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객의 맛있는 인생을 시작합니다.
▲역사가 70년이 넘은 말집 전경
동백과 돌산 갓김치의 고장 여수에서
말집을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탔습니다.
하지만 택시기사가 말집을 몰라서 택시를 세우고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친절하게도 택시에 동승해서 말집까지
가이드를 해 줍니다.
▲말집 옆골목
일제 강점기때 마부들은 전라도땅에서 난 곡식들을 마차에 싣고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
이길을 지나갔습니다.그러다가 말집해장국에서 국밥과 곡주 한사발에 허기진 배를 달래기도 하였구요.어쩌면 나라잃은 울분을 달랬을수도..
▲말집풍경
▲말집에서 탁주한잔을 들면서 오후를 즐기는 어르신들
말집을 찾아간 시간은 오후 1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여수 어시장의 수많은 해산물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말집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쪽 벽면에 쌓여있는 연탄들이
먼길 떠나온 여행객을 주인장보다 먼저 맞아줍니다.
내부를 둘러보니
서너평도 안되는 공간에
대폿집 테이블이 네개 자리잡고 있어서
기대했던대로 선술집입니다.
한쪽 테이블에서는 어르신들이 탁주를 즐기고 계셨고
서울에서 왔다는 말에 주모는 한가할때 와서
다행이라면서 반가히 대해 줍니다.
한가할때 와서 다행이라는 말의 속뜻을 헤아리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정이 넘치는 말집의 주모
"맛있는 것좀 없소?"
라고 옆테이블의 아주머니 손님이 말하자
"아따 내가 주께 기달려 봐" 라고 대답하는 주모.
그 말 한마디가 주모의 모든것을 말해줍니다.
음식내주는 것을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마음속에서 즐기는것을 느꼈습니다.
▲돼지 껍데기
말집에는 딱히 메뉴랄게 없습니다.
탁주를 시키면 공짜로 나오는 돼지 껍데기는 무제한으로
리필해 줍니다. 느끼하다구요?
서울의 돼지 껍데기와는 다르게
끓는물에 넣고 기름기를 쫘악 빼서 식힌다음
연탄불에 굽기 때문에 느끼하지도 않고 맛있어서
엄청 많이 먹었습니다.
▲여수 대표음식중의 하나 돌산 갓김치,
서울의 일류한정식집에 가도 나오지 않는 잘 익은 돌산 갓김치가
밑반찬으로 나오더군요.돼지껍데기를 돌산갓김치와 곁들여 먹으니..
이 맛을 표현하는데 세치혀로는 불가능합니다.
여수 도착해서 바로 들렸다고 하자 주모는 사정 생각않고 여러가지 음식들을 내 줍니다.
새와 대합을 굽고 있네요.
▲전어,
연탄불에 굽는 전어맛이란...
▲알 박힌 쭈꾸미
주모 그만 주세요~~ 배 터져요 그래도 공짜로 막 내줍니다.
▲육해공 안주가 다 모였네요
▲꼬막과 닭똥집까지 가세합니다.
▲거기다가 굴도 서너개 구워줍니다.
먹고싶은대로 먹어라!! 옆테이블은 껍데기를 아예 바구니째 놓고 구워먹네요.
▲이렇게껍데기를 연탈불에 올려 기름기를 쫘악 빼내서 느끼한 맛은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서울 막걸리보다 큰 여수 생막걸리900ml
말집에서 한통에 3,000원 합니다.무제한 리필해주는
돼지껍데기는 공짜
▲돼지 껍데기를 이렇게도 드셔 보세요. 갓김치와 굴을 함께 먹었습니다.
말집에 걸려있는 글귀가 참 좋네요.
(달색 꽃색깔이 비록 곱다한들 내집식구 웃는 얼굴색만 하랴)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박노해 시인이 남기고 간 흔적도 있습니다.
값을 치르고 나서는데 주모가 한마디 합니다.
" 한바퀴 돌고 배 꺼지면 또 와요 맛난거 주께!"
한가할때 와서 다행이라는 주모의 말뜻 이제는 알겠죠? 아무래도 손님이 많으면
신경을 덜 써지니까.
인정넘치는 주막에서 낮술한잔 걸치니 세상시름 잠시 잊었습니다.
말집은 여수 공화동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몰라서 죄송하구요.
택시기사님게 물어보거나 아님 공화동에 가셔서 물어보시면 쉽게 찾을수 있을겁니다.
여수는 그리 큰 도시가 아니니까요.
ⓒ2005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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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여
여수에서 3년 있으면서 ,, 맛있는 집은 거의 다녀봤다 자부했는데,, 다음에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정 많은 여수~~ 그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