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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무
[악마(惡魔)]
크고 붉은 글씨체가 마치 진짜 피처럼 선명하게 반짝 거린다.
밤 하늘의 색과 비추어 보자 정말로 섬뜩한 느낌을 주게 하는 간판.
그,가게 안을 언뜻 쳐다보자 샐 수 없을 만큼 많은 잡동사니들이 보인다.
언제 생겼는지 조차 모르는,갑자기 생겨난 가게.
그리고,섬뜩한 분위기의 가게 안에 무뚝뚝한 주인.
이 소문은 금세 시내 안에 퍼져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
.............
........
눈부신 아침 햇살에 학교 근처 주택의 2층에서 곤히
잠이 들던 월화천녀(月花天女)가 잠에서 깬다.그리고,곧 자신이 왜 인간계에
내려왔는지를 깨닫게 된다.천제가 될 사람들을 뽑는 시험의 마지막 관문.
그것이 바로 마계인들이 뿌린 씨앗을 모두 회수해서 천계로 들고오는 것 이다.
월화천녀는 천계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고 총명한 천녀이다.
천제 후보일 때 부터 바람끼가 많기로 소문난 천제의 아이들 중에서도
천제가 가장 아끼는 아이이자,마계인들과 염라계인들에게도 위엄있는 소녀.
이미,정해진 거나 다름 없는 천제 후보이다.
덕분에,다른 천제 후보들에게는 조금 미움
받고 있다.모두 함께 악마의 씨앗을 찾으러 왔지만,천계에서도 유능한 현 사방신들이
함께 따라온 건 월화 천녀 뿐이니깐 말이다.
저벅저벅,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온 월화 천녀의 눈이
장난스럽게 반짝 빛난다.물론,위엄있고 총명하고 아름다운 월화 천녀이지만,
딱 하나 그녀의 단점이 있다면 진지함이 조금 부족하고 장난기가 많단 것 이다.
" 청룡 대신 요리를 하는거야,좋아하겠지? "
빙긋 웃으며 이리저리 냉장고를 뒤지고 서랍들을 뒤져
요리 준비를 하고 있는 월화.물론,아무것도 모르는 사방신들은
인간계에 도착하느라 소비한 에너지 때문에 몸 하나 꿈쩍 않고 자고 있다.
" 으음-날카로운걸?빙화도(氷火刀)보다는 아니지만.
인간들은 평소에도 이런 것을 사용하다니.정말 알면 알 수록 대단한걸. "
본명 천월화(天月花).천녀인 것을 숨기고 천계학교를 다니던 때에
최고의 문제아로 선생님들을 여러모로 골 썩인 천녀에게 진심 어린 우정으로
다가와 준 현재 사방신들이 월화의 가장 좋은 친구들이다.
월화가 천녀인 걸 안 후에도 꿈쩍 않고 월화의 옆을
아부 없이 진심으로 지켜준 친구들.하지만,월화의 장난끼에
가끔씩 골 머리 앓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딱 한명.
월화도 겁 먹는 사람이 있다면.
" 뭐하는거야,월화?하암-설마 그 요리 우리 주려고 만드는 거야? "
" 어??배-백호,깼어? "
백호(白虎)일 것 이다.
천제와 천후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사방신.
그리고,천계에 또 다른 엘리트.
단정한 백색 머리카락.그리고 하얀 얼굴에,여자보다
예쁘게 생긴 얼굴.그리고 무뚝뚝한 말투.하지만,누구보다 다정한 백호이다.
사방신들과 골치덩이 월화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천계인인 백호.
" 요리는,청룡(靑龍)한테 맡기고,넌 얼른 가서 인간계 학교에 갈 준비를 해. "
" 싫어.매일 청룡 요리만 먹을 수는 없잖아!나도 요리 해 보고 싶은걸!! "
고집스럽게 입술을 내밀며 말하는 월화.
그러자,백호가 한숨을 쉬며 눈을 조용히 감고 중얼거린다.곧,월화의 몸이 무언가에
둘러싸여 공중으로 붕 뜨고 만다.월화가 바둥바둥 몸을 바둥거리지만,다시 한 번
백호가 중얼거리자 곧 손도 발도 움직이지 않고 눈만 깜빡이며 소리친다.
" 백호!!!천녀한테 이게 무슨 짓이야!!!정말,무례해!!!놔놔!!! "
" 그냥,가만히 계시죠.천녀님?천녀님 몸만 상하시게- "
백호가 가만히 월화를 쇼파 위에 올려놓지만,
한 동안 월화는 꼼짝도 못 한다.그 사이 널부러진 음식들을
모두 소멸(消滅)시키는 백호.곧,시끄러운 월화의 고함 소리에 사방신들이 하나,둘 나온다.
" 무슨 일이야,호야? "
" 응.월화가 요리를 한다길래,얌전하게 있으라고 했어. "
" 이 나쁜자식아!!!당장 주술 풀어!!!!!!! "
백호가 졸린 듯 의자에 털썩 앉으며 말하자,
현무(玄武)도 눈을 비비며 백호 옆에 앉아 백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꾸벅꾸벅 존다.
