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노포 속으로 들어온 키오스크
출처 한국일보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2817510002984
식당의 각 테이블마다 비치된 태블릿PC를 이용해서 고객이 직접 주문하고 결재하는 '태블릿오더'는 고물가시대를 견뎌내고 있는 업주들의 인건비 절감에 큰 도움을 주고 있고 한다. 비슷한 이유로 유명 노포들도 '노포다움'을 포기하고 편리한 시스템을 하나둘 도입하고 있다. CJ제공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서울 외곽의 고즈넉한 노포(老鋪) 식당을 오랜만에 다녀왔다. 작년 이맘때 갔다 왔으니 거의 1년 만이었다.
'식당 구조가 바뀐 걸 보니 돈 많이 벌어서 그새 리모델링을 했구나.'
얼마 후면 '100년 식당' 반열에 들어갈, 50년이 훌쩍 넘은 유명 식당인데 지난 세월의 흔적은 모두 지워버리고 유행에 맞게 바꿔버렸다. 내 가게는 아니지만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키오스크로 좌석을 배정받고 널찍해진 테이블 사이를 지나 번호표대로 찾아간 식탁엔 미리 밑반찬들이 준비돼 있었다. 지난해까지 이 식당은 주문을 하면 푸짐한 한상차림을 통째로 카트에 싣고 와 테이블 위에 그대로 얹어주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는데 그 재미있는 장면을 못 보게 되다니 살짝 실망감이 들었다. 우리 가족은 식당에 올 때면 카트로 싣고 오는 상차림을 보며 그제야 침묵을 깨고 깔깔대며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했었다.
경치 좋은 강변 뷰 자리에서 '과묵해진 가족'은 한참 동안 서로의 얼굴을 멀뚱히 바라보다 결국 죄 없는 밑반찬만 젓가락으로 들쑤셨다. "사람이 많아서 주문을 늦게 받나." 침묵 속에 주문받는 직원을 기다리는 시간이 한세월로 느껴졌다. 틀린 그림찾기를 하듯 테이블 이곳저곳에 시선을 옮겨가며 이전과 달라진 점을 찾아보던 중 식탁 한쪽에 놓인 태블릿pc를 발견했다. "아, 이곳도 드디어 태블릿 오더를 시작했구나." 하지만 절대 당황하지 않고 직장생활을 하며 점심식사 때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해 능숙하게 주문을 넣었다.
주문을 넣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최첨단 로봇이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운 16화음 벨소리를 울리며 주문한 음식을 쟁반에 담아 등장했다. 그제야 식당 리모델링의 이유가 로봇이 다닐 통로 확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고 로봇이 먼저였다.
고물가로 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카페나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선 비용 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무인 단말기인 키오스크 주문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음식 서빙을 하는 '로봇 이모·삼촌들'도 더 이상 신기한 풍경이 아니다.
"영수증 드려요?" "아니요."
시대에 발맞춘 단골 식당의 변신으로 이젠 식당 주인과 계산할 때 고작 한 번 대면하며 잠깐 말을 섞는 사이가 되었다. 식당에 대한 마음의 거리가 넓어진 테이블 간격만큼이나 멀게 느껴졌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가게를 의미하는 노포는 단순한 점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노포를 지탱하는 근본은 변함없는 손맛과 더불어 유구한 세월 속에 켜켜이 쌓인 단골들의 크고 작은 추억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급속히 버려지거나 변하는 것은 대부분 시대의 요구에 걸맞지 않은 가치를 지니거나 유행에 뒤떨어진 것들이 대부분인데 갑작스러운 노포의 변절은 나의 추억들을 가치 없음으로 평가하는 듯했다.
클릭 몇 번으로 결제까지 완료되는 키오스크 대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모'를 외쳐 주문하고, 냉장고 문을 열어 물이나 술을 직접 챙겨 오거나 옆 테이블 수저통을 열어 자연스럽게 수저를 꺼내는 아날로그 감성이 벌써부터 그립다. 머지않아 욕쟁이 할머니 식당에 할머니 대신 욕쟁이 로봇이 들어설지도 모를 일이다.
류효진 멀티미디어부장 jsknight@hankookilbo.com
빛명상
잊혀가는 자연스러움의 가치
우리는 자연스러움의 가치를 너무 많이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자연에서 벗어나는 만큼 부작용도 발생합니다.
