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메일
  • |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실천하는 부자경매(in부산)
 
 
 
카페 게시글
남연님의 길따라가기 스크랩 무명암(용호등) 단상 - 무명암 우회길
남연(이술헌) 추천 0 조회 234 17.08.03 00:21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오랫만에, 아주 오랫만에 무명암 우회길을 돌아보기로 생각했습니다

무명암 등반을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 지 사진을 뒤적이다 보니 2007년 9월 추석 3일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무슨 이유인 지는 모르겠지만 무명암 릿지 등반을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삶의 허망함을 느껴서 그런지도 모르고, 

먹고 사는 일이 힘들어서 그랬는 지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릿지 등반이라는 것이 짝이 있어야 되니 

자일 파티를 찾지 못해 그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혼자서 무대포로 오르 내릴 만큼의 실력은 되지 않았기에

혼자서 가기는 힘들어 멀리 하게되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탈출로를 연결해 만들었던 무명암 우회길을 돌아 보기로 

생각을 했지만 하회를 두고 봐야겠지요 ㅎㅎㅎ 

부산 외국어 대학 앞에서 내려 회룡정사쪽으로 따라 올라갑니다

위성지도를 살펴보면 무명암 아랫편에 제법 큰 바위 능선이 보이는 데

용호등 칭디미 (알의 옛말)라 불리는 곳입니다. 구서동, 남산동 부근에 오래 살았던 분 아니면 

생소한 이름이고 길도 상단쪽까지만 나 있어 점심 장소로 활용되는 무명암 전망대 입니다

비가 올 것 같아 계곡에서 칭디미 능선으로 째고 오른 다음 코스를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회룡정사로 오르는 길을 따라 오르다가 작은 계곡을 건너 째기를 시작합니다

어느 바위옆 나무 가지를 피해 고개 숙여 지나가는 데

등과 오른쪽 귀 뒷편이 따끔 하더니만 엄청난 통증이 시작됩니다. 

무슨 벌레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금정산의 바위들은 대부분 화강암이라 

뱀이나 독충들이 살기 힘든 유황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에 

낙옆 썩은 곳도 겁 없이 마음놓고 돌아 다니는 데 ... 

무슨 벌레 인지 모르겠습니다. 말벌에게 허벅지를 쏘였을 때보다 통증이 심합니다. 


한 오분 참고 있으니 열은 나도 통증이 줄어 들어 계속 진행합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을 오르기도 하고 우회하기도 하며  

  점심 장소이자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아랫편 숲속에 바라보이는 작은 바위도 가보면 꽤나 높습니다 ^^ 

 부채바위 암릉쪽으로 비 머금은 안개가 자욱해집니다  

  


우람한 바위도 구경하고

작은 바위위를 오르면   

원효암쪽 바위들이 보입니다. 맨 우측이 장군암과 거북바위, 해우정사가 있는 곳입니다

드디어 금정산의 보석인 무명암이 멋지게 보입니다


무명암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70년대 부산의 어느 산악회의 김부갑씨라는 분이

암릉길을 개척하면서 이 곳의 이름을 수소문 해봤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 무명암이라고

명명했다고 합니다만, 남산동, 구서동 마을 어르신에게 여쭤보지 않았던 탓입니다

오래전 부터 내려온 용호등(듬)이라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용과 호랑이가 여의주를 놓고 싸우다가 바위로 변한 전설을 품고 있는 유서깊은 바위입니다 

그 여의주는 지금 서 있는 이곳 용호등 칭디미라고 부르는 이곳 입니다. ㅎㅎㅎ 

(이곳 저곳 자료를 찾아본 결과이니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 아마 맞을 것 같습니다) 

무명암을 장비 없이 우회를 하려면 하얀선을 기준으로 오르면

간이 조금 부은 분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가 있으며 중간 중간

릿지 등반로를 올라 조망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점선은 뒷편)


제일 어려운 곳은 처음 릿지가 시작되는 슬랩을 우회하여 오른 다음

2미터 전후의 직벽을 오르는 구간입니다. (등반 코스와 같은 구간)


이 곳은 약간 오버행의 직벽이기에 오르고 나면 혼자서는 후퇴가 어렵습니다.

