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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맥
1
그해 8월 태양은 빛의 방사를 봉인한다
햇살 속으로 떠난 어둠의 모가지 다비를 미룬 채
탄성 쏟아내고 짐승되어 운다
불임의 대지는 달거리 시작하고
묵정밭 창문 열고 기지개켠다
생산라인은 상처 쓸어 담고 켜켜이 쌓여 있는
먼지 털어 일제히 스위치 올린다
봄 여름 꺼질줄 모르던 제국 본토엔 빛기둥 스러지고
수은주 곤두박질치며 겨울 내린다
지구촌 곳곳 흘러가는
천황 무릎 꿇은 울음소리 기도로 눕고
등 구부러진 가을날 갈대 서걱인다
히로시마 잿더미 쥐고 있던
불기둥 사라지고
너울갈기 휘날리던 추억 굼슬겁게 만지며
까만 파문을 낳았다
백두 한라 한 몸 뱃속
해방둥이 하나 말똥말똥 눈망울로
붉으레 물든
울음 터뜨리며 세상을 뚫는다
어린 물살 바다로 가는
현란한 반전 어깨동무한다
아버지
힘줄 불끈한 이십 줄 청년
암울껍질 깨고 가파른 혼돈 문지르며
경찰제복 입는다
백두대간 소백산 품속인 영주 이산 장수의
치안 순례한다
2
호사다마
남과 북 좌우로 돌아앉아 입에 거품 물고
집 뛰쳐나간 언어는
갈등 소용돌이 속으로 움츠러든다
하나의 조국 야망 불태우던 북은
검붉은 욕망 퍼덕이며
으밀아밀 모택동 기운 빌러
구월산 줄기 타고 시간화살 당기며
3⋅8선 넘는다
남을 송두리째 삼키려고 킁킁
게걸스런 악어입 벌린다
6ㆍ25 공일새벽 혹은 주일새벽
몽롱한 시간에
번드르한 탱크 앞세우고
맨발의 남을 정조준
드르룩 드르륵 방아쇠 당긴다
강토는 포연 뒤집어쓰고
허겁지겁 남부여대 보따리 싼
남루한 행렬 덜컹거린다
캄캄 시간 속
기차 도보 우마차 남으로 남으로
어느 새 낙동강까지 밀려간다
한강다리 이 악물고 목숨 던진다
강은 피바다 출렁거리며 아우성 피워 올린다
주검을 넘고 넘어
곡성은 차곡차곡 이파리로 쌓여간다
3
아버지는 북의 손에 끌려간다
십자가 메고 골고다를 오르던 그분처럼
포박당한 채 죽령 넘는다
피난길 접어두고 하실바실 아들 자취 돌아보던 할머니
피비린내 덕지덕지 쌓여 있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소백산 골짜기
능선을 따라 허청거린다
가을 무르익는 쨍쨍한 날
구데기 파리 떼 밥상이 된
한 주검 앞에서 털썩, 땅을 친다
마지막 정지문 나설 때
빛 바랜 청색 옷가지 주인 찾아 펄럭일 때
형체 알 수 없는 얼굴
벌집 되어버린 이승의 최후
생전의 집 영주시 하망1동 223번지에는
붉은 음표 영별가 울려 퍼지고
바람 햇살 새소리 조문으로
허토를 한다
4
태평양 건너 해양의 건반 두드리며
산소호흡기 들은 맥아더
전쟁 물줄기 바꾸려고
인천 앞바다 날아내린
그의 어록은 전사에 번득인다
철원ㆍ김화ㆍ평강
산맥과 산맥으로 이어진
철의 삼각지대는 전쟁 본거지
이글대는 인광에 깃털 가다듬고
서로의 적들이 엎치락뒤치락 오르내린다
셀 수 없이 널브러진 생명에 백마고지는
우두커니가 된다
시리게 견디어 토막토막 잘라진
선홍빛 날짜들 다 떨어지고
총탄 맞은 슴벅슴벅한 눈빛 서성거리고 있다
지리산은 고뇌 앓는 몸짓으로
여순반란사건 빨치산 토벌 피아골
회상 서늘한 시간의 주름살
포효하던 설움 목젖까지 차올라
세월 삭이고 있다
일월은 지고 피고
봄 쓸쓸한 넋 곁에서
구름 우듬지 한자락 분질러 엉클어진 시간에
젖 물리는 숲숲
5
눈물샘 불룩한 중학생 때
새벽별 노동의 빛을 학습한다
앞마당엔 처음 민들레꽃 벙글고
예배당 종 소리에 이끌리어
청량리 발 중앙선 영주역사 들락거리며
조병욱 서거를 옆구리에 끼고
가난을 헤집으며 소식지 나른다
마산 앞바다엔 눈에 체루탄이 박혀 둥둥 떠
고교생 김주열 혼불 불러들인 4ㆍ19
불길은 도시를 덮친다
늙은 세월!
