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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창조와 타락(상) 천사의 창조와 타락
2013. 12. 4. 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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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창조와 타락
하느님께서 천사를 창조하셨다. 천사들은 하늘나라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듬뿍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한 하늘나라에서 살아간다 해도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여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때 비로소 그들도 하느님을 뵈올 수 있었다.
모든 천사는 창조됨과 동시에 은총과 성령을 선물 받음으로써 이루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고
완전한 존재가 되었다. 이어서 창조주 하느님의 뜻이 모든 천사들에게 공표되었는데,
하느님의 뜻이란 천사는 자신을 창조하신 분을 지존하신 주님으로 모시면서 창조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찰나에 천사들 중 하느님의 뜻에 반항하는 무리가 있었다.
미카엘 대천사와 그를 따르는 착한 천사들은 그들 반항의 무리와 큰 전쟁을 벌였다.
그 결과 착한 천사들은 은총에 항구하여 영원한 행복을 얻었다. 반대로, 하느님께 반항하고
순명을 거부한 용의 무리는 영원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는 지옥으로 떨어졌다.
나, 아그레다의 마리아는 루치펠과 그의 무리들이 어떤 동기와 어떤 근거에서 하느님께
반항하며 타락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잘못을 저지른 다음 타락하게 된 악한 천사들은
실제로 어떤 죄를 짓는 것은 아니어도 죄를 범할 수 있는 악한 경향을 지니게 되었음을
나는 알았다. 즉 그들이 실제로 죄를 범하지는 않는다 하여도 그 죄에 대한 악한 경향이
그들 안에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저지를 수 없는 죄악에
인간을 유혹하여 끌어들여 그것이 성공할 때는 기뻐했다.
루치펠의 교만과 욕망
그때 루치펠은 터무니없는 자애심에 빠졌다. 자신이 다른 천사들보다 훨씬 더 높은 아름다운
본성과 은총을 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루치펠은 오랫동안 그런 착각에 젖어 있었다.
그리하여 자신이 가진 모든 특권의 유일한 원천이신 하느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감사를
게을리 하고 대신 자기 자신을 높이 치켜세웠다.
자신의 아름다움과 능력에 흠뻑 빠진 루치펠은 그 모든 것이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본래 가진 것으로 여겼다. 이런 터무니없는 인식으로 인해 루치펠의 자만심은 한없이
커졌다.
그런 한편 루치펠은 하느님의 창조물을 유혹했으며 자신에게는 없지만 다른 창조물이 지닌
은총과 특권을 욕심냈다. 그 결과 하느님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에 대하여
극도의 분노와 증오를 내뿜게 되었다. 아울러 불순명, 교만, 불의, 불충, 독선, 심지어 일종의
우상 숭배라는 악이 생겨났다. 왜냐하면 루치펠은 오로지 하느님께만 바쳐야 할 흠숭을 자신이
받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흠숭(欽崇) 흠모하고 공경함
*흠숭지례(欽崇之禮)는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 등의 기독교 교파에서
오직 삼위일체 하느님에게만 바치는 최고의 흠모와 숭배의 예(禮)를 가리키는 말이다
루치펠은 하느님의 지존과 신성을 모독했으며, 하느님께 마땅히 바쳐야 할 신의와 충성을
내팽개쳤다. 극도로 교만해진 루치펠은 하느님의 모든 창조물을 말살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있고 다른 천사들도 그런 짓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급기야 루치펠의 교만이 그의 능력보다 더 커지게 되었다.
교만한 상태에서는 능력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죄는 또 다른 죄를 부르는데 바로 이 죄를 범한 첫 번째 천사가 루치펠이다.
그리고 루치펠은 다른 천사들을 유혹했다. 루치펠을 악한 영들의 우두머리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루치펠이 하느님에게서 받은 천사의 본성 때문이 아니다.
루치펠이 우두머리라는 타이틀을 쓸 수 있는 것은 천사의 본성이 아닌 죄 때문이다.
모든 천사들이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죄 때문에 타락한 천사들이 꽤 많았다.
이제 시기와 교만으로 가득 찬 루치펠이 영예와 특권을 얻으려고 어떻게 했는지
내가 직접 보았던 그대로 보고하겠다.
