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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욜 小五台山근처로 장거리산행을 간다는 소식에 마음이 설레 금요일밤, 불금도 멀리한채 행여나 늦잠자다가 차를 놓치지는 않을까 싶어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는 새벽4시가 넘어설 무렵 顺义에서 택시를 타고 왕징으로... 다행이 10분전에 도착하여 간만에 뵙는 분들과 가볍게 인사하고는 출발... 목적지로 가는 도중 멋있는 풍경이 있어 한컷... 출발한지 3시간 반정도 지날무렵 목적지 도착... 이 촌골짜기 골목길에서 발견한 Kia자동차... 우리는 정면에 보이는 저 산의 좌측편에 있는 산의 능선을 돌아서 가야 한다고 합니다. 버스에서 내려 도보로 20여분만에 넓은 공터를 발견하고는 그기에서 기도시작...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율립회장님이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하고 계시고 다른 분들은 부동자세인 차려자세에서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경청하고 계십니다. 기도문내용은... "하늘이시여! 이 자리에 함께한 여러 늑대와 여우무리들을 부디 잘 보살피시어 오늘 별탈없이 산행을 마칠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만약 저희를 벌하시려 벼락을 치실거면 제 머리를 조준해주시고 땅을 갈라지게 할거면 제 발아래 대지가 갈라지게 해주시옵소서!" 이상의 기도문을 듣다보니 율립회장님은 정말 살신성인하실 분같았습니다. 기도를 마치자 집단사진촬영... 그리곤 다시 뒤돌아서서 촬영... 차에서 내려 1시간여쯤 걸었을때 드디어 입구도착... 입구근처에서 산아래를 향해 찍은 모습... 그리고 방향을 조금 틀다보니 白雲아래의 山과 村... 그리고 몇발짝가다가 뒤돌아보니 안톤이라는 서양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 안톤이라는 분이 그날 왕징에서 버스에 올라 자기 자리를 몰라 헤매고 있을때 '레몬향'님이 상당히 공손하면서도 친절하게 안톤님을 자리로 안내하는 모습을 보고는 저는 두분이 부부인줄 알았습니다. 지난번 옥도산 산행에서는 '봉선생'님께서 '민서맘'님의 부군이라는 정보를 들었는데 그날 저 두분의 그 모습을 보고는 제 상상의 퍼즐이 그렇게 맞춰지는줄 알았습니다. 순간, 자라온 문화와 환경이 다른데 쉽지않은 결정을 내린 두분이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말로만 듣던 국경을 초월하는 사랑의 힘으로 두분이 하나가 되어 인생을 개척해 나가며 두분간의 합의하에 안톤님은 한국으로 귀화를 해서 성씨를 安씨가문으로 선택했고 톤은 그냥 영어식으로... 이름하야 安ton... 7~8년전 제가 열심히 산행할때는 못뵈었는데 그날에서야 레몬향님의 부군을 뵐수 있었다는게 나중에 집에 가서 일기쓸 일이 하나 생겼구나라고까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하나... 두분이 부부쌈할때는 무슨 언어로 하는지... 영어로, 한국어로, 아니면 중국어로... 이런 추리까지 해보며 조용히 두분의 행복을 빌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저의 이런 상상퍼즐이 잘못되었다는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그날... 일기는 쓰지 않았습니다. 계곡으로 흘러 내려오는 이 물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양들의 보금자리... 뒷 풍경... 내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면서도 양치기할배한테 어쩔수 없이 이끌려 내려가는 양한마리... 율립회장님... 개인적으로 향우회에서 알고 지내던 선배님인데 지난주 옥도산산행때에 알고보니 율립이라는 닉으로 말근사나케 회장님을 하고 계시더군요. 정말 출세했습니다. (ㅋㅋㅋ) 봉선생님과 독거노인님과 함께... 8부능선을 눈 앞에 두고 휴식... 6년전 제 배낭속에 넣어둔 맑은산악회리본... 1차 고개를 눈앞에 두고... 열심히 올라오고 계시는 회원님들... 드디어 산등성이에 도착해서 앞으로... 저기 전방에 보이는 오목한 지점을 향해... 뒤돌아본 벌거숭이 산세와 계곡... 드디어 오목지점도착... 이 고개를 넘어서 우리는 각자의 도시락과 봉선생님이 끓여 주시는 맛있는 라면으로 끼니해결... 식후 마운틴님에게 부탁하여 인증샷한장... 그리곤 앞서간 1대를 향해 발걸음재촉... 30여분쯤 가다보니 사진우측에 기이한 자연형상 발견... 얼핏보니 꼭 뭐같이 생겼습니다. 혹자는 화살표같다라고 하기도 하고, 혹자는 숟가락을 얘기하기도 하고, 혹자는 올챙이를 들먹이기도 하는데... 