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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있을 수 없고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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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스머프는 긴장한 표정으로 소우의 목소리가 들린 곳을 쳐다봤다.
소우의 앞을 지키고 선 건우가 어딜 함부로 쳐다보느냐는 듯한 험악한 표정으로 스머프를 노려봤다.
스머프는 건우의 눈빛에 좀 놀란 듯 얼른 눈을 돌렸지만, 그래도 자기들처럼 공손한 신인에게
냉정한 목소리로 "시끄러워."라고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다시 조심스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얼른 화장이 끝나길 바라며 이제껏 눈을 감고 있다가, 조금 전에야 눈을 뜬 소우가 천천히 일어났다.
일어났지만 건우가 워낙 커, 여전히 소우의 모습은 스머프에게 보이지 않았다.
소우가 건우를 밀치며 모습을 드러내자, 스머프가 "아..."하는 경탄의 소리인지, 아니면 별 거 아닌
녀석이 자기들을 비웃었다는 것에서 오는 불쾌함의 소리인지 모를 탄성을 냈다.
소우는 어쨌든 좋다는 표정으로 스머프를 하나, 하나 똑바로 노려본 후 말했다.
"너희들이 공손하고, 한없이 예의바르다는 건 알겠는데... 좀 지나친 것 같군.
목소리가 너무 커서 불쾌함이 느껴질 정도거든.
공손함을 좀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 안 해봤어?
때로 너무 심한 공손함은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려지게 하니까 말이야."
"저희는 그저..."
"변명은 하지 마. 그리고 그런 생각 안 해봤다면 앞으론 주의하도록 해.
주의를 주면 고치겠다고 했지? 좋은 자세야. 좋은 자세이고, 좋은 각오이긴 한데...
그럼 주의를 받았을 때, 변명을 하지 말아야지. 변명하지 말고, 고치도록 해.
자기 말에 책임질 수 있는지, 지켜보도록 하겠어."
차갑게 말한 소우는 당황해하는 스머프에게 찬 눈빛을 보내고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향해 말했다.
"신기한 신인이 들어와서 관심을 주는 건, 자기 할 일을 다 한 후에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 싶네요."
"아, 이런... 죄송..."
"죄송하단 말 들으려고 한 말 아닙니다. 어서 끝내주세요."
소우의 차가운 말 때문에 대기실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지만, 소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혹감과 창피함이 뒤섞인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는 소우를 응시하던 스머프는
시계를 한 번 보더니, 선배들을 향해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인사하고는
대기실에서 나갔다.
스머프가 나간 후에도 조용하던 대기실 분위기는, 건에 의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건은 여러 가지 웃긴 이야기로 대기실 분위기를 업 시킨 후, 소우의 옆구리를 꾹꾹 찌르며
(찌르다가 건우에게 제압 당하기는 했지만...) 말했다.
"야, 야. 걔들은 인사하려고 그런 건데 왜 그렇게 무섭게 구는 거냐?
애들 완전 쫄아서 나갔잖냐. 지도 거의 신인인 주제에 텃세 부리긴..."
"......"
"새로 오는 애들한테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마라. 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야박하게 군 것이
다아 너에게 다시 돌아오는 거다."
"......"
"야, 야. 최현욱, 임민하. 니들도 뭐라고 말 좀 해줘봐."
소우가 침묵을 지키고 있자, 건이 현욱과 민하에게 도움을 청했다.
"맞아, 소우야. 아깐 좀 심했어. 걔들 되게 민망해하는 것 같더라.
처음으로 대기실에 온 건데... 걔들은 처음이라서 긴장하고 그래서 그런 건데, 좀 봐주지 그랬어?"
"그래, 이소우. 이번엔 네가 좀 심했다."
현욱과 민하의 말에 천천히 눈을 뜬 소우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긴장이라... 좋은 말이군. 난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긴장하는 사람들을 좋아하거든.
그런데 스머프는... 긴장 따윈 하고 있지 않았어.
난 심리학에 관심이 있어서 상당히 오랫동안 심리학을 공부했지.
목소리가 조금도 떨리지 않은 건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그 녀석들은 인사할 때 빼고는
단 한 번도 너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았어."