허리를 조금 넘는 초록빛이 감도는 신비스러운 색깔의 머리카락과
옅게 에메랄드빛을 뿜고 있는 눈(인간에게는검은색으로보인다).
천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미남 중 하나였던,장군인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 받아 역시 천계 미남 중 하나 였고 그 덕에 천계 최고의 바람둥이라는
칭호까지 받게 된 현무이다.
곧,청룡이 헐렁한 셔츠를 입은 채 밑으로 비틀비틀 내려온다.
살았다 싶었는지 청룡을 부르는 월화.
하지만,비몽사몽 상태인 청룡은 비틀비틀 걸어가더니
쇼파에 풀썩 엎어져 풀린 눈을 감아버린다.
그렇게,거의 수면 상태이다 싶은 거실.
혼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월화도 목이 쉰 듯 곧 입을 꾹 다문 채로
현무와 나란히 잠들어버린 백호를 무섭게 노려본다.입으로 중얼거려
주술을 풀어보려고 하지만,괜히 힘만 빼는 꼴이 되 버렸다.
주술이라면,천제의 귀여움을 받던 형과 아버지 덕에
왠만한 장군 천사들 보다도 강한 힘을 가진 백호의 주술이 그다지
쉽게 풀리지는 않는다.그리고,강한 힘을 쓰지 못 하도록 천후가 미리 강한 주술을
걸어놨기 때문에 본래의 힘도 쓰지 못 하는 월화이다.
그 때였다.
쾅.하는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거실 한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불꽃이 활활 타오르다 순식간에 사그러든다.그 커다란 소리에 월화가 깜짝 놀라,
움직이려 하지만 백호의 주술에 꼼짝도 못 하고 비몽사몽이였던 세 사람도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선다.
" 무슨 일이야,월화?다치지는 않았어?? "
" 응,하지만.갑자기 저기에- "
월화의 손 끝을 따라 뻥 뚫린 구멍을 향해 현무가 다가간다.
그리고 잠시 만지작 거리다가 다시 원래 상태로 복구 한다.
청룡이 고개를 둘고 위를 보다 푸하-웃어버리고 만다.
" 원인은 주작(朱雀)같은데? "
붉은 머리카락이 묶었음에도 불구하고 허리까지 오고,
타들어갈 것 같은 붉은 눈은 굳게 닫혀 있다.그리고,붉은 입술은
끊임 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그리고,잠버릇이 심한 주작의 손가락은
아까 바닥을 뚫었던 곳을 향하고 있다.
" 이 주술은 아마 어제 주작이 새로 터득한 걸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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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백호의 주술에서 풀린 월화는 교복을 입고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고 단장을 한 후,악세사리 상자를 연다.
그러자 그 곳에 들어있는 네 가지 빛을 띄는 목걸이 여덟개.각각 같은 색깔의
목걸이가 두 개 씩 들어있다.
붉은 빛을 띄고 있는,형벌 중인 주작의 기억 목걸이.
푸른 빛을 띄고 있는,형벌 중인 청룡의 기억 목걸이.
초록 빛을 띄고 있는,형벌 중인 현무의 기억 목걸이.
백색 빛을 띄고 있는,형벌 중인 백호의 기억 목걸이.
천제가 월화천녀에게 사방신들을 붙여준 또 다른 이유이다.
그저,유능하기만 할 뿐이 아니라.아마,추방당한 사방신들을
월화천녀라면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천계인들도 잘 알지 못 한다는 추방당한 사방신들.
그들은 역대 사방신들 중 가장 강했다.하지만,현 사방신들과의
알지 못 하는 트러블 후에 그들은 형벌을 받았다.전 주작이 현 백호에게
해를 입히는 바람에 현 백호는 생명에 위험까지 갔었고 그 때문에 전 주작이 추방당하며,
의리를 보인 나머지 사방신들도 모두 100년의 형벌을 받으며 인간계로 쫓겨났다.
그리고,마침내 백년.피할 수 없는 전쟁이 다가오고 있고,
현 사방신들만으로는 전쟁에 이길 수 없다 판단한 천제와 천후가
드디어 형벌을 거두고 그들을 찾아오기로 한 것이다.몇십번의 환생이
되풀이되었고 이제 드디어 인간계 시간 100년이 지났다.
기억의 목걸이에 봉인한 힘과 기억을 다시 그들에게 돌려준다면.
그들은 다시 천계로 돌아올 수 있다.새 천제가 될 월화천녀의 사방신들로.
" 흐음,이제 모험이 시작된건가? "
월화천녀가 가볍게 목걸이를 손으로 꼭 쥐며
중얼거렸다.빙긋 웃으며 활기차게 가방을 휘두르는 월화가
자신을 기다리는 현 사방신들에게로 뛰어간다.
" 같이가자!!!!!!!!!! "
사방신들은 투덜되며 월화에게 짜증을 내지만,
천천히 걸음을 늦춰 월화에게 맞추어 주고 있다.
월화 역시 그걸 알기에,이렇게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것 이다.