루치펠이 타락한 이유
하느님의 피조물은 질서정연했다. 모든 피조물은 창조된 후 즉시, 그들이 다른 목적에 관심을
두기 전에, 천사들에게 최종 목적을 밝혀야 한다. 이것은 하느님의 뜻이었다. 그 최종 목적을
위해 그들은 창조되었으며 이루 형언할 수 없도록 초월적이고 뛰어난 본성을 부여받은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천사들을 빛나게 하셨다. 첫째, 하느님께서 본질에 있어
한 분이시며 위격에 있어 삼위라는 진리를 천사들이 완전히 통찰하게 하셨다. 둘째, 천사들이
무한하신 하느님을 창조주이며 주님으로서 흠숭하고 조배하게 하셨다.
하지만 모든 천사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한 것은 아니었다. 착한 천사들은 선한 의지로써
순명했으며, 자신의 이해력을 넘어서는 것은 믿음으로써 받아들였고, 기쁘게 순명했다.
반면에 루치펠은 완전한 사랑 때문이 아니라 불순명하는 것이 가능해 보이지 않았기에
마지못해 복종했다. 루치펠은 주님의 진리를 완전히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뜻을 개입시켰다.
완전한 사랑과 정의 때문이 아니라 완전히 배척하는 것이 어렵고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불성실하고 반항적인 마음으로 인해 루치펠의 영은 하느님께 순명하기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은총을 박탈당하지는 않았지만 바로 그때부터 루치펠은 악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의 덕은 약해졌고 그의 영은 빛을 잃었으며 그를 감싸고 있던 찬란한 아름다움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루치펠은 하느님의 계명을 이행하는 데도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것은 타락으로 가는 첫걸음이었다.
인간 창조와 성자의 강생에 대한 계시
천사들을 향한 하느님의 계시는 계속되었다. 즉 천사보다 낮은 등급의 이성적 피조물인 사람을
창조하겠다는 것이며, 사람도 하느님을 창조주이며 영원한 선으로서 사랑하고 경외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하느님에게서 지극한 은총을 받을 것이다.
또한 하느님께서 계시하셨다. 지존하신 삼위 하느님 중 성자께서 몸소 사람이 되실 터인데,
신성과 인성을 가진 사람이 되실 것을 계시하셨다. 따라서 천사들은 미래에 오실 그분,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분을 머리로 모시고, 그분의 신성과 인성을 똑같이 흠숭하고
경배해야 한다.
천사들은 지극한 위엄과 은총을 가지고 계시는 그분의 종이 되어야 하며, 구분께 순명해야
한다. 천사들은 깨달았다. 그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하느님의 뜻에 맞는 일임을,
앞으로 생겨날 모든 피조물과 마찬가지로 천사들도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분을 찬미해야
할 것이다. 그분은 모든 피조물의 왕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알고 향유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진 모든 피조물은 그분의 백성이 될 것이며, 그분을 자신의 머리로 인정하고 흠숭할 것이다.
그런 다음 천사들에게 거기에 상응하는 명령이 내려졌다. 순종적이고 거룩한 천사들은 완전한
의지로써, 겸손하고 사랑에 불타는 열정으로써 즉각 그 명령에 복종했다.
천사와 루치펠의 전쟁
그러나 시기와 교만에 사로잡힌 루치펠은 하느님께 반항했다. 그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더욱이 같은 생각을 가진 천사들을 선동하여 똑같은 짓을 하게 했다. 그들도 하느님의 명령에
순명하지 않았다.
루치펠은 그들에게, 자신이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겠으며 그리스도에 대항하는 독자적인 왕국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루치펠은 시기와 교만과 터무니없는 야망에 사로잡힌 까닭에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죄악의 병균을 퍼뜨렸다.
마침내 사도 요한이 전해 준 그 무시무시한 전쟁이 일어났다.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운 것입니다”(묵시 12, 7).
하느님을 따르는 거룩한 천사들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그리고 환시를 통해
얼굴을 뵈었던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분의 영광을 위해 싸우겠다는 열정으로 불타올랐다.
그들은 용과 대적해 싸울 수 있도록 하느님의 허락과 동의를 청했다. 허락이 떨어졌다.
