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노무현 대신 이회창이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극적으로 노무현이 이회창을 이기고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었죠.
그 원인으로 가장 크게 꼽힌게
디시인사이드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세력들의 결집
정몽준과의 후보단일화
김대중의 IMF해결 이미지 등이 있겠지만
가장 화제가 된건 노무현의 토론 태도였습니다.
' 맞습니다 맞고요 ~ '
갖가지 현황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논할 타이밍에
노무현은 이회창이 하는 말마다 '맞습니다 맞고요 ..'로 운을 띄웠었죠.
노무현이라고 해서 이회창이 하는 말에 '정확히 그 반대입니다' '완벽히 잘못 아시고 계시는데 ..' '단단히 착각하고 계시는군요'
라고 반박하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화가 나지 않았겠습니까?
그래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꿋꿋하게 '맞습니다 맞고요 ..'로 상대방을 어느정도 긍정해줬었죠.
그러한 태도가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유행어가 됐고
심지어 당선 되기 전부터 개그콘서트에서 패러디가 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용적인 태도가 국개론을 외치는 사람들에게서는 보이지 않는군요
상대방을 무식하고 사리판단 못 하는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분위기.
정치라는게, 굳이 정치가 아니고 여러사람들이 모이면 뭔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장노릇을 하다보면 그런 주장에 마주하게 되는데 경험상 아무리 헛소리라도 무시해버리면 뒷이야기가 크게 나오더군요
참고로 저는 동아리회장이 되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밀어부치다가 선배에게 뺨도 맞아봤습니다.
억울했죠. 저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고 제 주장은 동기와 후배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그런 경험은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와 지지자들의 일방적인 통행은 거부할수 없는 저항을 만든다는것.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제 태도를 일부 고쳐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뭔가 진행이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되더라구요.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도 '니 말도 맞다'고 동의해주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조금이라도 들어줬었거든요.
저는 국개론이 중도표를 쫓아내버리는 행위라고 말했었습니다.
몇몇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종북몰이, 포퓰리즘도 국개론과 차이가 없다구요.
저도 동의합니다. 종북몰이나 포퓰리즘 언급도 국개론과 마찬가지로 중간층을 적대시하는, 표 깎아먹는 행위이죠.
종북몰이는 멍청한 짓입니다. 하지만 포퓰리즘은 다릅니다. 정치인들이 표 깎아먹을걸 감수하고 하는거 거든요.
(보수지지자들이 많은 경남에서는 포퓰리즘 언급이 더 지지율을 더 높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부 우파들이 박근혜 당선때 주문하던 내용도 그런식입니다. '포퓰리즘을 막아달라. 지지율을 희생하더라도.'
그런 면에서 국개론은 포퓰리즘 언급과 비교해서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모든걸 버리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개론과 관련해서 좋은 책이 나왔었는데 기억하실런지요
< 진보의 싸가지 문제란 무례함, 도덕적 우월감, 언행 불일치 등을 말한다.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되 담론에만 집중한 나머지 예의를 벗어난 표현, 위에서 내려다 보듯 가르치려는 태도, 진보를 좋아하지 않고 보수에 표를 찍냐고 호통치는 자세 등이다. > -본문 중
제가 예전부터 느끼던 진보의 표 깎아먹는 행위를 적나라하게 지적해주더군요.
엔하위키에서도 국개론에 대한 어마어마한 비판(자아비판에 가까운)이 실려있길래
드디어 대한민국의 진보가 한단계 발전하는구나 싶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 올라온 글들을 보니 내 생각이 착각이었던거 같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세월호 시위 관련해서도 중도파들이 썰물 빠지듯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냉정한 판단을 못 하고 '시위를 지지하지 않는 자들이 비겁한거다'
'중요한 것에 무관심한 한국사회에 통탄함을 금치 못 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잘못하는데 태극기를 태우는게 뭐가 잘못한거냐' 등등의 발언은
세월호 사건에서 진보쪽으로 향하게 했던 대중들의 고개를 반대로 돌리게 하는 행위이죠.
