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신진서, 박정환에게 결승1국 불계승

[김희명]

▲ 삼성화재배 첫 우승을 노리는 한국랭킹 1ㆍ2위간의 결승3번기에서 신진서 9단이 박정환 9단을 상대로 선제점을 가져왔다.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1국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 상대로 185수 불계승

신진서 9단이 박정환 9단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했다. 둘 때마다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세계대회 연승 숫자는 17연승(올해 16전 전승)으로 늘어났다.

1일 한국기원 2층대회장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제1국에서 신진서 9단이 185수 만의 불계승으로 박정환 9단을 꺾었다.

▲ 한국기원 2층대회장에서 열린 결승1국 모습. 두 기사 간의 인터넷 공식전은 처음이다.

삼성화재배 사상 두 번째이자 14년 만에 성사된 한국 기사 간의 '형제결승'에서 신진서 9단은 중반 들어 중앙에서 크게 불붙은 몸싸움에서 이득을 보면서 승세를 다졌다.

바둑TV 홍성지 해설자는 "중앙 전투에서 순식간에 형세가 기울었다"면서 "박정환 9단이 못 두었다기보다는 신진서 9단의 수읽기가 워낙 좋아서 솔직히 어쩔 수 없었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 중앙의 전투가 하이라이트. "하나(105) 밀어둔 수가 승착이었고(좌상 사솰과 관계 있다), 찌르고 끊는 수(107ㆍ109)가 성립되면서 순식간에 바둑이 기울었다"는 홍성지 해설자. 두점을 잡으면서 약점도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이후의 국면 운영에도 크게 작용했다.

▲ 상변에서 기민하게 ▲, △를 교환을 확인한 것은 X로 끊었을 때 백1로 잇지 못하게 하는 효과. 백9에 흑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11로 뚫렸을 때 좌상귀 흑의 사활이 달라지는 것(△가 A에 있으면 귀의 흑이 사는 수가 없다).

개시 4시간 27분 만의 종국. 박정환 9단이 135수째에서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고, 그때 6분 34초를 남기고 있던 신진서 9단은 151수째에서 초읽기가 시작됐다.

상대전적은 신진서 기준으로 26승20패가 됐다. 신진서 9단은 올해 열린 세계대회에서 16전 전승을, 지난해부터 17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박정환 9단은 올 들어 세계대회 6연승 후의 첫 패배를 당했다.

▲ 중앙 전투에서 크게 실점한 박정환 9단. 상대적으로 신진서 9단이 잘 두었다.

3판2선승제의 결승전은 2일 정오부터 2국을 벌인다.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바 있는 신진서 9단도, 네 차례 우승한 바 있는 박정환 9단도 삼성화재배는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신진서 9단은 보유 중인 춘란배ㆍGS칼텍스배ㆍ쏘팔코사놀ㆍ명인전ㆍ용성전ㆍKBS바둑왕전에 이어 7관왕을 노린다. 박젇환 9단에게는 2년여 만의 정규기전 우승을 바라보는 대회이다.

▲ 돌을 거두자마자 박정환 9단이 신진서 9단 자리로 와서 복기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부터 판단이 잘 안 되어 시종일관 어려웠는데 마지막에 두다 보니까 잘되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국후의 신진서 9단. "연승은 두기 전에 솔직히 의식이 되는데 시합에 들어가면 워낙 집중하기 때문에 생각이 잘 안 난다"면서 "오늘은 초반 페이스에 밀린 것 같아 내일은 제 페이스대로 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996년 창설 이래 26번째 시즌인 2021 삼성화재배의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이다. 지난대회까지 나라별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11회, 일본 2회. 2015~2020년에는 중국 기사들이 6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 전기 4강 자격으로 본선 32강부터 나서 셰얼하오 9단, 판팅위 9단, 한승주 8단, 양딩신 9단을 차례로 꺾었다.

▲ 랭킹시드를 받아 32강전부터 리웨이칭 9단, 미위팅 9단, 롄샤오 9단, 자오천위 8단을 차례로 꺾었다.

▲ 박정환 9단이 머리를 긁적이자 신진서 9단이 잠깐 쳐다보는 모습도 보였다.

▲ 통산 30차례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진서 9단.

▲ 통산 74차례 랭킹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박정환 9단.

▲ 세계대회 17연승(올해 16전 전승)을 이어가고 있다.

▲ 크게 아쉬워했다. 올 들어 세계대회 6연승 후의 첫 패배가 됐다.

▲ "박정환 선수와 둘 때에는 한 수 한 수에 아우라가 느껴져서 사실 옛날에는 그 아우라에 밀려서 거의 이기지 못했었는데 요새는 그래도 제가 성장을 해서 대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착수하면서 그 아우라에 밀리지 않게 잘 대비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