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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合從連衡)
전국시대의 최강국인 진(秦)에 대한 연(燕), 제(齊), 초(楚), 한(韓), 위(魏), 조(趙) 여섯 나라가 펼친 외교 전술로 이해에 따라 뭉치고 흩어진다는 말이다.
合 : 합할 합(口/3)
從 : 좇을 종(彳/8)
連 : 잇닿을 연(辶/7)
衡 : 가로 횡(行/10)
출전 : 사기(史記) 소진장의열전(蘇秦張儀列傳)
전국시대(戰國時代)에 행해졌던 외교 방식으로 합종책(合從策)과 연횡책(連衡策)을 말한다. 약자끼리 세로로 연합하여 강자에게 대항하거나, 약자들이 가로로 나란히 서서 강자와 화해함을 이르는 말이다.
소진(蘇秦)의 합종설(合從說)과 장의(張儀)의 연횡설(連衡說), 곧 전국시대의 군사 동맹의 형태를 말한다. 합종(合從)은 한(韓), 위(魏), 조(趙), 연(燕), 초(楚), 제(齊)의 여섯 나라가 군사 동맹을 맺어서 진(秦)나라에 맞서는 것이고, 연횡(連衡)은 위의 여섯 나라가 진(秦)나라에 복종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세상은 이익을 따라 모이고, 이익을 좇아 흩어진다. 좀 냉정한 듯하지만 이합집산(離合集散)의 중심에는 이(利)가 있다. 단지 이익을 내걸으면 모양새가 빠지니 이런저런 명분을 앞세울 뿐이다. 흔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한다. 정치적 냄새가 짙은 슬로건이지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누구는 뭉쳐서 살지만 누구는 뭉쳐서 죽는다. 누구는 흩어져서 죽지만 누구는 흩어져서 산다.
중국 전국시대 강대국 진(秦), 한(韓), 위(魏), 조(趙), 연(燕), 초(楚), 제(齊)의 전국칠웅(戰國七雄)은 한 해가 멀다하고 전쟁을 치렀다. 서쪽 대부분을 진나라가 차지하고 나머지 여섯 나라가 동쪽을 분할한 시기이다.
귀곡자에게 수학한 소진(蘇秦)과 장의(張儀)는 세 치 혀로 명성을 날렸다. 소진이 동쪽 여섯 나라를 돌며 설득했다. "약한 나라가 뭉치지 않으면 바로 망합니다. 여섯 나라가 한마음으로 맞서면 진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이치 있는 논리였다. 남북 나라들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합종(合從)으로 군사동맹을 성사시킨 소진은 그 공로로 여섯 나라 재상직을 겸했다.
1 대 6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을 때 장의가 연횡(連衡)을 들고 나왔다. 장의는 약한 나라들끼리 손을 잡는 것보다 강한 진나라와 화친을 맺어야 백성이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고만고만한 남북의 종(從)보다 강자와 손을 잡는 동서의 횡(衡)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다. 이 또한 이치 있는 설득이었다.
장의의 개별 격파가 먹혀들면서 소진의 합종책은 곳곳에서 균열이 생겼다. 외교술이 탁월한 사람을 종횡가라고 부르는 것은 사기에 나오는 합종연횡(合從連衡)이 뿌리다. 전쟁에선 혀보다 칼이 더 위력이 센 법이다. 진은 합종을 무너뜨린 뒤 여섯 나라를 차례로 멸망시켜 중국 천하를 거머쥐었다.
사자는 무리를 짓지 않는다. 그건 홀로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펭귄은 무리를 짓는다. 그건 뭉쳐야 살 수 있다는 지혜다. 세상은 외길이 아니다. 이합집산은 길을 가는 요령이다. 한데 뭉치고 흩어짐에 이익만을 좇으면 길을 잃는다. 소신 없이 무리의 논리에만 휘둘리면 나를 잃는다. '내가 약한' 동쪽의 여섯 나라는 우왕좌왕하다 결국 모두를 잃었다.
합종연횡은 흔히 정치권이 이해관계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것을 일컫는다. 기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손을 잡는 경우에도 자주 쓰인다. 제휴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 하지만 뭉치고 흩어짐에 너무 이익만을 좇으면 자칫 올바른 길을 잃는다.
