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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원 박사 周·人·工 四書三經] *<제120강> (2018.09.03.)
— <周·人·工 四書三經>은 ‘周易과 人性을 工夫하는 四書三經 강좌’를 말한다 —
시경(詩經) 제5강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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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경(詩經) 공부 ☞ 소아(小雅) /
2. 소아(小雅) ⑤ - [節南山之什]
❊ 小宛 (소완) 조그만 산비둘기 / [節南山之什] 470
☞『詩經集傳』에서는 <小宛>를 ‘小旻之什’편에 분류했다. (卷十二 小雅 小旻之什 二之五)
宛彼鳴鳩여 翰飛戾天이로다 조그만 산비둘기 하늘 위로 날아가네
我心憂傷이라 念昔先人호라 내 마음에 상처입고 내 조상을 생각하며
明發不寐하여 有懷二人호라 부모님 그리워서 새벽까지 뒤척이네
人之齊聖은 飮酒溫克이어 슬기로운 사람들은 술 마셔도 점잖지만
彼昏不知는 壹醉日富로다 어리석은 저 멍청이 늘 취해서 행패하네
各敬爾儀어다 天命不又니라 각자 행동 삼갈지니 천명은 다시 안 와
中原有菽이어늘 庶民采之로다 벌판에 있는 콩을 서민들이 따고 있고
螟蛉有子어늘 蜾蠃負之로다 나방이 까 놓은 알 나나니가 업어주네
敎誨爾子하여 式穀似之하라 자식들을 잘 가르쳐 모범으로 길러보세
· ‘宛彼鳴鳩’(완피명구)에서 ‘宛’(완)은 ‘조그맣다’, ‘鳴鳩’는 ‘울며 날아가는 산비둘기’
· ‘翰飛戾天’(한비이천)에서 ‘翰’(한)은 새가 날개짓 치는 것
· ‘明發不寐’에서 ‘明發’은 ‘날이 샐 때 환해지는 것’
· ‘有懷二人’에서 ‘二人’은 ‘’아버지와 어머니
· ‘人之齊聖’(인지제성)에서 ‘齊’는 ‘갖추다, 총명하다’, ‘聖’은 ‘슬기롭다
· ‘壹醉日富’(일취일부)에서 ‘日富’는 날마다 넘친다. ‘한결같이 취해서 주기가 넘친다.’
· ‘螟蛉有子’(명령유자)에서 ‘蛉’은 ‘잠자리’, ‘螟蛉’은 배추벌레 ‘蜾蠃’(과라)는 ‘나나니벌’
공소(孔疏)에 의하면, 나방이 낳아놓은 뽕나무벌레를 나나니벌이 업어다가 7일만에 자기 새끼로 만든다고 했는데, 이는 옛사람들이 나나니벌이 뽕나무벌레를 잡아먹는 것을 잘못 본 것으로 보인다.
題彼脊令한대 載飛載鳴이로다 저 할미새 바라보니 날면서 지저귀네
我日斯邁어든 而月斯征이라 나는 날로 힘을 쓰고 너는 달로 노력하자
夙興夜寐하여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밤늦도록 일을 해서
無忝爾所生이어다 낳아 주신 부모님을 욕되게 안 해야지
交交桑扈여 率場啄粟이로다 짹짹거리는 참새들도 마당 곡식 쪼건마는
京我塡寡여 宜岸宜獄이로다 병들어 누운 이 몸 감옥살이 같은 신세
握粟出卜하여 自何能穀고호라 쌀알 집어 점을 쳐서 살길 있나 찾아보세
溫溫恭人이 如集于木하며 나무 위에 앉아 있듯 온유하고 공손하며
惴惴小心이 如臨于谷이라 절벽 위를 걸어가듯 벌벌 떨고 마음 쓰며
戰戰兢兢하여 如履薄冰호라 살얼음 밟고 가듯 전전긍긍 조심하세
· ‘題彼脊令’(제피척령)에서 ‘題’는 ‘보다’, ‘脊令’(척령)은 ‘척령(鶺鴒)’, 즉 ‘할미새’
· ‘而月斯征’(이월사정)에서 ‘征’(정)은 ‘정진(精進)하다’는 뜻.