"그거야....."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선우건. 그 녀석들이 정말로 너희들을 존경했다면, 그리고 정말 선배라고 생각한다면
살짝 고개를 숙여주는 것이 예의야. 존경하는 선배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사람은 없어. 그리고..."
소우의 눈이 현욱에게로 돌아갔다.
현욱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우의 시선을 받았다.
"그 리더라는 녀석... 널 욕했잖아."
"에? 나를...? 무슨 소리야? 계속 칭찬만 해줬는데..."
"넌... 그 녀석의 칭찬 속에 담긴 의미를 몰라."
"응?"
"넌 가수야. 그 녀석들은 널 MC가 아닌, 가수로서 봐왔어. 그런 녀석이 너에게 칭찬을 할 때,
노래라던가 랩 실력이 아닌, 춤과 외모, 말빨만 칭찬을 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
'넌 가수이면서도 노래와 랩은 칭찬 받을만하지 않고, 다른 면에서만 칭찬을 받는,
가수에서는 실패한 인물이다.'라는 뜻이야."
"그게 무슨..."
현욱이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가 다시 펴며 말했다.
"에이. 소우 네가 좀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몰라. 걔들이 너무 목소리가 커서..."
"그럴까?"
건우가 피식 웃으며 소우 대신 대꾸했다.
"뭐... 넌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귀에도 그 새끼 말이 그런 식으로 들렸는데?"
"하지만..."
"넌 네 욕을 하는데도 바보처럼 실실 웃으며 고맙다는 말이나 하고... 답답한 녀석."
"쌍쌍히들 노는구만..."
현욱이 울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꾹 다무는데 건이 빈정대는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건우가 어깨를 으쓱하며 건을 쳐다봤다.
"뭘 논다는 거야?"
"병신들... 호모 새끼들이라서 그런 쪽으로밖에 생각 못 하는 거냐?
세상 조올 암울하게 사는구나. 걔들이 꼭 그렇게 나쁜 뜻으로 한 얘기는 아닐 수도 있는 거잖냐.
노래와 랩은 당연히 먹고 들어가는 거고, 그 이외의 것도 잘 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칭찬을 한 것일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왜 병신들처럼 그렇게 우울하게만 생각하는 거냐?
조올라 웃기는 새끼들이네."
"나야, 웃기는 새끼라 말해도 상관없지만..."
피식 웃던 건우가 돌연 표정을 험하게 바꾸며 건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갑작스러운 행동이었기에 건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켁켁댔다.
"소우를 욕하는 건, 용서 못 해."
"켁켁... 역시... 호...모... 새끼..."
"죽고 싶......"
"그만 해, 이건우."
올라가는 건우의 주먹을 잡은 소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건우는 분하다는 듯 건을 한 번 무섭게 노려보고는 거칠게 멱살을 풀었다.
건이 구겨진 옷을 툭툭 쳐서 피며 말했다.
"내가 곧 방송만 나가지 않으면 네놈을 가만 안 두겠는데... 금방 나가야 해서 참는다."
"웃기고 있네. 참지 않아도 넌 날 못 건드려."
툭..
그 말을 하기가 무섭게 건우의 옷깃을 살짝 친 건.
브이자를 그리며 씩 웃었다.
"건드렸는데?"
"병신 새끼."
"흥! 할 말 없으니까..."
"말 할 가치를 못 느끼는 거다. 아무튼..."
건우가 표정을 풀며 말했다.
"스머프 녀석들을 좋게만 보지 마라. 원래 인간이라는 건, 천의 표정을 담을 수 있는 거니까..."
소우의 말에 긴장할 OMG도 아니었고, 스머프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행동을 하지도 않았기에
처음 3개월 동안 OMG와 스머프의 사이는 다른 가수들과 다름없이 무난하게 흘러갔다.
스머프는 OMG와는 조금 다른 그룹이었다.
OMG가 힘있는 음악에 맞춰 주로 춤을 추는 그룹이라면, 스머프는 춤은 거의 추지 않고
노래를 위주로 하는 그룹이었다.
