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 경자야!
베란다청소를하면서우리집아파트담장에둘러쳐진 다래나무를
쳐다보니 몽글몽글 몽우리가맻혀있네 그래 봄이 이렇게 가까이 에와있었구나
정말사랑스럽게바라보며우리들의어린시절이떠올라회심의미소로컴을켜고
봄처녀라는가곡을듣고있자니네가살며시봄바람처럼살랑살랑내곁에머물더군아
우리는누가먼저랄것도없이 우리들의그어린봄날로 가있었지
난봄날보다는그아름다운가을날을더욱더좋아하지만그래도봄이면어김없이
떠오르는너와의그 소중한 아련한추억이있어 이렇게봄이오기시작하면어느새내마음
그고향의들판을달리곤한단다
네글을보고있자니어찌나웃음이나오는지...
우리는학교만다녀오면어김없이과도칼과 바구니들고 냇둑으로쑥이며냉이며
미나리를띁으러다니는일이내생의전부인양 나물만그렇게띁으러다녔구나
정말로너와나는천방지축으로 싸 돌아다녔지
성동다리께부터시작하여지새울의산과 여기저기흩어져있는그여러산을어찌그렇게
뛰여다녓는지 그뛰여다니던그어린시절때문인지 지금도밤 낮 으로뛰고 있단다
너랑은그오랜지색치마땜에우린아마평생그기억을잊지못할것이다
아마초등삼학년정도되었을거야
어느햇살좋은봄날그 세상에서도제일고운빛깔인그오랜지색치마를느닷없이 입고
내앞에나타난거야 그시절샘이그리많던나는눈에보이는것이하나도없었어
무조건집으로달려와 엄마!엄마!나도오랜지색치마해줘!
경자가오랜색치마입었단말야빨리나도해줘 경자하고똑같이해줘
빨리해줘!빨리해줘!똑같이딸을키우시던엄마들도샘이많으셨지
당장엄마가시장에가서너와똑같은감을떠다가 그세상에서제일고운빛깔의
오랜지색치마를해주셨지 난의기양양하게그오랜지색치마를입고네앞에고고히나타났지
그때의그오랜지색치마는 지금의 앙드레김도 무색할만큼멋졋다온통세상이내것인양
아무것도부럽지않았지 ㅎㅎ그치마하나에..
그래 네말대로 아마도 이세상에서제일로예뻤던그오랜지색치마는평생못보았다
그오랜지색의치마빛깔처럼우리들의꿈도그렇게오랜지빛이였는데
지금은외국사람들이제일로무서워한다는그한국의무대보아줌마들이되어있구나
계지애그여해입었네흥~~~하며돌아서가던네모습ㅎㅎㅎ정말우습다왜그랫을까~~~
아마초등사학년때일거야
우리집에세들어사는양장점언니가들어왔었지
재봉틀을돌려서 옷을만들어주는언니였는데
우리엄마의부탁으로나의주홍빛원피스를만들어주셨었지
주홍빛원피스앞에는주름이고불고불한레이스로가지런히어찌나예쁘게만들어졋는지
난그원피스를입고학교에가서여러친구들의부러움을한몸에받았었지
지금생각해도그주름레이스달린주홍빛원피스가어찌나예쁜지아마평생동안그리예쁜원피스는
지금까지못보았단다
근데나를보는네눈에갑자기불꽃이튀더니 그다음날나랑비슷한나보다흐린빛깔의주홍색
원피스를입고내앞에나타난거야앞에 레이스도똑같이만들어서말이야
정말기가막히더군~~~ 그래도내것이더예뻤다ㅋㅋㅋㅋ
내눈엔내원피스가더예뻐서너나랑색이틀리다하고약올렸더니아니라고
네것하고똑같다고우기던그선홍의주홍빛원피스!평생못잊는다
그래도여자라고그리봄만되면꺼내입던치마가 지금은하나도없네
나의옷장에는치마라고생긴것은것은하나도없단다
그예쁜여성스런옷은그어린시절말고는한번도입질못하고있구나
아마도 내평생 꽃그림 예쁜레이스여성스런옷은입지못할거야
그래도 그어린시절이 여자였음을..지금은워카에 가죽잠바와조폭같은츄리닝으로한세월을살고
있네자전거로 시내를누비고 아줌마부대를이끌고종횡무진누비는
아무도못말리는왈가닥무댓보아줌마로변해있군아
그 교동의무리들인 경숙이 경자 영주 순자 효석 혜숙 효순
똘똘뭉쳐그높디높은아카시아꽃이핀언덕백이에서
아카시아잎을훌터내고머리파마한다고 꼬불꼬불하게다말아놓고는
불쏘시개처럼하고학교에나타나곤했었지서로의머리를마주보며우리는깔깔웃어야햇지
그덕에효석이는정말로 지금도동네아줌마들머리를 고불고불하게말아주고있더구나
경자야기억나지?
