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에 동백섬을 17년째 청소하는 이용복씨를 만나다.
장산에서 매일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분이 있다는 글을 페이스 북에 올리니 우동 주민이 연락이 와서 동백섬에서도 매일 새벽에 청소하시는 어르신이 있다고 귀띔을 해 주어 전화번호를 받고 찾아뵙기로 했다. 월요일 카톡으로 연락드리고 화요일 아침에 전화를 계속했으나 받지 않아 무작정 동백섬으로 찾아갔다. 혹시 못 만날까봐 빠른 걸음으로 동백섬을 한바퀴 돌았으나 못 만나 그냥 가려다 가운데에 있는 최치원 동상으로 올라가던 중 어떤 분이 큰 집게와 쓰레기를 많이 담은 가방을 들고 내려오신다. 직감적으로 동백섬에서 청소를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하여 인사를 드리니 그 분이 맞았다.
우동 카멜리아에 사는 만 73세인 이용복님이다. 카톡으로만 인사만 드렸고 직접 만나기는 처음이었지만 봉사하는 분답게 사람을 너무 편하게 대해 준다. 자신은 고등학교때 밴드 생활을 하였고 군대를 육군 군악대 부사관 생활로 보냈다고 하며 17년째 동백섬을 청소한다고 한다. 군 생활하면서도 영내에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보는 즉시 주웠고 그 습관들이 해운대에 정착하게 되면서 늘 운동하는 동백섬을 청소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당시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청소를 부탁했으나 잘되지 않기에 자신이 집게를 들었다고 한다.
자신은 군대에서 정년퇴직을 하였기에 연금을 국가에서 받기에 주민들을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동백섬까지 쓰레기 줍기를 하고 난 뒤에 운동을 한다고 한다. 집사람도 천주교 신자로서 그런 남편의 봉사하는 모습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 분과 이야기를 하니 많은 사람들이 수고하세요! 라는 격려의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
동백섬은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훌륭한 장소이기에 주민들도 그 보답을 했으면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은 집게로 청소를 하고 있지만 길바닥에 껌 떼기는 힘들다고 한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 벤치 등에 앉아 소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그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던지고 특히 없어지는데 천년이상 가는 소주병을 숲에 던져서 그것을 발견하고 울타리를 넘어서 줍고 나오면 옷에 거미줄, 먼지범벅이 된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쓰레기 청소는 자원봉사자들이 하더라도 나무 사이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것 청소는 봉급을 받는 사람들이 잘 해 주었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구청에서 가지키기와 제선충 방제작업을 하고 난 뒤 일꾼들이 숲 속에서 빵등을 먹은 비닐봉지와 장갑 등을 그대로 놔주고 오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깨끗하게 치워 주었으면 한다고 한다.
17년째 비 오는 날 혹은 연세가 있으니 너무 추운 날 빼고는 매일 청소를 하기에 주민들이 동백섬에 아쉬운 것이 있으면 자신에게 건의를 하여 관리사무소에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동백섬 입구에 자신의 사비로 만든 분실물 통을 만들었다고 한다. 야간에 동백섬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흘리고 간 차 열쇠, 카드. 장갑 등을 길에서 주워 이곳에 놔두면 찾아간다고 한다.
또한 입구의 쓰레기통도 원래는 한 개뿐이어서 넘쳤는데 구청에 건의하여 두 개를 설치하여 주민들 스스로가 쓰레기를 버리도록 유도 한다고 한다. 한 시간내내 주워온 쓰레기를 통에 버리고 옆에 떨어진 쓰레기까지 청소를 하는 모습에서 진정 동백섬을 사랑하는 분이라 생각되었다.
동백섬 가운데에 해운대라는 말을 제일 처음 쓴 통일신라시대 최치원 동상이 있고 몇 년 전 구청에 주민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등을 설치해 달라고 주민들이 많이 요구했지만 신성한 장소라며 반대를 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최치원은 해운대 주민들의 조상이다. 1200년 전의 최치원은 우리 후손들이 자신의 동상 앞에 와서 떠들고 놀고 하는 모습을 좋아하지 1년에 몇 번 정도 의례적인 행사 때만 찾아오는 곳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구청에서도 주민들을 위해 운동기구 설치등 전향적인 행정을 펼쳤으면 한다.
동백섬 입구에 인어상이 있다. 환경을 생각하자는 취지로 병뚜껑, 페트병 비닐, 조개 껍데기 등으로 만들어진 인어상이 있지만 시간이 오래 됨에 따라 많이 훼손되었다. 인어가 불었던 나팔도 사라지고 비닐도 떨어지고 특히 뒤에서 보니 조개껍데기는 많이 떨어져 있었다. 보름 전에 해수욕장에 거장의 예술작품을 무단으로 철거하여 문제가 되었다고 들었다. 그것보다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분과 헤어지면서 차가 주차된 누리마루 주차장 앞에 오니 길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가 예사롭지 않다. 오늘 만난 이용복씨 같이 우리 동네를 사랑하고 청소하는 주인의식을 가진 분들이 해운대에 살기에 해운대가 살맛나는 사람사는 도시가 되는 것 같다.
해운대의 자랑은 마린시티의 고층 아파트보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위해 쓰레기 하나 줍는 주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더 우리에게는 소중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