· ‘無忝爾所生’(무첨이소생)에서 ‘忝’은 ‘욕되게 하다’, ‘爾所生’는 그대를 낳은 부모
· ‘交交桑扈’(교교상호)에서 ‘交交’는 참새가 짹짹거리는 소리. ‘桑扈’(상호)는 ‘, 참새, 메추리’
· ‘率場啄粟’(솔장탁속)에서 ‘’率場’(솔장) ‘’마당을 따라다니다.
· ‘京我塡寡’(애아전과)에서 ‘塡’(전)은 ‘병들다’, ‘슬프다, 나는 병들고 덕이 모자란다!’.
· ‘宜岸宜獄’(의안의옥)에서 ‘岸’은 감옥[犴]
· ‘自何能穀’(자하능곡)은 ‘무엇부터 해야 잘 할 있을까’, ‘穀’(곡)은 ‘선(善)’과 같은 뜻
· ‘如集于木’은 ‘나무 위에 앉아 있듯’. 나무 위에 올라앉아 있는 사람은 밑에 있는 사람들이 흔들면 떨어지게 되어있으므로, 나무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공손(恭遜)하게 대한다
* [강 설(講說)] ——————
난세(亂世)를 살아가는 근심스러운 삶을 노래한 시다. 외로운 산비둘기가 슬피 울며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보면 꼭 자신의 신세와 같다. 자신도 태어날 때는 조상들의 기운을 한몸에 받고 태어났다. 내 한 몸 태어나기 위해 수많은 조상(祖上)들의 공력을 기울였다. 그런 이 몸이 이렇게 외톨이가 되어 비참하게 살아가는 것은 조상님께 부끄럽고 부모님께 죄스럽다.
나라의 정치에 법도(法度)가 무너지고 세상은 어지럽다. 임금은 연락(宴樂)에 빠져 늘 술에 취해 있다. 만백성의 어버이로서 하늘이 내려준 직분을 팽개치고 주색에 빠져 있고 간신배들이 국정을 농단하니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천직(天職)을 망각하면 천벌(天罰)이 내린다.
난세라 하여 군자(君子)는 자포자기(自暴自棄)할 수 없다. 때를 기다려 내일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라나는 자녀(子女)와 이 땅의 후생(後生)들이 장래의 희망이고 미래의 빛이다. 그래서 자녀교육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하늘을 나는 할미새를 본다. 힘겹게 하늘은 나는 할미새도 열심히 지저귀고 있다. 할미새의 처절한 노력을 지켜보니 그냥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 난세(亂世)를 살아가는 방법은 조용히 자신의 수양(修養)하면서 조심스럽고 공손(恭遜)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모시서」에서는 대부(大夫)가 유왕(幽王)을 비방하여 읊은 것이라 했고, 주자는 다만 다부가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 재앙을 피하려고 형제끼리 서로 경계하여 읊은 노래라고 했다.
