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었다.
매년 한 번씩 만나는 행사지만, 기다려지는 모임이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천 달러도 못되던 시기에 태어나 가난을 가난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이웃 간에 정이 넘쳐, 특별한 음식만 있어도 나누어 먹던 시절이었다.
정자나무 밑에서 구슬치기, 딱지치기 하던 친구들이 이제 노인이 되었다.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매년 그래왔던 것 처럼 관광지 여행에 나섰다.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였지만,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전라북도 순창에 있는 강천사로 출발했다.
도착하니까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우리는 전기차로 만든 관광용 기차를 타고 매표소에 도착했다.
모래가 깔아진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아직 조금 이른 단풍을 구경하고, 폭포를 구경하고, 출렁다리를 구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폐교되고 없어진 시골의 초등학교를 다녔지만, 나름대로 잘들 살아왔다.
나는 1962년도에 입학하여 63년 동안 함께한 동창생들에게 기념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고 찾아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것이 없어 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동창생의 로고가 들어간 기념수건을 만들어 이번 동창회 때 나누어 주려고 준비했다.
사정이 있어 동창회에 가입하지 않거나, 도중에 참석하지 않는 친구들에게도 모두 나누어 주려고 한다.
잘나가는 친구들은 백만 원을 찬조도 하고, 식사비도 대납하고, 노래방비도 대납하여 회비를 집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있다고 하는것이 아닌데, 고마운 친구들이다.
늦게까지 노래방에서 목소리를 높여 노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조식을 하고 해산하게 된다.
전국에서 모인 20여명의 친구들과 헤어지는 시간에는 내년에 또 만나게 되지만, 아쉬움이 있다.
내년에는 특별한 동창회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언제 봐도 반가운 친구들.
당분간 단톡방 카톡 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