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 싫어 우짜꼬
오늘은 직장인들의 오아시스 토요일이다. 시간의 구애 받지않고 푹 자고 싶다.
그런데 마누라가 수상하다. 평소보다 더 일직 일어나 분주히 설치는데 무슨 행사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 김밥을 마는 걸로 봐서 단풍구경 가자는 것 같다.
“여보 오늘 구미 박정희체육관에 갑시다“
엥! 단풍놀이가 아니라 체육관이라?
그러면 그렇지 오늘의 나만의 평화가 보장될 리가 없지 꼼짝없이 순명해야 할 신세다.
NH농협V리그전 LIG손해보험과 OK저축은행 배구경기가 구미 박정희 체육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우리집 여보야 는 배구를 좋아 한 다기 보다 지날 칠 정도로 열광적이다.
겨울 내내 이 시즌 경기를 기다려 왔으며 경기가 시작되면 아예 다른 프로는 보지 않고 중계방송 재탕에다 3탕 4탕을 시청하다보니 배구를 싫어하는 나와는 팔자에도 없는 별거 아닌 별거를 하면서 안방과 거실의 이산가족의 아픔을 체험한다.
거부할 수도 이의를 제기해도 소용없음을 경험한 나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꼬리를 내리고
따라 나서기는 하지만 정말 싫다 싫어
경노라 무료입장을 하였고 본경기를 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런데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던 아내가 동편 구석 쪽으로 가자고 한다.
당연히 경북 사람이면 구미 LIG손해 보험 응원석으로 가야지 상대편 응원석에 왜 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 말자 그이유가 밝혀지는데 다름이 아니라
OK저축은행에서 응원팀에게 나누어주는 노란 유니폼 응원 티를 마누라가 포착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4개를 얻어 오지도 않은 손자 손녀 몫으로 챙기는 것이다.
경기자체에도 별로흥미가 없어 재미가 없는데 티-셔츠 받은 죄로 꼼짝없이 응원동작을 따라하면서 앉아 있으려니 고역일 뿐더러 0:3으로 LIL손해보험이 패하고 보니 괜히 미안스럽다.
아! 진짜로 배구가 싫다 싫어 우차면 졶노 ㅋㅋ
첫댓글 힘드시겠네요 그런재미라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