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전 장관은 전북 발전전략을 말하기에 앞서 영국이 유럽통합 편입을 앞두고 양 갈래로 나뉘어 열띤 논쟁을 벌인 ‘썩어도 준치론’과 ‘주제파악론’을 꺼내 들었다.
당시 영국은 유럽통합(마스트리트 조약)을 묻는 국민투표에 앞서 ‘영국의 자존심’과 ‘냉철한 현실파악’이 맞섰고 투표는 끝내 부결됐다. 결국 영국은 뒤늦게 유럽통합에 합류하면서 많은 손실을 입었다는 것.
정 전 장관은 “영국과 같이 전북도 선택을 강요받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운명적 선택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전북은 실사구시적 선택을 해야 하고 그것의 기본은 바로 환황해권의 핵심거점으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정관은 또 김제공항을 예로 들면서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신공항 건설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이에 앞서 만든 청주공항은 수요가 없어 활주로에서 고추를 말리고 있다”면서 “전북은 실사구시적 입장을 견지해 차라리 공항 만들 예산을 신산업 육성에 투입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을 포위하고 있는 충청권과 전남권의 무서운 변화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도 제시됐다.
정 전 장관은 "충남은 북단의 천안, 아산, 당진이 수도권 개발제한에 밀려 내려온 기업들로 발전하고 있고, 서쪽은 중국 바람이 불어 평택, 당진항이 거점이 되고 있으며 남쪽은 공주, 연기를 중심으로 행정복합도시 열풍이 불고 있고, 서쪽은 청주의 테크노벨리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을 겨냥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인 군산항을 시급히 발전, 육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북발전 전략으로 정 전 장관은 미래산업인 생명공학과 나노산업 등에 동승해야 하고 전북도민은 ‘전북도민’이라는 생각을 벗어나 ‘세계인’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북만의 특화된 브랜드와 이미지로 세계를 공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독자적인 산업이 하나라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정 전 장관은 거듭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이 모든 것을 중앙과 연결해야 하고, 중앙이 못하는 것을 독자적으로 해야 승산이 있다”고 전제한 뒤 “경제정책도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루려 하면 필패할 수밖에 없는 만큼 특화 사업을 정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지식정보화사회로 전이 되는 현 시점에서 전북은 희망이 있고 그 중심에는 전북의 ‘교육’이 있다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정보화사회에서 지식혁신클러스터 중심으로 지식정보화사회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두뇌결집이 중요하고 전북은 유수한 대학과 교육기관이 집중돼 있다는 것.
정 전 장관은 “생명공학이나 IT, 나노, 초정밀 공업의 최적지가 바로 전북인 만큼 이 분야의 특화된 아이템으로 반드시 성공하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