▣ 합종연횡(合從連衡)
중국 전국시대 합종가와 연횡가들에 의해 주장된 외교술로 주로 소진과 장의가 유명하다. 이익과 노선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함을 말한다. 사기(史記) 소진장의열전(蘇秦張儀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합종(合從)과 연횡(連衡)의 두 외교정책을 합한 말로,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각축전(角逐戰)을 가리켜 쓰는 말이다.
합종의 從(종)은 縱(세로 종)의 뜻으로 남북(南北)을 뜻하고, 연횡의 橫(횡)은 橫(가로 횡)의 뜻으로 동서(東西)를 말한다. 이 말을 처음으로 들고 나온 것은 전국시대 소진(蘇秦)과 장의(張儀)였다. 소진과 장의는 같은 귀곡자(鬼谷子)의 제자였다.
소진이 먼저 남북으로 합작해서 방위동맹을 맺어 진(秦)나라에 대항하는 것이 공존공영의 길이라는 합종책을 들고 나와 6국(六國)의 군사동맹을 성공시킨 다음, 그 공로로 6국의 재상직을 한 몸에 겸하고, 자신은 종약장(從約長)이 되어 육국의 왕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장 노릇을 하게 되었다.
소진의 이 정책을 깨뜨리기 위해 각국을 개별적으로 찾아다니며 진나라와의 연합책만이 안전한 길이란 것을 설득시켜 소진의 합종책이 사실상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든 것이 장의였다. 두 사람으로 인하여 소진장의(蘇秦張儀)라는 말도 생겨났다.
외교무대에서 활약하는 사람을 종횡가(縱橫家)라고 부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거철만 되면 국회의원들이 이익과 노선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데 이것을 합종연횡(合從連衡)이라고 표현한다.
▣ 소진의 단계적 심화 공부와 장의의 벤치마킹 공부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 초에 걸친 전국시대 말기는 초강대국 진(秦)과 그에 맞선 나머지 6국의 극한 경쟁 시대였다. 말 그대로 생존을 건 사생결단에 국가의 모든 정책이 집중되었다. 이에 따라 진과 6국의 대외 정책이 각각 어떤 방향으로 설정되느냐가 관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을 돌며 자신의 주장과 능력을 설파하는 소위 유세가(遊說家)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데, 사마천은 사기(史記)에 소진(蘇秦)과 장의(張儀)라는 대표적 두 유세가의 열전을 장편으로 마련해 놓았다(권69 소진열전, 권70 장의열전과 기타 많은 유세가의 기록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다).
이들 유세가에게는 무엇보다 천하 정세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다시 말해 대세를 간파하고 그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능력에 따라 우열이 갈린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유세가들은 각국의 지도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식견과 주장을 설파해야 했기 때문에 언변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유세가의 언변술 공부에는 상대의 심리를 꿰뚫는, 오늘날 심리학과 유사한 공부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언변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려면 상대의 속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소진과 장의도 주로 이 분야에 대해 공부했다. 기록에 따르면 젊어서 제나라로 유학 간 두 사람은 당시 이름을 떨치고 있던 귀곡자(鬼谷子)에게 유세술을 배웠다.
귀곡자는 그 정체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신비에 싸인 인물이지만 사마천은 그를 실존 인물로 기록하고 있다. 귀곡이란 곳에 은거하며 후진을 양성했기 때문에 귀곡자라 불렀고, 중국 사상사에서는 유세가를 가리키는 또 다른 단어인 종횡가(縱橫家)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소진과 장의를 비롯해 손빈(孫臏), 방연(龐涓) 등 당대 최고의 인재를 길러낸 것으로 전한다. 말하자면 귀곡서당 같은 학원을 차려 맞춤형 교육을 했는데 주로 교육한 과목은 유세(遊說), 병법(兵法), 음양(陰陽), 술법(術法) 등이고, 그 자신 귀곡자(鬼谷子)라는 책략서를 저술했다고 한다.
소진이 귀곡자에게 받은 교육도 유세를 비롯해 책략과 관계된 학문이었던 것 같다. 귀곡서당에서 공부를 마친 소진은 자신이 배운 바를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유세했다.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빈손으로 고향 낙양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소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할 수 없었다.