(3미터짜리 슬링 하나가 있으면 암각에 걸고 내려오면 됩니다)


이 곳을 오르고 나면 바위봉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허리를 돌아서 

(등반 코스는 바위봉을 오르는 코스입니다)


안부에 도착하면 이제부터는 능선을 바라보고 바위능선옆을 오른쪽으로

바짝 붙어서 가면 조금 험한 바윗길이 계속해서 연결 됩니다.


오늘은 올라가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무명슬랩입니다. 사람들이 하도 많이 밟아 빤질빤질 하고 

엄청 미끄럽습니다. 인수봉 하던 사람도 이 곳에 와서는 고생하더군요 


슬랩을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확보링이 보이는 뒷편으로 올라야 되는 데 

오른쪽으로 조금 오르다 보니 안개에 묻어온 물기 때문에 미끄럽습니다 


겁이 나서 포기합니다. 마음 먹고 왔는 데 후퇴 할려니 조금 아쉬워 

아랫편으로 돌아가다 옆구리로 탈출로를 연결해봐야겠습니다 ㅎㅎ

오래전 동료들의 등반모습 

  

중간의 작은 바위가 칭디미 입니다. 실제로는 큰 바위능선 인 데 나무로 가려서 작게 보입니다

초입에서 무명암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작은 바위굴을 지나고 나면  

직진과 왼쪽편 두갈래길이 있습니다  

왼쪽편은 지난번에는 보지 못했던 것 같은 데 오늘은 쉽게 눈에 뜨입니다

올라가지 말라는 표시의 금줄 비슷한 것도 보이고  

 

작은 로프도 보입니다. 무명암 등반을 하다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탈출로 인 것 같습니다

 연이어 낡은 로프가 보입니다. 재수 ... 생으로 째기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거대한 바위벽 옆을 지나기도 하고 나무뿌리를 잡고 오르기도 합니다 

오르기는 올라도 후퇴는 애 먹을 것 같은 로프도 보이고

     

올라서니 릿지등반시 최대의 난 코스인 소나무길을 오르고 난 곳입니다


참고 - 울산 MT2030 자료 

<첫봉우리 위에서 찍은 무명암 전체> 

안부에서 자일 아랫편으로 우측으로 바위를 붙어서 오르면됨 

한칸 아랫편으로 내려서면 길이 거의 없음 

<1봉에서 볼록바위쪽으로 트롤리안 브릿지>

좌측 바위벽 중간의 소나무는 선배들이 볼 때부터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함 천년송인지도 모름 

사진으로 보기에는 쉽게 보이는 데 벽에 붙으면 높이 때문에 엄청나게 겁남 ㅎㅎㅎ  

소나무가 있는 벽 위를 오르고 난 위치

앞의 봉우리가 무명암 릿지의 첫봉우리

바위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사람들 - 우회길도 저 코스를 따름

안개가 많이 끼어 아랫편은 보이지를 않습니다 

난이도를 따지면 제일 힘든 직벽 코스입니다. 

이 곳은 오른편으로 바위틈에 양손을 넣고 재밍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중간 중간 바위를 오르면 조망을 즐길 수가 있지만 오늘은 안개 때문에 보이지를 않습니다  


이 바위틈을 오르면 마지막 피치인 연꽃좌대와 송곳바위가 보이는 데 

안개도 많이 끼었고 미끄럽고 겁이 나서 다음으로 미루고 

아래서 송곳바위만 한장 찍어 봅니다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니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쥐모양의 바위가 보입니다. 헐

왼편으로는 은벽과 지난번 전투 산행했던 원효봉 바위능선을 바라보고 

어떤 루트로 오르면 될까? 하는 망상만 해 봅니다 ㅎㅎㅎ 

  

 

이 곳을 오르면 무명암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 유명한 뜀바위 절벽도 구경할 수 있지만 혼자라서 겁이 납니다 ㅠㅠ

