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세계박람회 개최 1년전을 맞아
여수만의 음식으로 천만 관람객 입맛을 사로잡아야
‘남도 음식 맛’ 관광에서 보는 것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맛 즐기기’이다. 죽은 사람도 뻘떡 일어선다는 음식 맛, 병에 걸린 사람이 가장 힘든 것이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음식하면 전라도, 전라도에서도 남도의 음식을 최고로 쳐주는 것은 풍부한 해산물 때문이다. 남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으로서 서해안처럼 갯벌만으로 되어있지도 않고, 동해안처럼 모래와 바위로만 되어있지 않다. 동해안과 서해안이 섞인 바닷가, 넓은 평야와 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속에는 다양한 영양분이 섞여있다. 그래서 해산물과 고기들이 맛있다고 한다.
여수에서 해산물 요리하면 누구나 ‘해물한정식’을 들먹인다. 먼저 쉬지 않고 나오는 음식 가짓수에 놀라고, 계산하면서 음식 값에 두 번 놀란다. 대체적으로 여수에 사는 사람은 한정식보다는 일품요리에 더 눈독을 들인다. 이제 ‘해물한정식’도 표준화해서 가짓수보다 맛에 더욱 신경을 써서 여수의 맛이 풍겨 나올 수 있도록 한다.
엑스포천만관람객에게 여수의 맛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시내는 ‘먹자골목’을 만들어야 하고, 경치가 좋은 바닷가는 고급자연산횟집으로 특화시켜야 한다. 여수의 모든 음식에는 반드시 싱싱하고 깨끗한 여수앞바다 해산물이 들어가야 한다. 지금도 톳을 먹인 오리고기와 반지락칼국수처럼 파래 먹은 한우, 미역 돼지 삼겹살, 멸치 먹고 자란 활어, 홍합비빔밥 등이다.
여수를 찾은 관람객이 맛집을 찾아 헤매는 것보다 먹고 싶은 해산물 요리만 생각하여 무조건 찾을 수 있는 전문 먹자골목을 만든다. 봉산동 게장백반골목, 여서동 쌈밥골목처럼 만들어서 매 끼니마다 매일 돌아가면서 ‘먹자골목’을 순례를 할 수 있게 만든다. 골목은 해산물 종류에 따라 나누거나 조리 방법에 따라 나누면 된다.
첫 번째로 보양식 장어골목이다. 살아서 팔딱거리는 붕장어를 산채로 구워서 먹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숙주나물과 고사리를 넣어서 푹 끓인 장어탕, 여름철에 즐겨먹는 갯장어 데침요리와 생선회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팔뚝만한 붕장어를 토막 내서 시래기와 함께 된장을 풀어서 푹 고아내는 통장어탕이 별미이다. 미리 양념을 발라서 구워 나오는 통장어구이와 깨장어구이도 새로운 장어맛이다.
두 번째로 입맛을 돋우는 아귀골목이다. 좋은 콩나물을 골라서 얼큰하게 고추장과 함께 쪄서 나오는 아귀찜, 버릴 것이 없어서 창자만 모아서 찐 대창찜, 미나리와 함께 푹 삶은 아귀탕 등이 있다.
세 번째로 속이 편한 어탕과 어죽골목이다. 술에 취한 사람 속풀이와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운 고추를 넣어서 바글바글 끓인 노래미매운탕, 조기매운탕이다. 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생선뼈를 푹 고와서 미역과 수제비를 넣은 맑은탕, 생선지리가 있다. 삶은 잡어를 갈아서 시래기와 함께 넣어서 내놓는 해물해장국과 낙지 연포탕, 복어국도 즐겨 찾는다. 장어와 농어를 푹 고은 죽, 피문어와 전복, 바지락, 소라, 개지를 넣어서 끓인 어죽도 있다.
네 번째로 발라먹는 재미 생선구이골목이다. 뼈가 세고 조그맣게 생겼어도 알아주는 군풍쉥이구이, 갈치구이, 기름이 자르르한 고등어구이, 담백한 삼치구이, 칼집을 내어 파간장으로 간을 맞춘 전어구이, 굴비, 서대구이 등이다.
다섯 번째로 영양이 풍부한 조개골목이다. 새조개 데침요리를 비롯해서 반지락과 홍합, 게가 잔뜩 들어간 해물탕, 피조개와 개조개, 전복을 화로에 구워주는 조개구이, 까먹는 재미 세꼬막, 개지와 돼지삼겹살을 넣어서 삼합구이, 날 것으로 먹는 피조개와 전복 맛, 삶은 소라 맛을 빼놓을 수 없다.