" 우리 다 같은 반인거야,백호? "
" 입 조심해.밖에서는 백호가 아니라 백운이라고 했잖아. "
" 아차차.이,입.헤헤.입이 문제야,문제. "
" 주작이랑 청룡은 3학년 5반,나와 너 그리고 현무는 4반 "
월화는 고개를 돌려 힐끗 청룡과 주작을 본다.
순식간에 굳어버린 두 사람의 얼굴.불과 물이라.그들이 주로 쓰는 주술은
불과 물에 관련된 것 이다.불에 관련된 주술을 부리는 주작과 물에 관련된 주술을
부리는 청룡.사방신들과 월화 천녀는 간단히 그 둘의 관계를 불과 물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인 그들.같이 있으면 서로에게 독이 된다고 할 수 있다.
" 하필,둘이 같은 반으로 붙였니,호야-일부러그런거야? "
" 응.이 참에 징크스 좀 깨 보라고. "
" 그냥,배 째라.백호 "
" 어차피 금방 치유될텐데.쓸 데 없이 에너지 낭비 하고 싶지 않다. "
주작의 사나운 말에 아무 상관 없다는 듯 무신경하게 말하고
수첩을 하나 소환해서 이리저리 살펴보는 백호.월화는 신기하다는 듯
천계에서 본 모습과 다른 인간계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 청룡,하늘 좀 봐.저기가 우리가 살던 곳이야- "
" 헤헤~여기서 봐두 이렇게 이쁘네-? "
" 그렇지??얼른,일 마무리 짓고 올라가고 싶어.벌써부터 넓은 그 궁이 그리운 걸. "
" 하긴,월화는 궁에서만 지내와서 이런 생활 적응 안 되겠다~ "
" 고작,이딴 사소한걸로 들뜨다니.역시 천월화다. "
주작의 말에 입술을 삐죽 내밀고 주작을 노려보는 월화.
하지만,주작은 꽤나 진지하게 말한 듯 싶다.월화의 표정을 살피지
않고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하늘만 보고 있다.
'그렇게 사소한 일에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지마.
넌 천제의 유력한 후보야.니가 그렇게,작은 감정에 흔들린다면
그건 곧 천계 전체의 독,그리고 마계인들과 염라계인들에게 아주 좋은 미끼가 되겠지.
너의 그 풍부한 감성이 너를 다치게 할꺼야,천월화.안되,넌 니 감정을 조절해야해.
적어도 니가 강해질 때 까지는 말이야.'
예부터 그러했다,천제들은 사랑을 느끼면 안된다.
그러므로 철저히 혼자서 자라왔다.그렇지 않으면,사랑이란걸 깨닫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전에 결혼시키는 방법도 있었다.
그렇게 천계인과 마계인,염라계인에게 사랑이나 감정은 독이다.
특히,천계,마계,염라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잡고 있는 인물이라면
더 조종당하기 쉽다.그들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했다.
그래서 대부분 각 '계'의 우두머리들은 대부분 감정이 매말랐다.
'옛 주작처럼,사랑을 자신의 독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천월화.'
" 주작,다 왔어!!이제 그만 멋진 척 하고 정신 좀 차려!!! "
월화가 한참을 굳은 표정으로 생각 중이던 주작을 흔든다.
정신을 차린 주작을 향해 싱긋 웃으며 주작의 손을 잡는 월화.
그리고.
" 자!!!저기까지 누가 먼저 가나,대결하기다.?준비-땅!! "
" 뭐??야,천월화!!!기다려!!!!!반칙이야!! "
이미 저만큼 달려가고 있는 월화.주작은 당황한 듯 월화를 보지만,
곧 백호가 정성스레 매준 넥타이를 벗어서 현무의 손에 쥐어주며 신발을
고쳐신는다.그리고 중얼거린다.
" 어쩌면,저 녀석이라면 아직까진 괜찮을 지도 모르지. "
" 주작!!!5초기다린다!!!!! "
" 아!!!이 쫌생아!!!!!!!!!!!! "
곧 주작은 월화를 향해 빠르게 뛰어간다.
어느새 그의 입가에는 평소와 같이 다시 웃음이 달려있다.
백호는 그 둘의 달리기 시합을 보며 빙긋 웃어버린다.
" 백호-둘은 정말 유치하지 않아? "
" 밝아보이잖아.그건 좋은거야,청룡. "
" 흐음,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안 좋은거 아니야? "
" 부작용이란게 있지.청-.저 녀석들은 지나치게 밝아서 좀 맛이 가 보인단게 단점이야. "
현무의 말에 뒤에 서서 천천히 걸어가던
백호와 청룡도 웃어버리고 만다.
어쨋든,아직까지 사방신들과 월화의 첫 시작은 순조롭다.
첫댓글 히힛 , 수정한것도재밌고......무튼 재밌네요 >_<! 잘읽었습니다!
헤헤.꼬릿말감사합니다.저번에썼던것은너무긴장감이나그런것같은게없어서요.;뭐고친것도그럴지도모르겠지만고친게쟤마음이편해서요.ㅠㅠ.
히히. 호야-라고하는게 왠지 친숙해보이는게 _ !
현무의 입버릇이라고 할 수 있지요.>_<꼬릿말남겨주셔서감사합니다.
재밌네요^^ 앞으로 쭉 읽을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