마리아에 대한 계시와 루치펠의 분노
여기서 나는 또 하나의 비밀을 밝혀야겠다. 성자께서 사람이 되시고 모든 천사는 그분께
순명해야 한다는 명령을 받은 그때, 천사들이 받은 세 번째 명령은 이것이다. 즉 천사들은
성부의 독생 성자를 태중에 모시고 그분께 육신을 드릴 여인을 여왕으로 모셔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여인은 천사들의 여왕이 되고 모든 피조물의 여주인이 될 것이며, 은총과 영광에
있어서 모든 천사와 인간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었다.
하느님을 따르는 착한 천사들은 이 명령을 받아들였다. 지극히 겸손한 그들은 지존하신 분의
권능과 신비를 믿고 찬미했다. 그러나 루치펠과 그 무리들은 이 비밀을 계시받자 교만이
점점 커져서 이 명령에 맞서 일어났다.
맹렬한 분노에 사로잡힌 루치펠은 모든 천사와 모든 인간의 머리가 되는 영예를 강렬하게
열망했다. 신성과 인성, 즉 지극히 높은 본성과 지극히 비천한 본성의 결함으로써
그것이 가능하다면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또한 강생하신 성자의 어머니(마리아)의 비천한 본성을 알게 된 루치펠은 끔찍한 불경을
저지르며 반항했다. 제어할 수 없도록 사나운 분노에 사로잡힌 루치펠은 한없이 위대한 은총의
기적을 일으키신 창조주 하느님께 반항했다.
루치펠은 자신의 추종자들을 선동하며 큰소리쳤다.
“이 명령은 부당하다! 나의 품위가 이 때문에 모욕당했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이 그렇게도
큰 사랑으로 바라보고 그렇게도 넘치는 은총을 내리고자 하는 그 인간을 박해하고 완전히
박살낼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나는 나의 힘과 술책을 모조리 동원할 것이다.
그 여자, 말씀의 어머니라는 그 여자를 그 높은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말겠다.
나는 당신의 계획을 수포로 만들 것이다!”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이렇듯 오만무도하고 교만하기 짝이 없는 루치펠의 반항은 하느님을 분노하게 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루치펠에게 수치감을 안겨 주셨다.
“네가 절대로 공경하지 않겠다는 그 여인이 너의 머리를 짓밟고 너를 멸망시킬 것이다.
너의 교만으로 죽음이 세상에 들어왔지만 그 여인의 겸손으로 세상은 생명과 구원을 얻을
것이다. 인간은 너와 네 족속들이 잃어버린 그 영예와 월계관을 받게 될 것이다.”
루치펠은 하느님의 뜻과 결정을 깨닫고는 미쳐 날뛰면서 그 모든 것에 저항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에게 위협의 칼을 들이댔다.
착한 천사들은 루치펠과 그 무리를 향한 하느님의 의분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이성과 정의와 진리의 무기로 루치펠의 무리들과 싸웠다.
여기서 하느님께서는 매우 비밀스런 또 다른 환시를 천사들에게 보여 주셨다. 성자 안에서
신성과 인성이 결합하는 것을 보여 주신 후 지극히 복되신 동정녀의 모습을 환시로써
계시하신 것이다. 지극히 높고 완전한 여인에게서 그분의 전능하심이 다른 어떤 피조물에게서
보다 더욱 놀랍게 작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비할 데 없이 고결한 그 여인에게 당신 정의의
모든 은총과 선물을 부여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여왕이며 강생하신 말씀의 어머니이신 여인의 모습을 착한 천사와 악한 천사가 모두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착한 천사들은 경탄을 금하지 못하고 찬미가를 불렀다.
또한 그 모습을 방패에 새겨 강하게 무장하고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과 그 어머니의 영광을
지키려는 열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반면에 사악한 천사의 우두머리인 용과 그 족속들은
그리스도와 동정 성모를 향한 증오심에 불타 올랐다.
이것을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였다.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운 것입니다.
용과 그의 부하들도 맞서 싸웠지만 당해 내지 못하여, 하늘에서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큰 용, 그 옛날의 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는 자,
온 세계를 속이던 그자가 떨어졌습니다. 그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의 부하들도 그와 함께
떨어졌습니다”(묵시 12, 7-9).