❊ 小弁 (소반) 갈가마귀 [節南山之什] / 473
☞『詩經集傳』에서는 <小弁>을 ‘小旻之什’편에 분류했다. (卷十二 小雅 小旻之什 二之五)
弁彼鸒斯여 歸飛提提로다 푸덕푸덕 갈가마귀 떼지어 날아가네
民莫不穀이어늘 我獨于罹호라 백성들은 무심한데 나 홀로 걱정하네
何辜于天고 我罪伊何오 하늘이 벌을 주네 내 죄가 무엇인가
心之憂矣여 云如之何오 마음에 서린 시름 어찌하면 좋을까요
· ‘弁彼鸒斯’(반피여사)에서 ‘弁’(반)은 날개치는 소리, ‘鸒’(여) ‘갈가마귀’ ‘斯’는 어조사
· ‘歸飛提提’(귀비시시)에서 ‘提提’(시시) 새가 떼지어 나는 소리
· ‘民莫不穀’(민막불각)에서 ‘穀’(곡)은 ‘선(善)의 뜻’, ‘我獨于罹’에서 ‘罹’는 ‘근심하다’
· ‘何辜于天’(하고우천)에서 ‘辜’(고)는 ‘허물’ / ‘云如之何’에서 ‘云’은 어조사
踧踧周道여 鞠爲茂草로다 넓게 뚫린 한길이 접초로 뒤덮이고
我心憂傷이여 惄焉如擣로다 내 가슴 도려내듯 쓰리고 아프구나
假寐永嘆하여 維憂用老하니 잠 못 들며 탄식하고 걱정으로 늙어가네
心之憂矣라 疢如疾首호라 내 마음에 쌓인 시름 깨질 듯이 아픈 머리
· ‘踧踧周道’(척척주도)에서 ‘踧踧’(척척)은 ‘평탄하다’
· ‘鞠爲茂草’(국위무초)에서 ‘鞠’(국)은 ‘다, 모두’
· ‘惄焉如擣’(역언여도)에서 ‘惄’(역)은 ‘걱정하다, 마음을 졸이다’, ‘擣’(도)는 ‘찧다,때리다’
· ‘疢如疾首’(진여질수)에서 ‘疢’(진)은 ‘열병, 앓다’
維桑與梓도 必恭敬止온 가래나무 뽕나무도 공경함을 다하는 법
靡瞻匪父며 어디를 쳐다봐도 아버님의 얼굴 모습
靡依匪母로다 언제나 안기고픈 어머님의 젖가슴 속
不屬于毛며 不離于裏아 터럭도 다 받았고 살결까지 이은 것을
天之生我여 我辰安在오 하늘이 날 낳았거니 내 편한 날 언제일까
· ‘維桑與梓’(유상여재)에서 ‘桑’[뽕나무]는 ‘누에를 치고’, ‘梓’[가래나무]는 제기를 만듬.
· ‘維桑與梓 必恭敬止’은 결국 타고난 재질로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것
· ‘靡瞻匪父’(미첨비부)는 ‘쳐다보아 아버지 아님이 없다.’
· ‘靡依匪母’(미의비모)는 ‘안김에 어머니 아님이 없다’
· ‘我辰安在’(아진안재)에서 ‘辰’은 ‘때’
몸은 천지에 떨어져 나와 있어도 어디를 보아도 아버지이고 어디를 보아야 어머니 품 속이다. 이 장은 결국 천지(天地)가 모두 부모(父母)이다.『맹자』<공손추장>에 나온다.
菀彼柳斯에 鳴蜩嘒嘒며 우거지 저 버 들숲에 매미소리 요란하고
有漼者淵에 萑葦淠淠로다 깊고 깊은 연못가엔 갈대숲이 무성하건만
譬彼舟流 不知所屆로소니 조각배 같은 이내 신세 어디로 흐르는지
心之憂矣라 不遑假寐호라 걱정으로 속이 타서 잠도 한번 잘 수 없네
· ‘菀彼柳斯’(울피유사)에서 ‘菀’(울)은 ‘무성하다’
· ‘鳴蜩嘒嘒’(명조혜혜)에서 ‘嘒嘒’(혜혜)는 매미가 극성스럽게 우는 소리
· ‘有漼者淵’(유최자연)에서 ‘漼’(최)는 ‘깊다’
· ‘萑葦淠淠’(환위비비)에서 ‘萑’(환)은 ‘우거지다’, ‘淠淠’(비비)는 ‘무성하다’
