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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0시께, 우리 핵교 선상님들한테 쪽지 날렸다.
「선생님,
오늘 날 참 좋구만이라.
오늘 5시에
도교육청에서
차등성과급 반납대회가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장미란 선생님허고 저허고 갑니다.
잘 다녀오겄습니다!
꾸벅~! ^*^」
답장 쪽지가 날아온다.
「같이 못 가지만 좋은 결과 있도록 뒤에서 힘을 팍팍 밀게라우
잘 갔다 오시게라..
건강 생각 함시롱」
「잘 다녀오세요..」
「네에~~^^/
조심히 다녀오세요!!
꾸벅...」
“성, 저요. 쫌더 빨리 가믄 안 되께라? 풍물 쳐야쓴디...”
“그래? 나 5교시 수업 있는디? 수업 2시 반에 끝나...”
“그리라우. 글믄 2시 20분까지 댈라요.”
“장미란 선생님, 어짜께라? 내가 차를 갖고 가야쓰기는 헌디, 암매도 솟터 식구들 만나믄 막걸리 마셔불 것 같은디... 민식이 성 차는 수동이고... 피곤해서(오전 10시에 공립 유치원 설립 건으로 진도교육장 면담허고 수업은 또 세 시간이나 허고 히서) 운전허기가 근닥 허고...”
“글믄 제 차로 가요, 선생님!”
“그러께라? 갈 때는 제가 모께라!”
앗, 2시 20분이다. 현관으로 나갔다. 장미란 선상님이 안 보인다. 민식이 성한테서 전화가 온다. “고선생? 나여. 20분까지 댄다고 해놓고 어째 안 와?”
“장미란 선생님이 안 보이요, 야? 찾아서 언능 가께라, 이?”
‘혹시 차를 뒤에다 받쳐 놨다냐?’ 한 바꾸 뺑 돌았다. 없다. 보건실로 가봤다. 쇠통이 고리를 굳게 물고 있다. 북편 입구로 나온다. 빠알간 차가 문을 활짝활짝 젖힌 채로 서있다.
“어디 갔다왔습뗘?”
“예, 차를 딴 데다 둬놔서 인제 갖고 왔어요.”
시계를 봤다. 23분이다. 읍내 뒷길로 몰았다. 카니발 몰다가 아담헌 차 몽게로 골목 뀌기는 편허다. 30분이 못 되야서 진도고등학교 현관에 도착했다.
"성, 저희들 왔소.”
"응, 금방 가께.”
성이 느긋헌 걸음으로 나온다. 그 뒤로 오경교 조직부장관님이 해맑게 웃움시로 따라온다.
“아이고, 안녕허십니까, 장미란 선생님!”
“어서 오세요, 지회장님?”
“아이고, 고생들 허시겄습니다. 저도 가야쓴디, 수업 허니라고 못 가겄구만요. 제 몫까지 싸우고 오십시오. 고 선생님, 돈 잘 지키쑈, 이?”
“...???”
‘아, 맞어. 성과급 반납싸움허로 가제? 아이고, 이 형광등아!’
우수영 삼거리에서 목포길로 안 가고 해남길로 접어들었다. 여전히 장미란 선상님이 야그꽃을 피우고 있다. 목포 ㅎ중 때 있었던 일을 야그헌다. 2001년 당시 성과급 문제로 회의를 했단다. 정찬길 선생이 교무, 이강승 선생이 학생부장을 맡고 있었는디, 전교조 조합원들은 모다 자청해서 C급을 맡기로 결의했단다. 근디 장미란 선생님은 그렇게는 못허겄다고 했단다. 그리서 장미란 선상님은 꼬래비급에서 제외를 시켜놨는디 박모 교감이 뒤집어부렀다고 헌다. 한 달 동안 교감허고 싸워서 끝내는 사과를 받아냈단다.
작년 야그를 또 헌다. 전남도교육청에서 성과급을 보건교사끼리 따로 한다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한다. (실제 행정실 직원들은 도차원에서 급별로 매겨분단다.) 그래서 도교육청에 문의했더니 교육부 지침에 따랐단다. 당장 다른 도에 연락해서 알아본 결과 다른 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단다. 하여, 도교육청에 교육부 지침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교육부지침은 오지 않고 보건교사도 학교에서 다른 선상님들허고 항꾸내 등급을 매겨라고 업무연락이 왔단다.