요한 묵시록 12장 계시,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묵시 12, 3-4).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그 여인에게 루치펠이 불경스런 저주를 퍼붓자마자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이던 루치펠이 끔찍하고 흉측한 용으로 변했다. 루치펠은 환시에서보다 훨씬 더 끔찍한
모습이 되었다.
루치펠은 미쳐 날뛰면서 일곱 개의 머리를 쳐들었다. 다시 말하면, 그의 모든 추종자들로
구성된 일곱 군대를 일으킨 것이다. 루치펠은 그 일곱 군대 각각에 우두머리를 하나씩
임명하고는 일곱 가지 죄악을 부추기며 선동할 것을 명령했다. 즉 교오, 질투, 분노, 음란, 인색,
나태, 탐욕의 칠죄종이 그것이다. 칠죄종은 모든 종류의 죄를 포함하며, 하느님을 거슬러
대항하며 세운 깃발 같은 것이다. 칠죄종은 일곱 개의 관으로 상징되었으며 루치펠은 용으로
변한 다음에 그 관들을 쓰게 될 것이다. 루치펠의 간계에 분노하신 하느님께서 몸소 루치펠과
나머지 불충한 천사들에게 죄의 관을 내리신 것이다. 하느님의 특별한 벌이며 동시에
그 간계를 의미하는 벌을 받은 루치펠과 무리들은 그로써 각자 칠죄종의 어미가 되었다.
“일곱 머리에 열 개의 뿔”(묵시 12, 3)은 용의 불의와 악의가 거둔 승리를 의미하며, 또한 용의
명예욕과 교오함을 의미한다. 그 명예욕과 교오함에서 악덕이 생겨나는데 루치펠은 그것을
자신의 공로로 여겼다. 그리고 자신의 사악하고 교만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루치펠은 천사들에
게 교활하고 악하기 짝이 없는 친교를 제안하고는 날조된 왕의 지위와 보상을 약속했다.
사악한 어리석음과 기만으로 가득 찬 이 약속이 바로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쓴 그 용의
꼬리였다. 원래 그 천사들은 하늘에서 밝게 빛나던 별이었다. 그들이 계속 그 상태로 있었더라
면 다른 천사들과 의인들과 함께 그들은 태양처럼 영원히 빛났을 것이다. 하지만 욕망을
추구한 죄의 벌을 받아 그들은 땅으로, 불행하게도 지옥 한가운데로 내던져졌다.
거기서 그들은 빛과 기쁨을 영원히 그리워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요한 묵시록 12장 계시, “그 용은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묵시 12, 4).
끝간데를 모르는 루치펠의 교만은 하느님의 모든 별들 위에 자신의 왕좌를 두려는 욕망을
품게 했다. 성자의 어머니로 선택된 여인 앞에서 이 어리석은 자는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였다.
“이 여인이 낳을 아들의 본성은 나보다 못하다. 나는 그를 삼켜 없애버리겠다. 나의 추종자들에
게 그를 대적하도록 명령하고, 그의 사상과 계명에 반대되는 나의 가르침을 퍼뜨리게 하겠다.
그를 대적하여 영원한 전쟁을 이끌고, 그에게 반항하는 영원한 적개심을 일으킬 것이다!”
이때 마리아는 거기에 홀로 서 있었다. 마리아는 아담의 딸이지만 은총과 능력과 공로에 있어
모든 천사보다 월등히 뛰어났다.
요한 묵시록 12장 계시,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운 것입니다. 용과
그의 부하들도 맞서 싸웠지만 당해 내지 못하여,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묵시 12, 7 - 8).
하느님께서 착한 천사와 타락한 천사 모두에게 앞서 말한 비밀을 계시하신 후,
미카엘 대천사와 그의 천사들은 하느님의 허락 하에 용과 그의 족속들과 전쟁을 시작하였다.
그 전쟁은 참으로 놀라웠다. 그들은 오로지 이성과 의지라는 무기만으로 싸웠다.
하느님께 위임받은 능력과 자신의 겸손으로 무장한 미카엘 대천사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열정을 불태우며 용의 허황한 교만과 맞서 싸웠다. 미카엘 대천사는 천사들을 이끌며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했다.