제 눈에는... 곰취줄기같이 보였습니다. 이또한 見物生心이라 하는지... 그래서 그날, 1대추격은 포기하고 능선길 양쪽으로 피어있는 곰취를 1시간여 따고는 발길 돌려 하산... 산등성이길을 걸어나오다가 발견한 인조건물... 앞으로 다가가보니 빈 술병만 있을뿐... 양치기할배들이 쉬는 자리인지... 다시 능선아래길로... 하산길에 만난 무이산님... 하산도중 갑자기 다리에 근육경련이 일어나 꼼짝못하고 누워있는 저를 보시고는 가던길을 다시 되올라오셔서 다리를 주물러 근육을 풀어 주시던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언제 기회되면 오뎅이라도... 아침에 올라갈때도 저렇게 묶여 있던데 하루종일 같은 자세...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양들... 정말 귀여웠습니다. 하산길에 다시 만난 이웃집 형님같은 봉선생님과 동양인님, 그리고 또 한분... (닉을 몰라서 죄송!) 제가 6~7년전에 산행할때도 '동양인'님을 뵌것 같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어 보입니다. 근데 지금 '동양인'이라는 닉을 쓰시는걸 보면... 安톤님은 서양인인데... 그라마 혹시 두분이... 설마... 산행을 마치고는 버스에 올라 배낭을 풀고 쉬고 있는데 대선배님이신 용마루님께서 오시더니 잠깐 나와보라하셔서 따라갔더니... 용마루님께서 북경지역 白酒인 牛栏山陈酿과 콜라를 사셨고 그러자 그 옆에 계신 무이산님께서 술과 콜라를 1.2대3.8의 비율로 섞어서 중국산 칵테일을 만들어 주시던데 상당히 맛이 있었습니다. 안주로는 땅콩... 두분인증샷... 그날 무이산님께서는 하드 20개를 사셔서 하산한 회원님들께 수고하셨다고 돌리셨고 이에 용마루님께서는 술과 콜라를 준비하셔서 간단히 목울 축일수 있었는데 두분의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후 5시반이 조금 넘은 시각, 우리는 북경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날 날씨가 너무 좋아 하루종일 푸른 창공을 수놓은 白雲을 감상할수 있었습니다. 주유소에 잠시들러 화장실을 다녀올때 바라본 서편하늘의 노을... 찍는 자와 찍히는 자, 글고 그 모습을 찍는 자... 돌아오는 도중 뭔 일인지 몰라도 우리가 탄 차량은 돌고 돌다가 밤10시가 넘은 시각에 왕징에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다들 저녁식전이라 그제서야 바로 순대국집으로 달려가서 배고픔을 달래고는 후일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어리섞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고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치는 인연이라도 자기것으로 만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6년만에 백화산, 옥도산에 이은 세번째 산행을 하면서 처음 뵙는 분들도 계시고 또는 간만에 뵙는 분들도 계시지만 우리가 산에서 만난 이 인연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6년만에 써보는 산행후기 이만 마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까운 시일내에 산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초류향 배상 *중국어로 정확한 산이름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 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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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 녹슬지 않은 필력 너무 반갑습니다.
한때 우리 산악회 많은 봉사를 하신 초류향님을 다 같이 환영 합니다.
산이름 찾으려고 빠이두에 상호분촌(上虎盆村) 앞산,뒷산,옆산 그리고 소오대산 근처 다 넣어도 안나오네요. ㅋ
다시 한번 감흥 준 후기, 감사합니다.
율립회장님의 환영과 과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초류향님, 재미있는 산행 후기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약 기대합니다.
1대가 찍은 봉우리가 牛草沟顶이고, 하산할 때 내가 거쳐 온 곳,
즉 두번째 능선에서 왼쪽 봉우리가 石塘岭이라 하네요.
봉선생님. 저도 지명을 못찾았고 율립회장님도 지명때문에 고생만하셨는데 너무 수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제 목욕탕에서 뵈면 등밀어드리겠습니다. ㅋㅋㅋ