힘든 춤 때문에 늘 립싱크를 하는 OMG와는 달리, 스머프는 처음부터 립싱크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첫 무대에 서면 심하게 떨릴 법도 한데, 스머프는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았고,
마치 아주 오랫동안 무대에 서온 것처럼 뛰어난 무대 매너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오랫동안 무대 위에 서온 가수들보다 더 프로 같았다.
소우와 민하는 팔짱을 낀 채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스머프의 첫 무대를 보고 있었지만,
현욱과 건은 전혀 걱정되지 않는 듯 낄낄대며 장난만 쳐대고 있었다.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TV를 보던 소우는 스머프의 무대가 끝나자마자 잠시 눈을 감았다가
곧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제 OMG도 끝이군."
"........"
민하가 말없이 한숨을 깊이 내쉬며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소우는 잠시 슬픈 표정으로 그런 민하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여전히 장난을 치고 있는 건과 현욱을 돌아봤다.
'너희들은 정말 끝이야, OMG. 거짓된 음악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이단 그룹은 이제 끝났어.
스머프는 진짜야. 저들은 진짜 실력이 있어. 지금과 같은 상태의 너희들은 절대로 스머프를 이길 수 없어.
저들은 오래지 않아 너희들을 밟고 올라설 거고, 너희들을 지켜주던 광적인 팬들을 빼앗아 갈 거야.
저들의 음악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 저들이 얼마나 힘겨운 노력을 해왔는지, 저 노래만 들어도
알 수 있으니까... 노력한 자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타고난 천재성조차도 노력을
따라가지 못할 때가 많아. 너희들은 각자에게 가지고 있는 음악성을 전혀 발굴해내지 않고,
현실에만 안주했어. 이제 곧... 게으름의 결과를 뼈저리게 느끼게 될 거야.'
"건아. 너 아직도 여진이랑 사귀어?"
"에? 아아. 응."
"어쩐 일이야? 이렇게 오래? 너 이번에 진짜 오래 사귄다. 진짜 사랑에 빠진 거야?"
"글쎄.. 아직 질리지 않고, 같이 있으면 심심하지 않으니까... 이런 게 사랑이라면, 사랑인 거겠지."
"헤에... 그래? 부끄러운데?"
"헛소리말고... 너야말로 예진이랑 잘 돼가냐? 그러고 보니, 내 여자친구랑 네 여자친구랑 이름이 비슷하다?"
"그러게 말이야. 헤헤."
"그저 좋냐? 거의 4년이지?"
"응."
"나 같으면 지겨워서 못 사귄다."
"지금 여진이랑은 잘 되어가잖아."
"뭐, 곧 질릴 것 같기도 하고..."
건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소우의 옆구리를 꾹 찔렀다.
건우가 강우를 만나러 잠시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그런 건을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야, 보디가드 없으니까 쓸쓸하냐? 외롭냐? 내가 잘 빠진 기집애 하나 소개시켜줄까?
아아. 아니지. 미안하다. 잘 빠진 남자애 한 명 소개시켜줄까?"
그룹 스머프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소우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건을 한 번 쳐다보고는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소우에게 장난을 걸다가 마음 상한 건이 다시 소우의 옆구리를 꾹 찔렀다.
"야, 야. 왜 사람 호의를 무시하고 그러냐? 내가 괜찮은 애로 소개해준다니까?"
"관심 없어. 한 번 더 옆구리 찌르면 후회하게 해줄 테니까, 장난질은 현욱이랑 둘이 해."
"쳇. 싸늘하긴... 이 형님께서 다 널 위해 이러시는 거다."
건이 맨실맨실 말하며 소우의 어깨에 다정한 척 팔을 둘렀다.
건의 단단하고 굵은 팔이 소우의 가느다란 목을 옥죄듯 조여왔다.
"네가 이 좋은 나이에 애인 한 번 안 사귀어 본다는 게, 이 형님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구나.
이 형님께서 좋은 사람 한 명 소개시켜 줄 테니, 한 번 사귀어볼래?"
"난..."
"아아. 그 얘기는 현욱이한테 들었어."
건이 소우의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넌 단 한 번의 사랑만을 한다고 했지? 그 사랑이 진짜든, 가짜든 간에...
확실히 멋있는 말이긴 한데 말이지. 한 번 사랑을 해보고 나면 그런 말 싹 가실걸?
