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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구팬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유럽농구에 관한 관심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NBA와 연계해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NBA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2023년 NBA 드래프트, 그리고 오프시즌에 유럽 리그 출신, 유럽산 슈터를 지명(드래프트)하거나, 트레이드(딜런 브룩스)로 NBA 진출 시 우선협상권을 가져왔습니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멤피스는 오랜 시간 유럽 선수 영입(ex 가솔 형제, 후안 까를로스 나바로, 마르코 구두리치)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에도 멤피스의 ‘유럽 선수’에 대한 관심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드래프트(2라운드 56순위)로 뽑은 유럽 선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출신(2020년 비베로비치는 튀르키예로 귀화했지만, 다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표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으로 튀르키예 1부 리그(BSL) 명문팀, 페네르바체 소속, 2001년생 타릭 비베로비치(201cm)이며,
트레이드로 우선협상권을 가져온 유럽 선수는 2023년 농구 월드컵에도 나선, 스페인리그(Liga Endesa), 사스키 바스코니아의 세르비아 선수인 반야 마린코비치(201cm)입니다.
2023년 멤피스가 ‘점 찍은’ 이 유럽 선수들은 모두 ‘유럽프로팀들의 농구 전쟁’ 유로리그, 그리고 튀르키예, 스페인 같은 수준 높은 리그 경기에 모두 나서고 있습니다.
비베로비치, 마린코비치 모두 예전에 글을 썼던 이들인데, 여전히 유럽 농구가 ‘미지의 세계’이고, 유럽 농구를 그나마 국내에서 인기 농구 컨텐츠인 ‘NBA’와 연계한다는 취지에서 다시 이들에 대한 글을 써도 괜찮을 것 같아, 2023-2024시즌 활약상 글을 준비해봤습니다.
그리고 예전 이 둘과 관련된 글에 쓴 자료도 많이 재활용한다는 점(국내 농구팬들에게 유럽 농구와 관련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1), (2)편으로 나누어, 바로바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분데스리가 유망주들처럼, 기간을 상당히 길게 잡고,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1)편은 비베로비치, (2)편은 마린코비치입니다.
+페네르바체에서 서서히 비상하고 있는 비베로비치, 2023-2024시즌 현재 활약상은?+
일단 예전에 비베로비치와 관련하여, 쓴 글을 밑에 올리겠습니다. 이 친구의 여러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 플레이 스타일, 페네르바체에서 풀 경기를 보고 싶은 분들은 밑의 글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글에도 이때 언급한 내용을 많이 반영할 것 같습니다.
+비베로비치 관련 참고 자료+
https://cafe.daum.net/ilovenba/9eHg
2017년 12월, 만 16세의 어린 나이에 비베로비치는 페네르바체(5년 계약)로 이적합니다.
사실 밑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페네르바체 입단 이후, 비베로비치는 유로리그, 튀르키예 1부 리그에서 ‘반짝 활약’을 시기(Ex 2020-2021시즌, 유로리그 8강 플레이오프, 2022-2023 튀르키예 1부 리그 플레이오프)는 있었으나, ‘한 시즌’을 통째로 확실하게 활약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비베로비치가 페네르바체에서 ‘기’를 피지 못했던 이유는 유럽의 스타들을 매해 영입하면서, 우승을 노리기에, 나이가 어리고, 경험도 일천했던 유망주가 적응하기 힘든 페네르바체의 팀 사정(두터운 선수층 구축, 베테랑 중용)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베로비치가 그나마 페네르바체에서 그저 그런 선수는 아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위에서 이야기한 짧은 시간 활약했던 무대가 바로 플레이오프였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2022-2023시즌 튀르키예 1부 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비베로비치의 활약상은 달랐습니다.
특히 2라운드(4강 플레이오프), 아나돌루 에페스에게 결국 시리즈(시리즈 스코어 1-3 패배)를 내줬지만, 비베로비치는 2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올렸으며, 특히 2차전에서 정말 잘했습니다.
+비베로비치 vs 아나돌루 에페스 개인 기록(3경기) 및 경기 결과(재업)+
1차전 -> 108-66 승, 18분 11점(2점 4/5 3점 1/3) 2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
2차전 -> 90-92 패, 20분 17점(2점 1/3 3점 5/10) 5리바운드
3차전 -> 91-97 패, 9분 3점(3점 1/1)
4차전 ->78-87 패, 10분, 무득점.
