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금요일
오후 5시에 '사당역'에서 형제들을 만났다.
'야등'을 하기 위해서 였다.
봄이 왔고 날씨도 풀렸으니 다양한 야간 '액티비티'에 슬슬 시동을 걸어보고 싶었다.
건강증진에도 좋고, 좋은 사람들끼리 소통과 공감을 촘촘하게 엮어가기엔 더 없이 좋은 활동이 바로 '야등'이었다.
봄이 왔다.
주말이 되면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산들엔 거의 예외 없이 '인산인해'일 터였다.
그런 탓에 숲 속에서 한적과 고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 해 두 해의 일이 아니었다.
늘 그랬다.
또한 숲의 정령과 산의 기상이 건네주는 힐링과 축복이 반감되기 일쑤였다.
그런 까닭에 어느 면에선 '야등'이 더 멋지고 설레는 시간이자 체험일 수 있었다.
물론 야간에도 '관악산'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극히 소수였다.
환경과 상황이 그렇기에 '야등'을 하다보면 낮 시간보다 더욱 큰 자유를 느끼게 되고, 해방감과 자연의 온전함을 만끽할 수 있어 감사했다.
형제들의 대화 몰입감도 깊고 컸다.
사실 서너 시간 야등을 진행했다고 하여 얼마나 건강이 증진되겠는가.
물론, 안 하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그 효과는 극히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소통과 공감, 추억이란 측면에선 매우 효과가 컸다.
투자한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가성비는 당근 짱 중의 짱이었다.
낮시간 동안에 열심히 일하고 조금 일찍 퇴근하여 '야등'을 하면서 사랑하는 형제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고, 각자 걷는 길은 달라도 삶이란 주제에 대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과정 과정들이 매우 귀하고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건 또 하나의 축복이었다.
아름다운 형제들.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도해 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서로에게 깊은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되며 따뜻한 가슴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날 우연히 맛있는 홍시가 내 입 안으로 떨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
우리에게 시간이 주어졌을 때 열심히 나무를 심고, 가꾸며 긴 세월을 진득하게 기다려야만 비로소 탐스런 열매가 맺히고 향기롭게 익어가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 아니던가.
'우연'이 '필연'으로 거듭나는 데에도 남모르는 숱한 땀과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그래야만 서로의 인생이 풍성해 지고 맛깔나게 익어 갈 테니까 말이다.
너부터가 아니라 나부터, 내일부터가 아니라 지금부터다.
모든 활동이나 행사의 본질은 바로 이 지점으로 귀결된다고 믿는다.
우리의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사랑하는 형제들과 함께 멋지고 유니크한 스토리텔링을 엮어가려 한다.
오늘 큐티 시간에도, 한번 더 솔선하고 배려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긴 인생길에 늘푸른 마음으로 동행할 수 있는 멋진 형제들이 있어 그저 고맙고 또 고맙다.
언제나 가슴이 따뜻한 형제들에게, 이 지면을 빌려 다시 한번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형제들과 각자의 가정에 신의 은총과 가호가 늘 충만하기를.
브라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첫댓글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