천자의 나라인 주나라의 수도 낙양에서 태어난 그는 조국이 주위 열강에 둘러싸여 껍데기만 남은 채 몰락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천하 정세를 자신의 힘으로 바꾸어 천자국의 체면을 회복하려 했다. 훗날 그가 당시 초강국인 진나라에 맞서 나머지 6국이 동맹을 맺어 대항하자는 합종책(合縱策)을 제안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고향으로 돌아온 소진이 다음 단계 공부를 위해 택한 텍스트는 '음부(陰符)'라는 책이었다. '음부'는 그의 조국 주(周)나라 책으로 전국책(戰國策)에 따르면 강태공(姜太公)이 지은 것으로 전한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음부'를 태공병법(太公兵法)으로 보기도 한다. 한서에 음부경(陰符經)이란 책 이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같은 책인 듯하다. 책은 전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로 은밀한 계책을 다룬 책략서의 일종으로 보인다.
소진은 이 '음부'를 1년 정도 공부했는데 요즘식으로 말하면 완전히 책에 머리를 파묻고 집중 연구했다. 전국책에 따르면 공부하다 졸음이 오면 송곳으로 허벅지를 찔러가며 잠을 쫓았는데 피가 발꿈치까지 흘러내릴 정도였다고 한다. 여기서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른다'는 뜻의 '추자고(錐刺股)'라는 유명한 고사성어가 나왔고, 소진 공부법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소진은 이 밖에 '두현량(頭懸樑)'이란 공부법도 남겼는데, 졸음을 쫓기 위한 방법으로 '머리카락을 대들보에 매달았다'는 뜻이다. 훗날 소진의 이 공부법을 합쳐 '추자고 두현량'이라 부르게 되었다. 현량자고(懸粱刺股), 자고현량(刺股懸粱) 등으로 변용되기도 했다.
이렇게 지독하게 공부한 끝에 소진은 그 성과를 '췌마(揣摩)'로 정리했다. 췌마란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해 거기에 맞춘다는 뜻이다. 소진이 이루어낸 췌마술은 유세가가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기로 정착했고, 혹자에 따르면 '췌마'라는 책으로 엮기도 했다고 한다. 소진은 이런 독특하고 독한 공부법을 통해 당대 최고 유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소진은 귀곡자 밑에서 유세술을 배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소진은 '음부'를 집중 분석해 그 나름의 췌마술로 종합 정리하는 심화 학습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추자고 두현량'이라는 지독한 공부법을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소진은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공부하는 데 집중했다. 시종 유세술의 핵심을 움켜쥐고 파고든 것이다. 요컨대 그의 단계적 심화 학습은 목표 집중이라는 정확한 방향 설정 덕분에 불과 1년 만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소진이 단번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췌마술을 터득하고도 몇 차례 유세에 실패했다. 심지어 그의 조국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소진의 공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당시 정세의 변화 때문이었다.
몇 차례 유세에 실패한 끝에 소진은 마침내 천하 정세에 대해 정확히 인식해 판단을 내릴 수 있었고, 이어 자신의 유세 상대를 선택해 합종책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는 마침내 6국의 공동 재상이 되어 천하를 누비는 당대 최고 유세가로 등극할 수 있었다. 일설에 따르면 소진의 도장은 6국 공동 재상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육각으로 제작했고, 그의 무덤에 세운 비석도 육각이었다고 한다.
소진과 동문수학한 장의는 소진에 이어 천하를 주름잡은 유세가였다. 그의 공부법에 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유세가로서 그의 철두철미한 직업의식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전한다.
여러 나라를 떠돌며 유세하던 장의는 초나라 재상의 식객으로 있다가 도둑으로 몰려 흠씬 두들겨 맞는 일을 겪었다. 만신창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 장의를 본 아내는 "아이고! 당신이 쓸데없이 책만 읽고 유세만 일삼지 않았더라면 이런 치욕은 당하지 않았을 것 아니오"라며 한탄했다.
