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외손녀를 등교시킨 후 가까운 한라수목원 가는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큰애와 아내를 따라가느라 힘이 들었지만
뱃살을 줄여야 한다면서 가차 없이 따라오라니... 어쩌겠습니까?
오늘은 '가차'를
알아보겠습니다.
가차는 거짓 가(假) 자와 빌릴 차(借) 자를 써서
"정하지 않고 잠시만 빌리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임사로 빌림'으로 다듬었습니다.(저는 별로 맘에 들지 않습니다.)
사실 이
'가차'는
한자의 구성과 쓰임에 관한 여섯 가지 분류에서 왔습니다.
상형(象形), 지사(指事), 회의(會意),
형성(形聲), 가차(假借), 전주(轉注)
가운데 하나가 가차입니다.
여기에 쓰인 가차는
어떤 뜻을 나타내는 한자가 없을
때 뜻은 다르나 음이 같은 글자를 빌려 쓰는 방법을 뜻합니다.
來, 이 한자가 무엇을 닮았나요?
가을
들판에 나가면 볼 수 있는 벼 이삭을 닮지 않았나요?
이 글자는 곡식의 이삭을 뜻하는 상형문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오다'를 뜻하는 글자로 쓰이고 있습니다.
오다는 뜻의 한자가 없어서 음이 같은 來자에 '오다'라는 뜻을 빌려 쓴
겁니다.
바로 '가차'한 거죠.
산스크리트어의 [Buddha]를 글자의 본디 뜻과 상관없이 발음만
따와
'佛陀'(부처)로 쓴 것도 가차의 한 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차
없다'고 하면 임시로 빌어 오는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니,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겁니다.
그 뜻이 더 넓어져 "사정을 봐 주거나, 용서가 없다."는 뜻으로도 씁니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여름이 콩ㅍ입니다.
지난 여름에 별로 입지 않는 옷을 '가차 없이' 버렸더니,
이번 여름에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옷 한 벌이라도 구해야겠네요.
^^*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이번 주말도 좋은 생각 많이 하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보태기)
1.
'가차'는 명사이고, '없다'는 '없다'는 용언이니까 이
둘은 띄어 쓰는 것이 바릅니다.
'가차 없다'가 맞죠.
'가차없다'는 아직 한 낱말로 인정받아 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2.
'지난여름'은 한 낱말로 사전에 올라 있으니 붙여 쓰고,
'이번 여름'은
한 낱말로 사전에 오르지 못했으니 띄어 써야 바릅니다.
'지난주/이번 주'도 같은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