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산행 채란기(완결) [2004.12.08]
새벽녘....... 머리가 깨질듯이 너무 아파 잠이 깼다. <아우~~~~~~~~~~~~!! 해골이야..!> <도대체 지금이 몇시여? 헉?....벌써 여덟시?>
간밤에 마신술로 머리가 무지하게 무거움을 느끼며 부시시 옆자리를 보니 <이양반..아직도 한밤중이네?> "문반장님 인납시다. 해가 중천이요." 둘이서 부리나케 씻고 머리감고 나서 냉수 한사발 마시니 얼추 정신이 든다. "슬슬 나서 봅시다 밥도 먹어야 되고....." 어제 아침에 먹었던 휴게소에 다시 들러 조반을 먹고 어제 찜한 산으로 줄행랑........ 산아래 도착하니 간밤에 제법 추운날이라 그런지 서리가 하얗게 쌓여 겨울다운 날씨다. "사람 흔적도 별로 없으니 오늘은 대물한번 만나 봅시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난은 지천인데 사람의 흔적이 별로 안보여 괜히 가슴이 설렌다. 한참을 오르다보니 <우잉?.....언넘이 벌써 꽃대 깠어?> <와~~~~~~~!! 징헌 인간들이네...이 심심골짜기 까정 언제 왓댜?> <에이 ..김새뿌리네......> "문반장님 다른산으로 이동합시다." 다시 차 있는데로 내려왔는데. 가만보니 산아래 비탈전체가 표고버섯 단지여서 제법 이삭이 짭짤할거 같은 예감이다. "예까지 왔는데 일단 마누라 즐겁게 해줄 선물이나 해 갑시다." 표고버섯이 제법 이삭이 많이 달려서 따자고 했더니. 이양반....."저거 임자 있는거 아닐까요?" "임자는 무슨...저봐요 서리가 앉아서 물러터진 버섯도 있잔아요." "아 그리고 임자가 오면 딴만큼 돈으로 낸다면 될것이고 하니" "내가 책임질테니 걱정말고 열심히 따기나 하쇼."
둘이서 열심히 딴결과...(난 열심인정도가 아니라 광분하고 땄지만.) 얼추 또 커다란 비닐봉지가 가득찬다. "야~~~~~~!! 이거 정말 난초 빤짝이 두개캔거보다 더 영양가 잇네요잉?" 한참을 따다가 얼추 만족할만한 성과(?) 를 올린후에 가만 생각해보니 <이거 이러다가 진짜 임자 나타나는거 아닐까?> 괜시리 걱정이 앞선다. <에라....!! 이왕땄으니 먹어야 되니깐두루> "일단 주인올지 모르니까 쨉시다...까짓거 튄다는데 누가 막겟소?" 잽싸게 주섬주섬 차에 싣고 산아래 갈래길로 내려가다가 "이능선이나 한번 타 봅시다 생강근 많이 있겠네요." 얼추 산아래에 차를 받치고 다시 등산.......
제법 신아도 많이 보이고 사람손도 별로 타지 않은듯 하여 한참 올라가니 한사람이 불과 몇일전에 지나친 흔적이 보인다. "그래도 이정도면 양호한 거죠머." 애써 위로하며 탐색결과 신아가 쫘~~악 깔린 밭에서 손 안탄 신아만 찾던차에 바로 옆에 전나무단지 사이로 누르스름한 색감이 눈에 확 들어온다. 가까이 가니 <야~~ 역시 난 산이 점지한 인물이 맞어.> 스스로 감탄하여 괭이를 고쳐 잡는다. 일견에도 색감좋은 서반두촉......... 잎은 아직 어려서 세엽이나 그래도 이만하면 꽝은 아닌듯 싶다. 스스로 자찬하며 만족해 할무렵 또 마주친 문반장. "이리오쇼! 이것도 교육잉께로." 서와 서반을 가르쳐주고 또 캐온 배추서라고 하는 종자도 가르쳐주니 "야....이번 산행에 너무 많이 배우는거 아닌가 모르겟네요." 하며 웃는다.
그냥저냥 탐란하다가 하산하여 신발 갈아신고 대충 정리중인데 산위에서 내려오던 타이탄 트럭이 갑자기 멈춰선다. <헉?...이사람들 혹시 차 안에 보자고 하는거 아닐까?....표고버섯 주인들이 아닐까?> 지레 놀란 가슴을 쓸어 안고 있는데 차에서 내리는 차림새를 보니 등산화에 조끼에 영락없는 산채꾼이다. 다행이다 싶어 안도하던 차에 "난초 구경좀 할수 있나요?" 하며 다가온다 "그럽시다 별로 소득이 없네요." 대충 우리것을 보고나서는 "제거도 보여 드릴까요?" 하며 꺼내는데. <컥~~!!!!! 이럴수가? 아직도 이런것이?> 생강근이 달린 한촉짜리 중압성 호다. "햐....! 멋진 난이네요. 축하 합니다." 말로는 그리했지만 <아고...! 샘나는거.....> 종합해보니 이분들 함평서 왔다는데 두촉짜리 산반에 입성좋은 환엽두촉짜리. 그리고 중투호 한촉.........<나아~참! 함평서 여까지 온담?> 그런데 이양반들은 한술더 떠서 "와~~! 서울서 오셨네요?" "아네...여기가 고향이라서요." <시부렁 시부렁....>
대충 정리하고 서울로 오르막길....... 이런저런 산채담으로 대화를 하면서 오다보니 어느덧 여산 휴게소. "배가 고프니 일단 채우고 올라갑시다." 여산휴게소 담너머에 단골식당인 전주식당으로가니 이쁘고 마음씨 착하게생긴 주인아주머니가 문앞에 있다가 반색하며 반긴다. "무지 오랬만에 오셨네요?" "네네...기름값이 비싸서요...." <쩝!> 대충 너털웃음으로 넘기고 불고기백반 2인분에 공기밥세개.....
집에 도착하여 표고버섯에 약초에 난초에...... 역시 집사람 입이 벌어지는건 육질좋은 표고버섯이다. 맥주 세병에 지난3일간의 여정을 얘기하며 마주앉은 자리.... <아..이것이 행복이제 뭐 행복이 별거랑가?.......흠.>
그렇게 2박3일간의 여정이 막을내리고 밤이 깊어간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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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문반장이 누구래? 봉수오빠? ㅎㅎㅎ
우와.. 이거 언제꺼래? 장난삼아 써 놓고 그냥 지나쳤던 글인데 ...지금 보니 무지 창피스런 글이었는데 이게 또 인터넷을 떠돌아 다닌단 말입니까? 저작권 침해 심각히 고려해 봐야 할랑게뷰..ㅡㅡ;
그런데 또 왜 이글이 주환 이란분 서재에 들어가 있담? ㅋㅋ
으메 은제적 일이디야, 전남 복래면 진봉에서 있던일이네요,새롭게 읽고 갑니다...
ㅎㅎㅎ속쓰런데 더쓰러...
허ㅡㅡ한정없시 잼나게 봣는디 으잉 노루발풀님의 산행기............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