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막차를 타고 온 워홀인지라...펄펄 날아다니는 20대들과는 달리 캐나다에서 외국인 노동자로서 지내는 하루하루가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데이오프는 그저 집에서 자는게 일상이었던 나.
그런 하루하루의 삶들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한국으로 바로 돌아가버릴까 싶을정도로 지겹고, 무의미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든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짧은 데이오프에 머리 식힐만한 곳이 없을까 우벤유를 뒤적거리던 찰나,,
내 눈에 딱 들어온 그것!
유호 스포츠에서의 이벤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보내준 사람들 중 5명을 뽑아서 보드와 스키복 무료렌탈을 해준다는..lol
한국에서도 스키장에는 얼씬도 안해본 촌년중에 촌년이 무슨 헛바람이 들었는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그말이 이때 쓰나보다.
바리바리 장문의 글을 보냈고,
그렇게 돌아온 답장.
'이벤트 끝났습니다.'
'맙소사..ㅠㅠ 안될년은 뭘해도 안되나보다' 혼자 ㅆㅂㅆㅂ 거리면서 포기할까 하다가...
그렇게 포기하긴엔 너무 아까워서 매니저에게 진상을 부리기 시작했다.
'저기요, 저 정말 스키장 한번도 안가봤구요, 휘슬러 한번 꼭 가보고 싶은데요. 어떻게 안될까요?' 여차여차 특유의 땡깡을 부리기 시작했고, 마음착한(?) 매니저님은 오케이!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매니저는 나랑 동갑에 같은 워홀러였고, 대화도 너무 잘 통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친구가 되었다. 하하)
Anyway!
보드도 못타는게 무슨 스키장에 패션쇼 하러 가는것도 아니고,
유호스포츠에서 입어본 보드복만 몇벌이었는지...ㅎㅎㅎ
대부분의 옷은 블랙을 선호하는 나이지만, 매니저는 내가 입은 블랙보드복을 보고는 너무 크고 촌발날린다며...
블루자켓을 강추했다. 역시나...스키장에 갔더니 블랙을 안입길 천만 잘했다는 생각!
예쁜 핑크 보드를 팔에 끼고...
휘슬러에 갔다.
난생 처음 가본 스키장이 휘슬러라니..난 한국가서 스키장가면 꼬딱지만하게 느껴질지도....
Huge!! 그냥 크다가 아니라, 완전완전완전 크다.
내가 하루종일 엉덩방아 찢으며 탔던 코스는 휘슬러의 10분의 1도 안될듯...
10분의 1일 뭐야...
나는 언제 저렇게 즐기며 보드를 타볼까...한숨만 나오고...
궁디는 아프고...넘어지는 충격으로 이젠 심지어 머리도 아프고...
보드는 쿨하게 포기하고 먹고, 놀고, 사진찍고...
그라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 또 갈 기회가 있을까...내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스키장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하 ^^;
그래도 캐나다에와서 꼭 가봐야지 했던 travel lists중의 하나였는데...원은 풀었다.
옷이며 장비며 렌탈만 해도 꽤 부담되는 비용이었을텐데...
유호스포츠 매니저(형기야~하하하)님 고마워! 덕분에 자~알 놀다 왔어!
그리고 사장님 떙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