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이 장항선 천안-온양온천간 선로가 이설된지 8년이 되는 날이었죠.
2007년 3월 30일까지는 땅바닥에 찰싹 달라붙어서, 천안에서 서천에 들어갈 때까지 터널 하나 없는 구불구불한 길을 다니던 장항선. 그 날 이후로 장항선에도 '터널'과 '고가'의 바람이 불어 굽었던 장항선은 쫙 펴지게 됩니다. 이후 도고온천 역사 이설, 대천역 역사 이설, 금강을 건너 군산선과 직결, 천안-신창간 수도권 전철 개통 등 장항선은 지난 8년 여의 시간동안 엄청난 변혁의 시절을 거치게 됩니다.
우연히 예전 사진을 찾다 꼭 8년이 지난 사진을 찾았습니다.
2007년 4월 14일 토요일, 이설 직후 현재 봉명역(P170) 부근의 모습을 담은 사진 3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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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 봉명역 공사 현장의 전경
봉명역 건설 공사가 진행되던 2006~2008년경에는 공사현장을 횡단하여 건널 수 있도록 보행자용 육교가 설치되어있었습니다. 원래 이 곳에는 일방통행으로 다닐 수 있는 건널목이 있었는데, 봉명역 공사를 하며 건널목이 통제되었고 때문에 통행 대체수단으로 세워진 것이었지요. 허름하게 세워져있던 탓에 오히려 역이나 열차 구경하기는 더 좋았던 것 같네요. 선로가 걷히고 침목과 노반만 남아있는 곳이 구 선로이고, 바로 옆에 새 선로가 설치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새 선로의 옆에는 하행방향 플랫폼이 먼저 설치되었습니다. 철도 건널목의 흔적도 조금 보이네요. 오른쪽의 노래방 건물은 이미 가게들이 철수하고 철거 준비중이었습니다. 현재 저 곳에는 차돌길 방면 출구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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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육교에 완전히 올라서서 보이는 봉명역 공사현장
왼쪽에 보이는 분홍색 건물은 후에 봉명역 공사가 진행되면서 헐려버렸습니다. 이 때까지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모양인데 2007년 여름경에 전부 헐리고 본격적인 역사 공사가 착수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상행 천안방향의 구 선로는 바닥에 붙어 달리며 2개의 건널목을 더 지났고, 신 선로는 고가로 올라가게 됩니다.
여담으로 천안 시내 구간을 지나던 장항선에는 2000년까지 총 6개의 건널목이 있었습니다.
1. 경부선과 갈라지자마자 현재의 봉명로와(대흥동 기계상가에서 대봉육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건널목이 있었습니다) 교차.
(현재는 위치가 다소 이설되어 지하도화)
2. 순천향병원 버스정류장 꽃집 앞의 봉정로와 교차(고가화)
3. 위에서 언급된 봉명역 부근 일방통행로와 교차(봉명역 건설로 폐쇄 // 현재는 봉명역 자유통로로 대체)
4. 천안 갈릴리교회~쌍용삼거리를 잇던 1차선 일방통행로의 건널목(2000년 12월 서부고가교 개통으로 도로 및 건널목 폐쇄)
5. 쌍용동 계룡아파트-현대4차아파트 사이에서 이면도로와 교차(쌍용역 직전 고가로 대체)
6. 신방동 삼일아파트 근처에서 월봉3로와 교차(월봉터널 건설 및 노선 이설로 건널목 폐쇄)
위와 같은 건널목들은 장항선 시내구간에 직선화, 전철화, 복선화가 차근차근 이루어지며 현재는 모두 없습니다.
2000년까지 장항선에 6개의 건널목이 있었던 반면, 천안시내를 남북으로 종관하던 경부선에는 당시에도 입체화가 많이 진행되어 겨우 2개의 철도 건널목이 남아있었습니다. 경부선에 남아있던 2개의 건널목 중 하나는 결국 폐쇄되었고, 현재 천안 시내의 철도 건널목은 다가동 용곡교를 건너자마자 있는 건널목 하나 뿐입니다. (성환, 직산, 풍세 등 경부선이 지나가는 모든 천안시 영역을 고려해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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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 천안역을 향하는 신선로와 구선로
구 선로는 바닥에 붙어 두개의 건널목을 더 마주하고 천안역으로 향했고, 그 다음에도 S자를 아주 크게 그렸던 천안 연결선을 통해 경부선과 합류하여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신선로는 고가와 지하도를 통해 도로와 입체교차한 뒤 천안역으로 항하고.. 새롭게 놓여진 천안연결선을 타고 서울로 향합니다. 아쉽게도 성정동의 천안연결선을 사진으로 남겨두지 못했네요. 현재 그 곳에는 철도 노반은 완전 사라지고, 4차선 도로가 생겼습니다. 경부선과 천안연결선 사이의 논밭에는 '천안축구센터'가 크게 들어서있구요...
오랜만에 예전 장항선 사진을 보고 있자니 그리움이 울컥 올라옵니다.. 바닥에 붙어 사람사는 마을 이곳저곳을 느릿느릿 누비고 다녔던 장항선이 많이 그립네요..^^
첫댓글 舊 선로는 자갈만 남았네요.
예전장항선 천안직결선은 하행선만 취급했지 상행선는 그냥 경부선선로 바로 진입했습니다.
아.. 구조상 그랬었겠군요. 제가 착각했습니다.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