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많은 연말연시,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이는 새로 진입한 종편 건강프로의 영향도 있겠지만, 이제 건강에 관심을 둘 연세(?)가 되셨다는 야그겠지요. 여기에서는 모처럼 필자의 전공인 '약장수' 썰(舌)을 풀어볼까 합니다.
1. 지나치게 약을 좋아하는 건 문제
소식적부터 약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이도 없지 않지만, 대개 나이가 들면서 기력도 전만 못하고 이리저리 쑤시고 아프다 보니 약에 의존하게 되는 거겠지요. 過猶不及! 그러나 무턱대고 이약 저약 마구 복용하면 禍가 됩니다. 그래서 약 좋아하는 이들이 신주처럼 모시는 몇몇 약을 골라 집중타(?)를 날려볼까 합니다(단, 이는 필자의 소견으로 다른이들의 학설이나 주장과 다를 수 있음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타민C : 국내 유명대학 의대교수가 줄기차게 주장한 만병통치약으로 국내 시장을 엄청 키워 놓았지요. 재미있는 건 세계의 비타민C 원료산업이 우리나라 시장의 부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그런데 비타민C가 좋다 하더라도 너무 고용량(6,000~12,000mg)을 권장한다는 겁니다. 비타민C의 결핍증에 필요한 하루 용량이 100mg 이라는 건 고리타분한 이론이라 치더라도, 유수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사판하는 대다수 영양제의 비타민C 함량이 500mg을 넘질 않는 건 왜일까요?
비타민C는 염산이나 질산과 같이 강산은 아니라도 酸(아스코르브산, Ascorbic Acid)이기 때문에 고함량에서 위장장애를 일으깁니다. 위궤양이나 위염이 있는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고, 과음했을 때나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약(적지 않은 치료제가 이에 해당됨)과 같이 복용하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사실 비타민C 고용량 Mega요법이 만병통치라는 것도 심히 의심스럽지만..
비아그라 : 종래 약의 개념을 혁파했다는 이 Happy Drug가 나온 동기가 재미납니다. 모 다국적 제약사가 혈관확장제 하나를 임상했는데, 피험자가 간호사만 들어오면 얼굴이 붉어지고 시선을 피함에 그 원인을 추적하다 걸려든 '대박' 이랍니다. 이 계통 약의 오남용 例는 너무도 많아 다 열거하기에 지면이 부족하고, 다만 근래 유행하는 '매일 소량 장복" 이라는 기상천외한 쓰임(?)에 대해서만 언급코자 합니다.
종래 한방에서 정력이나 발기력은 곧 건강이라는 통념이 비아그라에도 적용된 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비아그라는 주로 음경해면체의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만 있을 뿐 인삼과 같은 강정약이 아닙니다. 혹자는 강정효과는 없어더라도 혈액순환은 잘 시키지 않겠느냐지만, 그런 목적이라면 부작용이 거의 없고 효과적인 토코페롤이나 오메가-3 가 더 좋겠지요. 더욱이 매일 소량씩 먹으면 정작 필요할 때(?)에는 내성이 생겨 잘 듣지 않을 수도 있는데..
아스피린: 나온지가 100년이 넘은 이 약에도 재미난 일화가 있습니다. 말라리아가 창궐했던 영국의 작은 마을에 한 목사가 '하나님이 병을 주셨으면 반드시 부근에 치료약도 마련해 놓으신다.' 는 굳은 믿음으로 초근목피를 뒤지던 중 버드나무 줄기에서 해열성분(Salicylic Acid)을 얻었답니다. 이를 독일 바이엘이 특허권을 사서 약간의 변형(Acetyl Salicylate)을 하여 만든 약입니다. 우수한 해열, 진통효과로 사랑을 받아 왔으나 위장장해가 심해 근래에는 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부작용이었던 '혈액응고억제' 작용을 주작용으로 바꾼 소용량(100mg) 아스피린이 쓰입니다. 특히 심장시술 후와 같이 혈액응고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주된 타겟입니다. 그러나 혈액응고 염려가 없는 건강인도 피순환을 위해 복용하는 건 문제입니다. 우선 갑작스럽게 수술을 해야 할 경우라도 출혈이 염려되어 1주일 가량 아스피린을 끊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아무리 용량을 줄였더라도 장복하면 위장장해를 일으킵니다. 위궤양이나 위염이 있는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2. 너무 약을 멀리하는 것도 문제
필자의 절친 중 하나는 작은 수술이라도 절대 몸에 칼을 대려 하지않으며, 꼭 필요한 약도 입에 대지 않는 걸 자랑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현대의학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고행을 자초하는 쓸데없는 소신이라 여겨집니다, 약을 남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염진통약 :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면 온몸이 쑤시고 아픈데 젊은 시절엔 금새 낫지만 나이들면 아무래도 회복이 더딥니다. 이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무리하게 쓰기 때문이랍니다. 밤새 끙끙거리며 앓고, 낮에도 걷거나 앉아 있기도 불편한데도 그냥 꾹 참는 무던한(?) 님들도 있습니다. 약국에서 근육통에 쓰는 약을 달라하여 한 두번만 먹어도 금새 사라지는데.. '진통제" 란 말이 들어가니 마약성진통제 처럼 부작용이 심한 약으로 여길 수 있지만, 약국에서 처방없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염진통제는 부작용도 거의 없고 근육통에 효과도 그만입니다, 값도 싸고...
항히스타민 : 다소 생소한 용어라 여기는 님들도 있겠지만 널리 쓰이는 약입니다. 콧물이 날때 들어가는 성분이 바로 이 약이고, 알레르기가 났을 때 먹는 약(연고와 함께)도 이 항히스타민입니다. 머리염색약을 쓰면 두피가 온통 가렵고 얼굴에도 발진이 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 때 약을 미리 먹고 염색하면 가려움증이 거의 없습니다. 약국에 가면 '지르텍' 같이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항히스타민이 지천인데도 굳이 참을 필요가 있을까요. 음식이나 꽃가루 알레르기에도 마찬가지지만...
감기약 : 우스게 소리로 '감기는 약을 먹으면 1주일, 안먹으면 7일이면 낫는다' 는 말이 있습니다. 대개 감기란 여러종의 바이러스가 함께 만들어 낸 합작품(?)이기에 특정한 치료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증상을 없애주는 대증요법(對症療法)이 주류인데, 콧물에는 항히스타민, 기침에는 진해제, 가래에는 거담제, 그리고 발열에는 해열진통제가 쓰입니다. 따라서 감기에 무조건 종합감기약을 쓸 필요는 없고 특정 증상을 없애주는 약만을 쓴는 게 바람직합니다. 콧물이 줄줄 흐르는데도 감기엔 약이 없다하고 꾹 참을 필요가 있을지...
첫댓글 약은 필요에 따라 먹어야 되는거네요.
저는 내성이 생길 것을 걱정하여 거의 복용을 하지 않고 있고.
또 비타민 c 는 하도 좋다고 하여 유한양행 1000m 를 먹는데 오줌만 노랗게 나오지
별로 효과는 없는 것 같아 있는 것이나 먹고 떨어지면 안 먹을가 생각중 입니다.
귀중한 정보 자료 지식! 감사합니다. 대단히... 건강하세요!
하루 1~2천mg의 비타민C를 먹는건 오히려
바람직하다 여겨집니다, 특별히 속이 쓰리지 않다면..
비타민C는 원래 색갈이 없어 소변이 노랗지 않은데,
비타민B2가 들어있는 종합비타민도 같이 드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