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고창 선운산 기행 -
(1) 봄안개 피는 선운사
지난 2월 마지막 주말 고창 선운산을 찾았다. 산 이름보다 더 유명한 선운사가 있는 곳, 기암군(奇巖群)이 잘 어우러진 산
과 계곡이 보기드문 진경(珍景)을 이루는 고창의 명산이다. 누구나 한두 번씩은 가 보았을 산과 절이라서 굳이 설명이 필
요하지 않는 산이다. 이곳으로 갈 때면 가슴이 먼저 설레인다. 눈에 익은 곳곳의 가경(佳景)들이 볼 적마다 처음 보는 듯
생경해지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은 단체의 일원으로 참여하게되어 산행이 아닌 계곡의 승지들을 찾는다.
아침 11시, 선운사 일주문을 들어 선다. 해는 벌써 중천인데 이곳은 아직 박무(薄霧)들이 선운천 좌우의 산록을 짙게 감싸
고 있다. 선운(禪雲)은 구름 속에서 고요한 참선에 세계에 잠긴다의 뜻. 오랫만에 다시 찾은 이를 반기려는 속 깊은 뜻에
서 일까, 박무를 두른 선운산은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계곡 또한 마찬가지. 유곡(幽谷)에 든 것 같은 안개 속 계
곡은 이곳이 바로 선경(仙境), 도솔천(兜率天)임을 웅변하는 듯하다. 마침 얕은 옥담에 모여 있는 한무리의 원앙새 가족
을 만난다. 조심스레 다가가보지만 인기척에도 경(驚)을 치지 않는다. 그들도 이곳의 일원, 선운천의 멋을 더한다. 이곳은
벌써 봄 기운이 새록하다. 경칩을 앞 둔 환절기라 비교적 포근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음지에 잔설(殘雪) 희뿌연 겨울의 끝
자락. 그러나 개울 가의 둔치마다엔 석산(石蒜 · 상사화) 군락들이 마치 봄보리밭처럼 푸르고, 낙엽활엽 교목에 붙은 송악
덩굴들은 이따금씩 우듬지까지 타고올라 상록수처럼 푸렇다. 선운사 녹차밭 이랑엔 큰개불알풀(봄까치꽃)들이 보라색 꽃
을 피우고 있고, 동상(凍傷) 입은 묵은 녹차나무잎들은 벌써 생기를 찾아 작설(雀舌)을 피울 잎눈들을 도톰하게 키우고 있
다.
선운산도립공원 도솔계곡 탐승길. 선운사를 찾아 동백나무숲을, 생태공원을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 진흥굴 ·도솔암 · 내
원궁을 둘러보고 다시 마애불상을 거쳐 용문굴을 돌아 봤다.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이라는 명산이다. 특히 마애불상 주
변의 도솔계곡은 명승 제 54호로 지정된 절승(絶勝)이다. 도솔암을 지나 내원궁에 올라서서, 가까이 천마봉과 더 멀리 쥐
바위능선을 한눈에 담아보는 그림은 도솔계곡의 백미다. 오후의 역광에 뷰파인더로 담아보는 이 검은 실루엣은 바로 도솔
천이다. 선운산 계곡을 두루 탐승하며 담은 이미지들을 세 편으로 나누어 싣는다.
< 사진 촬영, 2018, 02, 24. >
▼ 선운사 일주문(兜率山 禪雲寺)
▼ 선운천
▼선운천 잉꼬 가족
▼ 선운사 앞 생태공원
▼ 선운교 주변
▼ 선운사와 동백나무숲 - 1
▼ 선운사 동백나무숲 - 2
▼ 생태공원 금단정
▼ 도솔산 마애불상 미륵불
▼ 내원궁에서 바라본 천마봉과 쥐바위능선
▼ 청정한 옥담에 마음을 씻(관수세심觀水洗心)고-
▼ '천상운집'처에 오는 이를 반기는 돌탑 장승
▼ 도솔계곡의 돌탑을 쌓는 분은 주말도 없다
▼ 활엽낙여교목에 붙어 자라는 송악, 일명 상춘등(常春藤.)
▼ 선운사 녹차밭
▼ 큰개불알풀. 일명 봄까치꽃은 벌써 피고 있다.
▼ 선운교
▼ 천년기념물 제367호 선운사 '송악'
◁ 송악 ▷
송악은 상록성 관목의 덩굴식물로 담장나무 또는 상춘등(常春藤)이라고도 한다.
주요 서식지는 우리나라 서남해안과 도서지방임. 특히 선운사 송악은 수령을 알
수 없는 수 백년 된 고목으로 천년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
▼ 유산풍류 회원 일향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