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주체자는 짠딸이다.
큰 딸은 열흘이 지나야 합류하니
우린 짠딸을 의지하고 떠난다.
꼼꼼히 도시별 호텔을 예약하고,
이동수단인
비행기와 기차 표를 예약하고
뮤지컬티켓, 유람선 티켓,
심지어 두오모와 종탑에 오르는 티켓까지 예약하는 걸 보고 우리짠딸 수고가 많네.
아빠는 '조말론' 향수 약속으로 이미
짠딸 어깨에 흥을 얹어주었다
공항에선 우선 유심칩을 사서 갈아끼우기.
전화번호가 순식간에 영국번호로 바뀌어버린다.
짠딸은 이 유심칩에 의지해서
길을 찾고
버스노선을 찾고
여행지 곳곳의 정보를 알아보겠지.
짐을 부쳤으니 이제 홀가분하게 라운지를 즐겨볼까.
처음 가보는 공항라운지
음식이 많다는 평을 받은 마티나라운지에 가기로 한다.
음식이 많다는 정보를 갖고 선택한 라운지이지만
이렇게 많은 음식이 있다니
심지어 묵사발(묵채?)과 비빔밥까지
배고픈 김에 허겁지겁 많이도 먹었다
그런데 음식은 많은데 편히 쉴 곳은 없다
다시 아시아나 라운지를 검색해서 그리로 간다.
우리부부는 그냥 짠딸 뒤만 졸졸.
아늑하고 폭신한 의자와 읽을거리들
그리고 12시간 가까운 비행시간을 위해
짠딸과 나는 화장을 지우고 샤워까지하니
비행기에서 화장이 들떠 도깨비같은 얼굴이 되진 않겠지
영양크림만 듬뿍 바른 맨얼굴이니
거뭇거뭇 잡티들이 화들짝 튀어나온다
썬그래스로 슬쩍 감추어보지만 민낯은 항상 민망하다
누가 본다고요~~~~
이코노미석이지만
5만원씩 더 주고 맨 앞좌석을 구매한 덕에
다리는 맘껏 뻗을 수 있었고
옆사람 곤히 잠들어있어도
들락날락하기에 아주 편하다.
5만원 값 충분히 했다
그렇지만 역시 이코노미석인걸요.
언제쯤 비즈니스석에 앉아보나하는
허망한 꿈을 또 꾸어본다.
한숨 자고, 몸 몇번 비틀고
맨 뒤에서 스트레칭좀 하면 영국에 도착해 있겠지.
비행기 타자마자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
'파리로 가는 길'을 감상하고
'좋은 생각' 좀 읽다가 스르르.
첫댓글 우와 여행기 시작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