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부의 초등전일제학교 도입에 대한 서울교사노조 입장
전일제학교 용어 폐지하고, 지자체 통합운영으로 돌봄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명칭만 바뀌었을 뿐, 현재 하고 있는 돌봄 시스템과 차이 없어
-서울공진초의 경우 방과후학교프로그램 193개 운영, 서울 초등학교 평균 26.5개 프로그램 운영
-교육부가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로 제공한 <2022년도 범정부 온종일돌봄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후 7~9시까지 돌봄 희망하는 학부모 1.76%에 그쳐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 프로그램 증배 , 시간 연장이 학부모 돌봄에 미치는 영향 미비하고 초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만 초래
-지자체 통합운영으로 돌봄의 질을 높이는 계기 되어야
1. 정부는 초등 방과후 과정을 확대하고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오후8시까지 늘리는 ‘초등전일제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2.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초등전일제학교’는 지금까지 운영되지 않았던 새로운 제도인 것 같지만, 초등전일제학교는 현재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 이외에 학교에서 운영되는 방과후교실과 돌봄교실을 총칭해서 표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교육과정 시간외에 이미 많은 학생들이 방과후교실에서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고 있고, 돌봄이 필요한 학생은 방과후교실과 돌봄교실을 연계한 ‘연계형 돌봄교실’과 ‘일반 돌봄교실’을 병행하여 이용하고 있습니다.
3. 교육부 정보공시 ‘초중등학교 방과후 학교 운영 계획 및 운영 지원 현황’ 조사에 따라 코로나로 방과후교실을 전혀 운영하지 않았던 학교를 제외한 통계를 내었을 때, 2021년 서울 초등학교 방과후교실의 평균 프로그램 개수는 26.5개입니다. 서울공진초의 경우 2021년에 193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코로나 19가 맹위를 떨치던 2021년에도 대다수의 학교들이 방과후 학교를 20여개 이상 운영하였음을 감안할 때, 2022년 방과후교실 프로그램 개수는 더 많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4. 정부는 8시까지 초등돌봄교실 운영이 돌봄공백, 사교육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로 제공한 <2022년도 범정부 온종일돌봄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후 7~9시까지 돌봄 희망하는 학부모 1.76%에 그쳤습니다. 학부모의 68.66%는 오후 5시까지 돌봄을 희망하였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오후5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의 요구와 초등학교 돌봄교실 운영이 거의 일치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초등학생 저학년 돌봄 논쟁이 일어나고, 사교육비가 절감되지 않는 것은 학부모들이 단순히 ‘돌봄 시간’이 아니라 ‘돌봄의 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5. 정부가 거창하게 ‘초등전일제학교’라고 이름 붙인 초등학생 돌봄 정책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의 양적 확대에 불과합니다. 이미 초등학교는 방과후에 다양한 방과후프로그램 운영으로 교실이 부족하며, 학급과 방과후 교실을 같이 사용하는 겸용 교실이 늘어나 교사와 방과후 강사 모두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에 따라 방과후프로그램이 더욱 더 늘어나 초등학교가 방과후학교 관리를 오롯이 전담하는 것은 원래의 정규교육과정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또한 학부모의 수요가 거의 없는 오후5시 이후의 초등돌봄교실 운영도 돌봄 효과는 미비하고 예산만 낭비하는 정부의 생색내기용 정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6. 사교육을 절감하고 초등학생들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서의 양적 확대를 할 것이 아니라 대대적인 질적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방과후교실과 돌봄교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이며, 교육부뿐만 아니라 여러 부처의 공조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초등 돌봄 정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서울 중구형의 돌봄교실 지자체 통합운영의 사례와 지자체가 중심이 된 서울 도봉구의 방과후학교 운영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이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입니다.
2022. 8. 19.
서울교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