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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쉽고, 단계적이고, 셰프에게 검증받은 가이드를 통해 복근을 안전하게 사수하면서 새해의 풍성한 치트 밀을 즐겨 보자. 화려한 뷔페식도 문제없다!
글: 닐스 번슈타인
사진: 크리스토퍼 테스타니
푸드 스타일링: 수잔나 린저
아버지가 드실 위스키에 물 타는 것 잊지 말기. 고모가 선물해 주신 끔찍한 스웨터 꼭 입기. 대화가 정치 이야기로 흘러갈 것 같으면 능수능란한 말재주를 발휘해 빨리 축구 이야기로 넘어가기. 이렇게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드디어 밥 먹을 시간이 됐을 때 칼로리를 계산하며 끙끙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암울하다. 우리가 1년 동안 찌우는 살의 75퍼센트는 11월에서 1월 사이에 찐다는 연구 결과가 2013년에 <유럽 임상 의학 저널>에 발표됐다. “사실 하루 정도는 막 먹어도 건강이 나빠지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폭식을 하고 나면 악습관의 악순환이 시작된다는 거죠. 이런 안 좋은 식습관은 일주일, 한 달, 심지어 한 계절 내내 안 고쳐지기도 합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공인 영양사인 미란다 해머가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연초부터 올바른 길을 걷는 것은 어떨까? 우선 햄을 굽는 대신에 삶아서 지방부터 줄여 보자. 방울다다기양배추도 버터 없이 맛있게 요리할 수 있다는 걸 아는가? 배를 살찌우는 으깬 감자 대신에 맛있는 콜리플라워 믹스를 먹어 보는 건 어떤가? 연말연시에 즐겨 먹는 전통 요리에 건강한 변화를 주면 맛을 포기하지 않고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보너스: 남은 음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심각하게 맛있는 칠면조 (12인분)
가금류를 구입할 때는 라벨에 ‘목초 사육’이나 ‘유기농’이라고 적혔는지 확인하자. 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 항생제(혹은 액상 감미료) 없이 키운 칠면조가 더 맛있으니까 말이다. 칠면조를 양념할 때는 기름이나 버터를 잔뜩 바르는 대신에 소금과 후추로 간만 맞추자. 칠면조 껍질이 완전히 마른 상태로 오븐에 넣어야 한다.
칠면조 1마리(5~7kg)
소금과 후추
오븐을 200도로 예열하자. 칠면조를 가슴이 아래로 오게 커다란 베이킹 팬에 담자. 그리고 소금과 후추를 문질러서 포일로 싸자.
포일에 구멍을 뚫어서 오븐에서 45분간 굽자. 가슴이 위로 가게 뒤집자. 가슴이 71도, 다리가 76도로 익을 때까지 오븐에서 더 굽자. 30분 식혔다가 내자.
영양정보: 413 칼로리, 71g 단백질, 0g 탄수화물, 12g 지방
그레몰라타를 곁들인 맛좋은 방울다다기양배추 (6인분)
방울다다기양배추는 성스러운 음식처럼 보이지만 베이컨이나 크림과 함께 먹다 보면 손을 멈추기 힘들다. 그 대신에 이탈리아 전통 그레몰라타를 곁들여 보자. 지방과 나트륨 섭취를 줄여서 연말에 섭취하는 영양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또한 오븐에 구우면 팬에 튀길 때보다 기름을 적게 쓰고도 바삭함을 살릴 수 있다.
다진 파슬리(플랫 리프가 좋다) ½컵
마늘 1쪽, 다진다
레몬 껍질 2티스푼
소금과 후추
방울다다기양배추 680그램,
끝을 다듬어 세로로 자른다
올리브유 1스푼
오븐을 218도로 예열하고 그레몰라타를 만들자. 파슬리, 마늘, 레몬 껍질을 작은 그릇에 섞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자. 큰 그릇에 양배추와 올리브유를 버무려서 베이킹 팬에 깔자. 끝이 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오븐에서 25분간 굽자. 따뜻한 양배추와 그레몰라를 섞어서 내자.