“정찬길 선생님은 무슨 능력이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정말? 교감, 교장이 안 된다고 거부하는 일이 있으면 다 해결해버린다니까요? 이강승 선생님 특기는요. 교감, 교장 선생님이 얼토당토 안 한 일 시키면 대답은 잘해요. 그 큰 눈 꿈벅꿈벅하면서, ‘예!’ 해놓고 안 해버리는 것 있죠!”
“와하하하!”
“호호호홓!”
“작년 우리 학교 김일식 선생허고 똑 같구만,이?”
“맞어. 그랬다고 그랬어.”
“교장이 뭐 시키믄 대답은 남저음 목청으로 ‘예!’ 해놓고 안 해부러. 멫 번을 그라고 해붕게 그 담부터는 헛일 안 시켰다드랑게라?”
오장성 휴게소에서 지름도 늘 겸해서 쉬었다. 지름 늫고 매점에 갔다. 먼저 가게에 들어간 민식이 성이 아는 사람이 곧 올 거라는 야그를 헌다.
“잘 있었능가?”
“오빠 왔능가? 근디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응, 나 데모허로 광주 가.”
“참, 우리 학교 보건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근디, 뭔 데모를 헌당가?”
“노무현이가 우리 갖고 놀락헝게...성과급이라고 있는디 고 놈 반납헐라고, 도교육청에다가.”
“응, 그래애? 근디 살살 허소.”
“뭔 소리여? 헐라믄 야물딱지게 해부러야제!”
민식이 성이 음료수를 산다. 나는 홍삼을 마셨다.
“성이 상게 맛난 것 많이 묵어부까?”
“그래. 원 없이 묵어부러!”
쥐포가 묵고 잪다. 베트남 산이다. 국산 없냐고 했다. 없단다. 헐 수 없다.
“그믄 두개만 꿔 주소. 짱다리도 한나 주고...”
금방 노릇노릇허니 구워온다. 찢었다. 뜨겁다.
“시간 없응게 감서 묵어.”
“그러께라?”
“수고허소. 가네.”
“잘 가소, 이?”
광산구 6차선 도로 지나고 있는디, 민식이 성 전화기로 문자가 날아온다. 비엔날레 주차장 말고 박물관 주차장에 대란다.
“일단 한번 가보게라우?”
4시 30분께 주차장에 도착했다. ‘엥?’ 주차장이 훠엉허다. 교육청으로 나가는 쪽에 승용차가 20여대가 있을 뿐, 광활한 만주벌판이다. 임시 화장실 부근에 차를 댔다. 그 옆으로 순천 동지들이 다가온다. 차에서 내려 인사 드렸다. 곧바로 정진이 영암지회장님이 차를 몰고 온다. 언제나 밝고 맑은 표정이다. 반갑게 인사 나누고 교육청으로 갔다.
지부 식구들이 먼저 와 일을 허고 있다. 으레 그랬던 것맹키로 도교육청 정문은 굳게 닫혀있다. 철문 위로 차등성과급 폐지와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남교사결의대회 펼침막이 팽팽히 긴장허고 있다. 근디 안쓰럽다. 내용에 비해 펼침막이 너무 아담허다. 펼침막은 철제 대문 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문 왼쪽 기둥 위로 전교조전남지부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그 앞에 트럭 한 대가 속내를 보이고 서있다. 앞뒤 차바꾸를 ‘교단분열 차등성과급 폐지’란 펼침막이 가리고 있다. 무대 오른 쪽으로는 전남장애인교육권연대 준비위원회의 천막농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벌써 23일째란다. 땡뚱이 성이 와계신다.
“성, 오셨소?”
“이, 재성이 왔냐?”
“성이 홍어무침 해오시기로 허셨담서?”
“잉, 저기 있어야?”
나무 밑둥 근처에 검정비닐로 쌓인 것이 보인다. 홍어무침잉갑다.
“성, 요 것이요?”
“잉.”