작은 바위를 내려서니 걱정했던 무너졌을까 하는 절벽 옆 흙길은 기우였습니다

나무들이 자라나 튼튼하게 길을 받혀 콘크리트만큼이나 안전합니다 ㅎㅎㅎ 


무명암 릿지 코스의 마지막 하강 지점의 소나무가 보이고 우회길의 끝이 보입니다

습기 가득한 안개가 오락가락 하는 속에서  

오랫만의 만남을 기억합니다

지금은 작고 하신 성산선생이 작명한 의상봉 아래서 우회길은 끝이 납니다  





의상봉을 올라서 아래를 바라보지만 안개가 자욱해서 조망은 없습니다  

가까운 곳만 겨우 바라보입니다  

의상봉을 내려서는 돌틈에서 빗방울이 반가운 돌나물 


달맞이

등골나물 

술패랭이 

솔나물

미나리 아재비 닮은 노란꽃 ... 

멋진 3망루 주변 풍경을 바라보고 

삼망루 입구의 번위돈 바위를 구경합니다 

우거지고 위엄있는 포대, 돌들로 둘러쌓인 멋진 포대란 뜻의 

번위돈(蕃威墩)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이 곳에 포대를 설치하고 운용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아름다운 경관만큼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곳 이었던 것 같습니다 


돈자 위의 글자는 주변색들 때문에 알아볼수는 없지만 탁본을 하면 확실할 것 같습니다 

  

나비암 안부, 비박터 지나고  

잔대 ... 산삼만큼이나 약효가 뛰어나다는 데 ... 캐올까 하다 그냥 둡니다 ㅎㅎㅎ 

파리풀 

동문을 지나며 오늘의 여정을 마칩니다 



무명암(용호등) 단상


처음 그 곳을 누구와 함께 했는지는 기억 나지만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곳에서 쌓였던 기억들도 대게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 영혼으로 녹아들어 내 삶을 풍성하게 했던 것은 저절로 안다


가끔 친우가 그 곳을 오르내리는 얘기들은 듣고는 있지만

내게 있어 그 곳은 불륜의 상상보다 더 내밀한 곳 이었다

"더 이상 바랄 것은 없다"라는 감정의 일그러짐이 있던 내밀의 장소


그리 높지도 않고, 그리 만만하지도 않지만

때론 두렵게, 때론 정겹게, 거칠고도 부드럽게

하얀 빛으로 다가오는 그 곳은

산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곳이었고

동료와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배운 곳이었다.


왼쪽으로는 부채바위의 벽, 오른쪽으로는 원효봉 아래 천구만별

기억속의 그 풍경들은 봄날 피어나는 연초록 새싹과도 같았고,

겨울 앞둔 깊은 가을날 걷던 시골 길가의 빈 집처럼 허전하기도 했었다.


어느해는 제법 난다 긴다 하는 사람이 떨어진 때도 있었고

또 어느해에는 신출내기 여자애가 펄펄 날아 오르기도 했지만

암벽을 두번째로 오르던 그 때 push 라는 단어의 뜻을 몰라

벽을 무작정 밀다가 추락한 그 기억만큼 생생하랴!

 

세상에 자신의 건재를 과시라도 하듯 몇가지 소식을 전하고 난 뒤

과음한 술꾼이 몇날 며칠 속쓰림에 조용하듯

그저 들려오는 소식도 없이 조용하기만 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몇번 봄과 몇번 가을이 지나도록

한동안 잊고 있다가 반백을 지난 어느 가을날

우연히 그 하얀 몸에 점점이 박힌 붉은 단풍들을 바라보다

가슴 저미던 그 곳의 쓸쓸한 풍경의 기억이 난다.


아! 그 때가 진정 내 삶의 풍요였었다는 기억이 떠오른다.


 
다음검색
댓글
  • 첫댓글 이카페에서 등반 하시는분을 보게되고 금정산의 대표적인 릿지 무명릿지도 보고,나비암 볼더링벽도 보고 즐감 하고 갑니다.ㅎㅎ 항상 안전한 산행 하시길 바랍니다.

  • 17.08.04 22:45

    금정산의 암벽과 야생화 사진들이 조화를 이루네요..ㅎ 잘보았습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