영양정보: 203 칼로리, 14g 단백질, 38g 탄수화물, 4g 지방
깃털처럼 가벼운 호박 파이 (8인분)
파이 껍질만 포기하면 그 소중한 비법 레시피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도 파이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만족스러울 때까지 충분히 음미하세요. 이제 다음 날부터 다시 건강식을 하며 운동하면 됩니다.” 해머가 덧붙였다.
호박 통조림 1캔(425g)
저지방 무가당 연유 1캔(340g)
달걀 2알
황설탕 ½컵
계피 가루 1티스푼
생강 가루 ½티스푼
정향 가루 ¼티스푼
소금 ¼티스푼
베이킹파우더 ½티스푼
오븐을 160도로 예열하자. 큰 그릇에 호박, 연유, 달걀, 설탕을 섞자. 작은 그릇에 계피, 생강, 정향,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섞자. 이것을 큰 그릇에 붓고 섞어서 파이 접시에 담자. 오븐에서 50분간 굽자. 중앙에 이쑤시개를 꽂았다가 뺐을 때 반죽이 안 묻어 나와야 한다. 냉장고에 최소 3시간 식혔다가 내자.
영양정보: 106 칼로리, 5g 단백질, 19g 탄수화물, 2g 지방
그레이비 (12인분)
버터 3스푼
양파 1개, 곱게 썬다
마늘 1쪽, 다진다
당근 1개, 곱게 썬다
셀러리 1대, 곱게 썬다
칠면조 목과 내장
고품질 저나트륨 칠면조/닭 육수 4컵
간장 1스푼
밀가루 6스푼
소금과 후추
큰 냄비에 버터 1스푼을 넣고 중간 불로 녹이자. 양파, 마늘, 당근, 셀러리, 칠면조를 넣고 노릇하게 익히자. 육수와 간장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서 1시간 놔두자. 그리고 체에 거르자. 큰 팬에 버터 2스푼을 올리고 중간 불로 녹이자.
밀가루를 넣고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계속 젓자. 앞에서 만든 육수를 천천히 섞으면서 붓자.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걸쭉해질 때까지 놔두자.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자.
양 다리 (12인분)
양을 그릴에서 구우면 오븐에선 사이드디시를 조
리할 수 있다. 하지만 양은 제대로 조리해야 한다.
우선 균일한 두께의 나비 모양으로 자르는 것을
잊지 말자(정육점에 가면 쉽게 해 준다). 보너스:
이 소스엔 기름이 안 들어가서 천 칼로리는 더 줄
일 수 있다. 고마운가? 그럼 오백 원.
레몬 2개
신선한 로즈메리 2스푼
마늘 8쪽, 껍질 벗긴다
소금 1스푼
뼈 없는 양 다리 1개(2.7kg), 나비 모양으로 자른다
믹서에 레몬을 껍질 채로 넣고 로즈메리, 마늘, 소금과 함께 갈아서 페이스트를 만들자. 양고기에 페이스트를 바르고 냉장고에 최소 여섯 시간, 여유가 있으면 하룻밤 보관하자. 그리고 숯이나 가스 그릴을 중간 불로 예열해서 양고기를 굽자. 가장 두꺼운 부위에 온도계를 삽입했을 때 50도가 될 때까지 굽자(한 면당 약 15분). 그리고 접시에 옮겨 담자(아니면 22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뚜껑을 덮지 말고 45분 구워도 된다). 포일로 가볍게 싸서 20분 식히자.
영양정보: 427 칼로리, 64g 단백질, 1g 탄수화물, 17g 지방
깍지콩 캐서롤 (8인분)
연말연시를 대표하는 이 질척한 요리도 맘껏 먹어도 된다. 수프를 간단한 소스로 대체하고, 양파를 튀기는 대신에 캐러멜라이즈 하면 된다. “깍지콩은 섬유질과 비타민C가 풍부하니까 접시에 많이 담으세요.” 해머가 말했다.