· ‘不知所屆’(부지소계)에서 ‘屆’(계)는 ‘이르다, 도달하다’
鹿斯之奔에 維足伎伎며 사슴들이 달릴 때도 발맞추어 함께 가고
雉之朝雊에 尙求其雌어늘 아침에는 장끼가 울어 까투리를 찾건마는
譬彼壞木이 疾用無枝니 부러진 나무 신세 가지도 다 말랐다
心之憂矣를 寧莫之知오 내 속이 다 타도록 아무도 몰라주네
相彼投兎요 尙或先之며 쫓겨나는 토끼 보면 숨겨주는 이가 없고
行有死人이어든 尙或墐之하나니 길에 있는 시체들도 묻는 사람 있건마는
君子秉心은 維其忍之로다 부모님의 마음 씀은 이다지도 잔인한가
心之憂矣라 涕旣隕之호라 근심으로 속이 타다 눈물 흘려 뺨 적시네
· ‘維足伎伎’(유족기기)에서 ‘伎伎’(기기)는 나란히 걷는 모양
· ‘雉之朝雊’(치지조구)에서 ‘雊’(구)는 ‘장끼가 우는 소리’
· ‘寧莫之知’(영막지지)에서 ‘寧’(영)은 ‘발어사’
· ‘相彼投兎’(상피투토)에서 ‘投’는 ‘내던지다, 온몸을 내던지듯 달아나다’
· ‘尙或先之’(상혹선지)에서 ‘先’은 ‘먼저 달아나게 해주다.’
· ‘尙或墐之’(상혹근지)에서 ‘墐’(근)은 ‘파묻다’
· ‘君子秉心’(군자병심)에서 ‘君子’, 여기서는 ‘부모’를 지칭한다.
君子信讒이 如或醻之며 부모님은 참언 믿네 술잔을 주고 받듯
君子不惠라 不舒究之로다 부모님은 빡빡하시네 천천히 안 살피고
伐木掎矣며 析薪杝矣어늘 당기면서 나무 베고 결을 따라 장작 패지
舍彼有罪요 予之佗矣로다 죄 있는 자 놓아두고 나만 보고 닥달하네
莫高匪山이며 莫浚匪泉가 안 높으면 산이 아니고 안 깊으면 샘 아니지
君子無易由言이어다 아아 아버님 어머님 함부로 말을 마오
耳屬于垣이니라 저기 저 담장에도 귀가 붙어있는 것을
無逝我梁하여 無發我笱언마는 내 어살에 가지 마오 내 통발에 가지 마오
我躬不閱이온 遑恤我後아 내 몸조차 못 돌보니 뒷일 걱정 어이할까
· ‘伐木掎矣’(벌목기의)에서 ‘掎’(기)는 ‘잡아당기다’
· ‘析薪杝矣’(석신타의)에서 ‘薪’(신)은 ‘땔나무’, ‘杝’(타)는 ‘나무의 결’
· ‘予之佗矣’(여지타의)에서 ‘佗’(타)는 ‘더하다’
· ‘我躬不閱’에서 ‘閱’(열)은 ‘보다, 자세히 살피다’
* [강 설(講說)] ——————
부모에게 버림을 받아 쓸쓸하게 살아가는 사람, 외로운 사람의 슬픈 노래다.「모시서」에는 유왕(幽王)을 풍자한 시라고 했다. 유왕(幽王)이 포사(襃姒)를 총애하여 태자 의구(宜臼)를 폐하였으므로 태자의 스승이 이 시를 지었다는 것이다. 주자는 의구(宜臼)의 자작시라 했고,「삼가시」에서는 윤길보(尹吉甫)의 아들 백기(伯奇)의 작이라 했다.
가래나무는 관(棺)을 만드는 데 쓰고 뽕나무는 누에를 치는 데 쓴다. 그러므로 이것들은 사람의 생사(生死)에 관계되는 데 쓰이므로 사람들이 중시한다. 그러나 부모님은 가래나무나 뽕나무 정도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잠시도 잊을 수가 없는 존재다. 그런데도 부모님은 이러한 자식의 마음을 몰라주니 그 슬픔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다.
