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관님 페북에서 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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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영부인 중 젊었을 때 근로자들 위해 야학 봉사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해"******
오늘 아침 페북에 경기 시흥의 명망있는 변호사 김봉호 후배가 올린 글입니다.
어제 저녁 모임에서 문재인 후보의 인품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학창시절 추억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생각이나 내가 했던 얘기를 페북에 올린것 입니다.
그렇습니다.
김정숙씨는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74학번으로 저와는 동기가 되겠지요.
김정숙씨는 대학 입학연도인 74년 말 당시 학술봉사단체였던 백단학회 회원으로 가입해 학회 활동을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밤 마다 당시만 해도 서울의 변두리 대표적 달동네였던 옥수동 산꼭데기 74 번 신진운수 버스 종점의 버스 안내양 기숙사에 올라가 어린 버스안내원(당시는 버스 안내양 이라고 불렀음) 들
에게 공부를 가르쳤습니다.
17세 전후의 어린 여성들 이었던 안내양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그 힘들고 거친 안내원 일을 하면서도 저녁이면 졸린 눈을 부벼가며 초롱 초롱한 눈으로 야학에 참석해 없어서 배우지 못하는 학구열을 불태웠습니다.
그때 김정숙씨는 안내양들에게 음악을가르쳤습니다. 김수성 높은 사춘기 나이임에도 하루종일 만원버스에서 승객들과 씨름하며 정서에 목 말랐던 안내양들은 그 어떤 시간보다 김정숙씨의 음악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안내양들의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였는지 김정숙씨는 그당시 가장 열성적인 야학 선생님중 한분 이었습니다.
소탈하지만 정숙했던 김정숙씨는 야학 활동을 열심히 한 외에 함께 노는 일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던 듯 합니다.
75년 봄에 나는 군에 입대를 했고 그래서 김정숙씨도 더이상 볼수 없었습니다.
김정숙씨의 백단학회 버스 안내양 야학 참여는 그 자체로 젊은 시절의 김정숙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백단학회는 아시는 것처럼 민족중흥에 사심없이 헌신하자는 구호처럼 민족의식을 기반으로 민주화와 개혁을 꿈꾸는 학술 서클 이었습니다.
80년대에 들어서는 학생운동을 하는 후배들이 다수 나타나 조금은 과격한 이미지가 있었으나 70 년대의 백단은 비교적 온건했으며 합리적인 토론을 즐기는 학술 이념서클 이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 잘 아시는 정범구 전 민주당의원 윤석용 전 한나라당의원이 백단학회 출신입니다.
다시말해 체제를 부정하거나 하는 그런 단체가 아니고 민주화와 사회의 개혁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생각을 나누는 서클이었습니다.
그때만해도 여대생하면
그 자체로 어쩌면 화려한 신분이었습니다. 음대 성악과 여대생은 더욱 그랬습니다.
밤늦게 가로등도 없는 변두리 버스 종점에서의 야학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활동이었을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숙씨가 참 열심히 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야학이 옥수동 신진운수 안내양 들에게 미친 영향은 꽤 컸던것 같습니다.
그중에는 고등학교 역사선생님과 결혼해 이후에도 학회 친구들과 연락하며 지내는 학생도 있었고 나름대로 모두 좋은 길을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안내양들과 백단 학형들과의 정이 얼마나 깊었는지는 다음 에피소드에 나타납니다.
당시 선생님으로 열심히 활동했던 김기록(행정74) 이원봉(정외74) 학형이 75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얼마 안남기고 해병대에 입대할 때입니다.
서울역에서 입영열차가 출발하는데 예고도 없이 신진운수 우리 야학 안내양들이 비번인 인원 모두 수십명이 역에 나와 눈물로 친구들을 환송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군대에 있어 친구들에게 들은 기억입니다만
김정숙씨는 그 즈믐까지 야학에 참여하며 안내양들에게 남자학형들이 해 줄수 없는 언니같은 선생님 노릇을 했다고 합니다.
어제 누가 페북에 글을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대통령이 퇴임하면 대통령과 함께 영부인도 똑같이 훈장을 받더군요.
대통령이 역할을 하는데 영부인의 자질도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영부인의 중요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목숨처럼 고집하는데서 잘 나타납니다.
과거 민주화 이전 우리사회가 아직 근대에 머물렀을때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육영수 씨의 올림머리는 당시 여성의 최대 미덕이었던 현모양처의 상징이었고 그 이미지가 곧 국모의 이미지로 굳어져 아직도 나이든 농촌 유권자들을 마취시키는 마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바람직한 영부인의 이미지는 남편에게 순종하는 올림머리의 단아한 모습이 아닙니다.
사회 발전에 능동적이고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활동하는 여성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올림머리를 하고 미소짓고 앉아있는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고
옥수동 산 꼭데기에서 가난하나 공부하고픈 어린 소녀들에게 밤늦게 야학 봉사하는 여성상 그게 이시대의 영부인의 바른 이미지 아닐까요.
서민의 삶속에 들어와 함께 호흡하는 영부인
김정숙씨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서
안그래도 문재인이지만
부인만을 보고 대통령을 선택한다해도
그래도 역시 문재인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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