신선한 깍지콩 680그램, 다듬어서 반으로 자른다
버터 2스푼
양파 2개, 껍질 벗겨 얇게 썬다
소금
버섯 230그램, 거칠게 썬다
양파 1개, 큼직하게 썬다
마늘 2쪽, 다진다
닭 육수 1컵
우유 1컵
밀가루 3스푼
냄비에 담긴 소금물을 끓이자. 깍지콩을 넣고 5분 익힌 후 물을 버리고 식히자. 중간 불로 달군 팬에 버터 1스푼을 녹이고 양파 슬라이스를 볶자. 소금을 살짝 뿌리고 노릇하게 익히자. 오븐을 200도로 예열하자.
큰 팬에 버섯, 양파, 마늘, 소금 1티스푼을 넣고 중간 불로 10분 익히자. 별개의 냄비에 육수와 우유를 넣고 뭉근히 끓이다가 밀가루를 넣고 2분간 젓자. 이 육수를 버섯에 붓고 저으면서 걸쭉하게 끓이자. 콩을 베이킹 팬에 담고, 버섯 믹스를 올리고, 캐러멜라이즈한 양파를 올려서 오븐에 15분 굽자.
영양정보: 96 칼로리, 4g 단백질, 13g 탄수화물, 4g 지방
휘핑 고구마 (8인분)
고구마는 그 자체로 이미 비단처럼 부드럽고 달콤한데, 여기에 황설탕과 미니 마시멜로까지 곁들이면 너무 과하다. “그 대신에 과일로 자연스러운 달콤함을 더하세요. 과일의 영양소도 섭취하고, 정제당 섭취도 줄이고,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까지 보충할 수 있습니다.” 해머가 말했다. 크림 같은 식감을 더해 줄 바나나와 고구마의 깊은 맛에 시큼함을 더해 줄 사과를 추천한다.
고구마 900그램, 포크로 구멍을 낸다
익은 바나나 2개
천연 애플소스 1컵
꿀 ¼컵
계피 가루 1티스푼
소금과 후추
설탕
오븐을 190도로 예열하자. 베이킹 팬에 고구마를 올려 40분간 굽자. 바나나를 껍질 채로 추가해서 15분 더 굽자. 고구마가 식으면 세로로 자르고, 속을 파서 그릇에 담자.
바나나는 껍질을 벗겨서 애플소스와 꿀, 계피와 섞자. 소금과 후추, 설탕으로 간을 맞추자. 포테이토 매셔로 모두 잘 으깨서 섞자. 버터를 바른 베이킹 팬에 옮겨 담고 오븐에서 30분간 굽자.
영양정보: 138 칼로리, 1g 단백질, 35g 탄수화물, 0g 지방
으깬 감자플라워 (6인분)
일반적으로 으깬 감자 한 컵엔 240칼로리, 지방 9그램, 탄수화물 35그램이 들었다. 다행히도 으깬 감자를 만들 때 감자의 절반을 콜리플라워로 대신하면 안 좋은 영양소 섭취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그래도 아무도 모른다. “콜리플라워는 항산화물질과 비타민 C, K도 풍부하죠.” 해머가 말했다. 으깬 감자플라워는 감자의 풍미는 살아 있고, 식감은 더 가벼우며, 맛은 더 고차원적이다(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당근이나 순무도 넣어 보자).
감자 450그램(러셋이나나 유콘 골드 감자), 원하면 껍질을 벗겨서 4등분
콜리플라워 반 통, 심을 제거하고 크게 썬다
올리브유 2티스푼
그리스요구르트 ¼컵
소금과 후추
큰 냄비에 감자를 담자. 감자 위로 물이 7센티미터 올라오게 물을 붓고 끓이자. 감자가 거의 부드러워졌을 때쯤(버터 칼로 눌렀을 때 푹 들어가진 않는)에 콜리플라워를 넣자. 그리고 다시 10분을놔두자. 숟가락 뒷면으로 쉽게 으깰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물을 버리고 다시 냄비에 옮겨서 포테이토 매셔로 잘 으깨자. 올리브유와 요구르트를 섞고,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자.