3ㆍ15 부정선거와 장기 독재자 손가락질에
허겁지겁 하와이로 날아간다
데모가 해를 부르고 달을 부른다
두뇌가 발산하는 초음파
아장아장 민주 걸음마 목덜미 잡히고
돌잔치도 못한 채 무대 내려온다
장면을 단칼로 무너뜨린 박정희
목숨 건 강단으로 5ㆍ16 깃발 너풀거리며
금속성 목소리로 반공을 국시로 내걸고
권총 찔러넣어
혈기와 구습 단숨에 몰아낸다
활활 자유 불길 꺼지고
신발끈 동여맨 군사문화는 달음박질로
방방곡곡에 멍석 깐다
중생대 잠 깨운
새벽종 울리고
초가지붕 남루함 갈아입고
울긋불긋 슬레이트로 깔끔 변신
마을길 희멀건 시멘트 옷을 입고
질척한 흙 소리 곡소리로 바뀐다
광부 수출
간호부 수출
오누이는 살가운 애국 전사
태극기 안고
코리아 향기 세계로 실어나른다
청룡 백마가 뿜어낸 핏방울
열사의 나라에서 망치 들고 삽질한 땀방울
황금되어 고국으로 돌아온다
가발 신발 인형 때 만나 해외 나들이 떠나고
조국은 빈궁 부요 번갈아 저울에 올려놓는다
6
한동안 달력에서 눈을 떼지 못한
1968년 1월21일
북의 124군부대 세상 발칵 뒤집어 놓는다
남파 공작원 김신조 외 30명
코드 원이 머물고 있는 집 습격할 양으로
피어린 도상연습 마치고
임진강 살얼음판 건너 삼봉산 하룻밤 눈붙이고
산줄기 따라 따라 한반도 허리
북한산 사모바위 굴에서
영웅의 꿈 헐떡이며 밑그림 그린다
밤이 서울 감싸안을 때
승가사 산길 지나 세검동 파출소 통과하려다
촘촘한 그물망에 걸려든다
씨아이씨 이름 팔고 뒤덕스럽게
검문 우격다짐 뭉개려다
북의 우람한 신분이 들통난다
옥신각신 끝에 최규식 피 흘리며 쓰러진다
밤하늘 빼곡이 비탄 곡조 올라가고
도심은 불꽃튀는 교전 벌어진다
꽃잎 분분한 거리에서
국방은 역전의 용사 불러 모아
향토예비군 명찰 달아
어질어질한 세상으로 내보낸다
시월 끄트머리
신사복 등산복 군복으로 위장한
공비 120명이 울진 삼척 산골 무대로
흰소리 한바탕 늘어놓고 게릴라전 펼친다
계방산 꿈나무 이승복
절규하며 총성으로 부서진다
7
군번 31034081
부선망 독자로 월남 갈 수 없어
달러도 만져보지 못한 병사
동강난 비애
영천 부관학교 피가 고즈넉이 몸속을 흐르는 육군병장
젊은 욕망 괄호 속에 묶어 놓고
겨울살점 뜯어먹는 날선 이빨
병영의 문 망설이지 않고 두드린다
군용트럭 펄펄 신작로 달린다
대구 영천 춘천 양평 화천 지나
이윽고 안동에서 종지부 찍는다
서른 두달여 이어달려
훈장 없는 월계관 쓰고
중동부전선에서 때 절은 녹색 제복 훌훌 벗는다
8
거침없는 근대화바람 물결치고
보릿고개는 가난 지우는 묘비명 쓴다
산업은 또박또박 앞서 가고
자유는 슬금슬금 뒤로 가고
빛과 그늘로 붓질한 묵화 한폭
북악산 봉황루에 앉아
산업화에 목숨을 건 박정희
유신으로 영구집권
부국강병 매서운 자갈 물리고
배부른 철권 휘두른다
마산 부산 김영삼 부르며
잃어버린 여의도 의자 찾기가
들불로 번져간다
70년대 저문 가을날
푸르던 잎 수수수 떨어진다
저녁 티브이 검은 소식에 한낮 햇살에 부푼
삽교천 지나가고
나라 움직이는 술잔
뼛속의 언어 불거져 전운 감돈다
두남받던 고향동지 김재규가 차려 놓은