나무를 베려면 잡아당기며 베어야 하고., 장작을 패려면 나무의 결을 따라 패야 한다. 이처럼 일에는 이치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이 시 속의 부모님은 모든 것을 이치대로 처리하지 않는다. 술잔을 주고받듯 하는 온갖 참언(讒言)을 믿고 아들은 돌보지 않는다.
산은 높고 못은 깊은 것인데, 산보다 높고 못보다 깊은 부모님에 대해서는 말을 너무 가볍게 하신다. 그렇게 말을 가볍게 하다가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체신이 떨어질까 걱정이다. 또 쫓겨난 아들의 살림살이 중에도 귀중한 것이 많이 있고, 평소에 애지중지하던 것이 참으로 많이 있건만 , 함부로 다루는 것을 보니 통탄할 일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자기 몸도 하나 간수하지 못하는 신세인데 그런 것을 생각해 무엇하겠는가. 다 끝난 일이라고 허무하게 체념하는 화자의 마음이 너무 아프다.
❊ 巧言 (교언) 교묘한 말 [節南山之什] 477
☞『詩經集傳』에서는 <巧言>을 ‘小旻之什’에 분류했다. (卷十二 小雅 小旻之什 二之五)
悠悠昊天이 曰父母且시니 넓고 넓은 저 하늘은 부보 같다 하더니만
無罪無辜어늘 亂如此憮아 아무 잘못 없는 몸에 이 변란이 웬 말인가
昊天已威나 予愼無罪며 하느님이 겁을 줘도 나는 정말 죄 없어요
昊天泰憮나 予愼無辜로다 크나크신 하느님, 나의 진실 살펴주오
· ‘亂如此憮’(난여차무)에서 ‘憮’(무, 호?)는 ‘크다’. ‘亂이 이와 같이 심하단 말인가.’
· ‘昊天已威’, ‘昊天泰憮’에서 ‘已’와 ‘泰’는 ‘너무. 심히
亂之初生은 僭始旣涵이며 亂이 처음 생겨남은 讒言에 비롯되고
亂之又生은 君子信讒이니라 난이 다시 생겨남은 임이 참언 믿기 때문
君子如怒면 亂庶遄沮며 임이 한번 화를 내면 난이 바로 그칠 테고
君子如祉면 亂庶遄已리라 임이 군자 좋아하면 난이 바로 멈추지요
· ‘僭始旣涵’(참시기함)에서 ‘僭’(참)은 ‘讒(참)’과 통용, ‘涵’은 ‘함양되다’, ‘비롯되다’
· ‘亂庶遄沮’(난서천저)에서 ‘遄’(천)은 ‘빠르다, 바로’, ‘沮’(저)는 ‘그치다’
· ‘君子如祉’(군자여지)에서 ‘君子’는 ‘임금, 임’, ‘祉’(지)는 ‘복, 복으로 여기다, 좋아하다’
君子屢盟이라 亂是用長이며 임이 맹세 자주하여 난이 그리 자라나고
君子信盜라 亂是用暴며 임이 도둑 믿는 탓에 난이 자꾸 난푝해져
盜言孔甘이라 亂是用餤이로다 도둑들 말 달콤해서 난이 더욱 늘어나요
匪其止共이라 維王之邛이로다 공손치도 않으면서 임금님만 괴롭혀요
· ‘亂是用餤’(난시용담)에서 ‘餤’(담)은 ‘늘어나다, 나아가다’
· ‘匪其止共’(비기지공)에서 ‘共’은 ‘공(恭), 공(供)’과 통용
· ‘維王之邛’(유왕지공)에서 ‘邛’(공)은 ‘지치다, 괴롭히다’
奕奕寢廟를 君子作之며 웅장한 저 종묘는 나라님이 건설했고
秩秩大猷를 聖人莫之니라 위대한 이 법도는 성인께서 만들었지
他人有心을 予忖度之로니 다른 이가 먹은 마음 내가 다 헤아려요
躍躍毚兎 遇犬獲之니라 날쌘돌이 토끼들도 개 만나면 잡히지요
· ‘奕奕寢廟’(혁혁침묘)에서 ‘奕’(혁)은 ‘크다’, ‘寢廟’(침묘)는 ‘궁궐과 종묘’
· ‘秩秩大猷’(질질대유)에서 ‘秩’은 ‘질서(秩序)’, ‘猷’(유)는 ‘도(道)’와 통용, 법도(法度)
· ‘聖人莫之’(성인막지)에서 ‘莫’(막)은 ‘정하다’
· ‘予忖度之’(여촌탁지)에서 ‘忖度’(촌탁)은 ‘혜아리다’
