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47회 등산 만학봉(325m) 2002-49
2002년 11월 17일 일요일 비 원성연 원달연 참가
어제 대전광역시 태권도협회 구 대항 축구경기에 중구선수로 참가한 탓으로 몸은 무거웠다. 보행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산을 오른다니……. 더구나 비 오는 날의 산행을 감행하는 내가 산에 단단히 미쳐 있는 모양이다.
금남정맥이 잘려 나간 만학골 고개부터 정맥 능선을 따라 산 오름이 시작됐다. 무성한 잡목들의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모습을 드러내는 산의 풍경은 가을 분위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가파른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올라가 나지막한 봉우리에 닿는다. 잡목이 에워싸여 조망은 터지지 않지만 바닥은 솔잎이 수북이 쌓여 마치 이불 위를 걷는 기분이고 325봉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이곳에선 길이 뚜렷한 오른쪽으로 진행하기가 십상인데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금남정맥을 벗어난다. 처음 이곳을 찾은 1997년 가을, 용케도 정맥 길을 정확히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왼쪽으로 뻗은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조금 내려서다가 5분쯤 올라서니 무덤이 자리 잡은 널찍한 만학봉이다. 삼각점도 박혀있는 만학봉은 사방의 조망이 시원스럽다.
북쪽으로 뻗은 금남정맥 능선은 중장리 고개로 잠시 가라앉았다가 서서히 고도를 높여 350봉을 빚어 놓고 있고 남쪽으로는 연천봉을 비롯한 계룡산 산줄기가 거대한 장벽처럼 가파른 산세를 이루고 있다. 빗줄기가 더욱 굵어져 등산화는 젖고 더 이상의 산행은 곤란할 것 같아 하산을 서둘러 일찍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