시월밤 술상 가시
기어코 핏빛
술렁대며 수렁으로 빠져든다
기타 노랫가락 까무러치고
금오산 정기 명토 박은 통치자 피투성이로
먼길 떠난다
9
시비시비(12ㆍ12) 주술 외우던
별둘 별넷으로 단기코스에 길들어진
직계존속 언구럭 후예들
작두 위에 서 있는 무당, 유달리 머리가 빛난다
바닥 알 길 없는 미혹
장충체육관 권력 찍어내는 공장
언죽번죽 끼리끼리 손뼉 치며
나랏일에 걸림돌 되는
아우보다 못한 형 찾아내어
황량한 벌판으로 쫓아버린다
띄어쓰기도없이성공신화논픽션을단숨에쓴다
별들의 전쟁
오직 피만 존재할 뿐
무등산은 평등 박애 얼굴
일제가 지배하던 그때 광주학생
전두환 군부와 애면글면 맞서다 피흘린
5ㆍ18 민주항쟁
빛고을 지키고 있는 산은
무수히 떨어진 낙화를 바라보며
갈기갈기 찢어진다
아버지 영정사진 끌어안고
웃고 있는 어린 사내
무등산은 어둠세력 잊어버리고
그 자리에 덤덤히 서 있다
한 송이 피기도 전에
두 팔 벌려 어깨를 꼈다
흩어졌는가 하면
다시 모이고
모였다가 다시 흩어진다
높지도 얕지도 않게
그러나 모두 평등하게
이 하늘 아래 뿌리박고 서서
이 이것을 지키기 위해
그처럼 오랜
세월을 견디었구나.
(-김규동,「무등산」전문)
10
6ㆍ10 광장에서
하이얀 탄산 약수 먹고 자란 동토
긴잠 깨어나 말랑말랑 봄날 만지고
여릿여릿 민초가 나라 주인 되는
신세계
위기 수그러들고
펑펑 눈 내린 땅
보통사람이 테이프 가위질한
88올림픽 지나간다
큰산 상도산맥 육산길
배는 허기지고 다리는 쥐가 난다
나라 곳간 거미줄 치렁치렁 을씨년스럽다
아메리카 발 찬바람
일상 허물어뜨리고
꿈 속 일만이천봉 소풍길 열려
가려움증 서로 긁어주며
부질없는 속셈은 시치미
누우런 소 떼 우르르 북으로 간다
동교산맥 헉헉거리며 걷다
무시로 허벅지 근육통 앓는다
그래도 가야 할 일편단심
한국전쟁 발발 반세기 만의 유월
남북 하나로 외마디 터지고
가슴 으스러지도록
평화의 탐조등 불 밝힌다
녹슨 철모 속 잠든 불덩이
155마일 휴전선 환하게 비추고
새천년이 오고
아날로그와 디지털 경계에서
틈새 시간 허리 깁어
화려한 대문 두들긴다
2002월드컵 4강신화 손수건 흔든다
난지도 쓰레기 동산 장미꽃 향 흐른다
붉은 무리 사자후 자지러지고
곰비임비 대한민국은 날개를 달아
훠얼훨 지구촌을 날은
11
2009년 5월 어느 날
영랑모란 뚝뚝 떨어지던 날
봉하산 부엉이 느닷없이 목놓는다
자전거에 손주 태우고 막걸리 마시는
유기농 농부 노무현
부엉이는 그를 데리고 간다
노란 물결 순정의 향수 일렁일렁
누리를 쉴새없이 적시고 있다
청계천 연가에 빠져
분별 잃어버릴 때가 종종 있다
인왕산 둘레길 길목 명박산성
초롱초롱 촛불 켜지고 수런수런
예수와 붓다를
다급한 목소리로 찾는다
양양한 4대강 전도사
동안거 끊임없이 금식 해야 한다
강남 우면산 수척해진다
풀 나무 돌 듬성
산은 들숨 날숨 몸살 앓다가
영양실조 걸렸다
기침은 계절 따지지 않았다
2011년 7월 여름은 몹시 추웠다
야윈 산 숨죽이고 바라보던 하늘
인내 거두어
우렛소리 앞세워 읍참마속 칼 뽑았다
열여섯 목숨과 몇 채 아파트까지