인공적인 멋
즉, 인간의 현실적인 삶을 질적으로 향상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모든 것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생기면서 먼 거리를 편하게 오갈 수 있게 되었지만
그로 인해 공기가 오염되고
인간은 더 움직이기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전기를 이용할 줄 알게 되면서
밤도 낮처럼 환해지고 여러 가지로 편리한 삶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휴대폰과 인터넷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지요.
하지만 그로 인해 접하게 되는 전자파는 또 다른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전자파는 DNA를 손상시키고 그 악영향은 대를 물려 유전하면서
여러 신종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이미 언론도 전자파의 부작용을 자주 보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인가 좋은 것, 편한 것을 얻게 되면
우리가 가진 것 중에 무언가는 잃어야 합니다.
도로를 닦으면 산이 깍이고 자연은 훼손되듯
일종의 ‘거래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결국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 또한 있습니다.
즉 , 자신이 무엇인가 내어주어야 얻는 것도 있습니다.
겸손, 봉사, 절약...
출처 : 향기와 빛VIIT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P. 72~73
정겨운 손님에게
정겨운 손님이 오셨다
팔공산 세찬 바람 살얼음을 딛고 나온
새순과 풀잎 중에서
첫잎을 따서 모아둔 야생차
뽕나무, 가시오가피, 찔레순
칡순, 산복숭아나무, 두충나무
인동초, 두릅, 산미나리, 민들레
냉이, 씀바귀, 질경이, 쑥도
곡우 전 산야의 잎새들은
독이 없고 제각각 독특한 약성이 풍부하여
저들끼리 조화되어 신선하고 감미로운
최상의 보약차로 만들어진다.
이들을 한줌 듬뿍 넣어
보글보글 끓이면
주전자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향기에 취해
지그시
두 눈을 감는다.
그이도 나도 차도
추녀 끝을 서성이던 산비둘기도
정겨운 손님이
가지자
빛(VIIT)명상에서 깨어난
이슬비가 찾아오셨다.
출처 : 향기와 빛VIIT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11/10/01 초판2쇄 P.24
첫댓글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아놀로그 감성이 그리워지는 식당 풍경. 귀한 빛글 마음에 새기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자연의법칙에,귀한글,감사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음식점들의 변화 ~ 정겨운 이모 삼촌 부르던 시대가 지나고 있군요. 아날로그의 정이 사라지는 아쉬움이 있네요. 그림찻방의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잊혀져 가는 자연스러움의 가치
감사합니다.
아릉다운 글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들어가면 편안함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었던 노포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자연스럽게 살아가며 모든 생명이 공생공존공영하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욱 겸손하고 봉사하고 절약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잊혀져가는 자연스러움의 가치,
안타깝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의 평화를 느껴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잊혀져가는 자연스러움의 가치...
감사합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잊혀가는 자연스러움의 가치, 참으로 아쉽습니다~ 귀한 빛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변화하는 흐름이 아쉽기도 합니다.
거래의 법칙으로
겸손 봉사 절약...
잘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잊혀져가는것들
정겨움들도 없어져가는거 같습니다.
귀한 빛글 감사합니다.
얻는게 있으면 내어 주어야 할것도 각오해야함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얻는것이 있으면 잃는 것 또한 있음을 ...올려주신글 잘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치솟는 인건비가 감당이 안되어 그랬나봅니다. 우리동네만 해도 몇달새 7~8개의 가게가 비고 임대가 붙었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 대학가도 마찬가지...정말 오래된 서점이 사라져버려 충격이었습니다.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움의 가치는 언젠가 사람들 모두에게 다가갈 것 같은 요즈음입니다. 정겨운 분위기가 하나 둘 사라져서 아쉽습니다.
귀한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키오스크- 우리말화 되지 않아서 언제나 낯설 수밖에 없는 기계용어이지요. 인간중심인지 기계중심인지 곧 기계만 가게를 운영하는 게 대세가 되지 않을까요? 사람은 안 보이고. 산업혁명이 거듭 되면서 병폐가 참 많아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대안이 요구됩니다. 기계중심-인간중심으로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겸손 봉사 절약.. 빛의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연스러움의 가치...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눈부신 발전보다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