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에페스처럼 유로리그에서 2시즌 연속으로 우승(2020-2021, 2021-2022)을 차지한 강한 전력을 가진 강팀과의 경기에서 잘하면, 그 선수의 주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무대가 ‘플레이오프’라면, 해당 선수의 평가에 대한 무게감은 더해 무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베로비치의 2차전 하이라이트(재업)+
https://twitter.com/Eurospects/status/1666029676119064578
페네르바체가 에페스와의 최종전(4차전 78-87 패, 현지 시간 6월 9일)에서 패배한 약 2주 후, 비베로비치는 2023년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6순위로 멤피스가 지명하였습니다.
여담으로 당시 드래프트 방송 영상에서는 비베로비치를 지명했을 때, 방송 선전이 지나간 후, 순위가 매우 낮은 만큼(지명되는 순간은 방송을 타지 않았습니다), 멤피스가 지명했다는 소식만 화면에 나왔습니다.
+2023년 NBA 드래프트 지명자 58명을 지명하는 순간 영상(비베로비치가 멤피스에 지명되었다는 화면은 14분 17초부터)+
https://www.youtube.com/watch?v=H81oOtFmxwg
일단 멤피스는 드래프트에서 비베로비치를 지명한 이후, 섬머리그에 비베로비치를 초청하는 등, 진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비베로비치는 섬머리그 7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16분을 뛰며, 6.7점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3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재즈 -> 13점, 레이커스 -> 12점, 선즈 -> 13점)을 올렸습니다.
+비베로비치의 2023 섬머리그 하이라이트 영상(재업)+
https://www.youtube.com/watch?v=PmrKaAZCwy8
NBA 섬머리그 경험을 한 이후, 비베로비치는 곧바로 NBA 진출을 노리지 않고, 페네르바체에 다시 합류하여, 유로리그, 튀르키예 1부 리그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게 됩니다.
2022-2023시즌 마지막 순간(튀르키예 플레이오프) 활약상은 좋았지만, 비베로비치의 2023-2024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습니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유로리그 정규시즌 1(올림피아 밀라노 전 85-82 승), 2라운드(발렌시아 전 74-77 패)에는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밀라노와의 유로리그 정규시즌 1차전,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경기를 뛰지 못한 비베로비치+
https://twitter.com/salontribunu/status/1710341734029312010
-> Metecan Birsen, Yiğit Hamza Mestoğlu and Raul Neto, as well as Şehmus Hazer and Tarık Biberovic, who are injured in Fenerbahçe, are not in the squad for the Olimpia Milano match
그러나 이후, 15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1부 리그 3라운드 바체쉬르 전(113- 98 승)에서 비베로비치는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립니다.
+바체쉬르 vs 페네르바체 경기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iUGh863uBWU
->노란색 유니폼 13번이 비베로비치
+비베로비치 바체쉬르 전 득점 장면+
https://twitter.com/vargoskii/status/1713581113648599204
그는 이날 2점 슛을 모두 성공시키고, 고감도 야투 감각(2점 4/4 3점 3/4)을 선보이며, 전반에만 13점을 올렸고, 결국 17점 5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공헌했습니다.
이후, 페네르바체의 디미트리오스 이토우디스 감독은 2023-2024 유로리그 더블 라운드(한 팀이 한 주에 2회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보통 유로리그 정규시즌은 한 팀이 한 주에 1회 경기를 갖습니다) 첫 경기이자, 정규시즌 3라운드였던 파나시나이코스(이스탄불, 홈 경기)와의 경기에, 비베로비치를 적극적으로 시작합니다.
+유로리그 정규시즌 3라운드 페네르바체 vs 파나시나이코스 10분 58초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SwUxkrlaRRw
->비베로비치는 노란색 유니폼 13번.
페네르바체가 14점 차 대승(83-69)을 거둔 이 경기에 비베로비치는 코트에 12분 33초간 머물렀습니다. 그는 6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올렸는데, 6점 모두 3점 슛이었고, 효율(2/3)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비베로비치는 4라운드에서 페네르바체의 ‘영웅’이 됩니다. 페네르바체의 4라운드 상대 팀은 프랑스 1부 리그(LNB Pro A)팀이자,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슈퍼스타인 토니 파커가 구단주로 있는 아스벨 리옹 –빌뢰르반이었습니다.