관련 사안에 대한 여론은 인터넷 사이트만 봐도 확연해지고 있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이던 대부분 포털사이트의 분위기들이 어제오늘 해서는 전부 사그라들고 다음에만 한정되고 있죠.
대한민국을 휩쓸던 바람이 좌파들만의 태풍, 찻잔 속의 태풍이 되어버렸습니다.
@필라델피아 치즈케익 일단 밟으신게 맞는거 같구요. 건투를 빕니다.
@필라델피아 치즈케익 화이팅 ㅋㅋㅋ
결국 관념보다는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실용을 취하라는 건데, 그건 내 포지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제가 정치인이거나 누구를 설득해야한다면, 저도 노무현처럼 합니다. 설득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무관용은 바보짓이거든요. 근데 전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요.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있어야, 그게 압력으로 작용하고 비로소 세상이 변하는 겁니다. 정치에 국민의 책임을 존재한다고 아무도 주장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투표 행위에 왜 책임감을 느껴야할까요? 책임감도 없는데 뭐하러 투표하나요? 그냥 놀러가면 되지. 그러면 민주주의는 끝나는 거에요.
국개론은 두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책임을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에 더 나아가 그 책임을 제대로 못 진 것에 대한 비하하는 측면이죠. 국개론을 깔꺼면 그 비하 측면을 까야지, 전자까지 까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에요. 만일 정치가 매우 잘 돌아가면, 국개론의 역 그러니깐 국짱론이 나왔을 겁니다.
...이건 마치 아리스티데스가 도편에 '아리스티데스라고 써주세요'라는 문맹 시민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기 이름을 써줬기 때문에 데미스토클레스에 밀려 패배했다는 소리를 듣는 느낌.
대체 그 "중도의 국민"이라는게 얼마나 얼척없고 버르장머리 없는 바보 병신이라고 생각하길래 그렇잖아도 사회의 소수세력에 불과한 사람들로부터 비판 들은 것으로 무려 "썰물 빠져나가듯" 이슈를 외면하고 정부 편을 든다고 하는건가요. 이건 뭐 나 같은 국개론자들이 국민을 바보로 보는 줄 알았더니 그건 더 심하네요;;;
왜 앞하고 말이 다르신가요. 앞에서는 그 중도의 국민들이 사실상 보수와 일체화 되었대매요. 그런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 놓고서, 지금은 욕먹고 빠진다라고 말하면 뭐 어떻게 알아듣고 대화를 하라는 겁니까?
@앙겔루스 노부스 22222
아니, 그게 만약 사실이라고 친다면요, 우리 사회에서 "국민"이라는 것은 결국 이슈의 객관성을 판단할 능력은 전무하고, 싫은 소리 듣는 정도로 정치적 스탠스를 바꿔 "흥, 니네들은 싫은 소리 하니까 난 정부 지지할거야" 라는, 그야말로 다섯살 먹은 아이 수준 밖에 안된다는 소리군요.
실은 고도의 국개론빠라니, 환영합니다.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고 비합리적인 이유에 영향을 받는 국민을 설명하는게 국개론빠라면
나치의 프로파간다와 그에 영향을 받아 대중선전 기술을 발달시킨 연합국 세력들도 고도의 국개론빠인가요?
그렇게 치면 제품의 우수성은 온데간데 없고 연예인만 줄창 내보내는 핸드폰광고 회사 사장도 고도의 국개론빠 겠군요.
그니까 그 이슈의 객관성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말한게 님이라구요. 이제와서 이게 무슨 뒤집어씌우기인지...--
그리고 맥락상 앞에 제가 한 말하고 이어지는건데, 거기에 답하는게 더 좋았을거 같은데요. 그랬으면 논의가 이어지기라도 하지.
사람들이 판단을 전환하는 "임계점" 이 어디인가? 라는 부분은 중도층이 어떻게 오고 가는지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며, 님이 이슈의 객관성에 대한 판단이라고 한 것은 바로 그 전환점에 대한 논의이므로 유의미할 수 있죠. 그러나, 지금처럼 대상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수준의 발언이라면 논의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