“지극히 높으신 분께 모든 영광과 모든 찬미와 모든 경외가 합당하도다!
그분은 모든 피조물에게서 경외와 사랑과 순종을 받아 마땅하시다. 그분은 전능하시기에
당신이 뜻하신 바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지만 정의에 어긋나는 것은 하지 않으신다.
창조되지 않고 다른 어떤 것에도 속하지 않으시는 그분께서 은총을 베푸시어 지금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다. 그분은 우리를 무에서 창조하셨다. 또한 그분은 당신이
원하시면 언제든 어떻게든 다른 존재들을 창조하실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가 하느님의
옥좌 앞에 엎드려 하느님의 권능과 권위를 흠숭하는 것은 지극히 합당하다.
그러므로 너희 천사들은 와서 나를 따르라! 그분께 흠숭 드리자. 그분의 놀랍도록 신비한
심판과 그분의 거룩하고 완전한 업적을 찬미하자.
그분은 하느님, 지극히 높으신 분, 모든 피조물의 왕이시다. 우리가 그분의 위대하고
권세 넘치는 업적을 이해할 수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그분의 지혜와 자비는 무한하다.
그분에게는 보화와 축복이 넘친다. 그분은 모든 피조물의 주인이시다. 그분이 당신의 보화를
나누어 주시는 데 있어 오직 당신의 원의만이 필요하다. 그분의 선택에는 어떤 오류도 있을 수
없다.
그분은 당신이 사랑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마음을 터놓으신다. 그분은 당신이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사랑하시며, 당신 뜻대로 창조하고 높이고 풍요롭게 하실 수 있다.
그분은 언제나 지혜로우시며 거룩하시고 전능하시다. 강생이라는 경이로운 업적에 감사드리고,
당신의 백성을 선택하시고 멸망해야 마땅한 그들을 구원하신 것에 깊이 감사드리며 그분께
흠숭을 바치자. 이미 우리가 뵈었던 그분께, 신성과 인성을 함께 가지신 그분께 흠숭과 영광을
드리자. 그분을 우리의 머리로 모시고서, 그분은 모든 은총과 영광과 영예와 찬미를 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우리의 자유의지로 고백하자. 그분께 큰 소리로 찬미드리자.
‘당신은 강하고 전능하신 분, 당신은 만물의 하느님이시나이다!’”
미카엘 대천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용과 그 무리들에 맞서 맹렬한 섬광을 일으키며 싸웠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악한 무리들을 대적하여 싸웠다.
루치펠 대천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용과 그 무리들에 맞서 맹렬한 섬광을 일으키며 싸웠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악한 무리들을 대적하여 싸웠다.
루치펠은 거룩한 천사들의 사령관의 얼굴을 견딜 수 없었다. 루치펠은 분노에 눈멀고 고통에
짓눌렸다. 벌을 받을 것이고 멸망할 것이며, 원하든 원하지 아니하든 하느님의 진리와 전능의
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명한 하느님의 뜻 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느님을
모독했다.
“당신은 부당하다. 단지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 인간을 천사들 위에 올리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나는 가장 높고 가장 아름다운 천사다. 승리와 경의는 내가 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나의 왕좌를 별들 위에 놓을 것이다. 나는 당신과 동등해 질 것이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것이며, 누군가 나보다 앞서는 것도,
나의 자리보다 더 높이 오르는 것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루치펠을 따르는 악한 무리들도 그 우두머리를 따르며 똑같이 외쳤다.
“누가 하늘 높은 데에 거하시는 우리 주 하느님과 같으랴?”
그때 미카엘 대천사가 나서며 말했다.
“누가 하늘 높은 데에 거하시는 우리 주 하느님과 같으랴?”
미카엘 대천사의 대응이 이어졌다.
“원수야, 입을 다물어라. 이 끔찍한 신성모독을 멈추어라! 네 사악한 독기를 썩 거두어라.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이 불쌍한 자야, 눈먼 무지와 악의를 거두어 캄캄한 어둠의 지옥으로,
고통만이 가득한 그 혼돈 속으로 내려가거라! 대신 주님의 영을 간직한 우리는 우리 주님을
경외하고 흠숭하련다. 우리는 영원하신 말씀에 인성을 주실 복되신 여인을 우리의 여주인이며
여왕으로 모실 것이다.”