너의할머니께서 두모게가저리매일쏘다닌다고 어찌저리두모게가똑같을까
매일두모게두모게 하시던말씀 그래도그게무슨말씀인지
알아듣질못해서무심코넘겻었는데 지금생각해보니
우리보고못생겻다고하신말씀이네! 왜 어물전망신은꼴두기가시키고
과일전망신은모게가시킨다고하잖니그래도우리아버지는 미스코리아보다도
내가제일예쁘다고하시든데말이야
ㅎㅎㅎ참말로살아계셔야따져라도보겠구만
우리가왜모게냐구 아들딸을 얼마나멋지고예쁘게나아놓앗는데말이야
경자야 생각나니?
그 성동동네 밭에있던 그수수밭 에서 수수모가지꺽다가밭주인아저씨가
소리를질러서어찌나무서운지 걸음아우리모게들살려라하고도망치던그시절을..ㅎㅎ
그래도집에와서쪄먹으면톡톡입에서소리내며부서지던 그향내나던찰수수맛을
지금은어디서도찾아볼수가없네
그빨간헝겉가방에딱지하나가득넣어서매일딱지따먹던시절
그러다 조금이라도잃기만하면책을다찢여서딱지를만들던그어린시절을..
서로형제들끼리조 가 되어서 서로의딱지를딸려구목청이다쉬었던기억도..
우리집안마당에서고무줄놀이와사방치기로세월몰랐던그어린시절을말이야
장날이면쌀가지고나가매일튀밥티겨오던나를 미스펑 이라고놀리던 너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
한번도해먹은적이없는그나물을뜯느라 하루하루를 헤메이던그어린시절을말이야
그소중한추억을함께한동무들은 산산히흩어져제각기삶에충실하고있구나
이렇게 그오랜지색치마와 그주홍의원피스는 평생잊지못할너와나의
소중한추억이되었구나우리는지금도만나면꼭하고헤여지는이이야기
오랜지색치마와그주홍의원피스얘기ㅎㅎㅎㅎ 정말눈가에눈물이맻일만큼웃곤하지
그런데 그런데말이야 내어린시절생각으로아줌마들은 우리엄마들은 무슨재미로살까
아무런낙도없이저렇게 어찌살까 나는저렇게는살지말아야지
그저그렇게지껄여댓던그어린아이가 아무것도자신을위해 이뤄논것도없이
지금은나의딸이 아줌마라면경귀할정도로 아줌마노이로제가걸려있는나의딸이
나를 또한 그렇게 바라보며 나와똑같은생각을하고있을
내가그렇게도싫어하던 그우리시절의엄마보다 더못한
한심한아줌마가되어 이제는중년도훨씬넘긴
그러한아낙이되여서 그어린시절을돌아보고있구나
그리도착하고순하던 바보같이맑았던 그어린아이가말이야
그래도 항상 네가있어든든하지나에게너는친구이기전에
선생같고 엄마같고언니같은 나에겐하늘같이높게만보였던너
어찌그리철이안드냐구지금도어린아이같아물가에내논어린아이갔다구
너는아마칠십이되어서도칠십이되어있는나를어린아이로밖에
보이질않겟지 항상보호해주고이끌어주면서말이야
그런너이기에 아는것도모르는척어리광을부려보곤하지
항상뒤따라다니며효순아 여기지~~~이쪽이야를 소리지르며아유 미쳐 미쳐 를외쳐대면서말이야
ㅎㅎㅎ 오십년을같이해온친구들이야앞으로한오십년은같이가겠구나
그래서더욱더소중하고귀하게여겨지는추억을같이나눌수있는나의소꼽친구들아
연두빛가득한 봄의고운속삭임들려오네~~~~~
화사한봄향기 봄꽃같은 나의예쁜친구들
그 어느봄날의화사한오랜지색치마빛깔처럼 고운봄날같은
내친구들 희망찬 봄!봄!봄!봄의 청순한여인이여라~~~~
하지만 난 가을여인~~~~가을아 어서오너라~~~~~~
어느새난 고운단풍같은가을여인이되어있네~~~
이글은 우리 초등카페에 써서올린 제글 을 복사하여올려봅니다!!
어린시절 을 회상 하면서 읽어보시라구요!!ㅎ
충북에서 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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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효순아기억나니?
가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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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2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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