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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취만년(遺臭萬年)
냄새가 만 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뜻으로, 더러운 이름을 영원히 장래에까지 남김을 이르는 말이다.
遺 : 남길 유(辶/12)
臭 : 냄새 취(自/4)
萬 : 일만 만(艹/9)
年 : 해 년(干/3)
(상대어)
유방백세(流芳百世)
명예를 얻으려는 욕심은 본능을 충족한 사람들 모두 갖고 있다. 불교서 말하는 오욕은 재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의 다섯 가지 욕망인데 죽을 때까지 따라붙는 식색수면(食色睡眠)을 제외하고 재산을 모은 뒤엔 이름을 남기려 한다.
명예욕에는 권력욕, 승부욕 그리고 학문적 성취욕구도 모두 포함할 수 있고 그 결과로 재물이 따르더라도 탁월한 능력으로 인정받는다.
표사유피 인사유명(豹死留皮 人死留名), 즉, 표범은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대로 이름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항상 조심한다.
그렇지만 뜻대로만 되지 않아 악인들이 역사에 기록된다. 더러운 냄새가 오래 남는다는 유취만년(遺臭萬年)이란 성어가 생겼다.
이 말은 유방백세(流芳百世)와 대구를 이뤄 한 때의 잘못 판단으로 좋은 이름이 나쁘게 변할 수 있다는 교훈도 준다.
방현령(房玄齡) 등이 편찬한 진서(晉書) 열전 중 환온(桓溫)편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진(晉)나라와 북방 이민족들은 오래 전부터 마찰을 빚어왔다. 환온이 세 차례에 걸쳐 북벌을 단행, 저족(氐族), 강족(羌族), 선비족(鮮卑族)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북방민족은 이후 중원을 넘보지 못했고 환온은 국방장관인 대사마(大司馬)에 올라 제후들 보다 높은 특별대우를 받았다.
기고만장해진 환온은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고 이렇게 말했다. '대장부가 이미 훌륭한 명성을 후세에 전할 수 없다면, 나쁜 이름인들 만세에 남길 수 있겠는가.'
既不能流芳後世, 不足復遺臭萬載邪.
61세가 되어 병석에 누웠어도 환온은 야망을 버리지 못하다 재상 사안(謝安)의 저지로 초기의 명성은 사라지고 자신의 뜻대로 오명의 대명사가 됐다.
▶️ 遺(남길 유, 따를 수)는 ❶형성문자로 遗(유)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貴(귀; 많은 보배, 재산, 가진 것, 유)로 이루어졌다. 물건이 어디로 가버리다, 잃는 일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遺자는 '남기다'나 '끼치다', '버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遺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貴(귀할 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貴자는 양손에 흙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귀하다'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遺자의 금문을 보면 새집을 떨어트리거나 버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遺자의 본래 의미도 '버리다'나 '떨어뜨리다'였다. 후에 遺자는 '남기다'나 '전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는데, 길 위에 떨어트린 물건을 선조들이 남기고 간 유산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遺(유, 수)는 ①남기다, 남다 ②끼치다, 전하다 ③잃다 ④버리다, 유기(遺棄)하다 ⑤잊다 ⑥두다, 놓다 ⑦떨어지다, 떨어뜨리다 ⑧빠지다, 빠뜨리다 ⑨쇠퇴(衰退)하다 ⑩빠르다 ⑪더하다, 더해지다 ⑫음식을 보내다, 음식을 대접하다 ⑬오줌 ⑭실수(失手), 그리고 ⓐ따르다(수) ⓑ좇다(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마음에 남는 섭섭함을 유감(遺憾), 건축물이나 전쟁이 있던 옛터를 유적(遺跡), 내버리고 돌아보지 않음을 유기(遺棄), 사후에 남겨 놓은 재산을 유산(遺産), 끼치어 내려옴을 유전(遺傳), 죽은 사람의 뒤에 남은 가족을 유족(遺族), 사후에 남겨진 물건을 유물(遺物), 죽은 사람을 화장하고 남은 뼈를 유골(遺骨), 죽은 사람의 몸을 유해(遺骸), 갖추어지지 아니하고 비거나 빠짐을 유루(遺漏), 활자 따위가 책이나 활판 가운데서 빠짐을 유탈(遺脫), 죽음에 임해서 남기는 말을 유언(遺言), 유언하는 글을 유서(遺書), 잃어 버림을 유실(遺失), 죽은 사람이 생전에 이루지 못하고 남긴 뜻을 유지(遺志), 마음에 둠을 유의(遺意), 남이 잃어버린 물건을 주움을 습유(拾遺), 남김없이 모조리를 무유(無遺), 남편이 죽고 남긴 자식을 고유(孤遺), 자면서 모르는 가운데 정액이 나옴을 몽유(夢遺), 보태어 채움을 보유(補遺), 냄새가 만 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뜻으로 더러운 이름을 영원히 장래에까지 남김을 일컫는 말을 유취만년(遺臭萬年), 마땅히 등용되어야 할 사람이 빠져서 한탄함을 이르는 말을 유주지탄(遺珠之歎), 오래 전하여 오늘에 이른 풍속을 일컫는 말을 유풍여속(遺風餘俗), 청렴결백하거나 선정을 베푼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감당유애(甘棠遺愛), 계책에 빈틈이 조금도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산무유책(算無遺策), 임금의 잘못을 바로잡아 고치게 함을 보과습유(補過拾遺), 있는 힘을 남기지 않고 다 씀을 이르는 말을 불유여력(不遺餘力), 큰 바다에 남아 있는 진주라는 뜻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현자나 명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창해유주(滄海遺珠) 등에 쓰인다.