이 전쟁의 순간 “위대한 표징”이며 하늘의 여왕이신 “여인”은 악한 변절자들에 대항하는
방패가 되고 무기가 되어 착한 천사들의 편에 서 계셨다.
반면 하느님과 그분의 천사들과 맞선 루치펠은 무력했다. 그는 당황하여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 표징에서 드러난 진리를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이다. 하느님의 권능이 극히
비밀스런 그 표징을 보여 주신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또 다른 표징, 즉 붉은 용의 모습을
보여 주셨는데 그 붉은 용이 바로 루치펠이었다. 그리고 붉은 용 루치펠이 추종자들의 경악과
공포 속에, 하느님의 권능을 경탄하는 거룩한 천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늘나라에서
수치스럽게 쫓겨나는 모습이었다.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다시금 하느님의 권능과 정의가 드러났다. 이 전쟁의 진행 과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너무도 신비스런 천사들의 활동을 우리 인간이 이해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악한 자들은 주인이 될 수 없다. 불의가 기만과 무지와 악의는 정의와 진리와
빛과 사랑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선은 언제나 악을 이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한 사도는 이렇게 보고한다. “용과 그의 부하들도 맞서 싸웠지만 당해 내지 못하여,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묵시 12, 7 - 8).
자신들의 죄로 인해 하늘에서 떨어진 천사들은 이제 하느님을 뵈옵고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는
것이 영원히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제 그들은 하느님의 영을 기억하지 못한다.
떨어지기 전에는 은총 덕분에 익숙했던 하느님의 영이었다. 하느님께 순명할 때에 누렸던
모든 권리를 이제 모조리 잃고 말았다.
이제 그 권리, 하늘에서 떨어지기 전 천사들이 누렸던 그 권리는 인간에게 넘겨졌다.
그와 동시에 하늘나라에서는 그들의 모든 자취가 깡그리 사라져버렸다. 이제 더 이상 그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오, 비참한 악이여, 형언할 길 없는 불행이여, 네게는 마땅한 징벌이도다!
그 큰 용은 그렇게 떨어졌다. 그 용을 추종하던 무리들도 떨어졌다.
미카엘 대천사는 “누가 하늘 높은 데에 거하시는 우리 주 하느님과 같으랴?”라는 말로써
그 큰 용을, 비참한 루치펠을 하늘에서 쫓아냈다.
“누가 하늘 높은 데에 거하시는 우리 주 하느님과 같으랴?” 이 말은 너무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어 저 교만한 용과 그 패거리에게 더할 수 없는 수치감을 안겨 주고 그들을
땅 속 깊은 심연에 내던졌다.
이제 그들은 불행과 징벌에 더하여 큰 용, 그 옛날의 뱀, 악마, 그리고 사탄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미카엘 대천사가 전쟁에서 루치펠에게 그런 이름을 붙여준 것은 그의 악의와
불의를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큰 용 루치펠은 자신의 간사한 꾀에 되레 당한 꼴이 되었다.
루치펠은 자신이 누리던 모든 행복과 영예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모든 명예로운 칭호를
빼앗겼다. 대신 수치스런 이름을 받았다.
또한 지상의 모든 인간을 현혹하고 그릇된 길로 이끌려는 붉은 용의 사악한 술책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모든 민족을 멸망시키려고 작정한 그자는 그렇게 지옥으로 내던져졌다. 이를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너는 저승으로, 구렁의 맨 밑바닥으로 떨어졌구나. 너의 시체는
너의 악한 생각이 낳은 구더기와 벌레들에게 넘겨졌다”(이사 14, 15 참조).
이사야 예언서의 14장은 모두 루치펠에게 해당된다.
이렇게 해서 이제 하늘나라의 악한 천사들은 모조리 소탕되었다. 하느님께 순명하고
착한 천사들에게는 신성의 장막이 내려졌다. 반역의 무리들이 벌을 받은 반면에 착한 천사들은
승리의 월계관을 받았다.
