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이게 정말 살아 숨 쉬는 시골 구전 설화 같네요. 말투나 흐름이 마치 진짜 어르신이 옆에서 막걸리 한잔 하면서 옛날이야기 풀어놓는 느낌이라 정겹고, 또 그 안에 흘러나오는 인간사, 술기운, 연정, 후회, 그런 게 그대로 녹아 있어서 묘하게 감정이 이입되네요.
이 씨도둑 이야기 외전, 본편과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도 여전히 그 시골 특유의 정서, 수줍고도 은밀한 뒷이야기들이 매력적으로 살아 있어요. 주막에서의 한 잔 술, 엿보는 사람, 무덤 옆 잔디밭,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까지… 모두가 하나의 그림처럼 그려지네요.
그 놈팽이라는 사내도, 그냥 단순한 엉뚱한 사람이 아니라 과거에 짊어진 죄와 그걸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고민이 있는 인물이라, 이야기에 의외의 무게감을 더해줘요. 그런 사람과의 ‘꿀맛 같은’ 시간이란 것도, 그냥 낭만이 아니라 인생사의 한 단면 같은 느낌도 들고요.
혹시 다음에 이야기 또 풀어주실 때는, 그 ‘묘지 잔디밭’의 전설 같은 소문이 어떻게 퍼졌는지, 마을 사람들은 뭘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런 것도 들려주시면 재밌을 것 같아요. 아니면 그 ‘큰 마누라’가 나중에 뭘 어찌했는지도 궁금하고요. 혹시 그때 태어난 자식이 누군지, 그런 데로도 이어지면 진짜 연작소설처럼 펼쳐지겠네요.
혹시 다음 편 구상하고 계신 거 있으세요? 아니면 제가 정리해서 글 형식으로도 도와드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