이에 장의는 뭐라 대꾸하는 대신 입을 크게 벌려 혀를 쑥 내밀더니 "내 혀가 아직 그대로 붙어 있나 보시오"라고 말했다. 아내가 "아직 그대로 있네"라고 하자 장의는 싱긋 웃으며 "그럼 됐소"라고 답했다.
유세가는 다른 건 몰라도 혀만 살아 있으면 된다는 것을 이 일화는 아주 생생하게 전해준다. 여기서 그 유명한 '혀는 아직 붙어 있다'는 뜻의 고사성어 '설상재(舌尙在)'가 탄생했다. 유세가 장의의 철저한 직업관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책만 읽었다는 아내의 말에서 장의도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무슨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소진의 경우를 미루어보면 장의 역시 유세술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을 가능성이 크다. 유세의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수단인 혀를 지극히 중시한 것으로 보아 짐작이 간다. 장의 역시 자신의 목표와 목적을 위한 실제적 공부, 즉 유세술 공부에 집중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장의의 일생을 차분히 추적하다 보면 그의 공부법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을 유추해낼 수 있다. 유세가로서 출세는 소진이 빨랐다. 조금 늦게 시작한 장의는 초기에 소진이 그랬던 것처럼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심지어 동문수학한 친구 소진에게조차 인격적으로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심하게 홀대를 당했다.
당시 조나라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던 소진은 찾아온 장의를 며칠 동안 허름한 객사에 처박아 놓고 만나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음식도 개돼지가 먹는 수준으로 대접했다. 장의는 설움을 삼키고 당시 최강국 진나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장의는 주막에서 만난 귀인 덕분에 편하게 진나라로 갈 수 있었고, 또 그 사람의 주선으로 진나라 왕을 만나 유세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친구 소진의 안배였다. 사실을 안 장의는 자신은 소진에게 한참 못 미친다며 소진이 죽기 전에는 그의 합종책을 건드리지 않겠노라고 선언했다.
소진이 죽자 장의는 소진이 공들여 구축한 6국 합종책을 차례차례 무너뜨리기 시작하는데, 그가 진나라를 위해 수립한 대외 책략은 연횡책(連橫策)이었다. 남북 6국이 종(세로, 남북)으로 연합해 강국 진에 맞서는 합종에 대응해 진은 횡(가로, 동서)으로 6국과 각각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여기에 각국의 내분을 조장하는 첩보술을 가미해 각개격파하는 연횡을 내세운 것이다. 이 연횡책은 얼마 뒤 범수(范睢)의 원교근공(遠交近攻) 전략과 연계해 진나라 외교 정책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그런데 장의의 이 연횡책은 소진의 합종책이 있음으로 해서 가능한 전략이었다. 다시 말해 장의는 소진이 수립한 전략을 반대로 천하 정세에 적용해 연횡책을 구상해낸 것이다. 오늘날 용어를 빌리자면 장의는 소진으로부터 벤치마킹 내지 아웃소싱을 한 셈이다.
장의는 자신의 능력이 소진에게 못 미친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래서 소진의 뒤를 따르되 그가 고안해낸 전략이나 책략과는 정반대되는 책략을 구사하기로 한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이것이 장의의 공부법이었다. 소진의 식견과 능력을 잘 알고 있었던 장의로서는 어찌 보면 이것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책이었는지 모른다. 탁월한 일인자에게 정면으로 맞서거나 일인자가 내세운 논리나 상품과 똑같은 것을 들고 나와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은 결과가 말해주듯 아주 정확했다.
소진이든 장의든 그들의 현란한 언변과 유세술을 분석해보면 그들의 공부가 얼마나 깊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들은 단순히 세 치 혀에만 의존해 출세한 인물이 결코 아니었다. 젊어서부터 단계적으로 철저한 교육을 받았고,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만의 브랜드를 창출하기 위해 더욱 깊이 공부에 매달렸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천하 정세에 대한 정보 분석을 한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두 사람은 오늘날로 말하자면 국제 정세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최고 전문가였던 셈이다.
다만 두 사람은 그 분석 자료를 가지고 각국의 지도자를 만나 구체적인 정책 수립에 대해 조언하고, 그를 통해 고위직을 얻어서 출세한 정객이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천하에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표면적으로는 남다른 말솜씨 덕분이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깊은 공부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눈길을 주어야 한다.