+페네르바체 vs 아스벨 리옹 – 빌뢰르반 9분 50초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TzNjvBfg_Y0
->노란색 유니폼 13번이 비베로비치
+비베로비치 vs 아스벨 리옹 – 빌뢰르반 하이라이트(17점)+
https://www.youtube.com/watch?v=lIQM8i54ceY
사실 2쿼터 중반까지 페네르바체는 아스벨에게 최대 18점 차 리드(전반 종료 5분 25초 전, 25-43)를 당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런데, 비베로비치가 ‘반전 드라마’의 시나리오를 조금씩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그는 2쿼터 종료 5분 40초를 앞두고, 경기에 처음 코트에 등장한 후, 45도(32-44 -> 35-44, 2분 36초 전), 코너(35-49 -> 38-49, 1분 34초 전)에서 ‘캐치 앤 슛’으로 3점 슛을 성공시키면서, 페네르바체 반격의 서막에 불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3쿼터 시작 이후, 페네르바체의 공격이 잘 풀리기 시작하는데,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득점까지 올립니다.
그는 속공 참여에 의한 왼손 레이업(3쿼터 종료 5분 44초 전 56-61)으로 득점을 올린 이후, 4쿼터 들어서 페네르바체가 74-73, 1점 차로 앞서고 있을 때, 경기 종료 7분 37초를 두고, 상당히 먼 거리에서 던진 3점 슛을 꽂으며, 경기를 투 포제션 게임(77-73)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분 15초 전(90-82 -> 93-82), 1분 47초 전(93-84, 96-84), 비베로비치는 코너 3점 슛을 성공시키며, 이날 승부에 쐐기를 박습니다.
비베로비치는 이날, 22분 3점 슛 5개(5/8)를 포함하여, 17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페네르바체의 유로리그 Top 4(4라운드 기준, 4위, 3승 1패) 진입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시즌 초이기 때문에, 표본은 적지만, 비베로비치는 유로리그, 튀르키예 1부 리그에서 상당히 뛰어난 개인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베로비치의 2023-2024 유로리그, 튀르키예 1부 리그 개인 기록+
+유로리그+
2경기 평균 17분 23초 11.5점(3점 슛 7/11 63.6%) 2.5리바운드 0.5어시스트
+튀르키예 1부 리그+
3경기 평균 18분 40초 9.7점(3점 슛 71.43% 5/7) 3.7리바운드 1.0어시스트
사실 이 정도 활약상이면, 비단 농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앞으로 중요한 경기에 ‘꾸준히, 그리고 긴 시간’ 코트에 머물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유로리그 같이, 매 경기 ‘1승’이 중요한 무대는 20대 초반 젊은 선수가 오랜 시간 코트에 머물기 힘들고, 베테랑들이 긴 출장 시간을 가지는 데 있어, 유리한 무대인데, 일단 비베로비치는 첫 단추는 잘 꿰고 있는 셈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비베로비치는 페네르바체에서 보낸 5년의 시간 중, 유럽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자신의 농구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기회’를 잡은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만약 2023-2024시즌, 유로리그, 튀르키예 1부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소속팀 성적까지 끌어올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면,
최근 유럽 출신 선수들의 NBA 성공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멤피스에서도 비베로비치에 관련한 관심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비베로비치가 현대 농구 트랜드에 맞는 자원(슈터)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멤피스가 슈터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2023-2024시즌, 비베로비치가 유럽에서 좋은 커리어를 쌓아나갈 경우,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비베로비치가 NBA 진출을 원한다면, 개인적인 생각은 2시즌 정도는 유로리그, 튀르키예 1부리그에서 경기를 뛰면서 충분한 검증을 받은 다음, NBA에 건너가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좌우간, NBA 팀과 연관성이 있는 유럽 선수들에게 관심있는 농구팬들이 있다면, 2023-2024시즌, 페네르바체의 비베로비치를 지켜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허접한 장문 끝까지 읽어 정말 감사합니다.
피에쑤_ 여담으로 비베로비치 관련하여 재미있는 영상 하나를 얼마 전에 찾아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비베로비치의 현재 등번호(13번)는 현재 세르비아 대표팀의 주득점원이자, 과거 페네르바체를 유로리그 우승(2016-2017시즌)으로 이끈 주축, 그리고 NBA 애틀랜타 호크스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보그단 보그다노비치(196cm)가 페네르바체에서 뛰던 시절 달고 있던 등번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현지 페네르바체 팬들은 비베로비치와 관련된 ‘과도한 기대’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과거 보그다노비치, 그리고 비베로비치의 슛 성공 장면을 캡쳐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짧은 영상이지만, 일단 전 재미있게 봐서, 많은 농구팬들과 공유하고 싶어, 올리겠습니다.
+페네르바체, 비베로비치 X 보그다노비치 비교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D7wvuQNF0ew
첫댓글 굿!
댓글 감사합니다. 유럽에서 성공한 뒤, 꼭 멤피스에 합류해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