荏染柔木을 君子樹之며 쓸모없는 저 나무들 임께서 심었지요
往來行言을 心焉數之니라 오며가며 하는 말이 마음으로 헤아려요
蛇蛇碩言은 出自口矣어니와 실속 없는 큰 소리도 입에서 나오고요
巧言如簧은 顔之厚矣로다 피리 불 듯 매끈한 말 정말 낯이 두꺼워요
· ‘荏染柔木’(임염유목)에서 ‘荏’(임)은 ‘부드럽다’, ‘荏染’(임염)은 유연한 모양
· ‘柔木’(유목)은 ‘연약하여 쓸모없는 재목’, 여기서는 ‘소인배(小人輩)’를 지칭하는 듯.
· ‘蛇蛇碩言’(이이석언)에서 ‘蛇’(이)는 ‘갈다, 연하다’, ‘蛇蛇’(이이)는 ‘세상을 속이는 모양’
‘蛇蛇碩言’은 결국 ‘천박한 수다’를 말한 것이다.
彼何人斯 居河之糜 저 사람은 누구인가 황하 물가에 산다면서
無拳無勇 職爲亂階 勇力도 없는 것이 소란만 피워대네
旣微且尰 爾勇伊何 종기난 몸을 하고 무슨 용기 있겠는가
爲猶將多 爾居徒幾何 요리조리 꾀를 내네 너의 무리 몇몇인가.
· ‘居河之糜’(거하지미)에서 ‘糜’(미)는 ‘湄(미)’와 통용, ‘물가’
· ‘職爲亂階’(직위난계)에서 ‘職’은 ‘주로’, ‘亂階’는 ‘어지러운 상황이 계단을 오르듯 증가.’
· ‘旣微且尰’(기미차종)에서 ‘微’(미)는 ‘정강이에 난 종기(腫氣)’, ‘尰’은 ‘수정다리’
· ‘爾居徒幾何’(이거도기하)에서 ‘居’는 어조사
* [강 설(講說)] ——————
정치가 어지럽고 나라가 흉흉하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을 일삼는 소인배들이 활개를 치며 전횡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치를 한답시고 떠들어대는 저 패거리들은 다 나라님이 심어놓은 잔당들이다. 그들이 오며가며 하는 허튼 소리를 화자인 내가 다 알아듣는다. 그 들은 실속 없이 큰소리치며 허세(虛勢)를 부리고, 피리를 불듯 매끄럽게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늘어놓으며 자기잇속을 챙긴다.『논어(論語)』에서 ‘교언영색(巧言令色)을 하는 사람은 어질지 못하다.((巧言令色 鮮矣仁)’이라 했다.
이 시는 정치 소인배들의 교묘한 참언(讒言)에 마음이 팔린 임금에게, 소외된 화자 자신의 안타깝고 슬픈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그러나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爲猶將多 爾居徒幾何’ 즉 아무리 큰 일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따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무리 소인배들이 잔머리를 굴려 교묘(巧妙)한 말을 해도 그들은 언젠가는 패망(敗亡)하고 말 것이다. 권력은 독점하고 있는 무리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것은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는 일이다. 잘못된 권세가 진리를 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라가 올바르게 되기를 바라는 선비가 마지막에 기대는 것은 ‘진리(眞理)’ 바로 그것이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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