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의 관계는 연인과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윤대현칼럼 448번글」연인은 눈에 꽁깍지가 낀 관계라 할 수 있다. 정말 아름답고 예쁘게 생긴 여인이 꼭 소도둑 같이 생긴 남자를 좋아서 죽겠다고 하는 것을 봐도 그렇고, 멋지게 생긴 남자가 꼭 깡패같은 여자를 좋다고 하는 것도 그렇다. 모두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선생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학생과 눈이 맞은 사람이다. 연인은 서로에게 꽁깍지가 껴있는 관계라 할 수 있다. 아이키도가 좋아서 찾아온 사람이 선생에게 반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아이키도가 좋아서 아이키도 지도원을 배필로 선택한 여인도 있다. 지도원과 결혼하면 원없이 아이키도를 수련할 수 있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결혼하고 나서는 육아와 가사 노동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어 오히려 운동할 시간이 더 없다. "이럴줄 알았으면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 푸념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 만큼 행복한 것이 또 있을까 싶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운동이 뭐가 좋다고 저러는 거지? 인연이라는 것도 똑같다. 아무리 봐도 이쁜 구석이 하나도 안보이는데 좋다고 한다. 방귀를 뀌어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연인관계라 할 수 있다.
연인관계가 발전하면 부부가 된다. 많은 사람들은 여기서 실수를 하곤한다. "이 사람은 이제 내거야!!" 마치 자물쇠라도 채운양 서로를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친구관계에서 부터 그런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많다. 미국에서는 이혼률이 거의 50퍼센트에 달한다는 말을 들었다. 두 쌍 가운데 한 쌍은 갈라서고 있다. 그만큼 부부관계를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이라고 별 수 있겠는가?
부부가 갈라설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성격이 맞지 않는다" 이다. 그래서 둘 중에서 어느 한쪽이 성질을 누그러트리고 참으면 그나마 이혼은 피할 수 있었다. 부모들 세대가 그랬다. 참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해도 갈라서는 것만은 피했다. 결혼을 부모에게 통보하는 미국과 다르게 가족 친지 모두 모아놓고 결혼하는 풍습이 이혼을 어렵게 하는 것도 있다.
서로 갈라서는 것은 꽁깍지가 눈에서 떨어진 것이다.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가 버렸다. 마음이 떠났다. 싫어진 것이다. 이미 지나가 버린 다음에 "잘 할 걸" 해봤자 소용이 없다. 회원들이 은퇴하듯 그만 두는 것을 보면 "더 좋은 것을 만났나 보다" 라고 생각한다. 다시 나와 달라고 전화하는 것이 싫다.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을 붙잡는 것 같아서다.
전혀 관련없던 사람들이 연인으로 만나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으면서 천륜으로 이어지는 관계처럼, 도장에서도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가르치는 선생과 배우는 학생의 관계로 만나서 유단자로 이어지고 지도자로 발전하여 가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어찌 이리 똑같을까 생각하곤 한다. 이전에 학생의 승단(昇段)은 지도자에게 정조와 같다고 말한적이 있다. 그만큼 신뢰감이 가는 배우자를 맞이하는 것과 같다.
나는 처음 만난 아리따운 여인에게 "결혼합시다" 했다. 목적은 달성했지만 정작 살아보니 영화에 나오는 조폭마누라를 만난것 같다.(웃자고 하는 것이므로 오해하지 않길 바람) 만약 내가 먼저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그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했을 것이다. 그녀가 콩깍지가 껴서 나를 선택했던 것처럼 살면서 다른이에게 콩깍지가 끼지 말라는법 없다. 결혼한 부부가 갈라서는 가장 무게있는 사유는 "당신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났다!" 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났다고 하기 전에 잘해야 한다. 처음 서로에게 했던 구애를 살면서도 계속해야 한다. "오늘 당신이 더욱 멋있어 보인다!" "함께 해줘서 고마워!", "당신이 있어 행복해!", 사람은 함께 나눌 때 인생이 행복해 진다. 학생은 선생에게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선생은 학생에게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 학생과 선생은 연인관계다. 사람은 더 멋있고 더 나은 것을 따라 마음을 바꾼다. 마음 떠나기전에 잘해야 한다.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