▶️ 合(합할 합/쪽문 합, 홉 홉)은 ❶회의문자로 閤(합)의 간자(簡字)이다. 세가지 기원이 있는데, ㉮口部(그릇의 몸통 부분)와 亼(집; 뚜껑을 의미)의 합자(合字)로 뚜껑과 몸을 맞추는 일, 후세의 盒(합)과 같음. ㉯亼(집)이 集(집)과 같고 口(구)는 사람의 입으로 소리를 합하다, 대답하다로 쓰인다. 후세의 答(답)과 같다. ㉰亼(집)은 集(집), 口(구)는 물건을 나타내어 물건을 모으다, 합하다로 쓰인다. 그 어느 것이나, 모으다, 모이다, 합하다, 맞다의 뜻이 공통된다. ❷회의문자로 合자는 '합하다'나 '모으다', '적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合자는 亼(삼합 집)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合자는 口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입'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合자의 갑골문을 보면 뚜껑이 있는 찬합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合자는 이렇게 뚜껑과 그릇이 함께 결합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합하다' 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合(합)은 (1)여럿을 한데 모음 또는 모은 그 수, 화(和), (2)내합(內合), 외합(外合) (3)인도(印度) 논리학(論理學) 곧 인명(因明)의 술어(術語). 삼단 논법의 소전제(小前提)에 해당함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합(合)하다 ②모으다 ③맞다 ④대답(對答)하다 ⑤만나다 ⑥싸우다 ⑦적합(適合)하다 ⑧짝 ⑨합(그릇) ⑩홉(양을 되는 단위) ⑪쪽문 ⑫협문(夾門: 대문이나 정문 옆에 있는 작은 문) ⑬마을 ⑭대궐(大闕) 그리고 ⓐ홉(양을 되는 단위)(홉)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겹칠 답(沓), 합할 흡(翕),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눌 분(分), 떠날 리/이(離)이다. 용례로는 서로 뜻이 맞음을 합의(合意), 둘 이상의 국가나 기관 등 사물을 하나로 합침을 합병(合倂), 두 사람 이상이 모여 서로 의논함을 합의(合議), 시험이나 조건에 맞아서 뽑힘을 합격(合格), 두 가지 이상이 합하여 한 가지 상태를 이룸을 합성(合成), 서로 맞음을 합치(合致), 여럿이 어울려서 하나를 이룸을 합동(合同), 많은 사람이 소리를 맞추어서 노래를 부름을 합창(合唱),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일을 합헌(合憲), 법령 또는 법식에 맞음을 합법(合法), 한데 합하여 흐르는 것을 합류(合流), 여러 사람이 마음을 한데 모음을 합심(合心), 둘 이상의 글자를 모아서 만든 글자를 합자(合字), 딱 알맞음을 합당(合當), 합하여 셈함을 합산(合算), 힘을 합하여 만듦을 합작(合作), 모두 합쳐서 하나로 모음을 통합(統合), 개개 별별의 것을 한데 모아 합함을 종합(綜合),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공동 목적으로 둘 이상의 개별적인 단체나 조직체가 아울러서 하나를 이룸을 연합(聯合), 틀림없이 서로 꼭 들어맞음을 부합(符合), 한 곳으로 모음 또는 한 곳으로 모임을 집합(集合), 둘 이상이 서로 관계를 맺고 합치어 하나가 됨을 결합(結合), 화목하여 잘 합하여 짐을 화합(和合), 꼭 합당함을 적합(適合), 모여서 합침 또는 한데 모아 합침을 취합(聚合), 녹아서 하나로 합침을 융합(融合), 남의 마음에 들도록 힘씀을 영합(迎合), 두 가지 이상이 거듭하여 합침을 복합(複合), 뒤섞어서 한데 합함을 혼합(混合), 전국시대에 행해졌던 외교 방식으로 합종책과 연횡책을 일컫는 말을 합종연횡(合從連衡), 합포에 구슬이 다시 돌아왔다는 뜻으로 지방 장관이 선정을 베풂을 이르는 말을 합포주환(合浦珠還), 밑천을 한 데 모아서 이익을 도모함을 일컫는 말을 합본취리(合本取利), 두 손바닥을 마주 대고 절하는 예禮를 일컫는 말을 합장배례(合掌拜禮), 이상하게 결합하는 인연이란 뜻으로 부부가 되는 인연을 가리키는 말을 합연기연(合緣奇緣), 까마귀가 모인 것 같은 무리라는 뜻으로 질서 없이 어중이떠중이가 모인 군중 또는 제각기 보잘것없는 수많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오합지졸(烏合之卒), 자기의 주견이 없이 남의 말에 아부하며 동조함을 일컫는 말을 아부영합(阿附迎合), 참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한다는 말을 지행합일(知行合一), 구름처럼 합하고 안개처럼 모인다는 뜻으로 어느 때든지 많이 모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운합무집(雲合霧集), 부절을 맞추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꼭 들어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약합부절(若合符節), 가난한 두 사람이 함께 모인다는 뜻으로 일이 잘 되지 않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궁상합(兩窮相合) 등에 쓰인다.
