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마리의 학에 담은 소망
2022년,
코로나19라는 거센 파도가 내 삶을 덮쳤다.
몇 번이나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경을 헤매며,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마주해야 했다.
평범하게 누리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곁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그제야 온몸으로 깨달았다.
삶의 고비를 넘기며 잃은 것도 많았다.
하지만 잃어버린 것들 사이에서 새롭게 얻은 것도 있었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법을 배웠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다.
당연하게 여겼던 하루가 실은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숨 쉬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게 되었다.
그렇게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된 어느 날,
"고한우"라는 가수의 "비연"이라는 노래를 듣고 문득 오래된 전설 하나가 떠올랐다.
종이학 천 마리를 접으면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누군가에게는 그저 아름다운 전설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희망을 향해 날아가는 작은 날개이자 마음속 간절한 소망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었다.
한 장의 종이를 곱게 접고,
다시 모서리를 맞추고,
작은 날개를 펼친다.
그렇게 한 마리의 학이 태어난다.
열 마리, 백 마리, 그리고 천 마리.
수없이 종이를 접는 동안 내 마음도 함께 접히고 펴진다.
지나온 날들의 아픔은 조금씩 잦아들고,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는 한 겹씩 깊어진다.
종이 한 장은 작고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한 마리 한 마리의 학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사랑이 담기고,
간절히 바라는 기도가 실린다.
열네 번째 천 마리 학...
그 수많은 날개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새기며 내 기도를 불어넣는다.
부모와 형제, 친구와 이웃, 그리고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모든 사람들.
그들이 아프지 않기를, 힘든 날에도 희망을 잃지 않기를,
매일의 삶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발견하며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내가 접는 것은 종이학이지만,
그 속에 담는 것은 사랑이다.
내가 세는 것은 학의 숫자이지만,
그 속에 담기는 것은 감사의 마음이다.
천 마리의 학이 모두 완성되는 날,
내 소원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믿는다.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사랑을 담아 보낸 작은 기도는 언젠가 어떤 모습으로든 따뜻한 빛이 되어 돌아오리라는 것을.
생사의 고비를 넘어 다시 맞이한 오늘.
내게 주어진 이 하루가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알기에,
나는 오늘도 조용히 종이를 접는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건강하기를.
그들의 하루하루가 행복과 웃음으로 가득하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가 서로의 곁에서 오래도록 따뜻한 인연으로 살아가기를.
그 간절한 소망을 종이학에 담아,
내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바라면서
나는 오늘도 열네 번째 천 마리의 학을 접는다.
첫댓글 귀하고 아름다운 마음이십니다.
화살기도를 보내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