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발굴
오교정
십 년 넘게 묻혀 있던 유모차를 발굴해서 기역자 할매 등을 네 바퀴로 떠받친다 비탈길 비포장길도 한 뼘쯤 가벼워진다
집 안이 푹푹 찌는 낮 동구로 밀고 간다 저수지가 보내오는 푸짐한 바람 속에 그늘이 수다를 떤다 매미도 맞장구친다
명퇴가 의무이고 알바가 필수인 세상 자식 안부 손자 걱정 하루가 기우는데 정자 옆 조는 유모차 영감보다 든든하다
앞에서 발이 되어 할매 끌고 귀가해서 고단한 몸을 접고 꿈속으로 굴러가면 골목은 허기진 배를 볓빛으로 채운다
ㅡ계간 《시조미학》(2026. 봄호) |
첫댓글 4수 마지막 행 '볓빛'으로'는 '별빛으로'의 오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