들었다. 묵직허다. 비엔날에 주차장 쪽으로 간디 삼거리 쪽에 젊은이들이 풍물을 들고 서있다. 교대생들이란다. 박순기 선생이 부탁했능갑다. 항꾸내 내려가고 있는디 경도가 올라온다. 얼굴이 뺀허고 배가 홀쭉허다. '아, 그래. 성과급 반납싸움 성공기원 단식을 허고 있제?’ 주차장 옆 나무그늘 아래로 갔다. 둥근 나무의자가 안성맞춤이다.
“상쇠가 누구요? 언능 오이쑈, 야?”
곱슬머리를 짧게 깎은 청년이 수줍은 얼굴로 다가온다.
“상쇠 대접은 굿 치는 것 보고 해야쓴디, 자 우선 한 잔 허쑈.”
“예, 고맙습니다!”
씨리 한 잔썩 따랐다. 준승이 성도 한 잔 허실라냥게 마다고 그러신다. 용철이가 꽹매기를 갖고 어슬렁거리고 온다.
“용철이 어서 오소. 근디 자네 꽹매기 칠랑가?”
“형님 장구 안 치실라?”
“쇠 치고 짚은디?”
“그러쑈. 그믄 내가 장구 치께라.”
승태성이랑, 장렬이랑이 온다. 횡식이가 징을 들고 헤~허니 웃음시로 온다. 맴생이 수염은 여전허다. 올 사람은 다 왔능갑다. 5시 10분이다. 5분 뒤에 길놀이를 허락 헌단다. 어디 가락 치고 있냐고 물었다. 필봉이란다. 다행이다. 바로 굿머리를 내고 반풍류로 질을 다듬어 갔다.
“개캥~ 개캥~ 갠~지라 개캥~ 갱~캐 읏개개 갠~지라 개캥~.....”
쇠가 싯, 징이 둘, 장구가 닛, 북이 다섯이다. 소리가 솔찬히 푸지다. 길 양쪽으로 나눠서 행진을 헌다. 김춘성 참교육실장이 오른쪽은 복잡헝게 왼쪽으로 입장허란다. 언뜻 봉게 둘로 그대로 가도 될 듯허다. 인도가 아닌 도로 양쪽으로 그대로 입장했다. 무대 앞마당에서 부쇠 줄허고 상쇠 줄허고 마주보자 시계반대 방향으로 감았다. 원진 하나로 만들어지자 ‘갠~지갱’ 가락으로 넘긴다.
"갱~깨 갠~지갱 응~깨 갠~지갱, 갱~깨 갠~지갱 응~깨 갠~지갱, 갠~지갱 갠~지갱 갠~지갱 갠~지갱, .....”
싸잽이로 넘긴다. 짝드름을 주고 받는다.
“개개개 갠지 갠지 갠지....깽. 똑. 깽. 똑. 깽. 똑. 깽. 똑. 똑똑똑똑 깽~ 맥캥, 구쿵 맥캥, 깽~ 맥캥, 구쿵 맥캥, 맥캥 맥캥 맥캥 맥캥, 깽~ 맥캥, 구쿵 맥캥, 깽~ 맥캥, 구쿵 맥캥, 맥캥 맥캥 맥캥 맥캥 ... 캥캥캥캥 개갱 갠지 갠지 갠지 .....”
인사굿을 치고 길바닥에 앙거 있는 동지들한테 인사를 했다. 박수들이 터져 나온다. 약속헌 대로 미지기굿을 헐라고 했는디, 용철이가 갑자기, “노래 한자리 허쑈!” 헌다. 어쩌냐고 관중들한테 물어봉게 허란다. ‘참교육 뱃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다시 한 번 싸잽이로 몰고 길놀이를 끝냈다. 이장규 동지의 노래선동을 뒤로 허고 집회장을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갔다. 고상들 했다고 술 한 잔썩 묵고 있는디 중화가 지나간다.
“어이, 중화 이리 오소.”
“풍물 쳤어?”
“이, 그려. 후래자 삼뱅께로 시 잔은 마셔야써, 이?”
경도가 언능 집회장으로 가자고 성화다. 교대 풍물패들이 인자 딴 데로 간단다. 10월 마지막 놀토에 교대 풍물패 선후배들이 모여서 논단다. 그 날 불러주믄 가서 놀겄노라고 허고 다시 굿물을 챙겨들고 교육청 정문 앞 집회장으로 올라갔다.