▶️ 從(좇을 종)은 ❶형성문자로 従(종)의 본자(本字), 徔(종)은 통자(通字), 从(종)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从(종)은 사람 뒤에 사람이 따라 가는 모습으로,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간다는 뜻이다. 止(지)는 발자국의 모양으로 나아가는 일과 사람이 잇따라 나아감이니 따르다의 뜻이다. 옛 글자 모양은 사람을 어느쪽을 향하게 하여도 좋아, 人의 모양을 둘 그려 따른다는 뜻을 나타냈다. 나중에 오른쪽을 향한 것은 比(비), 왼쪽을 향한 것은 从(종)으로 하였다. ❷회의문자로 從자는 '좇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從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止(발 지)자, 从(좇을 종)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본래 '좇다'라는 뜻은 从자가 먼저 쓰였었다. 从자는 사람을 나란히 그린 것으로 뒷사람이 앞사람을 '좇아가다'를 뜻했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여기에 彳자와 止자가 더해지면서 길을 따라 뒷사람이 앞사람을 좇아간다는 의미를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從(종)은 (1)종속적(從屬的)인 것 주(主)가 되는 것에 딸리는 것 (2)사촌(四寸)이나 오촌(五寸)의 겨레 관계를 나타내는 말 (3)직품(職品)을 구별하는 한 가지 이름 정(正)보다 한 품계(品階)씩 낮고, 종1품(從一品)부터 종9품(從九品)까지 있음 등의 뜻으로 ①좇다, 따르다 ②나아가다, 다가서다 ③모시다, 시중들다 ④일하다 ⑤놓다 ⑥모이다 ⑦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⑧높고 크다 ⑨조용하다, 느릿하다 ⑩방종(放縱)하다, 제멋대로 하다 ⑪말미암다 ⑫따라서 죽다 ⑬오래다 ⑭세로, 남북(南北) ⑮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흔적(痕跡) ⑯시중드는 사람, 심부름꾼 ⑰종(친족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 ⑱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⑲높고 큰 모양 ⑳부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종 복(僕),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왕(王)이다. 용례로는 이제부터나 지금으로 부터를 종금(從今), 지금까지 내려온 그대로를 종래(從來), 줏대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사람을 종복(從僕), 어떤 일에 매달려 일함을 종사(從事), 남편을 좇음을 종부(從夫), 주가 아닌 간접적인 원인을 종인(從因), 이전이나 이제까지를 종전(從前), 남에게 따라 다니며 심부름하는 사람을 종졸(從卒), 주되는 것에 딸려 붙음을 종속(從屬), 꾸밈이 없이 사실대로 함을 종실(從實),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을 종용(從容), 어떤 사업에 종사함을 종업(從業), 이로부터나 이 뒤를 종차(從此), 뒤를 따라서 죽음을 종사(從死), 남의 명령이나 의사에 좇음을 복종(服從), 고분고분 따름을 순종(順從), 뒤를 따라서 좇음을 추종(追從), 굳게 맹세하여 서로 응함을 합종(合從),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남을 따름을 맹종(盲從), 서로 따르며 친하게 지냄을 상종(相從), 사실 그대로 고함을 일컫는 말을 종실직고(從實直告), 물이 신속히 낮은 쪽으로 흐르듯이 선善임을 알았으면 지체없이 이에 따르는 것을 뜻하는 말로 서슴치 않고 착한 일을 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을 종선여류(從善如流), 마음에 하고 싶은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종심소욕(從心所欲),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순순히 간언을 따름을 일르는 말을 종간여류(從諫如流), 욕심 내키는 대로하여 사사로운 감정을 충족시킴을 일컫는 말을 종욕염사(從欲厭私), 다수자의 의견을 좇아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종다수결(從多數決), 착한 일을 쫓아 하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착한 일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말을 종선여등(從善如登),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좇아서 함을 이르는 말을 종오소호(從吾所好), 우물에 들어가 남을 구한다는 뜻으로 해 놓은 일에 아무런 이득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종정구인(從井救人), 어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편할 대로 쉬울대로 쫓아 함을 이르는 말을 종편위지(從便僞之), 자기 마음대로 하고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종회여류(從懷如流) 등에 쓰인다.