사랑은 중독이라구. 네가 사랑을 하다가 헤어지게 된다면, 넌 분명 또 다른 사랑을 찾을 거다.
지금은 네가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거라구."
"뭐든 상관없어. 니들은... 걱정도 안 되냐?"
"뭐가?"
"스머프..."
"아아. 걔들? 어차피 잠깐 나왔다 들어갈 놈들이다. 뜬다 하더라도 우리를 넘어설 순 없지잉."
"........"
"왜 그런 눈으로 보는데?"
"상대를 너무 무시하는 건 좋지 않아."
"걔들은 우리 상대가 아니야."
"....그럴까?"
"당근이지."
"너흴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너무 안이하게 있지 마라. 후회할 거야."
"걱정 마, 걱정 마. 그래도 같은 팀이라고 걱정해주는 거냐?"
".....뭐.. 이런 붕어 그룹보다야 스머프가 인기 많아지는 것이 훨씬 낫겠지.
그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말이야."
"헤엥. 넌 꼭 잘 나가다 그러더라?"
"......."
"아아. 오랜만에 한가한데 여진이나 만나고 와야겠다. 쏘우, 현욱. 내가 보고 싶어도 참아라."
"헤에.. 나도 예진이 만나러 갈 거야. 소우야. 다녀올게. 민하랑 놀고 있어."
"........"
건과 현욱이 함께 나가는 것을 지켜본 소우가 찬 웃음을 띄며 중얼거렸다.
"'민하랑 놀고 있어'라... 그 녀석이 날 상대해줘야 말이지...."
신문은 대기하는 시간에 다 읽었고, 집에서 가지고 온 책들도 다 읽었고...
별로 할 일이 없어 좀 쉴까 하고 소파에 편히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목을 뒤로 기대는데,
탈칵..하는 소리와 함께 실내화 끄는 소리가 들렸다.
'민하군.'
물이라도 마시러 나온 모양이다 싶어서 눈도 뜨지 않고 있는데, 민하가 소파에 앉는 소리가 들렸다.
스킨쉽을 좋아하는 건과는 달리, 민하는 소우의 바로 옆이 아닌 맞은 편에 있는 소파에 앉아있었다.
눈을 뜨고 민하가 건너편 소파에 앉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소우가 다시 눈을 감는데,
기대치 않은 민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생각 하냐?"
소우는 갑작스러운 민하의 질문에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당황한 것은 잠시일 뿐, 눈도 뜨지 않고 되물었다.
"뭘?"
"스머프..."
"스머프가 뭘?"
"내가 뭘 질문하는지 알고 있을 텐데..."
"모를 수도 있지."
"후우..."
"좋지 않아."
".........."
"스머프는 진짜야. 굳이 OMG를 욕하려는 건 아니고, 아주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하는 거니까
불쾌해하지 않고 들어줬으면 좋겠어. 뭐... 불쾌할 것 같다면 지금 말해. 말하지 않을 테니...
굳이 이런 일로 티격대고 싶진 않으니까..."
"들을 준비 되어있다."
민하의 대답에 소우가 눈을 번쩍 떴다.
옅은 갈색의, 거의 금빛으로 보이는 그 눈동자가 민하를 똑바로 응시했다.
민하의 진한 눈동자가 흔들림 없이 소우의 눈빛을 받았다.
소우의 얇은 입술이 벌어지며 남자치고는 약간 높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도 알 거야. OMG는 가수가 아니라는 것을..."
"..........그래."
"OMG는 주성민 사장이 엄청난 재력과 방송계에 끼치는 영향력, 그리고 너희들의 외모와 어느 정도의 춤 실력,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능력 때문에 이 위치까지 오게 된 거야.
스머프는 춤 실력에선 너희들을 넘어서지 못 해. 앞으로 연습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S 기획사는 J 기획사만큼 방송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더군다나 그 모든 것을 스머프에게 쏟아 부은 상태야.
스머프는 너희와 우열을 가를 수 없을 만큼 외모가 뛰어나. 평균적으론 너희보다 작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작은 키도 아니지. 아까 방송에서 봤을 때, 스머프의 입담은 건이나 현욱이와 비슷했어.
