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럽거나 다리 붓는 증상 있는지 확인해야
피부 가려움증은 단순 건조 탓이 아닌 빈혈·당뇨병 신호일 수 있다/사진=헬스조선 DB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날씨가 건조한 탓에 피부 가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피부가 건조해진 게 원인이라면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면 금세 완화된다. 하지만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도 가려움이 사라지지 않고 팔·다리 같은 특정 부위가 아니라 온몸이 가려우면 '전신질환'이 있는 게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가려움증에 어지럼증까지 있으면 '빈혈', 다리 잘 부으면 '콩팥병' 의심
빈혈이 심하면 피부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빈혈은 혈액 속에 철분이 부족한 질환인데, 철분은 우리 몸이 가려움을 느끼게 하는 신경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아주 작은 자극에도 신경이 쉽게 반응해 가려움증이 생긴다. 피부가 가려우면서 어지럽거나 얼굴이 창백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빈혈을 의심해봐야 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콩팥병을 앓는 경우에도 피부가 가려울 수 있다.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몸에 노폐물이 쌓인다. 쌓인 노폐물이 피부에 자극을 줘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온몸의 가려움증과 함께 이유 없이 나른하고 무기력하거나 다리에 부종이 생기면 콩팥 기능의 문제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 밖에도 당뇨병·갑상선기능항진증이 피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신경이 손상되면서 예민해지기 때문에 별 자극이 없어도 쉽게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목 안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인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질환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피부 혈류량이 증가하는데, 이 때문에 피부 표면 온도가 높아지면 작은 자극에도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맥박이 평소보다 빨라지는 증상이 동반된다.
◇중성·약산성 비누 쓰고, 상처나면 항히스타민·스테로이드 연고 발라야
특정 질환에 의한 가려움증은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따라서 병원에서 의심되는 원인 질환을 검사받는 게 안전하다.
질환과 관계없이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가려움증은 평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쉽게 완화할 수 있다. 우선 샤워는 일주일에 3번만 하는 게 좋다. 몸을 씻을 때는 손 씻을 때 쓰는 일반적인 고체 비누가 아닌 중성·약산성의 제품을 쓴다. 고체비누는 알칼리성이 많은데, 알칼리는 피부 장벽을 정상화하는 효소 기능을 억제해서 가려움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파는 비누 중 중성·약산성 제품은 대부분 포장지에 표시가 돼 있다. 표시가 없다면 알칼리성일 가능성이 높다. 유독 많이 가려운 팔·종아리와 같은 부위는 피지 분비가 적어서 건조함이 심한 부위이므로 비누를 쓰지 않고 물만 끼얹는 게 효과적이다.
피부 가려움증은 보통 단순 피부 건조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부 보습제를 발라도 없어지지 않고, 팔·다리 등 특정 부위가 아닌 온몸에 나타나면 피부 문제가 아니라 전신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피부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전신질환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질환이 빈혈이다. 빈혈은 몸 곳곳으로 산소를 운반할 건강한 적혈구가 충분하지 않은 병이다. 철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철은 우리 몸이 가려움을 느끼게 하는 신경의 구성 성분이어서 문제가 된다. 철이 부족하면 이 신경이 작은 자극에도 쉽게 반응해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평소 가려움증과 함께 피로감이 지속되고 어지럽고 피부가 창백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더욱 빈혈을 의심해봐야 한다.
당뇨병이나 콩팥병이 있어도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중 당 성분이 염증을 유발하면서 신경이 손상을 입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며 과민해지기 때문이다. 콩팥병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서 노폐물이 잘 걸러지지 않는다. 그러면 몸에 남은 노폐물이 피부에 자극을 줘 가려움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도 원인 중 하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질환인데, 이로 인해 피부에 흐르는 혈류량이 늘 수 있다. 그러면 피부 표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피부가 작은 자극에도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갑상성기능항진증이 있으면 더위를 잘 느끼고 맥박이 빨라지고 초조한 증상이 잦아지는 특징이 있다.
한편, 과도한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에 의해서도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려움증이 정신, 심리적인 요인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긴장하는 등의 공포 상황에서 가려움증이 심해진다는 연구도 있다. 피부 가려움증이 심한데 원인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 항우울제 같은 정신과 약물을 쓰면 가려움증이 감소하는 환자도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5/20180405022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