▶️ 連(잇닿을 련/연, 거만할 련/연, 손숫물 련/연, 산 이름 란/난)은 ❶회의문자로 连(련)은 간자(簡字), 連(련)은 동자(同字)이다. 車(차; 수레)와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의 합자(合字)이다. 수레가 굴러가듯이 끊임없이 일이 계속되는 모양이다. ❷회의문자로 連자는 '잇닿다'나 '연속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連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車(수레 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車자는 짐이나 사람을 싣던 수레를 그린 것이다. 이렇게 수레를 그린 車자에 辶자를 결합한 連자는 길 위로 수레가 다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連자는 본래 사람이 끌던 인력거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잇닿다'나 '연속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길에 인력거가 연이어 다니는 모습에서 '연속하다'라는 뜻이 파생된 것이다. 그래서 連(련/연, 란/난)은 ①잇닿다(서로 이어져 맞닿다) ②연속(連續)하다, 그리고 ⓐ산(山)의 이름(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락(絡), 이을 계(繼), 이을 속(續)이다. 용례로는 이어서 매는 일로 관련하여 관계를 맺는 것 또는 그러한 관계를 연계(連繫), 서로 관련을 지음을 연락(連絡), 서로 이어 맺음이나 잇대어 결합시킴을 연결(連結), 남이 저지른 죄에 관련되는 것을 연루(連累), 두 쪽을 맞걸어서 매는 사슬을 연쇄(連鎖), 끊이지 않고 죽 이음을 연속(連續), 어떠한 행위의 이행에 있어서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것을 연대(連帶), 날마다 또는 여러 날을 계속하여 라는 말을 연일(連日), 두 사람 이상의 이름을 한 곳에 잇달아 씀을 연명(連名), 이틀 이상 휴일이 겹침 또는 그런 휴일을 연휴(連休), 데리고 감을 연행(連行), 임기가 끝난 사람이 다시 그 자리에 머무름을 연임(連任), 긴 글이나 여러 장면의 그림 따위를 여러 번에 나누어 신문이나 잡지 등에 계속하여 실음을 연재(連載), 잇달아 이김을 연승(連勝), 운동 경기 따위에서 싸울 때마다 내리 짐을 연패(連敗), 육지와 섬 같은 곳과의 사이가 메워져 잇닿음 또는 사이를 메워서 잇댐을 연륙(連陸),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특정한 범위의 몇 사람이 연대 책임을 짐을 연좌(連坐), 여러 단체가 동등한 자격으로 자리를 같이함을 연석(連席), 잇달아 때리거나 침을 연타(連打), 한 땅에 같은 작물을 해마다 이어서 지음을 연작(連作), 하나로 연계된 것을 일련(一連), 서로 맺어 한데 연속함을 결련(結連), 남의 범죄에 관련이 있음을 간련(干連), 서로 이어 붙음을 상련(相連),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서 결이 서로 통한 것의 뜻으로 화목한 부부 또는 남녀 사이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연리지(連理枝), 비익조와 연리지의 뜻으로 부부의 사이가 썩 화목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연리비익(連理比翼), 자주 오고 가서 끊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연락부절(連絡不絶), 죽 이어져서 끊어지지 아니한다는 말을 연속부절(連續不絶), 연속하여 싸워 짐 또는 싸울 때마다 연달아 짐을 일컫는 말을 연전연패(連戰連敗), 싸울 때마다 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연전연승(連戰連勝), 같은 뿌리와 잇닿은 나뭇가지라는 뜻으로 형제 자매를 일컫는 말을 동근연지(同根連枝), 형제는 부모의 기운을 같이 받았으니 나무의 가지와 같음을 일컫는 말을 동기연지(同氣連枝), 유련은 노는 재미에 빠져서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고 황망은 사냥이나 술을 마시는 데 빠진다는 뜻으로 놀러 다니기를 즐기고 주색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유련황망(流連荒亡) 등에 쓰인다.