▶️ 臭(냄새 취, 맡을 후)는 ❶회의문자로 臰(취)의 본자(本字)이다. 自(자; 코를 뜻함)와 犬(견; 개)의 합자(合字)로, 개가 코로 냄새를 맡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臭자는 '냄새'나 '썩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臭자는 自(스스로 자)자와 犬(개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自자는 사람의 코를 그린 것이다. 이렇게 코를 그린 自자에 犬자가 결합한 臭자의 본래 의미는 '냄새를 맡다'였다. 후각이 예민한 개의 특성을 응용해 '냄새를 맡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臭자는 후에 '(고약한)냄새'라는 뜻으로 바뀌었는데, 自자와 犬자의 조합이 밖에 풀어 기르던 개에게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臭자가 이렇게 고약한 냄새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口(입 구)자를 더한 嗅(맡을 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臭(취, 후)는 ①냄새 ②구린내 ③몹시 ④심하게 ⑤지독하게 ⑥썩다 ⑦더럽다 ⑧사이가 나빠지다 ⑨맡다 ⑩더럽히다 ⑪추악(醜惡)하다 ⑫평판이 나쁘다 ⑬무가치(無價値)하다, 그리고 ⓐ냄새를 맡다(=嗅)(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냄새와 맛을 취미(臭味), 고약한 냄새가 나는 바람을 취풍(臭風), 비위를 상하게 하는 좋지못한 냄새를 취기(臭氣), 냄새가 나도록 부패함을 취패(臭敗), 나쁜 냄새가 나고 더러움을 취예(臭穢), 불쾌한 냄새를 악취(惡臭), 좋은 느낌을 주는 냄새를 향취(香臭), 냄새가 없음을 무취(無臭), 사람이나 작품 등에서 풍기는 특유한 느낌을 체취(體臭), 겨드랑이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호취(狐臭), 나쁜 냄새가 풍기지 못하게 막음을 방취(防臭), 냄새나지 아니함을 불취(不臭), 남아 있는 냄새를 여취(餘臭), 재화를 탐하여 그것을 자랑하거나 재화로써 출세하는 따위를 동취(銅臭), 썩어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를 부취(腐臭), 입에서 나는 구린 냄새를 구취(口臭), 젖내 나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유치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취동자(乳臭童子), 입에서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언행이 유치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생유취(口生乳臭),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하는 짓이 아직 유치함을 이르는 말을 구상유취(口尙乳臭), 아무 빛깔과 냄새가 없다는 뜻으로 허물이 없이 깨끗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무색무취(無色無臭), 분홍빛의 옷을 입고 입에서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어린 아이를 가리켜 이르는 말을 홍분유취(紅粉乳臭), 부리가 누런 색 새끼같이 아직은 어려서 입에서 젖비린내가 난다는 뜻으로 남을 어리고 하잘 것 없다고 비웃어 이르는 말을 황구유취(黃口乳臭), 냄새가 만 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뜻으로 더러운 이름을 영원히 장래에까지 남긴다는 말을 유취만년(遺臭萬年), 절친한 친구 사이를 기취여란(其臭如蘭), 자연의 道는 알기 어려워서 들어도 소리가 없고 맡아도 냄새가 없다는 말을 무성무취(無聲無臭) 등에 쓰인다.
