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참관실습에 이어서 봉명중으로 교육실습을 다녀왔다. 나는 3학년을 맡게 되었는데, 운이 좋아서 작년의 2학년을 올
해는 3학년으로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작년에 직접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고, 실제로 올
해 다시 아이들을 만나게 되자 아이들 또한 나를 기억하며 무척 반겨주었다. 낯이 익은 교생 선생님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내게 처음부터 굉장히 살갑게 대해 주었고, 또 그만큼 내 수업에 대한 기대와 흥미도 높아 수업이 매우 원만하게 흘러갔던
지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참관실습 때와는 다르게 교육실습 기간 3주는 참 정신없이 흘러갔다. 정말 감사하게도 담당 선생님의 열성적인 지도와
다정다감한 아이들 덕분에 교직관과 학생들을 대하는 마음가짐, 적절한 교수학습법과 교재 연구, 행정실무 등 교사로서 고
려해보아야 할 사안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시 한 번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특히 수업 부분에 있어서 난 학원이나 과
외 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도 없고, 특정 학생 집단을 제대로 가르쳐 본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솔직히 수업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지만, 유비무환이라는 말대로 의외로 첫 수업을 할 때 긴장감이라는 것을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교사는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직업이고, 교육실습을 나서는 교생들 또한 아이들에게 내가 아는 것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
적으로 가르쳐 줄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하게 되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는 것을 실습에서 깨닫고 왔다. 어떤 형태
의 수업이든 결국 교사의 수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은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긍정적인 태도다. 교사는 아이들을 예
상치 못한 질문과 장난 등으로 내 수업을 망칠 수도 있는 ‘시한폭탄’처럼 생각하며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특히 수업지도
안 등에 내가 예상하는 아이들의 대답과 반응을 미리 규정해놓고 이를 정형화한 채 수업에 들어가는 것은 정말 나쁜 버릇
이란 걸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들의 다양한 응답과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내 수업의 진행을 돕는 실마리이자 윤활유 역할
을 하며, 이 때 아이들은 이를 내게 가르쳐주기 위한 나의 ‘선생님’이 된다. 수업 초반에는 여유가 없어서 아이들의 이런
배려 어린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없었지만, 실습 후반으로 갈수록 나도 시야가 넓어지면서 그런 아이들의 눈동자가 보이
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뒤 질문하러 오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고, 교실을 나오며 아이들로부터 쑥스럽게도 수업 정말 잘하신다는 칭
찬을 듣기도 했다. 담임반도 아니었던 한 아이는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직접 찾
아와서 명찰까지 받아갔다. 교생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선생님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실습 마지막 날 아이들로부터 꼭 선
생님이 되실 거라는 응원을 듣고 아이들과 이별하며 ‘교사가
되면 이런 보람찬 기분을 항상 느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
이 들었다. 교육실습이 끝난 뒤 교사란 직업에 환멸을 느끼
고 교직의 길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지만 난 오
히려 그 반대라 참 다행인 것 같다. 수면시간까지 깎아가
면서 교재를 연구하고 수업을 준비하느라 진을 다 빼도
교실에 들어가면 기운이 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몸소
체험했다. 담당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2차 시험장에
들어가면 실습 때 가르쳤던 이 예쁜 아이들이 앉아서 나를 보고 있을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받고는 했다. 인연이 닿아 고등학교에 가서 정식
선생님으로서 이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
을 해 본다. 내게는 정말 감개 깊은 교육실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