무대 왼쪽 인도에 자리를 잡았다. 해남중등지회 김기중 동지가 무대 위로 오른다. 꽹매기를 인정사정없이 두들겼다. 횡식이가 징을 울린다. 젙에 있던 용철이, 두영이 성, 장렬이가 북을 울린다.
“두두두둥.....”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해남 중등지회장 김기중입니다. 동지 여러분께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투쟁!) 투쟁!!(투쟁!!) 투쟁!!!(투쟁!!!)”
“요즘 머리 쓸 일이 많아서 좀 썼더니 헷갈립니다. 그래서 써왔습니다.”
하고는 정리해온 원고를 읽는다. 차등성과급 폐지하고 교원평가 막아내자는 요지의 말이었던 것 같은디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는다.(김동지 죄송헝만이라?^^)
다음으로 구례지회장이신 김모 선상님이 무대에 오른다. 차등성과급 폐지, 교원평가 저지도 중요허제만 교육공공성에 대해 한 말씀허겄단다. 이상허다. 성과급 폐지, 교원평가 저지가 곧 교육공공성 쟁취허고 맞물려있는디... 둘이 서로 다른가? 성과급이 차등으로 지급되야불고, 교원평가가 강행되야불믄 교육공공성이 확보될 수 있는가?
현장제언 시간이다. 여수초등지회장님이 무대에 오른다. 표법에 대한 야그를 꺼낸다. 내 눈이 펼침막으로 간다. ‘교단분열 차등성과급폐지’를 위한 전남교사결의대회다.
여수초등지회장님이 말을 마치고 무대 아래로 내려가자, 손을 들고 연단 쪽으로 걸어갔다. 집회장에 처음 이르렀을 때부터 가졌던 불만허고 투쟁사, 현장제언에 대한 문제점들을 토해낼 심산이었다. 이장규 선상님이 반납식 뒤로 허믄 안 되겄냐고 그런다. “그러지라.” 허고 자리로 돌아와 앙겄다.
지부장님과 순천사립지회장님, 참교육실장님, 총무부장님 들이 무대에 오른다. 현금이 아닌, 전남지부의 반납액수를 적어놓은 패딱지를 들고 있다. 서울지부도 일부는 현금으로 반납식을 헌단디.....
차등성과급 반납허로 들어가자 이어서 상징의식을 헌다.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도교육청 안에다 던지는 의식이다. 1차로 대열 앞에 앙거계시던 20여 명의 선상님들이 나온다. 접었던 종이비행기를 굳게 닫힌 철문 너머로 날린다. 멋들어지게 비행해서 들어간 놈, 다시 되돌아 온 놈. 맥없이 팩 꼬꾸라져 분 놈... 2차로 또... 마지막으로 다 항꾸네... 풍물로 분위기를 돋구었다. 경도가 마지막에는 휘몰이로 치잔다. 싸잽이로 치고 털어냈다.
이장규 선상님이 현장제언 듣겄단다.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마이크를 잡았다.
“예 말이요, 선상님들! 종이비행기 잘 넘어갑뗘? 지가 본부, 지부 게시판에다가 안 그랬소. 백만원권 돈뭉탱이 던져불자고. 글믄 안 넘어가겄소? 조중동이 무서워라? 고 놈들이 언제 우리 편 들어준 적이 있습뗘? 89년 전교조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없제라. 이 번에는 이라고 해도 다음에는 돈다발 갖고 와서 던져붑시다!”
지부장님이 돌아왔다. 김장환이는 출장 중(?)이어서 없고, 부교육감이 기다리고 있다가 행사가 늦어징게 나가부렀다고 헌다. 그래서 담당자한테 반납허고 돌아왔단다.
‘참교육의 함성으로’를 끝으로 결의대회는 막을 내렸다. 오신 동지들 탈 없이 잘 내려들 가시라고 풍물 직신직신 쳐댔다. 지부집행위원 동지들은 교육청 안으로 들어간다.
“고선생, 이따가 연락하게.”
“선생님 이따 전화하세요오~?” <땡>
첫댓글 허 성은 날로 글솜씨가 빛을 발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