여섯 번째로 향긋한 맛에 온 몸을 사로잡는 활어회골목이다. 여수앞바다에서 막 잡아 올린 감성돔을 비롯해서 농어, 도다리, 광어, 노래미를 살만 얇게 떠서 겨자에 묻히거나 참기름과 다진 마늘이 섞인 된장에 찍어서 먹거나 아니면 뼈 채 썰어서 먹는 뼈꼬시, 세꼬시가 있다.
일곱 번째로 쫄깃한 맛이 가득한 선어회골목이다. 먼 바다에서 잡은 큰 고기를 얼음에 채워서 발효시켜 먹는 삼치회와 참치회, 병어회, 민어회, 노란가오리회는 술, 막걸리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 격이다.
여덟 번째로 신맛으로 입이 벌어지는 회무침골목이다. 싱싱한 채소 무와 상추를 썰어서 서대와 무치는 서대회를 비롯하여 새조개, 갑오징어, 가자미회 무침으로 잃었던 입맛을 다시 살아나게 한다.
아홉 번째로 은은한 맛의 생선조림골목이다. 싱싱한 생선에 무와 감자, 고사리를 노란 냄비에 함께 넣어서 보글보글 끓인 갈치조림, 조기조림, 고등어조림, 병어조림, 왕서대조림, 가오리조림은 맛이 배인 무와 감자가 더 맛있다.
열 번째로 그 밖에도 만들 수 있는 골목이 많다. 낙지와 주꾸미 골목, 굴구이 골목, 멍게와 해삼, 개불, 성게 비빔밥 골목, 복어요리골목, 물메기 골목 등 수없이 많이 만들 수 있다.
여수의 해산물 음식에는 여수의 특산품인 채소와 과일, 쌀이 들어가야 한다. 돌산에서 회를 먹으면 반드시 김치가 5가지가 나온다. 돌산갓김치와 갓물김치, 꼬들배기 김치, 배추김치, 총각김치 등으로 회를 싸서 먹는다. 남면에서 나오는 방풍나물과 취나물, 삼산면 거문도 쑥, 돌산 시금치, 화양면 양파 등으로 반찬을 만들거나 요리를 하면 더욱 돋보일 것이다.
지금 여수는 해산물 원재료를 그냥 그대로 사용해서 요리를 만들고 있어서 가짓수가 적고 단조로워 금방 싫증이 난다. 특히 여성과 젊은 층의 입맛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똑같은 낙지 요리라고 해도 다른 음식과 결합해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해산물 피자, 해산물 중심 돈까스와 스파게티 등은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경상도 봄도다리 쑥국보다 맛있는 미역도다리국, 양태미역국이 있고, 많이 나는 우렁쉥이와 홍합으로 비빔밥을 못 만들라는 법이 없다.
이러한 해산물 요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수시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 계발을 자영업자에게 맡기는 것보다는 ‘해산물요리과’와 같이 전담하는 부서를 두고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전국적인 음식 체인 기업 연구소나 호텔 주방에 용역을 주어서 새로운 음식을 많이 계발해야 한다.
다음은 골목을 지정하고, 식당 창업에 따른 전문 경영 지원과 인테리어, 용품과 도구 구입비 지원, 홍보 지원 등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고 유명 맛집으로 소개될 수 있도록 한다. 거가대교가 개통된 이후 거제와 통영의 음식점이 불나듯이 여수만의 먹을거리를 준비하지 않고는 엑스포천만관람객은 발길을 돌릴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는 것이 여수시민이 박람회를 성공시키는 길 중의 하나이다.
박람회 기간 동안에는 매일 오늘의 '여수의 요리'를 지정해서 그 음식점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특별 이벤트 행사를 한다. 음식 만드는 과정 시연과 함께 참여해서 조리를 하는 행사, 음식 재료 알아맞추기, 음식 사진 컨테스트, 맛 체험 소감문 쓰기,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글 올리고 최고 댓글 시상, 새로운 요리 계발 아이디어 공모, 음식값 할인, 몇번째 무료 시식 등을 하면 크게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다.
여수에 가서 여수의 맛을 즐겨서 다시 찾고 싶도록 만드는 기회가 ‘2012여수세계박람회’이다. 임진왜란 때 백전백승을 이끌어냈던 원천적인 그 힘은 여수 수군들이 먹었던 해산물중심 여수의 음식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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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수갈매기 한창진 원문보기 글쓴이: 여수앞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