하느님께서는 착한 천사들에게 당신의 뜻을 드러내셨다. “루치펠은 교만과 죄악의 깃발을 들어
올렸다. 그는 엄청난 악의와 분노로 사람들을 박해할 것이며, 사악한 꾀로써 수많은 사람들을
그릇된 길로 이끌 것이고, 서로 간에 죽고 죽이도록 꾀할 것이다. 죄악과 악덕에 눈먼 사람들
은 오랫동안 더할 수 없이 비참한 무지에 선동될 것이다. 하지만 오만과 거짓과 온갖 종류의
죄악은 나의 본질과 나의 뜻과는 완전히 상반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덕과 거룩함에
승리를 안겨 줄 것이다.”
요한 묵시록 12장 계시, “너희 땅과 바다는 불행하다”
“너희 땅과 바다는 불행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달은 악마가 큰 분노를 품고서
너희에게 내려갔기 때문이다”(묵시 12, 12).
땅은 불행하다! 이제 엄청난 악행의 무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불행하다!
그처럼 엄청난 악덕을 보면서도 악행을 일삼는 자들을 분노의 물길 속에 쓸어 넣지 않고,
창조주 하느님께 불법을 저지르는 자들에게 복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온갖 악의로 냉혹해져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여, 너는 더욱더 불행하다! 네가 바로 악마를
추종하기 때문이다. 악마는 전쟁의 크나큰 분노와 전대미문의 무자비 속으로 너희를 몰아넣기
위해 내려갔다. 피에 굶주린 사자보다 더 사악하고 잔인한 용의 분노가 모든 것을 삼킬
것이다. 그 용의 분노를 만족시키기에는 온 세상의 모든 날도 짧으리라. 인간을 파멸시키려는
그의 갈증과 탐욕이 너무나 커기에 인간의 온 생애도 그에게는 충분하지 않으리라.
하느님의 자녀들과 영원한 정쟁을 벌이기 위해 그의 광분은 가능하다면 영원한 시간을
원하리라. 무엇보다 그의 분노는 그의 머리를 짓밟을 경건한 여인에게로 향할 것이다.
“용은 자기가 땅으로 떨어진 것을 알고, 그 사내아이를 낳은 여인을 쫓아갔습니다”
(묵시 12, 13).
그 옛날의 뱀인 악마는 자신이 처한 비참한 처지를 깨달은 후에 더욱 엄청난 분노와 시기로
불타올랐다. 그는 광포한 한 마리 짐승처럼 자기 자신을 찟어발길 듯했다. 그는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분노를 강생하신 말씀의 어머니인 여인에게 품었다.
루치펠과 그를 추종하는 악마들의 무리는 지옥에 도착하여 곧장 회의를 열었다. 그때 그것들은
할 수 있는 한 모든 간계를 끌어 모았다. 하느님을 가장 심하게 모욕하고 자기들에게 내린
벌보다 훨씬 더한 것으로 복수하기 위해서!
그 회의의 최종 결론은 이러했다.
“십중팔구 하느님은 인간을 가장 사랑할 터이니, 그것을 이용하면 가장 잔인한 복수와 가장
지독한 모욕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사랑의 활동을 방해하고, 인간을 현혹하고 그릇된
길로 이끌어서 가능한 한 하느님을 배반하고 거역하도록 선동하자. 그러면 인간은 하느님의
은총과 친교를 잃게 될 것이다.”
이어서 수장인 루치펠이 자신의 무리들을 향해 이렇게 촉구하며 결의를 다졌다.
“이제 우리는 방법을 알았으니 있는 힘을 다해 일해야 한다. 이제부터 우리는 사람들을
우리 뜻대로 유혹하고 굴복시켜서 파멸시켜야 한다. 모든 인간을 박해하고 그들에게 약속된
상을 빼앗아야 한다. 하느님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를 거부하게 될 것이니 인간들이 하느님의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한시도 경계를 늦추어선 안 된다. 나는 인간들을 상대하여 큰 승리를
거둘 것이다. 모든 인간이 나를 우러르며 내 뜻에 복종하도록 만들 것이다.