▶️ 萬(일만 만)은 ❶상형문자로 万(만)의 본자(本字)이다. 가위나 꼬리를 번쩍 든 전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전갈이 알을 많이 낳는다고 하여 일 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萬자는 ‘일만(一萬)’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萬자는 艹(풀 초)자와 禺(긴꼬리원숭이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萬자의 갑골문을 보면 앞발을 든 전갈이 그려져 있었다. 萬자는 본래 ‘전갈’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일만’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萬자는 간혹 万(일만 만)자로 쓰일 때가 있는데, 이것은 중국 한나라 때 萬자를 생략해 사용했었기 때문이다. 간체자를 사용하는 중국에서는 万자를 ‘일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萬(만)은 (1)천(千)의 열 곱절. 9천999보다 1이 더 많은 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 만(一萬) ②성(姓)의 하나 ③사천성에 있는 현(縣)의 이름 ④만무(萬無: 절대로 없음) ⑤대단히 ⑥매우 ⑦매우 많은 ⑧여럿 ⑨절대로 ⑩전혀 ⑪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주 멀고 오랜 세대를 만대(萬代), 온갖 일을 만사(萬事),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만일(萬一), 만일이나 혹시를 만약(萬若),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나 갖가지 수많은 물건을 만물(萬物), 온갖 물건의 형상을 만상(萬象), 썩 많은 돈을 만금(萬金), 매우 오래 삶을 만수(萬壽), 많은 복을 만복(萬福), 갖출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반(萬般),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경축하거나 환호하여 외치는 말을 만세(萬歲), 완전하여 조금도 빠진 것이 없는 것 또는 아주 안전한 것을 만전(萬全), 온갖 어려움을 만난(萬難), 썩 많은 돈을 만냥(萬兩), 썩 많은 햇수나 늘 한결같은 상태를 만년(萬年), 세계 각 나라의 국기를 만국기(萬國旗),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잘 됨을 만사여의(萬事如意), 모든 일이 잘 되어서 험난함이 없음을 만사태평(萬事太平),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잘 이루어짐을 만사형통(萬事亨通), 영원히 변하지 아니함을 만세불변(萬世不變), 아주 안전하거나 완전한 계책을 만전지책(萬全之策), 장수하기를 비는 말 만수무강(萬壽無疆) 등에 쓰인다.
▶️ 年(해 년/연, 아첨할 녕/영)은 ❶형성문자로 禾(화)는 벼,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 또는 千(천)은 많음을 나타낸다. 年(연)은 가을에 많은 수확이 있음, 익다, 나중에 벼가 자라는 기간에서 연월(年月)의 해란 뜻으로 쓰고, 익다의 뜻은 稔(임)으로 쓴다. ❷형성문자로 年자는 '해'나 '나이', '새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年자는 干(방패 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방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年자는 禾(벼 화)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年자의 갑골문을 보면 人자 위로 禾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볏단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볏단을 등에 지고 간다는 것은 수확을 마쳤다는 뜻이다. 농부들에게 한 해의 마무리는 당연히 추수가 끝나는 시점일 것이다. 그래서 年자는 한해가 마무리되었다는 의미에서 '해'나 '새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年(년, 녕)은 ①해 ②나이 ③때, 시대(時代) ④새해, 신년 ⑤연령(年齡) ⑥잘 익은 오곡(五穀) ⑦콧마루 ⑧사격의 하나 ⑨사람의 이름 ⑩익다 ⑪오곡(五穀)이 잘 익다 그리고 ⓐ아첨하다(녕)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해 동안을 연간(年間), 한해의 마지막 때를 연말(年末), 새해의 첫머리를 연초(年初), 일년 단위로 정하여 지급하는 봉급을 연봉(年俸), 해의 첫머리를 연두(年頭), 십 년 단위로 햇수를 셀 때 쓰는 말을 연대(年代), 사람이나 생물이 세상에 난 뒤에 살아온 횟수로 나이의 높임말을 연세(年歲),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1년에 일정 기간씩 주는 유급 휴가를 연가(年暇), 지나가는 날이나 달이나 해를 연화(年華), 해마다 하게 되어 있는 관례를 연례(年例), 그 해의 안 또는 한 해 동안을 연중(年中),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연모(年暮), 지난해를 작년(昨年), 올해의 다음 해를 내년(來年), 열 살 안팎의 어린 나이를 충년(沖年), 매해나 하나하나의 모든 해를 매년(每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여년(餘年), 곡식이 잘 되고도 잘 여무는 일 또는 그런 해를 풍년(豐年), 완전히 성숙하지도 않고 아주 어리지도 않은 사내 아이를 소년(少年), 평상시의 해를 예년(例年), 한 해의 마지막 때와 새해의 첫머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연말연시(年末年始), 한 해 동안 하루도 쉬는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연중무휴(年中無休), 풍년이 들어 백성이 즐거워 함을 이르는 말을 연풍민락(年豐民樂), 세월이 매우 오래다는 말을 연구월심(年久月深), 나이가 젊고 한창 성함을 일컫는 말을 연부역강(年富力强), 나이가 많거니와 덕도 아울러 갖춤을 일컫는 말을 연덕구존(年德俱存), 백 년을 기다린다 해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기다려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하청(百年河淸), 권세는 10년을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함 또는 영화는 일시적이어서 계속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권불십년(權不十年),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약(百年佳約), 부부가 서로 사이좋고 화락하게 같이 늙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해로(百年偕老),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천명을 알 나이라는 뜻으로 나이 오십을 이르는 말을 지명지년(知命之年),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사위를 두고 이르는 말을 백년지객(百年之客), 벽을 향하고 아홉 해라는 뜻으로 한 가지 일에 오랫동안 온 힘을 쏟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면벽구년(面壁九年), 냄새가 만 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뜻으로 더러운 이름을 영원히 장래에까지 남김을 일컫는 말을 유취만년(遺臭萬年)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