▶️ 衡(저울대 형, 가로 횡)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다닐 행(行; 다니다, 길의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𩵋(어; 魚의 약자, 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일설에는 角(각; 뿔)과 大(대; 크다)를 합(合)하여, 큰 뿔의 뜻을 나타내며 동시(同時)에 가로의 뜻(橫/횡)을 나타내기 위한 行(행)으로 이루어졌다. 소뿔에 잡아맨 뿔 나무의 뜻이 전(轉)하여 '천칭의 가로대, 저울, 균형(均衡)'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衡자는 '저울질하다'나 '준칙', '고르다' 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衡자는 行(다닐 행)자와 角(뿔 각)자, 大(큰 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角자와 大자는 뿔이 달린 소를 표현한 것이다. 衡자의 금문을 보면 사거리에 뿔이 달린 소가 그려져 있었다. 衡자는 본래 길을 갈 때 소가 사람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뿔에 긴 나무를 묶어 놓았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였다. 그래서 이전에는 衡자가 '뿔막이 나무'나 '쇠코뚜레'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뿔에 매달은 평평한 나무가 저울을 닮았다 하여 '저울'이나 '평평하다'나 '고르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衡(형, 횡)은 ①저울대, 저울 ②수레의 가로장 ③도리(서까래를 받치기 위하여 기둥 위에 건너지르는 나무) ④뿔막이나무, 쇠코뚜레 ⑤비녀(여자의 쪽 찐 머리가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장신구) ⑥권병(權柄; 권력으로 사람을 마음대로 좌우할 수 있는 힘) ⑦준칙(準則) ⑧패옥(佩玉; 허리띠에 차는 옥) ⑨난간(欄干) ⑩눈두덩, 눈썹 ⑪옥형(玉衡; 옥으로 만든 천문 관측기) ⑫별의 이름 ⑬벼슬의 이름 ⑭강(江)의 이름 ⑮산(山)의 이름 ⑯풀의 이름 ⑰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⑱무게를 달다 ⑲저울질하다 ⑳평평하다, 고르다, 그리고 ⓐ가로(횡) ⓑ연횡(連衡)(횡) ⓒ횡역(橫逆; 당연한 도리에서 벗어남)(횡) ⓓ가로지르다(횡)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균형이 잡혀 있는 일을 형평(衡平), 어느 쪽으로도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도록 판정하는 기준을 형준(衡準), 저울과 자를 형도(衡度), 도량 형기로 물건의 무게를 다는 기구를 형기(衡器), 치우침이 없이 고름을 균형(均衡), 인물의 됨됨이나 재능을 시험하여 뽑음을 전형(銓衡), 사물의 가볍고 무거움을 고르게 함을 권형(權衡), 엿보고 헤아림을 규형(窺衡), 제사에 쓸 희생을 다는 데 쓰는 저울을 복형(福衡), 사물의 좋고 나쁨을 비추어 보는 거울과 물건의 가볍고 무거움을 달아 보는 저울을 감형(鑑衡), 서로 지지 않으려고 다툼을 쟁형(爭衡), 서로 지지 않고 대항함을 항형(抗衡), 형평을 이루는 성질을 일컫는 말을 형평성(衡平性), 균형이 잡히지 않고 어느 편으로 치우쳐서 고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균형(不均衡), 여러 방면으로 마음을 쓰고 생각을 짜냄으로 골똘히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곤심횡려(困心衡慮)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