나는 오류와 파벌과 하느님의 법에 반대되는 나의 법을 퍼뜨리겠다. 내가 직접 인간들 중에서
예언자와 지도자를 세우고 그들에게 나의 법을 심어 주어서 그들이 그것을 도처에 퍼뜨리게
할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창조주를 거역하도록 하여 하느님에게 복수하게 할 것이며,
인간들을 내게로, 이 지옥의 고통 속으로 끌어내릴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압박하고,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짓밟고, 버림받은 자들을 박해할 것이다.
불화의 씨를 뿌리고, 전쟁의 불씨를 붙이며, 민족과 민족들이 맞서도록 선동하고, 교만과
파렴치를 도처에 퍼뜨려 죄를 유인할 것이다. 나를 따르는 자는 모두 영원한 불 속에 파묻어
버릴 것이다. 나의 뜻을 가장 잘 따르는 자를 가장 지독한 고통의 도가니에 가라앉힐 것이다.
거기에 나의 왕국이 있으니, 나의 부하들에게 줄 상이 바로 그것이다.
강생한 말씀에게 나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선포할 것이다. 그가 하느님이면서도 사람이
된다면 나보다 낮은 본성을 가질 것이니, 나는 나의 왕좌와 위엄을 그의 것보다 더 높이
올리고 나의 능력과 계책으로써 그를 짓부수고 멸망시킬 것이다.
그의 어머니가 될 여자는 내 손아귀에서 고통을 겪어야 하리라. 이처럼 위대한 나의 능력에
한낱 여자가 무슨 수로 견준다는 말인가? 너희는 나와 함께 그녀를 짓밟아야 할 것이니,
그날 하느님 앞에서 그랬듯이 나를 따르고 이 복수전에서 내게 복종해야 한다.
인간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그들을 밑바닥으로 끌어내려라. 그들을 섬기는 척하면서
추락시켜라. 그들을 타락시켜서 내게로, 이 지옥으로 끌어내려라.”
지옥에서 열린 이 첫 회의에서 루치펠 무리가 아직 창조되지도 않은 인간을 향해 쏟아 붓는
이 같은 분노와 악의를 인간의 언어로 제대로 옮긴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때 이 세상을 잿빛으로 물들일 모든 악덕과 죄악이 생겨났으며, 그것은 모든
기반과 오류와 신앙의 분열을 세상에 낳았다. 최초의 이 지옥 회의는 인간과 세상을 고통과
불행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모든 악행의 산실이었다. 선이 아닌 악을 선택하는 사람은
모두 지옥의 군주를 섬기는 것이다.
인간의 창조와 루치펠의 분노
원조들이 복된 은총 지위에 있었던 것은 잠시뿐이었으니, 뱀이 그들을 시기했기 때문이다.
뱀은 숨어서 첫 인간이 창조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루치펠은 인간을 제외한 다른
모든 피조물이 생겨나는 것은 지켜보았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창조 과정은 루치펠에
게 보여 주지 않으셨다. 아담과 하와가 함께 있게 될 때까지 모든 것이 루치펠에게는 감추어져
있었다. 마침내 하느님께서 아담을 만드셨다. 그리고 아담의 갈비뼈로 하와를 지으셨다.
드디어 루치펠은 보았다. 첫 인간 아담과 하와를! 그 순간 루치펠은 광분했다. 더할 수 없는
극도의 분노를 불태웠다. 다른 모든 피조물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놀라운 인간 본성을
보았기 때문이며, 아담과 하와의 육신과 영혼을 감싸고 있는 지극한 아름다움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하느님께서 지극한 사랑의 눈길로 아담과 하와를 바라보시면서 그들이
당신의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게 하셨기 때문이며, 그들이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가질
만큼 성부의 사랑이 크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아담과 하와에 대한 루치펠의 시기심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극에 달했으며 그것은
분노로 표출되었다. 시기심의 노예가 된 루치펠은 광포한 사자처럼 아담과 하와의 생명을
노렸다. 높고 큰 힘이 루치펠을 막지 않았더라면 의당 그는 일을 저질렀을 것이다.
그때부터 루치펠은 어떻게 하면 그 둘에게서 하느님의 은총을 빼앗고, 그들이 하느님을
거역하도록 선동할 수 있을지 골몰했다
[출처] 천사의 창조와 타락(상)|작성자 crazyn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