아비규환은 빗속 걸으며 떨고 있다
생채기 난 얼굴
함부로 뜯어고친 무지렁이 손길
서릿발 응징을 내린다
천만 가지 힘을 쥔 발길
어슬렁어슬렁 도심 속 지나간다
달빛 더 푸르게 해줄 4대강
신라의 달밤 부르고 싶어도
내성천 금모래 머리 싸매다 이승 떠나
슬픔은 핏물로 쌓여
발 뻗어 눕지 못하는
강강강강,
자본은 심부전에 떨고 있다
12
먹물 바다에 던져버린
2014년 4월 16일!
느긋한 한마디에
객선의 사슴 눈망울
뚝뚝 떨어지고
있어야 할 119손길
으슥한 뱃속엔 끝내 부재중
라스트 스퍼트(last spurt)
가⋅만⋅히⋅있⋅으⋅라
바디칸 빗장 열고 온 프란치스코
노란 리본 제의에 달고
눈물 닦아주는 빛손
비바 파파!
오만 생명
오만 역사
인식의 지평 너머로
웅숭깊은 모둠말
‘기억하고 있다’ 내려놓았다
순교의 땅,
산맥으로 뿌려진 평화 정의
구원의 열쇳말 세계로 울려 퍼지는
악보
2015년 나라 나이 고희
둘로 나눈 조국
하나로 밥상에 앉아
제2의 8⋅15 해방 환호성
꼭꼭 씹을
13
(………… ………… …………)
2017년 3월 10일!
비는 내리지 않는다 봄 여윈 3월 속울음 울고- 천둥은 강토를 송두리째 흔들어 비틀어 놓는다 민초는 바람을 먹고 산다 함성은 꺼질 줄 모르는 몇백만 이음줄 촛불 광화문 광장 태운다 그럴 줄 몰랐다 4년 전 태산 넘어 오방색 예복 입고 나라와 결혼한 님, 불륜 소식 들리지 않았는데 어쩌다 파경에 닿았는가 이건 아니야, 눈물 젖은 뒷모습 싫어 머리 풀어 곡소리 내려놓는다 봉황새 울음 추억 소환하고 장롱 속 태극기 가슴속 품는 대한 날씨보다 더 매서운 민국의 이른 봄날–박근혜는 총총걸음으로 면벽 수행길 떠난다 궁궐은 그냥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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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1
남남북녀 두 연인은 전쟁북새통에서 부모를 잃어버리고 양부모 손길에서 성장하여 어느새 혼기는 지났습니다만, 두 연인은 열길 물속의 마음인 양부모 뜻을 거스릴 수 없어 십일년 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글썽이다 얼굴엔 기미만 늘어났습니다 누군가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둘이는 ‘이공일팔사이칠’을 역사적으로 사고치는 날로 잡아놓고, 목숨을 걸고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하나는 북으로 하나는 남으로, 이윽고 둘이는 그놈의 전쟁공간 그놈의 긴장공간인 금단의 선 분단의 콘크리트를 허물고 두 손 꼭 잡고 초례청에 섰습니다 세계의 수많은 눈앞에서 한겨레 한말에 방점을 찍은 한글을 만드신 광화문 세종 선생님을 주례로 모시고 ‘판문점 선언’을 한 후 한쌍은 새 출발을 합니다
반전2