영양정보: 123 칼로리, 4g 단백질, 23g 탄수화물, 2g 지방
매콤하고 건강한 햄 (12인분)
‘햄’ 하면 뭔가 복근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사실 햄은 생각처럼 지방이 많지 않고 몸에도 좋다. 소금에 절인 햄이나 지방질의 껍질, 끈적거리고 달짝지근한 글레이즈가 햄의 명성을 망쳐놓고 있을 뿐이다. 햄을 굽는 대신에 삶으면 소금과 지방 섭취량을 확 줄일 수 있다. 그래도 촉촉한 맛은 살아 있다. 또한 설탕덩어리 허니-베이크 글레이즈를 바르는 대신에 매콤한 스리라차를 얇게 입혀 보자. 그러면 풍미 깊은 햄에 고차원적인 맛까지 더할 수 있다.
꿀 ¼컵
스리라차 소스 3스푼
간장 1스푼
라임 ½개의 즙
‘시티 햄’ 1개(2.2~3kg), 프로슈토처럼 소금에 절여 건조하지 않고 훈연한 햄
작은 그릇에 꿀, 스리라차, 간장, 라임즙을 섞어서 옆에 치워 두자. 햄을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서 잠기게 하자. 끓기 시작하면 물을 갈고 다시 끓이자. 불을 줄여서 고기 0.45kg당 15분을 끓이자. 물을 버리고 껍질과 지방을 제거하자. 오븐을 190도로 예열하자. 얕은 베이킹 팬에 햄을 담고 스리라차 글레이즈를 발라서 30분 굽자. 20분 식혀서 내자.
영양정보: 333 칼로리, 31g 단백질, 14g 탄수화물, 16g 지방
소믈리에의 팁!
뮈스카데와 보졸레를 마시자
뉴욕 ‘풍투’의 식음료 책임자인 제이슨 와그너
와인 중에는 도수가 낮은 와인도 많다. 이런 와인은 겨울 음식에 곁들이는 도수 높은 레드 와인인 진판델이나 카베르네보다 칼로리도 적다. “보졸레나 프랑스 루아르 계곡에서 만든 와인은 도수가 낮고, 산도가 높아요. 칼로리가 적고,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음식에 곁들이기 좋죠.” 와그너가 말했다. 레드 와인을 고를 때는 ‘크루 보졸레’라고 적힌 와인을 고르자. 최고의 포도밭에서 생산했다는 뜻이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뮈스카데가 좋다. “도수가 높고 향이 강한 와인은 음식의 맛을 가리고, 빨리 취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보졸레나 뮈스카데는 많이 마셔도 쉽게 안 취하기 때문에 연말연시 전통 요리에 곁들이기 좋아요.” 와그너가 말했다.
서빙 팁
완벽한 양 조절
뉴욕 공인 영양사 미란다 해머
복근이 붙어 있는 채로 연말연시에서 살아남고 싶은가? 그런 여러분을 위해 해머가 제일 중요한 팁을 공개했다. 접시(지름이 22cm 이하여야 한다)에 음식을 담을 땐 절반을 채소로 채우고, ¼을 단백질로 채우고, ¼은 전분성 탄수화물로 채우자(고구마, 으깬 감자, 그레이비). 그러면 손쉽게 지방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 섭취를 늘릴 수 있다. 음식을 먹기전에 헬스클럽에 다녀오는 것도 좋다.
셰프의 팁!
듣도 보도 못한 지상 최고의 소스
매사추세츠주 뉴베리포트의 ‘세이아 키친 + 바’에서 일하는 셰프 제레미 글로버
미국 북동부에서 요즘 가장 핫하다는 셰프이자 농부인 글로버는 ‘크랜베리 마요’가 정말 맛있다고 장담했다. 대중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활용도가 매우 높은 소스라고 한다. 먹다 남은 크랜베리 소스(일반 소스나 젤리 형태의 소스)와 마요네즈를 1:2의 비율로 섞고 디종 머스터드를 살짝 곁들이면 된다. 비타민C가 풍부해서 일반 마요네즈보다 몸에 좋고, 호밀빵에 발라서 칠면조 샌드위치를 만들어도 된다. 남은 칠면조나 감자로 샐러드를 해도 되고, 칠면조 껍질을 과자처럼 찍어 먹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