도시락을 준비해준 여성 회원들께 지면을 통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천성산 2정상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이 세상은 모두 내 아래 있을 뿐 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우월감과 드디어 목적하는 곳까지 열심히 온 내 스스로가 얼마나 대견하였던지!
등산복을 입고 등산화를 신어도 힘든 산행을 슬리퍼로 완주하는 명품님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세상살이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감동과 감흥은 항상 우리의 주위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게 됩니다.
산에 예쁜 꽃들이 많이 피었으면 더욱 좋았을테지만 조금은 삭막한 느낌의 나무속을 걸으면서 지난 가을 무수히 떨어졌던 낙엽을 밟는 기분은 대단하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렇게 가도 목적지는 꼭 그곳에 이른다는 말이 생각나는 산행이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초행길을 그냥 가도 우리가 목적하였던 내원사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을 보면서 알면 조금은 수월한 방법을 택할 수는 있겠지만 몰라 조금 힘들어도 결국은 소망하는 것은 이루어지는 삶의 방식과 다르지 않음에 감탄하고, 부슬비 내리는 산길을 걸으면서 연신 웃을 수 있는 작은 행복감이 등산의 묘미가 아닌가 합니다.
항상 시작은 두렵고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 속에 무겁게 발걸음을 옮기지만 무사히 끝나는 순간의 만족감은 한없이 크게 느껴집니다.
긴 거리를 걸어 발에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고 그 열기를 시원한 계곡물에 식힐 때 비로소 무사히 등산을 마쳤다는 안도감과 2차 뒤풀이에 대한 설램이 존재함에 만족스럽습니다.
차창을 때리는 빗방울의 울림이 강할 때 우리는 다음이라고 하는 또 다른 시간을 설계하고 봄철 별미라고 하는 주꾸미 집에 다달아 불판에 몸을 뒤척이는 주꾸미와 차고 짜릿한 소주한잔의 낭만이 우리에게 축복같은 시간이었나 봅니다.
이것이 천성산 산행의 말미였지만 우리는 또 다른 만남에 대한 설레임을 가지면서 어둠속으로 각자의 안락한 쉼터를 떠나지만 계절의 여왕 5월이 오면 또 등에 짐꾸러미를 짊어지고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겠지요.
새로운 얼굴을 스스럼없이 맞이해준 친구들께 감사드리고 처음 함께 하면서 즐겁게 시간 내어준 새로 참석한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면서 천성산 산행 후기를 접습니다.
첫댓글 난 아우와의 시간은 언제나즐겁기에 또그럴것이란생각에~역시 좋은친구들이였기에 처음대하는서먹함없이 즐거운산행을 함에 복숭뼈가 좀결리긴햇어도 나름 행복한산행이엿네 명품의 슬리퍼에 무척신경이쓰엿지만 안전산행으로 마무리 지을수잇어 고마웟네 또 이삔후배들의 음식에 포만감이 아닌라 딧따배불러 숨이턱 막히기두 햇지만 .. ㅋㅋ 자알먹엇고 수고하셧다고들 전해 주시게나.....조금 빡신 산행후에는 일주일이 개운하거든...여건데면 쭈~~욱~~~~~~~~~~~
사진 찍어주고 함께 해서 고마버요. 담에도 또 같이가요 쭉~~~~~~~~
다음에도 꼭오셨어 사진도 찍어 주세요, 다음엔 쑥국 맛나게 끓여 갈께요. 같이해 주셨어 감사합니다.
차린것은 없어도 잘먹었다니 감사하네유...다음에도 같이가시면 밥은 싸갈수있음...
닭발 볶음이 무지 맛있었어요... 담에도 부탁해요..ㅎㅎ
아참 어제 쑥떡 맛있게 잘먹었다고 자기부인한태 전해줘 한조각 남은거 지금묵고있어
원한다면 계속 협찬 할 용의가 있다고 합니다..맛있게 드세요... 계속 드릴께요 ㅎㅎ
이번 동내산악회 햐 새로운 즐검이었네 함께해준 뉴페이스 성님들도 멋져부리고... 내 산에 오래뎅기도 슬리퍼산행은 첨이네, 아 글고 동내아줌씨들 항상 맛난먹거리 고맙고 담에도 해오면 안잡아묵지 ㅎㅎㅎ^^
명품이든 짝퉁이든수선이든 수선화든 함께할수잇어 좋앗네 아우들~~~그친구를 알려면 그친구들을 보라는옛말처럼...변함없는 순수한 우정 이어가게나 .........참보기 좋았든 상태.친구들아......................ㅉ ㅉ ㅉ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지만 하산하는 산행길은 늦 가을을 영상게 했고 ,살며시 시몽의 "낙엽"이란 시구절을 머리속에 떠올리며 낭만에 젖어봤답니다. 지기님 즐겁웠습니다.
님은 누구세요................
에고 섭섭해라 수선은 기억하시면서 달빛은 기억 못하시니, ....
낮에산행해서 그렇다 밤에했더라면 달빛을 봤을텐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