도보다리 모퉁이에 무성영화 무대가 펼쳐집니다 사위는 봄날을 알리는 새소리가 청청합니다 배고픈 사람 달래주는 조팝나무와 연둣빛 버드나무가 바람 피우지 않으면 못 산다는 갈대와 어울리며 낮말을 도보다리 위에 매달아 놓습니다 신혼 부부는 말소리를 죽이고 달콤한 필담을 나눕니다 해는 노을과 눈맞추고 무성영화 막은 내립니다 몇 잔 술에 얼근해진 주연배우 둘이는 숲속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진도가 너무 많이 나갔나 봅니다 사람은 둘인데 다리도 둘밖에 안보입니다 착시현상이라도 좋습니다 한해가 가면은 말입니다 아들은 한반도 한씨 한민국, 딸은 한조선으로 -좀은 진부하지만- 흐뭇한 봄밤을 기념하며 그렇게 이름을 지어 놓았답니다
반전3
‘멀지만… 아, 멀다고 말하믄 안되갔구나!’ 옥류관 일등 요리사가 평양냉면 재료를 싣고 판문점에서 만찬을 준비합니다 세 손길을 거쳐야 비로소 속 깊은 맛을 우러낸다는 북의 맛, 푸른 입과 붉은 입이 장단을 맞추어 후루룩 후루룩 육수를 마십니다 고향의 봄을 면발에 듬뿍 뿌리고 잘강잘강 씹습니다 걸신스럽다 했싸도 좋습니다 단숨에 한 그릇을 비웁니다 평화의 상징을 비둘기에서 인제는 평양냉면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반전4
하나의 봄 잔치마당에서는 박수를 치는 게 도리입니다 이런 날에는 설령 하는 짓이 마뜩찮아도 꾹꾹 참고 적색타령을 아껴두어야 합니다 어처구니없다거나 위장평화 쇼라거나 그런 말로 잔치마당에 재를 뿌리고 찬물을 끼얹으면 속좁은 사람이 됩니다 뜻있는 수많은 눈들이 몽니를 부린다 어깃장 놓는다,고 수군수군 거립니다 몇 달 전만해도 남북은 티격태격 두통 치통으로 각을 세워 눕는 밤을 절망하며 통곡한 바, 상상을 뛰어넘는 나랏일 기쁜날에 목소리 큰 사람들 청맹과니 되어 소탐대실로 큰병 앓을까 저어됩니다 한반도 상공에서 상주하던 먹구름 떼는 사라지고 평화로운 흰구름이 즐비합니다 할 일 많은 세상에서 행복지수 높이는 연출을 배우고 익혀야 정신위생상 좋습니다
반전5
휴전선 낡은 철조망을 거둡니다
지뢰를 거두고 초소를 거둡니다
정전 육십오년을 울음 울며 거둡니다
도보다리에서 만든 아들딸, 한민국과 한조선을 앞세우고 전쟁 없는 통일 한반도 선언 -둥둥 북소리로- 만방에 흩날리며 푸르른 깃발을 펄럭입니다
부산에서 원산으로 모스크바에서 파리 런던까지 대륙의 꿈 훨훨 철로 따라 배낭여행을 떠납니다
신은 관습법에 따라서 백두와 한라를 오가며 묵묵히, 다만 눈짓을 보내고 있을 뿐입니다
반전 6
그
러
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2020년 6월 16일
(남북전쟁 70돌을 기념)
평양의 포효 ; 한반도 뒤덮은
약력
기독시문학과 아시아문예 주간 역임. 전 광명시 평생학습원 시창작 지도.
NGO신문 ‘시마을’ 해설 집필 중.
『침묵의 칼날』 『광야의 굶주린 사자처럼』 외 다수 시집.
한국현대시인 작품상 외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