다들 신인답지 않게 능숙하고, 어색하지 않은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관객을 즐겁게 해줬지.
아마 곧 많은 프로그램들이 스머프를 초대하게 될 거야. 여기까지는 OMG와 스머프가 비슷한 부분이야.
하지만 나머지 하나. 노래 실력... 이건 스머프가 OMG를 월등히 앞서.
그들의 노래 실력은 하루 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야. TV에서 봐도 그들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얼마나 열정적으로 노래를 해왔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어.
물론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음악을 듣는 능력이 약간 뛰어나기는 하지만, 아마 다른 사람들도
내가 느낀 것 정도는 비슷하게 느낄 수 있을 거야. 원래 노력은 눈에 보이는 거잖아.
그들은 피나는 노력을 한만큼의 성과를 얻어내었어. 그리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지. 최고가 되기 위해...
아까 라이브로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할 때, 스머프는 조금도 떨지 않았어.
단 한 번의 실수도 없는 완벽한 무대였지. 스머프는 그렇게 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온 거야.
관객들은 그걸 알아. 그들은 그 노력이 주는 열기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될 거야.
너흴 사랑한다 외치던 팬들도 하나, 둘 스머프에게 돌아서겠지. 그들의 음악적 노력은 사람을 끌어당기니까..."
꿀꺽.
민하의 침 삼키는 소리가 소우에게까지 들렸다.
소우는 모르는 척 하고 말을 이었다.
"지금 OMG를 봐. 아무런 노력이 없어. 위기감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실력도 없으면서 자기들이 최고일 거라는 생각에 빠져 안일하게 지내고 있지.
스머프 같은 굉장한 라이벌이 등장했는데도 걱정하지 않아. 아니, 그들의 실력을 가늠조차 하지 못해.
곧 스머프가 자기들을 넘어설 거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어.
OMG는 상대를 너무 얕보고 있어. 아마도... 너무 쉽게 성공을 했기 때문이겠지.
너무 쉬운 성공은 사람의 마음에 자만과 경솔함을 심어주니까...
내 예상에... OMG는 분명 4개월 이내에 스머프에게 먹혀. 이제 OMG는 끝이야."
침묵이 흘렀다.
민하는 눈을 감고 있었고, 소우는 그런 민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열심히 하겠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소우로서는 OMG가 빨리 끝장나서 해체하는 것이 남장 생활을 그만 둘 수 있는 길이니,
얼른 스머프가 OMG를 넘어서도 OMG가 해체되는 것이 더 편하고 좋았다.
소우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민하에게 스머프와 OMG의 미래를 예측해준 것은
오직 민하 때문이었다.
민하만이라도 정신을 차려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OMG의 진가가 떨어지기 전에 OMG에서 탈퇴를 하고
자기 학업으로 돌아가던, 솔로 생활을 하던, 옳은 길을 선택하기 바랐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생각하듯 눈을 감고 있던 민하가 천천히 눈을 떠 소우를 응시하며 물었다.
"스머프에게 먹히지 않기 위한 방법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소우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스머프는 음악적 노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길 거야.
너희들은 똑같은 방법으론 사람들을 휘어잡을 수 없어. 그럼 너희들은..."
소우가 소파에서 일어나 계단 쪽으로 향했다.
민하의 눈은 여전히 소우가 앉아있던 자리에 고정되어 있었다.
"음악... 음악 그 자체로 스머프의 음악적 노력을 눌러야해."
"가능할까?"
"글쎄..."
'가능해. 분명 가능해. 너희들이 깨어나기만 한다면... 내가 OMG를 다른 그룹들보다 더 싫어한 것은,
가지고 있는 음악적 재능을 조금도 발휘할 생각을 하지 않고, 다른 잡기들로 사람들을 휘어잡으려 하기 때문이야.
첫댓글 재밌어요 참 많은 것을 알고있네요..^^
최강!
넘넘 재미있어용~~♡
너무 재미있어요.
내친구중에여진이랑예진이도있는데ㅋㅋㅋ #
확실히 한번 심하게 깨지면 스스로 발전하려고 하겠죠 ㅎㅎ 정말 스토리 탄탄하게 흘러가네요!! 재밌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