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장수 식품'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인 건강식인 올리브오일. 세계적인 테너 파바로티가 매일 아침 올리브오일 한 컵으로 목 관리를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가정의학과 장윤희 원장(연세장튼튼의원)과 함께 우리가 자주 먹는 올리브오일의 구체적인 효능과 질환 예방 효과, 꼭 알아야 할 선택 기준을 알아본다.
Q. 슈퍼푸드로 알려진 ‘올리브오일’, 그 효능이 궁금합니다.
올리브오일의 가장 중요한 효능, 바로 ‘심혈관질환 예방’입니다. 심혈관질환은 국내 사망률 2위로 아주 위험한 질병 중 하나인데요. 올리브오일 속 '폴리페놀' 성분은 우리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줘서 자연스럽게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추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좋은 콜레스테롤, 즉 HDL 콜레스테롤은 올려주고 나쁜 콜레스테롤 LDL은 내려주는 것이죠.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25년간 추적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리브오일이 포함된 지중해 식단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약 20% 낮게 나타났는데요. 연구팀은 이러한 올리브오일이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이 심장의 대사와 심폐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또 하나의 효능은 ‘치매 예방’입니다. 치매는 고령화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잘 예방해야 하는 질환이죠. 우리나라 65세 인구의 10%에서 유병된다고도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에 올리브오일을 7g 이상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28%나 낮았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올리브오일에 함유된 양질의 성분들이 소염진통제와 비슷한 역할을 해서 통증 및 염증을 줄여주고 또, 뼈를 튼튼하게 한다는 점. 더 나아가서 식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고 유방암의 재발 위험까지 낮춰준다는 임상 연구들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Q. 이처럼 다양한 효능을 얻으려면 올리브오일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시중에 제품들이 워낙 다양한데요. 제품 선택 시 ‘엑스트라 버진’만 확인하는 분들도 있고, 또 ‘오일의 산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사실, 산도가 0.8% 이하 정도가 되면 모두 엑스트라버진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그렇게 변별력이 좋은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마트에 가보면 대부분이 엑스트라 버진이기도 하죠.
또 산도라는 것은 말 그대로 원물의 산패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따라서, 원물에 좋은 성분들이 충분히 함유돼 있지 못하면 산도가 낮다 한들 영양학적인 의의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했을 때, 좋은 올리브오일을 고르기 위해서는 ‘3가지 성분’을 꼭 확인하시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Q. 꼭 확인해야 할 3가지 성분, 어떤 것들이 있나요?
프리미엄 올리브오일의 선택 기준, 첫 번째는 ‘폴리페놀’입니다. 폴리페놀의 핵심 작용은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것입니다. 활성산소란 대사 과정에서 남은 잉여 산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염증과 노화의 원인으로, 우리 몸의 세포를 손상시키는 나쁜 물질입니다. 폴리페놀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항산화의 왕’이라고도 부르죠.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혈압과 콜레스테롤 관리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지혈증을 비롯한 혈관 질환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프랑스인의 역설,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에 대해 혹시 들어보셨나요? 프랑스인들의 식습관을 살펴봤더니 고기, 버터, 치즈 섭취량이 높아서 단백질과 지방 섭취도 높은 편인데, 이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하죠.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경에 와인을 곁들이는 식습관, 정확히는 와인 속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이 작용한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주류인 와인에 포함된 폴리페놀도 이렇게 좋은 영향을 주는데, 건강식품인 올리브오일에 폴리페놀이 풍부하다면 그 효과는 더욱 좋을 겁니다.
시중에 보시면, 올리브오일 중에서도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제품이 있으니까요. 성분표를 꼭 확인해서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지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프리미엄급의 올리브오일을 고르려면 산도보다 성분에 주목해야 한다|출처: 하이닥
두 번째는 ‘올레인산’입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데요. 혈관 건강과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배변 활동을 원활히 해서 변비를 예방하고 소화를 돕는 것도 올레인산의 효능이죠.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올레오칸탈’입니다. 올레오칸탈은 폴리페놀의 일종인데요. 항염증 및 소염 효과가 특히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올레오칸탈 성분이 암세포를 파괴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서 주목받았는데요. 암세포가 들어있는 시험관에 올레오칸탈을 넣은 결과, 약 30분에서 1시간 사이 암세포가 급속히 소멸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고 오직 유해한 암세포만 골라 파괴했다는 점입니다. 또, 유방암 환자에게 올레오칸탈을 투여한 결과, 종양 재발률이 90%가량 억제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연구에 따라, 사람에 따라 차이는 분명 있겠습니다만 고무적인 사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나 알아두셔야 할 것은 올레오칸탈은 시중 올리브오일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성분이라는 겁니다. 우리 몸에 아주 이롭지만, 함량을 필수 기재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품 정보를 잘 살펴보지 않으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성분이기도 합니다. 엑스트라 버진이나 산도만 보시다가는 진짜 중요한 ‘올레오칸탈’을 놓칠 수 있는 거죠.
Q. 3가지 성분 여부와 함께 확인하면 좋은 점을 짚어주신다면요.
프리미엄 성분인 폴리페놀, 올레인산, 올레오칸탈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프리미엄 올리브오일이라면 올리브오일 한 병(750ml) 기준으로 해서 △폴리페놀 2,500mg △올레인산 함량 80% 이상 △올레오칸탈 700mg/kg 이상 들어있는지 잘 체크해 보면 좋겠습니다.
또, 요즘은 유기농 제품 많이 선호하시죠? 시중에 있는 올리브오일의 원산지는 스페인을 비롯해서 대부분이 유럽인데요. 같은 유럽 제품 중에서도 ‘유로리프’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안심하고 드실 수 있겠습니다. 유로리프는 유럽의 농산물 인증 제도로, 원료의 95% 이상이 유기농이어야만 인증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 한 가지, 산도를 확인하시는 것은 기본입니다. 정제되지 않은 오일, 신선하고 순도가 높은 오일일수록 산도가 낮은데요. 앞서 말한 세 가지 주요 성분에다가 산도까지 0.3% 이하로 낮다면, 올리브오일 선택은 매우 꼼꼼하게 잘하신 것입니다.
Q. 올리브오일의 효능부터 잘 고르는 방법까지 짚어주셨습니다. 섭취 시 주의할 사항은 없는지 궁금한데요.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하면 독이 되기 마련입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하루 올리브오일 섭취량을 1.5 티스푼, 약 23g 정도로 권장합니다. 올리브오일은 지방 성분인데요. 1g 당 9kcal 정도로, 권장량 23g을 섭취한다면 칼로리로는 207kcal 정도 됩니다. 때문에 다른 오일과 함께 먹을 때는 꼭 총 오일의 섭취량을 조절하시는 게 좋습니다.
도움말 = 장윤희 원장 (연세장튼튼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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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